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남검귀-166화 (166/167)

< 166. 네 몸은.... >

무당장문 천옥진인의 무당검에서 태극검이 몸집을 일으켜 자신을 향해 달려 오는 마교도들을 베어 넘기고 화산장문인 천양진인의 화산검에서 진한 향기를 자랑하는 매화송이가 피어 올라 마교도들의 이마에 내려 앉았다.

“죽어라!”

광명우사의 쌍부가 공간을 가를 때 마다 정사연합맹의 고수들이 두 조각으로 갈라지고 좌사의 혈조가 춤을 출 때 마다 앞을 가로 막는 군웅들이 찢겨져 나갔다.

공동장문인 장천진인의 검이 무자비하게 마교도를 잘라 나가다 ‘차아앙’ 처음으로 검이 누군가에게 막혔다.

“공동의 말코가 너무 나대는구나.”

“네 놈은?”

“신교 사대세가 중 흑천마가주니라. 누구에게 죽는지는 알고 가거라.”

“미친놈!”

흑천마가주의 마기가 넘실 거리는 검이 장천진인을 찢기 위해 날아 들자 장천진인의 검에서 대주천복마검이 몸을 일으켰다.

“아미타불!”

소림방장인 법우대사의 권에서 뿜어져 나온 백보신권에 가슴이 터져 나가는 마교도들 사이로 쑤욱 검이 튀어 나와 법우대사의 가슴을 갈라왔다.

“가소롭구나!”

법우대사의 두 발이 불영선하보의 법에 따라 움직여 검을 비껴낸 후 대력금강장을 내쳤다.

‘콰아아아앙’

소림방장의 장을 검면으로 걷어낸 묵색 무복의 사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소림방장과 검을 섞게 되어 영광이오. 사대세가 중 검천마가를 맡고 있소.”

“아미타불! 소승에게는 다 마교일 뿐이오.”

“그렇지. 어디 한번 놀아 봅시다.”

검천마가주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혈마검의 검기에 법우대사가 침중한 표정으로 양 장을 쫘악 펼쳐 복마장법으로 대응해 나갔다.

“그만 나대거라!”

광명우사의 쌍부가 거칠 것 없이 지나는 길목에 검 한자루가 불쑥 심장을 노리고 날아 들었다.

“흥, 화산의 말코더냐?”

우사의 쌍부가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청양진인을 갈라 버리기 위해 날아들자 화산의 검에서 거센 검기의 파도가 뿜어져 나왔다.

“호오, 화산의 칠십이파검이로구나.”

거부의 넓은 부면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검기를 막아내며 다른 부를 횡으로 휘둘러 화산장문의 허리를 갈라오자 화산의 검이 일변하며 무수한 매화송이를 피어 올리며 광명우사의 전신으로 날아 들었다.

“좋구나!”

‘따다다다다당 따다당’

우사의 쌍부에 막힌 매화송이들이 허공에서 터져 나가고 우직하게 땅을 박찬 우사의 신형이 청양진인에게 날아 들었다.

“네 놈이 광명좌사로구나.”

종남장문인 현호대사가 진득한 피가 흐르는 혈조를 들고 있던 사공백의 앞에 섰다.

“누구?”

“종남의 현호라 한다. 마교 좌사의 냉면혈조가 일절이라 들었는데 오늘 견식 한번 해 보자꾸나.”

“한번 견식하고자 한다면 목을 거시오.”

“하하, 당연하지 않은가?”

현호대사의 검에세 뭉클거리며 태을무형검이 피어 오르자 사공백의 혈조에 진득한 마기가 엉겨 붙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구파일방의 장문, 오대세가의 가주들이 광명좌우사와 오행기의 기주들, 사대마가의 가주와 마교의 무력부대 대주들과 각자의 병기를 섞으며 서로의 피를 갈구하는 와중에 수 많은 목숨들이 스러져가고 있었다.

천마가 오연한 자세로 자신의 앞에 전의를 불태우는 팔인의 고수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 거렸다.

“오너라!”

‘파아앙’

절대검존 남궁휘가 자신의 검에 한껏 기를 밀어 넣으며 신형을 날리자 옆에 서 있던 팔비곤마의 용호곤이 강기를 잔뜩 머금은 채 공간을 파헤쳐갔다.

“흥!”

천무맹주과 사황련주의 검과 곤이 휘둘러진 천마의 우장에서 뿜어져 나온 패천마룡장의 두 마리 용에 정면으로 부딪쳤다.

‘콰아아앙 콰콰쾅’

달려 들던 속도 보다 배나 빨리 튕겨져 나온 천무맹주과 사황련주가 치밀어 오르는 토혈을 억지로 집어 삼겼다.

‘피피피피핑 피피피핑’

냉유상의 패력천강궁에서 뿜어져 나온 적혼시가 천마의 호신강기를 연신 두들기고 공야무의 현천금강장이 천마를 향해 뿜어져 나갔다.

단혼절백도의 거도가 천마를 양단하기 위해 내려쳐지고 과천풍의 선풍쌍부가 전력의 대라광천부를 쏟아내고 관자룡의 삼성묵룡창이 합체 되어 거대한 구름 사이로 한자루의 뇌격이 되어 날아들었다.

‘휘이이이이잉 사아아아악’

나백상의 금사편이 극성의 선풍대라편의 편강을 천마에게 날려 보내고 치밀어 오른 토혈을 삼킨 천무맹주의 검에서 남궁세가의 최절초인 제왕검형이 몸을 일으키고 팔비곤마의 곤에서 용호십육곤이 뿜어져 나왔다.

“크크크, 좋군, 좋아!”

천마가 자신에게로 최고의 절초를 펼치며 날아드는 팔인의 고수들을 보며 ‘스르릉’ 검을 뽑아 들었다.

‘구중천마검!’

검에서 겹겹이 아홉겹의 강기가 피어 오르는 듯 하더니 순식간에 아홉겹의 강기가 달려드는 고수들에게 흩뿌려졌다.

‘콰콰콰쾅 콰쾅 쿠아아아앙 콰아아앙’

팔인의 정사연합맹 최고수들이 천마를 향해 절초를 뿜어내는 광경을 적아를 불문하고 지켜보던 중인들이 거대한 폭발음과 뿜어져 나온 강풍에 휩쓸려 바닥을 굴러나갔다.

“크으으윽, 이, 이럴수가.....”

팔인의 고수들이 천마 주위에 널부러진 채 가쁜 숨을 내쉬고 있고 그 가운데 천마가 천마검을 늘어 뜨린 채 오연한 자세로 서 있었다.

“크으윽....”

검병만 남은 검을 부서져라 쥐고 있던 남궁휘가 ‘커허억’ 한사발의 피를 토해 내고 부서진 곤의 손잡이만 붙들고 땅바닥에 널부러진 북궁추는 연신 피를 게워 내며 푸르디 푸른 하늘을 바라 보며 중얼거렸다.

“여, 역시 악마한테는 안되는구나...”

금강지신이 깨져 가슴이 움푹 함몰된 채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가쁜 숨을 내쉬고 있던 공야무가 주위에 동료들을 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이, 이건.... 도저히.... 인간의 힘이 아니구나...”

여기 저기 금이 가 곧 부서질 것 같은 선풍쌍부를 쥐고 연신 입에서 붉은 피를 토하는 과천풍, 도병만 남은 도를 든 채 코와 입에서 연신 피를 뿜어내는 단리목이 서로를 바라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삼성묵룡창을 끌어 모을 내기가 없어 허탈한 표정으로 묵묵히 피를 게워내는 관자룡이 교룡의 힘줄과 금강사를 섞어 만든 금사편이 조각 조각 끊어진 파편 위에 누워 정신을 잃은 나백상을 향해 안간힘을 쓰며 기어가려 애쓰고 있었다.

부러져 버린 천강궁을 나뉘어 쥐고 각혈을 하고 있는 냉유성이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자신들의 동료들 앞에 오연히 서 있는 천마를 바라 보았다.

“크하하하하, 보았느냐? 인간들이 넘 볼 수 없는 미증유의 힘을!”

정사연합맹의 군웅들이 최고수 팔인이 일수에 패퇴하는 광경에 전의를 상실하고 자신들의 수장인 천마의 믿을 수 없는 무위에 마교도들의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

“이만 끝내자꾸나. 저승에서 본좌가 중원무림과 황궁을 아울러 절대자가 되는 모습을 지켜 보려무나.”

천마가 천마검을 들어 자신의 주위에 널부러져 있는 팔인의 고수들의 목숨을 거두기 위해 수라참혼을 뿌려 내었다.

“아....”

정사연합맹의 무인들이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한 채 천마의 검에 유명을 달리할 팔인의 절대고수들을 보며 안타까운 탄식을 뱉어내었다.

‘휘이이이이이 시이이이이잉’

“응?”

기이한 소성과 함께 자신이 뿌려낸 수라참혼이 ‘푸스스스’ 상쇄되는 광경에 천마가 인상을 찌푸렸다.

“늦지 않았군.....”

“사부!”

공야휘가 연신 피를 게워내며 널부러진 공야무를 향해 뛰어 가고 천마의 앞에 선 북리준이 조용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모두 고생하셨소이다.”

“주, 주군....”

정신을 잃은 나백상을 품에 앉은 냉유성이 감격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천마! 이 전쟁은 너와 내가 끝맺는 것으로 하자. 내가 진다면 네 말대로 전 무림과 황궁이 네 손 안에 들어갈 것이다.”

“안 죽었구나. 그래, 네 놈 정도가 대미를 장식해야지. 죽을 자리를 골라 일부러 뛰어온 네 놈에게 경의를 표해주마.”

‘주군.... 단 일검에 저희가 이리 되었습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공야무가 공야휘의 부축을 받으며 후방으로 빠지면서 전음을 날렸다.

‘걱정 마시지요.’

“모든 정사연합맹의 군웅들은 뒤로 물러나 주시오.”

천무맹주인 남궁휘가 있는 힘을 다 짜내어 고함을 치고 마교진영에서 광명좌사가 앞으로 나섰다.

“신교의 무사들도 뒤로 물러서라.”

천마와 북리준이 너른 평야의 중앙에 서고 나머지 군웅들이 각자의 진영으로 널찍이 물러섰다.

“네 놈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절초를 펼치거라. 이번에는 두 번의 기회가 없느니라.”

천마가 천마검을 늘어뜨린 채 비릿하게 웃음을 지었다.

“고맙군....”

북리준의 주위를 맴돌던 일월쌍륜이 북리준의 전면으로 나서고 건곤무극심공의 내기를 따라 일륜이 커다란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래, 끝까지 재롱을 떨어 보거라.”

세상에 자신을 해 할 수 있는 무공은 절대 없다는 자신감에 찬 천마가 차가운 눈으로 북리준을 응시했다.

‘태극은 무엇인가? 음양과 결합하여 만물을 생성시키는 우주의 근원이다.’

‘태극은 무극과 같아 혼돈 즉 무의 상태이기에 만물이 시작되는 곳이다. 원인 무극이 음양으로 분리되어 이를 태극이라 한다.’

‘태극은 중용이며 공존이고 안락이다.’

‘사무여한의 태극형상은 안락의 공존인데 몸은 마음에 의지하고 마음은 몸에 의지, 몸과 마음이 공존하며 둘은 둘이면서 둘이 아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음양은 둘이면서 하나고 하나이면서 둘이니라.’

‘무허란 무엇인가? 실체가 없고 헛됨도 없음이니라.’

‘법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일으킨 생각을 하나로 묶어 정해 놓은 것 일뿐! 그 법 자체도 여여한 하나의 존재일 뿐, 거기에 실다움도 헛됨도 없슴이니 이것이 곧 무아이니라.’

일륜이 그린 거대한 원의 중앙을 월륜이 곡선으로 가르고 지나 태극이 만들어 지고 일륜과 월륜이 점점 운신하는 속도가 배가 되며 커다랗고 성긴 태극이 그 부피를 줄여가며 점점 농밀해져갔다.

북리준이 만든 태극과 눈을 감고 고요히 서 있는 자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심상치 않은 기세에 천마가 전신의 마기를 피어 올리며 호신강기를 겹겹이 두르고 천마검을 들어 올렸다.

‘아수라암흑마검’

자신의 최절초인 아수라암흑마검으로 북리준을 먼지로 만들기 위해 진기를 주입했다.

두 개의 륜이 만든 태극이 백열을 일으키며 눈부신 광채를 뿜어내더니 ‘차하앗’ 북리준의 기합성과 함께 천마에게 빛살 같은 속도로 쏘아져 갔다.

“천마방탄강기는 그 무엇도 뚫을 수 없다!”

광오한 외침과 함께 수비를 도외시 하고 내지르는 천마검에서 아수라 형상의 거대한 검기가 뿜어져 나왔다.

‘나를 잊는다는 무아란 무엇인가? 내가 검이고 검이 나이니 서로가 서로를 구분하지 못함이니라.’

자신을 갈가리 찢기 위해 날아오는 아수라 모양의 마기를 향해 북리준의 검이 힘있게 내리그어졌다.

‘슈아아아아아앙’

내리 그어진 일월신검에서 시작된 미미한 기운이 한줄기 찬연한 선이 되어 날아드는 아수라 형상의 마기를 두 조각으로 갈라내며 거침없이 천마를 향해 날아들었다.

‘쿠왕 콰왕 콰왕 쾅....’

북리준이 먼저 쏘아 보낸 일월쌍륜이 만든 백열하는 태극이 열겹의 천마방탄강기를 거침없이 뚫고 들어오자 천마가 침음성을 뱉어내었다.

“이, 이런.....”

연이어 자신의 아수라암흑마검을 파해 하고 다가오는 한 가닥 은빛 선을 향해 아수라탈명십삼절을 펼치기 위해 진기를 끌어 올리려는 찰나 한 순간 진기가 끊기는 느낌에 대경실색을 했다.

‘놀랐지? 네 몸은 내 것이다!’

< 166. 네 몸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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