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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왕-65화 (65/293)

65화. 구천회(九天會) ― 그들의 세력권이야 (1)

일 조에 속한 한천, 그리고 삼 조에 속한 천무진과 백아린에 이어 마침내 단엽까지 별동대에 합류했다.

굳이 단엽이 무림맹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합류한 건 그가 사파인 대홍련의 부련주기 때문이었다. 현재 이곳에서 움직이는 별동대의 인원들은 단엽의 얼굴을 몰랐지만, 무림맹 내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거기다 아무리 좋은 일을 위해서라고는 해도 비밀리에 대홍련의 부련주를 무림맹 내부로 들이는 건 맹주로서도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여러모로 외부에서 조우하는 것이 위험 부담이 적었기에 단엽이 이곳에서 별동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이번 임무의 길 안내를 맡은 상황이었다.

운남성과 광서성의 지리에 빠삭한 그였기에 이번 여정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순식간에 별동대들은 말을 몰아 남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별동대원들에게 알려진 목적지는 운남성 부녕(富寧)이라는 마을이었다. 부녕은 광서성과 밀접하게 붙어 있는 곳이었기에 속이기에 가장 용이했다.

그리고 실질적인 진짜 목적지는 최근 사라진 고아가 발견됐다는 정보가 들어왔던 광서성 합포(合浦)였다.

온종일 달려 마침내 첫 번째 밤이 찾아올 무렵 이지강이 일행들을 모두 멈추게 했다.

인원이 많기도 했지만 정확한 이동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마을에 들르는 걸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상황.

적당한 야영지를 찾았기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일행들은 빠르게 천막을 치기 시작했고, 이내 별동대를 이끄는 세 명과 단엽이 한곳에 자리했다.

단엽이 지도를 든 채로 그들을 향해 자신의 이동 경로를 밝혔다.

"바로 운남으로 가지 않고 귀주성을 뚫고 지나갈 생각입니다."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있소?"

사천과 바로 붙어 있는 운남성이다.

굳이 가운데 끼어 있는 귀주성을 뚫고 가겠다는 말에 삼 조를 이끄는 남궁격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러자 단엽이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운남과 사천이 붙어 있으니 일반적으로 바로 향하는 것이 좋다 생각하기 쉬우나 목적지가 부녕이라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부녕은 운남성에서 동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오히려 귀주성의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다고 봐야 되죠. 관도로 이동하기에도 훨씬 용이하고요."

단엽이 손가락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을 가리켰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이지강이 기다렸다는 듯 단엽의 뜻에 동조하고 나섰다.

"일리가 있는 말이군. 난 괜찮은 것 같은데 두 분 생각은 어떠시오?"

"저도 뭐……."

"길 안내를 맡으신 분이 잘 아시겠지요."

남궁격과 혜정이 대답했고, 이내 이지강이 고개를 끄덕이며 단엽의 뜻대로 하게끔 명령을 내렸다.

"지금 말한 길대로 가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짧게 대답을 마친 단엽이 여전히 죽립을 눌러쓴 채 천막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바깥에서는 별동대의 인원들이 이런저런 일을 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일 조는 천막을 담당했고, 이 조는 땔감과 식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정작 단엽이 찾고 있는 삼 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인근을 가볍게 정찰하고, 사냥을 하는 임무를 맡았던 탓이다.

‘주인은 어디 간 거야?’

단엽이 슬쩍 걸음을 옮겨 일에 한창인 한천에게로 다가갔다. 한천 또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를 발견하고는 슬쩍 몸을 돌려 다른 이들이 단엽과 전음을 주고받는 걸 눈치채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단엽이 물었다.

『주인이 왜 안 보이지?』

『삼 조 전원이 인근 정찰과 수색 임무를 가지고 나갔으니까요. 그리 멀리까지 가진 않았을 테니 저쪽으로 가면 금방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천무진이 사라졌던 방향을 눈여겨봐 놨던 탓에 한천은 정확하게 한 곳을 말해 줄 수 있었다. 눈짓으로 길목을 가리키는 그를 향해 단엽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이내 한천이 눈짓으로 가리킨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나무들이 가득한 수풀 속으로 들어선 단엽이 한참을 걷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아무도 없는 장소, 그렇지만 단엽이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었다. 단엽의 시선이 향한 위쪽에는 나무 가지에 기대어 앉아 있는 천무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를 발견한 단엽이 물었다.

"주인, 거기서 뭐해?"

"……시간 죽이는 중."

눈까지 감고 누워 있다시피 자리하고 있던 천무진이 이내 가볍게 몸을 옆으로 굴렸다.

휙.

떨어져 내리던 천무진의 몸이 빠르게 자세를 바로잡으며 가볍게 바닥에 착지했다. 꽤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으로는 조금의 기척조차 흘러 나가지 않았다.

천무진이 바지를 툭툭 털며 물었다.

"보고는 잘 끝났고?"

"뭐 별거 없었으니까. 우리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했어. 최대한 길을 속이고 움직이면 목적지 인근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을 거야."

목적지로 향해야 할 관도의 거점에서 서쪽이 아닌 동쪽으로 움직이는 그 순간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겠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것이 천무진의 계획대로 흘러간 후일 게다.

말을 끝낸 단엽은 이내 뭔가 찜찜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우선 시키는 대로 하긴 했지만 하나 걸리는 게 있는데 말이야."

"걸리는 게 뭔데?"

"우리가 지금 가는 길이 구천회(九天會)의 구역이라는 거야."

구천회는 사파를 대표하는 네 개의 단체 중 하나다.

무림맹조차도 무시하기 힘든 거대 세력, 그런 그들의 거점이 바로 지금 지나쳐 가야 하는 귀주성이었다. 그곳은 구천회의 힘이 가장 강력한 곳이었다.

그들 또한 무림맹과의 마찰을 바라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구역을 지나쳐 가는 이들을 본다면 그냥 순순히 보내 줄지는 장담하기 어려웠다.

전면전을 원하지는 않을 터이니 죽이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최악의 경우 귀주성에서 쫓겨나는 것 정도는 각오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구천회라……."

오랜만에 듣는 이름을 천무진은 나지막이 되뇌었다. 지금은 귀주성을 기반으로 하여 성세를 떨치고 있는 사파의 거두. 그렇지만 훗날 그들은 단엽의 손에 무너지고 결국 대홍련의 일부가 되고 만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한참의 시간이 남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단엽의 인생에 개입한 지금 그 미래 또한 바뀌었을 수도 있다.

천무진이 물었다.

"왜? 구천회가 무서워?"

"무섭긴! 내가 누군지 벌써 잊은 거야? 단엽이라고, 단엽!"

발끈하며 단엽이 소리쳤다.

그는 같은 사파로서 결코 누구에게도 밀리고 싶지 않다는 듯 투지를 불태웠다.

그런 그에게 천무진이 말했다.

"어느 정도 그들의 세력권을 알 거 아냐. 괜히 얽히면 귀찮아지니 최대한 피해 가는 방향으로 하지. 아예 그들을 피하기 위해 삥 돌아서 갈 수는 없으니까."

이번 계획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설령 별동대를 완벽히 속인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결국 그들의 눈에도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지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번 계획은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컸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천회가 아닌 마교의 지역이라고 해도 뚫고 지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천무진의 말에 단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귀주성은 꽤나 크다.

그곳을 지배하는 것이 구천회라고는 하지만 모든 곳을 감시하고 있을 수는 없을 터.

단엽이 답했다.

"알겠어. 최대한 그들의 세력을 피해서 움직여 보도록 할게."

단엽 또한 그들의 모든 걸 아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정보를 지니고 있었다. 그걸 기반으로 하여 최대한 은밀하게 귀주성을 돌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관도를 타고 움직이다 중간에 소로(小路)를 이용해야겠군.’

그렇게 단엽이 생각을 정리할 때였다.

천무진이 갑자기 중얼거렸다.

"멧돼지네."

그의 목소리에 단엽 또한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먼 곳에서 날카로운 이를 드러낸 채로 씩씩거리며 돌아다니는 커다란 멧돼지가 눈에 들어왔다.

별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단엽이 가만히 서서 그 멧돼지를 바라보고만 있을 때였다.

천무진이 재차 입을 열었다.

"뭐 해?"

"어? 뭐가?"

"뭐 하냐고 지금. 저기 멧돼지라고."

"저기 멧돼지가 있는데, 뭐?"

단엽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되물었다.

그러자 천무진이 너무도 당연하게 말을 받았다.

"뭐긴 뭐야. 저거 잡아 오라고."

"내가? 왜?"

당황한 듯 되묻는 단엽을 향해 천무진이 말했다.

"이왕 사냥하러 나왔는데 뭐라도 하나 잡아 가야 되지 않겠어?"

"아니, 그건 알겠는데 그걸 그러니까 왜 내가……."

"그럼 그걸 주인인 내가 해?"

천무진의 말에 그제야 단엽은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고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 천룡성에서 나온 괴물 같은 자에게 패한 이후 부하가 되어 버린 자신이다. 천무진을 이기기 전까지 싫든 좋든 명령을 따라야 하는 입장이라는 거다.

단엽이 이를 가는 그때 천무진이 태평하게 말을 이었다.

"빨리 안 움직이면 도망칠 것 같은데."

"으으으으! 망할!"

단엽이 번개처럼 멀어지는 멧돼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 * *

별동대는 예정대로 목적지를 향해 쭉쭉 나아갔다.

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조금의 휴식도 없이 바삐 움직였기에 제법 먼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육 일 만에 귀주성에 들어설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정해진 길로 가는 중인지라 마을에 들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괜한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어중간한 시간에 들르게 되는 마을은 모두 지나쳤고, 그 덕분에 육 일 동안 계속해서 야영을 해야만 했다.

무인들 중 일부는 점점 지치기 시작했고, 결국 이지강은 이쯤에서 한 번 마을에 들러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때로는 조금의 휴식이 보다 강한 힘을 내뿜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으니까.

귀주성 초입에 있는 금련이라는 마을.

사천과 귀주를 잇는 길목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오가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고, 덕분에 그리 크지 않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길에는 객잔들이 즐비했다.

육십 명이 넘는 인원들이 한 객잔에 모두 기거하기는 어려웠기에 이지강은 일행을 두 개로 나누었다. 일 조와 이 조의 절반, 남은 이 조의 인원들과 삼 조를 묶어 한 객잔에 머물게 한 것이다.

천무진과 백아린이 한 객잔에 머물게 됐고, 다른 객잔에 한천과 단엽이 묵게 됐다.

천무진과 백아린이 하루를 쉬게 된 석문객잔 주인장의 입이 귀에까지 걸렸다.

많은 이들이 오가는 객잔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인원들이 한 번에 꽉 차는 경우는 무척이나 드물기 때문이다.

거기다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 한 번 못한 그들인지라 많은 양의 음식들까지 시켜 줬으니,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절로 웃음꽃이 필 수밖에 없었다.

"주인장, 여기 추가 주문 좀 받으시오."

"예예, 나갑니다."

신이 나서 뛰어가는 주인장이 있던 자리 옆에 위치한 탁자.

그곳에는 천무진과 백아린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 세 명이 더 함께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처음에는 전혀 모르는 사이인 척 연기를 해야 했기에 이야기를 섞지 않았지만 이제는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없었다.

육 일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달려오면서 어느 정도 안면이 익었다 여길 테니까.

삼 일째 되는 날부터 자연스레 붙어 다니는 두 사람을 보며 주변의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인 것은 분명했지만, 천무진이나 백아린에게 관심이 있던 이들에게 그 모습은 무척이나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탁자 위에는 다른 이들이 주문한 각양각색의 음식들이 있었지만 천무진은 앞에 놓인 소면만 젓가락으로 휘휘 휘젓고 있었다.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백아린이 입을 열었다.

"입맛이 없어요?"

"아, 잠깐 다른 생각 중이었어. 괜찮아."

퍼뜩 정신을 차린 천무진이 대답했다.

반조라는 사내를 만난 이후 천무진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들이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 그만큼 큰 혼란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고민.

그리고 그 고민의 끝은 과연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 과거와 다른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미래를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겼다.

허나 과연 정말 의미가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생긴다. 자신이 두 번째 삶을 사는 걸 아는 자들이라면 또 무엇인가가 준비되어져 있는 게 아닐까?

허나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엔 답을 찾을 수 없는 고민일 뿐.

괜찮다며 심각했던 표정을 풀고 소면을 먹기 시작한 천무진을 백아린은 가만히 바라봤다. 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걸 옆에서 계속 봐 왔던 그녀는 알 수 있었다.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걸까?’

천무진은 항상 뭔가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중 많은 부분을 백아린 자신도 알고 있다 여겼다. 적화신루에 의뢰를 하기 위해 직접 말하기도 하고, 옆에서 함께 싸워 가며 자연스레 알게 된 것들도 있다.

그런데 정작 천무진이 가지고 있는 고민 중 가장 중요한 것의 실체를 백아린은 알지 못했다.

천무진이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는 것이고, 과거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 알 수 없는 그녀로서는 당연한 의문이었다.

그때였다.

"거기 있었네."

뒤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당자윤의 것이 분명했다.

천무진은 소면을 먹던 와중에 와락 표정을 구겼다. 평소라면 몰라도 가뜩이나 기분이 좋지 못한 상황, 지금 이 목소리가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거라면 무척이나 짜증이 날 것만 같았다.

유들유들하게 넘기기엔 다소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였으니까.

천무진은 귀찮다는 듯 먹던 소면을 내려놓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허나 그때 옆으로 다가온 당자윤이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어이, 어딜 가려고."

어깨에 팔을 두르며 당자윤이 천무진의 몸을 내리눌렀다.

이 정도의 힘을 버텨 내는 건 천무진에게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지금 그는 무림맹 홍천관의 무인 무진을 연기하고 있는 중이었다.

당연히 이걸 쉽사리 받아쳐 낼 수가 없었다.

결국 천무진은 못 이기는 척 그의 팔에 눌려 다시금 일으켜 세우던 몸을 의자에 앉혀야만 했다.

자연스레 천무진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로 당자윤은 비어 있는 옆자리에 착석했다.

그는 표정을 구긴 천무진을 바라보며 가볍게 피식 웃고는 이내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다소 냉기가 흐르는 눈빛으로 당자윤을 바라보고 있는 백아린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를 향해 당자윤이 입을 열었다.

"소저도 여기서 또 뵙는군요. 딱히 인사를 드릴 기회가 없었던 것 같은데 저는……."

당자윤의 말이 이어지는 그때였다.

탁.

백아린이 젓가락을 소리 나게 내리고는 입을 열었다.

"어깨에 두른 그 손 치우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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