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눈물의 의미!
파천은 독고설란의 처소인 수화전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호수 주위로 은잠하고 있던 매복자들의 책임자들이 그가 다가서자 모습을 드러내며 인사를 했다. 파천은 건성으로 그들의 인사를 받으며 호수를 가로지르는 수상교위를 걸었다. 맑은 하늘 이 그대로 담겨 있는 호수는 그림 같은 전각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했고 그 안에 기거하는 인물이 주는 의미가 더해져 파천에게 신선한 감흥을 불러 일으켰다. 혈마천의 음모에 걸려 어쩌면 죽었을지 모를 위험 속에서 그는 그녀를 떠 올렸었다. 파천이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유일한 존재. 독고설란이 있는 곳으로 그가 가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의 생명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이번의 위기를 통해 절감했다하면 스스로의 착각에 불과할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눈앞의 여자만은 한 사람을 빼놓고 삶을 이야기하기에 그 존재의 무게는 가볍지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바깥으로 통하는 작은 창문을 열어제치고 그곳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었다. 작은 세상, 그곳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사내는 오늘도 그녀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건만 그녀의 마음은 이리도 무거우니...... 독고설란은 오늘도 창문을 열어놓고 파천을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의 깊이가 작아서인지 그를 향한 생각만으로도 가득 차 버려 더 이상의 공간이 없었다.
"후유...... 오늘도 천랑은 오시지 않으시려나?"
그녀가 파천을 부르는 호칭은 일정하지가 않았다. 처음에는 공자라고 부르다가 언 젠가는 또 가가라 하더니 이제는 천랑이라 했다. 그녀 입장에서 본다면 호칭이야 아무래도 좋았다. 언제나 자신은 안중에도 없고 바깥일로 분주하기만 한 파천이 야 속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이 수많은 사람의 안위와 직결되는 일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얼마 전부터 소식마저 끊어졌다는 말을 듣고는 매일을 눈물과 한숨으로 보내 고 있는 중이었다. 아무것도 이런 그녀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이런 그녀였지만 수화전에는 그녀가 돌보아야할 사람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환사 였다. 그녀는 하루 한번씩 환사의 방으로 찾아갔다. 그곳에서 넋두리 마냥 혼자서 파천의 얘기를 하다가 돌아오곤 했다. 그녀는 의노 덕분인지 이제는 모든 것이 정 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고 눈은 허상을 좇기라도 하는 듯이 공허 하기만 했다. 그런 그녀가 잠깐이지만 관심을 드러내는 때가 있었으니 설란이 파천 의 얘기를 할 때였다. 그것을 아는 그녀인지라 일부러 환사 앞에서 그의 얘기를 하 고는 했다.
"후우......"
"설란."
그의 달콤한 음성이 들리는 듯 했다. 설란은 고개를 창틀에 놓여 있는 두 팔 위로 묻었다.
"설란."
너무나 또렷이 들리는 환청에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눈물은 흘러 얼굴을 적시고 팔을 감싸며 창틀에 고여갔다.
"설란. 나요. 내가 왔소."
'이, 이것은...... 설마.'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뒤를 돌아다 봤다. 저 미소......
"아......"
독고설란은 그렇게도 보기를 원했던 파천을 눈앞에 두고도 움직이지 못했다. 마치 그녀가 함부로 움직이면 환영처럼 흩어질 것이 두려웠다.
"정말...... 천랑이신가요?"
"그렇소. 나요."
파천이 두 팔을 벌리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천랑."
독고설란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꿈에서도 그리던 정인의 품속으로 뛰어들었다.
파천은 그녀를 힘주어 안았다. 두 사람은 이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기라도 하는 듯 이 한참을 그렇게 부여안고 서 있었다. 말조차 두 사람 사이에는 필요하지 않았다.
서로의 시선을 다시금 확인하고 그 안에 서로의 사랑이 숨어 있음을 느끼며 둘은 입술을 포개었다. 깊고 따뜻한 체온이상의 느낌이 서로를 빠르게 인도해갔고 다시 는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을 마음껏 표현해 내었다. 서로의 감정을 공유한다는 느낌보다 더 안락감을 선사하는 것은 드물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녔 을 때는......
두 사람은 찻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다. 독고설란의 눈은 언제 그랬느냐싶게 휘황한 빛을 발하고 얼굴은 화사한 꽃잎이 되었다.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 무한한 행복감을 선사했다.
"천랑, 그동안 제가 얼마나 상심이 컸는지 아시나요?"
파천은 조금은 무뚝뚝한 어조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그랬나?"
"그런데 정말 그 동안 어디에 계셨어요? 천랑은 이제 많은 사람에게 의미 있는 존 재가 되었단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거예요. 마음졸이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요."
"......"
"오빠는 함께 오지 않았어요?"
"응? 으응."
파천은 그녀의 물음에 내심 뜨끔했다. 그녀의 하나밖에 없는 오빠인 독고무가 죽었 다는 소식을 아직은 그녀는 몰라야 했다. 그 소식을 듣고 가슴아파하는 모습은 그 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울 것이 틀림없었다. 어차피 알게 될 사실이긴 하지만 늦출 수 있는 만큼 늦추고 싶었다.
"천랑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설란의 모습은 진정 아름답다 여겨졌다. 그녀의 빛나는 저 눈이 슬픔을 담는다면 그 모습을 보기가 심히 힘에 겨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뭐지?"
"천랑을 기다린 사람은 저 하나뿐이 아니었어요. 또 한사람 간절히 기다린 사람이 있어요."
파천은 무슨 의미인지를 채 깨닫지 못해 설란만 쳐다보았지만 그 얼굴에서 알아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환사를 만나 보세요."
"환사?"
"네...... 지금 그녀를 예전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
천랑 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내가?"
"네. 그녀는 아직 심적인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그녀의 절망의 깊이 는 천랑으로 인해 더 깊어 진 것 같아요."
"대체 무슨 말이지?"
파천은 진정으로 그녀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지 못했다. 독고설란은 그런 그 를 바라보며 대뜸 한다는 소리가,
"그녀를 만나보면 모두 알 수 있어요. 그리고 만약...... 그녀를 예전으로 돌려놓 지 못하면 전, 천랑께 실망할지도 몰라요."
'이게 무슨 소리야? 뭔가 알아야 개죽을 쑤든 밥을 짓든 할 것 아닌가?'
그는 독고설란의 손에 이끌려 환사가 머물고 있다는 방 앞까지 끌려오고 말았다.
그녀는 그를 다시 한번 끌어안더니 의미 있는 시선을 주며 복도 끝으로 사라져갔다 . 그런 그녀의 모습에 파천은 고개를 갸웃했다.
'대체 내가 무슨 재주로 환사를 예전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거지? 여자들이란...
...'
그는 환사의 상태가 궁금하기도 했으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그의 예상과는 달리 침상에 누워있지 않았다. 침상 정면 벽에는 커다란 산수화 한 점이 걸려 있었고 그녀는 의자에 앉아 그것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가 들 어서는 기척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파천은 일부러 몇 번인가 헛기침을 해 보았으나 그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한쪽에 놓여 있는 빈 의 자를 당겨 그녀의 뒤쪽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그녀가 무얼 그리 유심히 보는지 궁금하여 시선을 같이했다.
높은 산자락에 떨어지던 해가 걸려 있고 골짜기를 흐르는 물줄기가 끊어질 듯 이어 지며 화폭을 수놓았다. 희미한 운무가 자욱히 번져 있는 사이로 사람이라 여겨지는 자가 운무를 손으로 젖히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림이었고 그다지 명화라 여겨질 만한 것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그림 한 점에 그녀의 신경을 온통 잡아 놓을 만한 요소는 없어 보였다. 파천은 고개를 갸웃했다.
"환사."
파천이 나직한 음성을 발해 흩어져있는 환사의 혼을 일깨웠다. 그녀는 그의 부름에 도 대답이 없었다. 파천은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환사."
환사의 어깨가 움찔 떨려오는 것이 보였다. 짙은 갈색의 머릿결이 잔잔한 물결을 이루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환사"
파천은 다시 한 번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어깨를 잡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어 깨에 얌전하게 놓여 있는 파천의 손을 매정하게 뿌리쳤다. 그리고는 파천쪽으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서는가 했더니 침상 속으로 가서 드러눕는 것 이었다. 그녀는 한쪽 팔을 눈이 부신 듯 얼굴 위로 올려 가렸고 그 상태로 잠이 든 듯 미동도 없었다. 파천은 그녀의 태도에 조금 당황되었다.
'쳇, 쟤가 왜 저래? 내가 뭘 잘못 했다고 저런 태도를 보이는 거지?'
파천은 망설였다. 이대로 방에서 물러나야 하는 건지 아니면 손상된 체면에도 불구 하고 다시 한 번 그녀에게 친근한 대화를 시도해 봐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고 쉽 사리 결정할 수 없었다. 파천은 왠지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왜 자신이 이런 곤경 을 당해야 하며 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더군다나 자신은 환사의 입장 에서 보면 생명의 은인인 셈이지 않은가? 파천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에 몰입했다 . 독고설란의 당부가 그때 떠오르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는 방에서 나왔을 것이고 다시는 환사를 찾지 않았을 지도 몰랐다.
'에구, 그래. 내가 참는다. 너야 원래 처음부터 나를 무시했으니 이제 와서 새삼스 럽게 서운할 것도 없지.'
"야, 환사. 너 이따위로 행동할거야. 어서 빨랑 못 일어나. 벌건 대낮부터 말만한 처녀가 방바닥을 뒹굴어서야 어디 써먹겠냐?"
파천의 그 말은 예전의 환사를 대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단지 호응을 해야 할 환사 의 모습이 예전과 달라졌을 뿐이다.
"이게, 좋게 대해 주니깐 내 말을 아주 우습게 여기네. 야. 환사. 당장 볼기를 치 기 전에 못 일어 나냐? 너 언제까지 놀고 먹을래. 큰소리 팡팡 치던 계집이 이제 보니 이것 밖에 안 되었나?"
파천은 침상으로 다가서더니 환사의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을 한 손에 움켜쥐고 바닥 으로 팽개쳐버렸다. 그녀는 그런 파천의 태도에도 미동도 없이 그 상태로 누워 있 었다. 얇은 침의는 그녀의 몸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며 환상적인 몸매를 파천에게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파천은 얼굴을 가리고 있던 환사의 팔을 거머쥐며,
"환사. 내 말이 말 같지......"
그는 더 이상의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환사의 아름다운 푸른색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고 그 큰 눈에도 다 담아둘 수 없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빤히 올려다보는 환사의 푸른 눈은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지만 파천이 그런 것을 느낄 만큼 예민하 지는 못했다.
"너...... 왜 울지?"
'이런 빌어먹을......'
파천은 환사의 팔에서 힘을 빼었다. 환사의 눈을 보고 있자니 이유모를 슬픔에 스 스로 빠져드는 듯 했고 그런 기분이 파천은 싫었다.
"후우."
파천은 의자를 끌어당겨 침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한참을 말도 없이 그녀의 얼 굴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흘러 나온 말.
"너, 지금 보니 무지하게 예쁘구나. 이것 잘못하면 무림삼미라는 말이 생겨나겠는 데......"
환사는 몸을 돌려 파천의 반대쪽으로 돌아누웠다.
"참 가지가지 한다. 이유가 대체 뭐야? 세상에 그 오만하고 무례하고 세상에 두려 울 것 없던 계집이 이렇게 변해버린 이유가 뭐냐고? 그리고 울긴 왜 울어? 갑자기 없던 아버지가 돌아와서 죽기라도 했냐? 말 좀 해봐라."
파천은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었다. 그것은 환사에게라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하는 소리였고 그녀의 불행을 막아주지 못한 자책감을 표현하는 소리이기도 했다. 파천 은 돌아누운 환사의 두 어깨를 우악스럽게 움켜쥐며 몸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 그 의 눈은 환사의 눈을 정면으로 직시하였고 그의 입에서는 나직하나 힘있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까짓 일 모두 잊어 버려. 뭐가 달라졌지? 너는 여전히 예전의 네 모습 그대로야 . 달라진 것은 오직 네 생각뿐이고...... 잘 들어라. 나는...... 예전의 환사가 훨 씬 좋다. 천방지축에 예의 없고 건방진 계집이었지만 오히려 그때의 네 모습이 훨 씬 좋았던 것 같단 말이다."
파천은 침상에 걸터앉으며 환사를 힘으로 일으켜 앉혔다. 환사는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환사. 내 말 잘 들어. 너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많아. 계속 이런 모 습으로 살아갈 거면 차라리 죽어버리는 것이 낫다. 그렇지 않을 거면 툭툭 털고 일 어서. 그리고 보라는 듯이 살아가는거야. 네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고 하고 싶은 일 을 하며 살란 말이다. 그렇게 살아도 짧은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채 정리도 되지 않은 말들이 파천의 입에서 거침없이 쏟아졌다. 그가 이렇게 까지 냉정을 잃은 적은 많지가 않았다.
"놔."
처음으로 환사에게서 뱉어진 말이었다.
"놔. 놓으란 말이야. 네가 뭘 알아? 그 개자식들이 내 몸 위에 올라타고 헉헉대던 기억이 이렇게 생생한데 네까짓 사내자식이 그것을 알기나 해? 비켜. 어줍잖은 충 고는 네 부하들 놈에게나 해. 빌어먹을 사내자식들. 하나같이 이기적이고 하나같이 제멋 대로지. 너도 틀리지 않아. 알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 고 야비하고 비열한 짓을 하고서도 양심의 가책하나 느끼지를 않아. 그러고서도 야 망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남자의 일생이니 어쩌니 하면서 잘난 체를 하지. 흥.
빌어먹을 사내족속들! 다 똑같아. 비켜. 나가. 나가란 말이야. 흑."
그녀는 무릎을 세우며 얼굴을 묻고 말았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그녀의 두 어깨가 들먹거리고 있었다. 파천의 얼굴은 느닷없는 환사의 외침에 얼이 빠져 있었 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나라는 놈도 별다른 것이 없지. 아니, 오히려 나라는 놈 은 내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보다 더한 일도 서슴없이 저지를 수 있는 놈이다. 그래. 맞아. 그런데 문제는 말야...... 너 또한 내가 가진 것 중에 포함 되니 이를 어쩌면 좋지? 네가 이러고 있는 모습은 상대도 분명치 않은 적에게 내가 패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다지 유쾌하지가 않아. 큿큿 그래. 나도 남자가 분 명하고 네가 말하는 그 범주에 속하겠지. 그렇지만 이것 한가지만은 분명해. 적어 도 나라면 내게 상처 입히고 괴롭히고 우롱했던 놈들이 좋아할 짓은 하지 않아. 차 라리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일어나서 놈들에게 복수하는 길을 택하겠어. 그리고 다시는 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힘을 기를 거야. 세상을 모두 뒤집어엎고서라도 잘못 된 것이 있다면 바로 잡을 거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거든. 만약 그것마저 하지 못한다면 죽는 게 낫겠지. 빌어먹을...... 대체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겠군. 그래 나가마. 네 말대로 내 모습이 꼴 보기 싫고 역겹다면 나가주지."
파천은 몸을 일으키더니 방문 쪽으로 다가섰다. 왠지 그의 걸음은 힘이 없어 보였 다. 그는 걸음을 멈추더니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최소한 나는 널...... 친구라 여겼는데, 너는 그렇지 않았나 보지?
다시 오겠다. 진정한 너를 찾기를 바라마. 어떤 어려움에도 퇴색되지 않는 네 본모 습을......"
파천의 모습이 밖으로 사라지자 그녀는 참고 있던 울음을 토해내었다.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멈춤이 없이 이어졌고 그 바람에 수화전은 더욱 무겁게 내려앉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