61.못말리는 천마!
곽운성의 얼굴은 차마 보기가 안스러울 정도로 변색되더니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를몰라 주 저하고 있었다. 그는 여지껏 한입으로 두말을 하지 않는 것을 삶의 신조처럼여겨 왔다. 사 람이 살아가는 모습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가 생각하는 무인의삶, 더군다나 사내의 삶이란 어떠한 경우에도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왔던것이다.
이런 그의 신념이 지금 곤경에 처하고 있었다. 바로 직전에 한 약속을 일다경도지나지 않아 거절한다 함은 차라리 죽느니만 못할정도로 수치를 줄 것이고,그렇다고 독고무의 요구를 받 아들이기에는 참으로 난처했던 것이다.
"아니 왜 그러시오? 없었던 일로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독고무의 느글대는 상판을 한 대 쳐주고 싶었다. 곽운성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공자, 그것 말고 다른 것은 안 되겠소?"
"싫소. 난 승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그 신성한 권리를양도하거나 포 기 할 생각은 추호도 없소."
두 사람의 하는 양을 쳐다보는 사람들은 곽운성을 가엽게 여기고, 독고무가 참으로짓궂다 생각할지도 모르나 이중에 청운학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않았다. 그가 천마 임을 알기에 그다지 무리하다 생각되지 않았고 오히려 약소하다는생각도 들었다. 이를테면 곽운성의 사매가 바로 이봉중에 하나이니 그녀를 잠자리에넣어 달라 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으음...... 좋소이다. 오로지 여자를 앉히기만 하면 되는것이오?"
"이런, 이것 왜 이러실까? 나는 분명히 술을 따라줄 여자라 했소이다. 그러니술시중을 들고 주석이 파할때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여자를 말함이오."
"조......좋소이다. 내 구해 오리다."
겨우 이 말을 토해내고는 의자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리고는 보무도 당당하게밖으로 사라져 갔다.
"낄낄"
천마는 매우 유쾌하다는 듯이 웃음을 흘렸고 그런 그를 쳐다보는 청운학의 표정은싸늘해져 갔다.
★ 정말로 곽운성은 여자들을 데려왔다. 그것도 무려 8명이나! 들어오는 여자들의얼굴을 확인 한 파천등은 피식 실소를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은정도사령대의 500사 령중 여사령들이었기 때문이다.
보지 않아도 어떻게 된 상황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상황을 설명 하며 양해를 구했을 것이다. 물론 그녀들은 화를 내며 난색을표했을지도 모르나 결국엔 그 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따라나서고야 만 것이다.졸지에 독고무는 죽일 놈이 된 것이다.
그녀들은 하나같이 독고무를 쏘아보는 것을잊지 않았다. 이 모은 일의 원흉이라 여기기 때 문이리라.
남궁혁련의 두 동생인 남궁아연과 남궁혜미, 화산4검중 셋째와 넷째인 함주련과잠묘운, 당 문의 당정우의 동생인 당소윤, 모용세가의 모용중걸의 동생인 모용화가보였다. 그리고 두명 은 파천도 잘 모르는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들어서자 마자자신들의 수장이기도 한 파천과 장로원주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고 한명씩자신의 소개를 했다.
"저는 산동 정해문(正海門) 출신인 하여령(河與玲)입니다."
이제 스물둘쯤 되었을까? 평범한 외모였으나 기품이 있어 보였다.
"저는 섬서정가의 정하진(鄭何進)이라 합니다."
그녀는 스물다섯은 넘어 보였고 살짝 미소까지 지으며 나긋나긋하게 인사하는모습이 꽤나 쾌활한 성격인 듯 했다. 뛰어나다 할 수는 없으나 단정한 외모에 특히코 끝에 작은 좁쌀 만 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녀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각자 알아서 자리를 잡았다. 파천의 옆에는남궁아연이 잽 싸게 자리를 차지 하고 앉았으며 청운학의 옆에는 남궁혜미가,함주련은 개왕의 옆에, 잠묘 운은 의노, 당소윤은 환노, 곽운성의 옆자리엔 모용화가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고무의 좌우에는 하여령과 정하진이 앉았다.
천마는 내심 남궁혜미나 남궁아연이 자신에게 오기를 기대했지만 그녀들이 파천의주위에 앉 는 것을 보고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자신에게로 오는 여자들이 이 중에서가장 미모가 처진 다 여겨졌으므로 불만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는 금새 질보다는양이라는 생각으로 선회했는 지 별로 개의치 앉고 기분좋은 웃음을 흘리고 만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파천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설마 일이 이렇게까지진행되리라고 는 생각지 못했기에 적잖이 당황도 되었고 특히 남궁아연이 옆에 앉자괜히 불안해져 왔다.
그녀와는 이미 일을 한번 치를 뻔한 경험이 있지 않았던가?
좌중의 분위기는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금방 화기애애해 졌으며 역시무림인들인지라 무림정 세에 대한 얘기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러나 몇사람은얘기에는 관심도 없고 다른 일에 열중 하고 있었으니 그 첫번째가 천마였다. 그는 그좋아하는 술도 마시지 않고 하나밖에 없는 팔 을 탁자 아래로 내리고는 슬그머니수작을 부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른쪽에 앉아 있는 하여령의 엉덩이에 손을 갖다댔다. 그것을 잠자코참고 있을 그녀가 아니었다. 금방 손을 옆으로 뻗어서 그의 손을 치워버렸고 금방두사람의 손은 엇갈 리며 공방을 계속했다. 설마하니 그가 이렇게 노골적으로행동할지는 몰랐기에 그녀도 당황 하는 눈치였다. 그렇다고 내색을 할 수도없었는지라 참으로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 다.
이들의 이런 움직임은 워낙에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는지라 아무도 눈치채지못했다. 가 끔씩 손을 탁자위로 올려 술을 마시거나 안주를 집어 먹는 여유마저보이고 있었으므로 짐작 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천마를 주시하고있던 파천과 천마의 바로 옆에 앉 아 있던 정하진만은 눈치를 챘다.
[야, 천마! 너, 지금 뭐하는 짓이냐? 당장 그만두지 못해?]
파천이 경고를 하였으나 소용이 없었다.
[히히히히 내가 딴거라면 다 양보하지만 이것만은 날 막지마라.]
결국 하여령은 지쳤는지, 아니면 그정도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것인지는 몰라도천마의 손이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어도 가만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녀의실수였으니, 이미 어느정도의 선을 확보한 천마는 점점 대담해지기 시작했고 그녀의뒤쪽에서 앞쪽으로 슬그머니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그녀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 죄송하지만 잠시 나갔다 올게요."
그녀가 종종 걸음으로 밖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고 천마는 입을 쩍 다셨다.그리고 그의 시선은 곧 바로 왼쪽에 앉아 있는 정하진에게로 옮겨졌다. 정하진은그의 시선이 자기에게 머무는 듯 하자 몸을 움찔거렸다. 그런데 이 일을 어쩌리요?독고무는 오른팔밖에 없는 외팔 이지 않은가? 왼쪽에 앉아 있는 정하진에게 수작을부리다 보면 움직임이 너무 두드러져 모 두에게 들킬 우려가 있었다. 그렇다고포기할 천마는 아니었지만......
"자, 내일이면 우리 정도사령대의 첫 출정이니 오늘밤이라도 마음껏 드시고,즐기십시다."
곽운성의 말이었다. 그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일부러 더 흥겹게 얘기하고있었다.
"저, 대령사! 제 잔을 한잔 받으시지요."
남궁아연이었다. 그녀는 술병을 두 손으로 받쳐들고는 파천에게 교태로운 몸짓을보였다. 파 천은 묵묵히 그녀가 따르는 술을 받아 마셨다. 모두의 시선이 그들둘에게 쏠리자 기회다 싶 었던지 천마가 행동을 개시했다. 먼저 왼쪽다리로 옆에앉은 정하진의 다리를 툭툭 건드리는 가 했더니 금방 비비적대기 시작한다.
정하진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맹주의 아들이자 장차 북검회의 후계자라해서관심을 끌었던 그였으나 며칠 사이에 그에 대한 소문은 아주 좋지 않게 들렸고,기녀를 불러다 함께 잤다는 소문마저 퍼지지 않았던가? 그래도 설마 했었는데 오늘보니 색골도 이런 색골이 없 을 것 같았다. 그녀는 하여령 보다는 좀더 노련했다.
"저, 독고공자님! 제가 한잔 따라 드리지요."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자기에게로 몰려들자, 그는 즉시 하는 행동을 멈추어야 했고손을 뻗 쳐 잔을 잡아야만 했다.
"하하 이것 영광이외다. 자 한잔 꽉꽉 채워보시오. 미인이 따라주는 술이라? 오늘밤잠들기는 다 틀렸군. 아 이내 뜨거운 피를 누가 식혀 줄려나?"
그의 말에 몇몇의 여자들은 눈살을 찌푸리기까지 했다. 청운학은 내심 이해 할 수없었다.
독고무의 상상을 웃도는 강한 무공과 무림맹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렵게대하는 대령사 앞에 서 저리도 거침없이 행동하다니? 어찌보면 천하에 다시없을쾌남아쯤으로 보일 수도 있음이 었다.
이미 시간은 자시를 넘어서고 술 두 독이 비워져 갔다. 그들이 내공으로 취기를배출하지 않 는 한은 술을 많이 마시면 취하는 것은 일반인과 마찬가지였다. 또한집중력도 떨어지기 마 련이었다. 파천은 이제 술자리를 파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주위의 사람들을 둘러보니 곽 운성은 취기가 올라 혼자서 뭐라고 중얼대고 있었고술이 약한 청운학은 탁자에 엎어진 채 잠들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별반 다를것이없이 흐트러져 있었다.
이런 호기를 놓칠 천마가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하여령이 어느새 들어와 앉아있었는데 이 미 오래 전부터 천마의 손은 그녀의 심처를 들락거리고 있었으니......그는 어이없게도 그녀 의 저항이 워낙에 완강한지라 소녀천묘환락공을 사용하였고그의 손이 그녀의 몸을 쓰다듬어 가자 그만 맥이 풀어져 버린 것이다. 그녀는 술도별로 마시지 않았음에도 눈동자가 풀려갔 고 탁자에 머리를 박고는 쌕쌕거리고있었다.
천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왼쪽에 앉아 있는 정하진도 함락시켰다. 다리로 그녀의다리를 꼬아 끌어당겨 놓고 그녀의 머리가 탁자에 기대게 되자 자연 천마의 몸을반쯤 가려주는 효 과를 연출했다. 그런 자세로 그는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오가고있었다. 그녀들은 적당히 취 기가 오른 데다가 소녀천묘환락공의 신묘한 공능에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환상경을 헤매고 있었다. 파천은 그것을 눈치채고 있었으나그 또한 별반 다를게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어쩔 수 없었다. 그를 난처하게 하는사람은 당연히 남궁아연이었다.
그녀는 천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이미 보여줄거 다보여준사이인지라, 그녀는 점점 노골적으로 파천에게 행동했다. 이미 그녀가 파천으뗌슴? 두고 있다는 것은 웬만한 사 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반쯤 파천에게 안기다시피 몸을 밀착해 오고 그런 그녀를 동생인 혜미가못마땅하다 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연신 파천의 행동을 주시하고있었으나 파천은 변 함이 없었다. 그녀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안 되겠다. 그만 술자리를 끝내야 겠군. 모두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으니......'
"자, 다들 그만들 일어나지. 내일 일찍 떠나려면 잠들을 좀 자야 할 것 같군."
"네, 아무래도 그래야겠군요."
남궁혜미였다. 그러자 곽운성이 말했다.
"아, 괜찮습니다. 술 좀 마셨다고 피곤하지는 않으니...... 그럼 대령사께서는 먼저들어가셔서 쉬시지요."
남의 속도 모르고 곽운성이 이렇게 말한다. 개왕은 미련한 놈이라는 듯이 혀를 끌끌차 보지 만 그가 함부로 나설 처지는 아니었다.
"그것이 좋을 듯 합니다. 대령사께서는 먼저 들어가 쉬시고 좀더 마시고 싶은사람은 자유스 럽게 마시다 헤어지면 되겠지요."
천마의 말이었다.
파천이 그를 쏘아보았다. 그러자 천마가 파천에게 전음을 보내었다.
[파천, 아무소리 말고 나 좀 도와주라. 절대 네가 곤란한 경우는 없을테니......]
그는 거의 애원의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 파천은 할 수 없다는 듯이 먼저 몸을일으켰고 남궁아연과 남궁혜미도 그를 따라 일어선다. 그들이 사라지고 나자,좌중은 또 다시 술을 주 거니 받거니 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천마는 이제 거칠것이없었다. 곽운성은 취해서 흐느 적거리고 청운학은 엎어져서 자고, 개왕등은 신경 쓸필요도 없지 않은가?
조금 더 지나자 당소연과 모용화가 몸을 일으켜 돌아갔다. 그녀들은 잠묘운과함소련에게도 그만 가자고 했으나 그녀들은 보기보다 술을 좋아하는 듯 연신홀짝대며 마시고 있었고 그녀 들의 제의를 거절했다.
[야, 개왕, 그리고 쌍노, 모두 잘들어라. 너희들은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나머지사람을 보내 고 너희들이 여기 남아 있다가 얘네들 둘을 데려다 주겠다고 해라. 무슨말인지 알겠지?]
그들은 안절부절 못했다. 잘못하면 공범(!)으로 몰릴판이지 않은가? 게다가 개왕은장로원주 라는 자신의 체면이 손상될 수도 있었기에 머뭇거렸다. 결국 대답을 한것은 환노였다.
[알겠습니다.]
역시 체면보다는 생명이 중요했다. 천마가 자신들을 죽이기야 하겠는가 만은 그가무서운 것 은 사실이었다. 그의 무지막지한 힘을 아는 그들인지라 그의 성미를건드려 보았자 좋을것이 없었다. 더군다나 유일한 방패막이인 지존도 계시지 않으니눈물을 머금고 천마의 뜻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곽부령사님, 그만 가지요."
혀꼬부라진 잠묘운의 말이었다.
"그럴까? 나......도 지금 무지하게 졸리는군. 이것봐, 청운학. 그만 일어나.가자고......"
함소련이 탁자에 엎어져 있는 하여령등을 가리키며,
"그만들...... 일어나요. 그만 가게......"
"아, 됐어. 내가 데려다 주지. 신경쓰지 말고 부령사들이나 데려다 주시오."
환노의 말에 함소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우리먼저 일어 나겠습니다. 선배님들......"
그 말을 하고서는 네 사람이 한데 엉키다 시피해서는 실내를 빠져 나갔다. 이제실내에 남은 사람이라고는 개왕과 쌍노, 천마, 그리고 하여령과 정하진 뿐이었다.천마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됐어. 너희들은 그만 가 봐라."
"네? 저...... 정말로 저 애들을?"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냐? 맞고 갈래. 그냥 갈래."
역시 천마의 그 말은 위력이 있었다. 그들은 아무소리 않고 일어서더니 두 여자를불쌍하다 는 듯이 쳐다보고는 실내를 빠져나간다. 고개를 뒤로 돌려 한번 쳐다보는것을 잊지 않았다.
"흐흐흐흐 귀여운 것들...... 자, 이제 어디가서 일을 치른다? 아무래도 신룡각은보는 눈들이 너무 많고 내 처소로 가자니 그것도 그렇고, 그래...... 혜능에게로가자. 설마하니 맹주전에서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겠지. 밑에애들도 맹주가 불러서 가겠거니 할 것 아 닌가? 후후후후 생각만 해도 찌릿찌릿하구나."
그는 두 여자를 어깨에다 한꺼번에 들쳐 업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실내를빠져나가는 가 했더니 바로 신검각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검각을 수호하는경비무사들은 맹주의 손자인 독 고무가 웬 여자들을 들쳐업고 들어오자 의문을표시했으나 제지하지 않았다. 그는 무사히 안 으로 들어서고 있었고 8층의 태의전의옆에 있는 방쪽으로 갔다.
신검각은 워낙에 크고 넓어 곳곳에 비어 있는 방들이 많았다. 그는 그 중에 하나로들어간 것이다. 여전히 두 여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천마는 안으로들어서자 마자 두 여자를 침상에다 내던졌다. 침상이 출렁대며 그녀들을 되 퉁겨올렸음에도 여전히 그녀들은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완전히 잠에 곯아떨어진것 같았다. 천마는 그녀들의 옷을 모 조리 벗겨내고는 자신의 옷도 벗었다. 그리고흐뭇한 시선으로 아래를 한번 쳐다보고는 곧 바로 작업(?)에 돌입했다.
"으음...... 으음? 누, 누구?"
"쉿, 조용하거라."
천마가 하여령의 입을 틀어막았다.
"읍읍"
그녀는 공포로 물든 눈으로 독고무를 쳐다보았다. 그 상태로 천마가 그녀의 몸을주물럭대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소녀천묘환락공으로 달아 올라 있었고 연신분홍빛의 기운이 스며나와 하여령의 모공을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얼마 안 있어그녀는 꿈틀대기 시작했다.
"흐흐 곧 나의 고매한 인격(?)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해 주마"
"으......음"
하여령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오로지 갈증을 해소하고픈 마음뿐이었다.
그녀의 눈앞에는 환상이 펼쳐졌다. 새파란 초지위에 자신은 누워 있었다. 근처연못에서 수 영이라도 했는지 온몸은 물기에 젖었고 몸의 굴곡을 따라 물이 흘러초지를 적셔갔다. 그때 였다. 어딘가에서 쉭쉭 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했더니분홍빛의 아름다운 뱀이 모습을 드러내 었다. 그 뱀은 자신의 몸을 올라타더니 온몸을 차가운 몸으로 칭칭 감아 버렸다. 그리고 혀 를 낼름거리며 온몸을 구석구석핥아 가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고함을 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고 뱀을 떼어 내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없었다. 그 러던 뱀이 그녀의 가슴을 지나, 옴폭 패인 배꼽을 지나 둔덕을 가로질러머리를 그녀의 계곡 안으로 들이밀지 않는가? 그녀의 눈은 찢어질 듯이 부릅떠졌고두 손으로 뱀의 몸통을 잡고 끌어내려 했다. 그러나 이미 그녀의 손은 맥이 풀려몸통을 잡고 있을 힘도 없었다. 그녀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는슬픔이 눈으로 스며 나왔다.
축축해진 눈가를 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핥아 올렸다.
여하령은 꿈을 꾸고 있다 생각했다. 너무나 불길하여 꾸고 싶지 않은 꿈을......
이상한 것은 정하진도 하여령과 동일한 환상을 보았고 그녀도 꿈을 꾸었다생각했다는 것이 다.
두 여자는 나란히 누워 있었고 그 모습을 천마가 흡족한 듯이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는 옷을 걸쳤다. 그리고 밖으로 사라져갔다. 또 어디가서 뱀이라도 풀어 놓으려고가나보다.
★ 정도사령대의 500사령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모두 흑마를 타고 있었고 백의에백건 백 색 요대를 하였다. 그들이 입은 장포의 가슴부위에는 맹(盟)자와 령(令)자가수 놓아져 있었 다. 그들이 도열한 가운데에는 검은 색 마차가 대기하고 있었고 그말을 끄는 자는 남궁혁련 이었다. 마차의 지붕에는 깃대를 세워 무림맹의 표기와사령대의 표기를 함께 휘날렸고 그것 외에도 금룡이 수놓아진 깃발이 함께 있었는데그곳에는 신룡이라는 두 글자가 살아 꿈틀대 었다.
두두두두두
지축을 뒤흔들며 500기마대가 무림맹을 떠났다. 한명의 신룡과 한 마리 난폭한야수를 태운 채 중원으로 향한 것이다.
★ "천향옥봉, 감히 네가 나에게 그 따위 말을 한단 말이냐?"
"호호호 왜 그러시는지요. 저는 엄연히 이곳의 책임자가 아니던가요? 적어도이곳에서만은 이총사도 내게 협조를 해야 한단 말을 드렸을 뿐입니다."
천향옥봉은 눈을 치켜뜨고 사내를 쳐다보았다.
"후후후 좋다. 네가 천주의 제자이니 내게는 사질뻘, 어린애의 재롱이 도가지나치다 하더라 도 어른 된자로 애한테 화를 낼 수는 없는 법! 좋다. 네말대로하마. 그렇지만 오늘의 수모는 내 잊지 않으마."
"마음대로 하세요. 그럼 저는 바빠서 이만 가봐야 겠군요."
그녀가 나가는 것을 보던 사내는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내가 비록 임무에 실패했다고는 해도 엄연히 너보다는 상급자임을 잊지마라."
그녀는 걸음을 멈추는가 했더니 그의 말에 답을 했다.
"그야 물론이지요. 과연 천주께서도 그렇게 생각할지가 의문이지만요. 호호호호"
그녀가 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사내의 눈에서는 살기가 치밀어 올랐다.
"감히...... 네년 따위가...... 말이 제자이지, 천주의 정액이나 받아내는 계집이감히...... 좋다.
네가 얼마나 기세를 떨치는지 내 지켜보겠다. 후후 사형이 오시면모든 것은 달라질 것이다.
비록 내가 지금은 이 모양이지만 머지않아 모든 것을되찾고야 만다. 그때도 네가 그리 오만 할 수 있는지 두고 보겠다."
혼잣말을 하는 이는 바로!...... 무상신검 독고한천이었다. 무림맹을 도망나온 그는곧 바로 남 도맹을 찾았다. 그야 말로 혈마천의 이총사였던 것이다. 강북지역의책임자였던 그가 파천의 개입으로 모든 것을 잃고 세력을 이끌고 강남의 교두보인남도맹을 찾은 것이다. 곧 사형인 대총사가 자신을 부르거나, 아니면 직접 찾아 올것이다.
"그러면 사형께 얘기해서 강남북 세력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얻어 낼 것이다.이왕 이렇 게 된 것 무림맹을 쳐부수고야 만다."
천향옥봉은 곧 바로 맹주전인 사자전으로 향했다.
사자도왕은 그녀가 들어와도 별다른 반응없이 하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의앞에는 포단 이 깔려 있었고 그 위에는 자신의 애병인 사자도가 놓여 있었다. 그는기름먹인 천으로 그것 을 정성스레 닦아내기 시작했다. 마치 출전을 준비하는 무사의엄숙한 예식을 보는 듯 했다.
"아버님!"
"......"
"아직은 아무런 소식이 없으나...... 곧 대총사가 이곳에 올것이에요. 그때는 저도더 이상 아 버님을 지켜드릴 수 없어요. 남도맹은 그들이 접수 하게 될것이고,이곳은 혈마천의 중원분 타로 전락하고 말테지요."
"......"
"그 전에 차라리 이곳을 떠나세요. 그러면 수치만은 당하지 않아도 좋잖아요?"
그녀는 이미 예전의 천향옥봉이 아니었다. 천마안의 위력이 참으로 놀랍기만 했다.그녀의 이지를 완전히 제압하여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그러나그녀는 여전히 현명 했고 또한 냉철했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안다. 난...... 죽을자리를 피하고 싶지가 않구나. 여기까지가내 한계라 면 무사답게 싸우다 죽는 길을 택하련다. 비록 지금의 나는 너 하나도감당하지 못한다 하더 라도...... 나의 무사의 혼만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을거다."
"그러면 제 남편이 슬퍼할거에요. 더군다나...... 지존께서도 원하시지 않는일이고요."
그녀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알고 있을까?
"그래...... 그것 한가지가 마음에 걸리는 구나. 지존을 위해 한번쯤 도를휘둘러보고 싶었거 늘......"
"오빠는 이미 다른곳으로 피신해 있어요. 그리고 이들은 오빠가 죽은 것으로 알고있으니 그 것만은 염려하시지 않으셔도 될거에요."
"그렇나? 고맙구나. 예전의 너는 참으로 착한 아이였는데...... 그 모든 것이 모두의도된 것이 었다니......"
"전 그만 가봐야 겠어요. 아마 당분간은 이곳에 오지 못할지도 몰라요. 대총사가온다면 모든 것은 드러나고 말것이고, 그때는 내 생명도 장담하지 못할지도......그럼 소녀는 이만 가 보 겠습니다."
돌아서 가는 그녀의 등은 왠지 힘이 없어 보였다. 사자도왕은 그녀의 등을 향해한마디 했 다.
"너도 조심하거라...... 너는 여전히 내 딸이다"
그 말을 그녀가 들었는지 못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그들이 서로를 염려해주고 있었고 이미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리라.
★ "사우"
"네"
"대총사에게서는 아직 연락이 없었느냐?"
"네"
사우의 음성은 여전히 나지막하고 어두웠다.
"이총사는 무림맹 장악에 실패했다. 그가 무림맹주로 있어야만 우리의 이후 계획이성공할 수 있었는데...... 그가 쫓겨나는 바람에 모든 일은 백지화 되어 버렸다. 이일로 대총사가 분 노함은 당연한 일일테고 어쩌면 우리까지 위험해 질지도 모르지.우리또한 남도맹을 완전하 게 장악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사우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천향옥봉이 그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그녀의 시선은 사우의 머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대총사가 과연 어떻게 할 것 같은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음성은 평소때보다 훨씬 냉랭했다.
"호호 너는 혈마천에서 태어나서 혈마천에서 자랐지. 그래서 오로지 본천에 대한충섬심 밖 에는 없다. 너라면 심지어 나를 죽이라는 명을 내린다해도 아무런망설임도 없이 행할 것이 다. 그렇지 않나?"
그녀의 음성은 사우의 뒤쪽에서 들려왔다. 사우의 음성이 토해졌다.
"그 명령이 만약, 천주나 대총사에게서 떨어진다면 그렇게 해야겠지요. 그것은누구라도 마찬 가지......컥...... 왜?"
"왜냐고? 호호 너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았느냐? 대총사에게 아마 보고도했겠지.
그래서 나는 너를 죽이는 거다. 잘가거라. 그동안 수고했다."
천향옥봉의 손은 무릎꿇고있는 사우의 등판을 뚫고 심장을 파괴해 버렸고 또하나의손이 그 의 머리통을 간단히 깨트려 버렸다. 그녀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손을 그의 옷자락에 닦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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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어제 말씀드렸다시피 오늘은 이것 한편입니다. 앞으로 구정이 끝날때까지는하루에 한 편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매일 연재'의 약속 때문에 글이 쓰고 싶지 않을때(써지지 않을때)는 정말괴롭습니다. 오늘 처럼......
구정 때 올릴 수 없을지도 몰라서 고민을 하긴 했으나 어쨌든 올리기는해야겠지요.(난 이제 죽었다......)
한가지 알려 드릴것이 있습니다. 일종의 제 설정에 대한 설명인데요.
파천의 무공이 높게 설정이 되고 천마의 등장으로 적수가 없을 것 같지요? 그러나그렇지는 않으니 염려 마시기를...... 사실 지금의 글은 2부를 쓰기 위한 어쩔 수없는 조치였습니다.
워낙에 2부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무공(이라고 해도 되나?)수준이 높은 관계로 차근차근 밟아가다가는 그의 평생을 통해서도 승부를 보지 못할것 같아서...... 이미 모두 예상하고 계 시겠지만 2부에서는 천외천이 등장합니다.기존의 무협물에서 다루어지던 그런 천외천하고는 성질이 조금 다릅니다. 어떻게다르냐고요?
일종의 신선계입니다. 일반인들에게 무림계가 신비로운 곳이듯 그들의 세계는 전혀차원이 다른 무공(?)이 난무하는 곳입니다. 한두개의 세력이 아니라, 하나의동떨어져 존재하는 세계 이죠. 그렇다고 완전히 단절된 곳도 아닌, 그곳에서파천뿐만 아니라, 천마와 혜능,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1부의 주인공들이 모두천외천에 투입됩니다. 드림팀인 셈이죠.
그리고 또 하나! 영계의 문제와 현생인류의 존재, 종교적인 근원까지 짚어볼생각인데 잘될 지 모르겠네요.
거두절미하고 파천이 너무 강해서 흥미가 반감되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앞으로를기대해 주세요. 구정 지나고는 조금 달라지겠지요.(책임 못 짐)
그리고 집요하게 야한 장면의 수위를 높여 달라고 요구하시는 분들!
저 이 이상은 더 책임 못 집니다. 제가 알기로는 중학생 이하도 보시는 걸로 알고있기에 어 쩔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천마는 나도 책임못지는 인물인지라......
그럼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