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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왕-90화 (90/293)

90화. 인과응보 ― 그건 무리야 (2)

흑마신이 무너졌다.

그 말은 곧 흑마련 자체의 붕괴를 뜻하는 말이기도 했다.

실력 있는 무인들로 탄탄하게 뒷받침된다기보다는 흑마신이라는 존재 하나에 크게 의지하는 세력이었기에, 단 한 명의 죽음만으로도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만큼 흑마련에서 흑마신이라는 존재가 지닌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거기다가 자신 있게 합류했던 수많은 흑마련의 고수들은 뭔가를 보여 주지도 못하고 아예 박살이 나 버렸다.

압도적인 백아린과 단엽, 한천의 무위 앞에 그들은 아무런 힘도 보여 줄 수 없었던 것이다.

이귀는 단엽에게 깨끗하게 머리통이 박살 나 버렸고, 뒤늦게 나타나 한천에게 덤벼들었던 일귀 또한 이미 곤죽이 되어 널브러져 있었다.

싸움은 끝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하나 존재했다.

"이건 무효라니까? 난 저놈이 자꾸 방해를 해 댔잖아."

단엽이 손가락으로 쓰러져 있는 이귀를 가리키며 항변했다.

누가 더 많은 적을 쓰러트리나 은연중에 대결을 펼쳤던 백아린과 단엽이다. 그런데 계속되는 이귀의 방해로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단엽이 백아린에 비해 두 명 정도 그 숫자가 밀린 것이다.

억울하다는 듯 말하는 그를 향해 백아린이 전혀 아랑곳 않고 대답했다.

"그냥 순순히 인정하지?"

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단엽이었기에 그는 절대 안 된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아냐, 이건 공정하지 못했어."

"그런 걸 따지는 부류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에이! 몰라! 이번 건 무효!"

유치한 말을 내뱉는 단엽의 옆으로 다가온 한천이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기 근데 저는 계산 안 합니까? 저도 꽤 쓰러트려서 어쩌면 제가 일등일지도 모르……."

은근슬쩍 자신도 끼어들려던 한천은 자신을 향해 재빠르게 고개를 돌려 노려보는 두 사람의 눈빛에 급히 말을 돌렸다.

"하하, 전 빠져야죠. 암요."

그때 흑마신을 제거하고 이내 흑마련 무인들을 제압하는 걸 도왔던 천무진이 대충 상황을 정리하고 다가왔다.

그가 표정을 찡그린 채로 입을 열었다.

"아직도 그 이야기 중이야?"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에 단엽이 학을 떼듯 말했다.

"주인이 뭘 모르네?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나한테는 죽느냐 사느냐 수준의 문제라고."

"됐고, 아직 일은 안 끝났어."

흑마련 무인들을 제압했고, 이후에 조금 더 추가적인 병력들이 나타나긴 했지만 그들은 이미 싸울 전의를 잃은 상태였다.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죽었고, 또한 자신의 동료들이 쓰러진 채 바닥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니 싸울 의지가 사라지는 건 당연했다.

천무진은 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두 사람은 이곳에 남아서 뒷일을 부탁할게. 그리고 당신은 날 좀 도와줬으면 하는데."

천무진이 백아린을 보며 묻자, 그녀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누가 더 적을 많이 쓰러트렸나 하는 이 대결의 종지부를 찍고 싶었는지 백아린이 성큼 천무진에게 다가와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뭐해요? 어서 가요."

"어이! 이 대결은……."

백아린은 소리치는 단엽의 말을 못 들은 척하며 천무진을 끌고 걸음을 옮겼다.

순식간에 일행에게서 멀어진 백아린은 기가 막힌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정말 저 승부욕 하나는 알아줘야겠어요. 저렇게 집요하게 굴 줄이야."

"그냥 져 주지 그랬어."

천무진의 말에 백아린이 피식 웃으며 말을 받았다.

"저도 한 승부욕 하거든요. 절대 질 순 없죠."

이렇게 가냘파 보여도 이 여인은 무인이다.

그것도 아주 뛰어난 무인.

천무진은 옆에서 걷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그쪽들에게 큰 신세를 졌군."

"신세요?"

"부총관 덕분에 보다 쉽게 싸움을 이어 갈 수 있었거든."

한천은 지원 병력을 불러 모으기 위해 움직였던 삼귀를 사전에 차단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덕분에 천무진은 보다 쉽게 이번 일을 마무리 짓는 것이 가능했다.

거기다가 고아들이 있을 것으로 파악되는 흑마신의 거처 또한 무사히 보존할 수 있었다.

천무진의 말에 백아린이 웃으며 대답했다.

"다행이네요. 술만 좋아하는 사고뭉치 부총관이 도움이 되었다니."

말은 그리하지만 그 말투 속에는 한천에 대한 그녀의 강인한 믿음이 묻어 나왔다.

오랜 시간 합을 맞춰 온 두 사람이다.

그 안에는 말로 형용하기 힘든 믿음이 존재했다.

천무진의 말에 답했던 그녀가 이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 무기는 뭐예요?"

"이거?"

천무진은 자신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천인혼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백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정체가 궁금했던 무기, 보통의 물건이 아니라는 건 직감했지만…….

천무진이 짧게 답했다.

"천인혼. 그쪽이라면 이름만으로 알 거 같은데?"

정보 단체 적화신루의 총관인 그녀에게는 굳이 긴 설명이 필요치 않았다. 물론 천인혼이라면 꼭 정보 단체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아는 이름이었고.

천무진의 대답에 백아린의 얼굴이 경악에 가깝게 돌변했다.

그녀가 놀란 듯 물었다.

"칠신기의 천인혼이요?"

"맞아."

"그게 당신한테 있었어요?"

"아니, 여기 오니까 있더라고. 아마 흑마신이 어떻게 구해 놨던 모양인데……."

"그런데 그 무기는 아무나 쓸 수 없다고 들었는데 말이에요."

주인을 자신이 선택한다는 신기한 무기 천인혼.

백아린의 물음에 천무진이 담담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덕분에 고생 좀 했었지."

"고생을 했었다고요?"

"그런 게 있어."

전생의 이야기였기에 천무진은 짧게 대답을 끝냈다. 백아린은 여전히 궁금한 게 남아 있는 눈치였지만…… 지금은 그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존재했다.

두 사람은 이내 목적지인 흑마신의 거처, 오 층으로 된 전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백아린이 전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예요?"

"응, 아직 비밀 장소의 입구는 찾지 못해서 찾아봐야겠지만 대충 위치는 짐작하고 있어."

말을 마친 천무진은 성큼 전각을 향해 다가갔다.

아까 지붕을 통해 잠입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당당히 정문을 통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내부에는 아직까지 흑마련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몇몇 무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입구로 걸어 들어서는 두 사람을 발견한 그들이 서둘러 무기를 뽑아 들며 외칠 때였다.

"누구……!"

퍽.

백아린의 몸이 빠르게 그들 사이를 파고들더니, 손가락으로 민첩하게 상대들의 혈도를 점혈해 버렸다. 순식간에 네 명의 적을 인형처럼 굳게 만들어 버린 그녀가 어서 오라는 듯 천무진을 향해 고갯짓을 했다.

백아린의 빠른 움직임 덕분에 손가락 하나 까닥이지 않고 전각 내부를 가로지르던 천무진이 이내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향했다.

뒤편에서 쫓던 백아린이 궁금한 듯 물었다.

"위쪽에 있나 봐요?"

"삼 층과 사 층 사이에 아마 비밀스러운 입구를 통해 보이지 않는 공간을 만들어 둔 것 같아."

"흐음, 일반적이지 않은데요?"

천무진이 위로 올라서자 피었던 궁금증이 그 답변으로 인해 순식간에 해소됐다.

백아린 또한 당연히 비밀 장소라고 한다면 지하에 감춰져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삼 층과 사 층 사이에 비밀 공간을 만들어 뒀다는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천무진은 백아린과 함께 순식간에 사 층까지 올라섰다. 그 와중에 계속해서 적들을 만났지만 그들 정도 상대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천무진과 백아린은 큰 소란이 나지 않도록 적들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있었다.

사 층에 있는 이들까지 모두 쓰러트린 후에 두 사람은 꼼꼼히 주변을 살폈다.

아무래도 삼 층과 사 층 사이에 존재할 거라는 예상이 있었기에 바닥을 보다 유의 깊게 확인했다.

천무진과 백아린은 발에 신경을 집중한 채로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리고…….

워낙 거처가 큰 탓에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꼼꼼히 걸음을 옮기던 백아린이 멈칫했다. 그녀가 이내 허리를 굽혀 이번엔 손으로 바닥을 어루만졌다.

그러고는 곧바로 주먹을 쥐고는 가볍게 바닥을 두드렸다.

통통.

소리를 확인한 그녀는 인근의 다른 장소를 두들겼고 그곳에서는 다른 소리가 울렸다.

딱딱.

백아린이 서둘러 고개를 들어 천무진을 향해 전음을 날렸다.

『이쪽이에요.』

정말 이곳이 숨겨진 장소와 이어지는 비밀 통로가 맞다면 분명 안에는 누군가가 있을 수 있는 상황.

그랬기에 일부러 목소리를 내지 않고 전음으로 이 사실을 알린 것이다.

천무진은 곧바로 다가왔고, 백아린은 통통 소리가 난 바닥을 가리키며 재차 전음을 보냈다.

『유독 이쪽만 안이 빈 소리가 나요. 아마 이 아래쪽이 비밀 통로 같은데…….』

그냥 때려 부수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내부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또 누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힘으로 들어가는 건 피해가 따를 수도 있었다.

백아린은 이 비밀 통로를 열 방도를 찾기 위해 손바닥으로 가볍게 바닥을 쓸었다.

허나 아쉽게도 딱히 손끝에 걸리는 이음새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이내 주변을 향해 두리번거렸다.

‘뭔가 있을 텐데.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또 쉽사리 손을 대지 않을 만한 뭔가가…….’

딱히 뭔가가 보이지 않아 고민에 잠겨 있던 찰나 백아린의 시선에 뭔가가 걸렸다. 그건 다름 아닌 벽면에 달려 있는 화등잔이었다.

어두운 밤에 불을 붙이는 용도로 사용되는 화등잔이었기에 내부에 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화등잔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가볍게 그걸 손으로 잡고 이리저리 움직여 볼 때였다.

틱.

화등잔이 위로 밀려나는 순간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그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다.

백아린이 의심했던 바닥 쪽에서 자그마한 나무 손잡이가 튀어나와 있었다.

잠시 시선을 맞춘 두 사람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까이에 있던 천무진이 먼저 다가가 그 나무 손잡이를 잡고 옆으로 바닥을 밀 때였다.

그르르릉.

소리와 함께 바닥이 밀려 나갔고, 이내 안에 감춰져 있던 공간이 드러났다. 몇 개의 큼직한 계단이 보였고, 그 끝에는 길이 이어져 있었다.

천무진은 망설임 없이 곧바로 계단을 밟고 아래로 내려섰다.

층 사이에 감춰진 공간이라 그런지 높이는 그리 높지 않았다. 천무진이 살짝만 뛰어도 머리가 닿을 정도의 아슬아슬한 수준.

거기다 모든 곳이 막혀 있는 탓인지 공기 또한 상당히 갑갑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절로 구역질이 치밀 정도의 역한 냄새와, 피 냄새 또한 느껴졌다.

혹시 모르게 빛이 새어 나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몇 개의 야명주만이 드문드문 빛을 발하고 있는 공간.

천무진과 백아린은 곧바로 벽에 몸을 바짝 붙인 채로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길이 외길이었던 탓에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몸을 감출 만한 장소가 없었다. 그랬기에 최대한 은밀하게 움직이며 혹여나 적을 발견하면 소리 없이 일격에 제압해야만 했다.

슬금슬금 걸음을 옮기던 천무진과 백아린의 옆에 문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쇠로 빗장이 걸려 있어 안에서는 열 수 없는 구조였고, 문 위쪽에는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창이 나 있었지만 쇠창살이 박혀 있어 손 하나 빼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 구조 뭔가 낯이 익었다.

순간 천무진은 무림맹에 들어가 뒷조사를 했던 관주 금호의 비밀 거점을 떠올렸다.

비밀스러운 실험이 자행되던 그곳.

바로 그곳도 이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바깥에서 안쪽을 바라보며 실험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그 구조가 이곳의 것과 아주 흡사했다.

선두에서 먼저 안쪽을 확인한 천무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건…….’

안에 있는 건 수십 명이 넘는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같이 혈도를 점혈당한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독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모두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조금의 소란조차 새어 나오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이 때문이었으리라.

잠시 내부를 바라봤지만 이내 천무진은 보다 안쪽으로 움직였다. 이곳은 그저 입구에 불과했고, 이 안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자행될지 아직 확인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니까.

그런 천무진의 뒤를 이어 걸음을 옮기던 백아린 또한 방 내부의 모습을 보고는 움찔했다.

그녀의 안색이 한눈에 봐도 알 정도로 급격하게 굳어 갔다.

마치 시체처럼 누워 있는 아이들의 행색은 피골이 상접했고, 무척이나 지저분했다.

백아린은 입술을 꽉 깨물며 천무진의 뒤를 따랐다.

그로부터 몇 개의 방을 지나쳤고, 그 내부에는 처음 본 곳과 비슷하게 아이들이 죽은 것처럼 누워 있었다.

그렇게 길을 따라 움직이던 와중 두 사람의 감각에 움직이는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문의 바로 옆에 바짝 붙은 채로 둘은 잠시 숨을 죽였다.

끼이익.

바깥에 침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누군가가 문을 열며 바깥으로 걸어 나올 때였다.

천무진의 손가락이 정확하게 상대의 혈도를 짚었다.

문을 열고 나왔던 이는 채 뭔가 반응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축 늘어졌다. 천무진은 재빠르게 그자가 바닥에 쓰러지지 않도록 몸을 받아 냈다.

그러고는 이내 바닥에 눕히고는 열린 그 방 안쪽을 확인했다.

안에는 방금 나온 사내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자리하고 있었다.

얼굴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름 가득한 손이나 희끗희끗하면서 무척이나 적은 머리숱을 보고 상대방이 무척이나 나이가 많은 자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문이 닫히지 않도록 그사이에 발을 집어넣은 채로 내부의 상황을 살피던 두 사람.

그때 노인이 움직였다.

드러난 그자의 얼굴은 무척이나 끔찍했다.

검버섯이 핀 얼굴의 일부는 마치 녹아내린 것처럼 망가져 있었고, 곳곳에는 붉은 흉터가 있었다.

쭉 찢어진 눈과 삐쩍 마른 몸뚱이를 지닌 노인은 입가에 커다란 두건을 두른 상태였다. 그가 막 움직인 자리 뒤편에 있던 향로에서는 하얀 연기가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었다.

노인이 움직인 장소는 방 한쪽에 있는 평평한 돌로 만든 침상이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정신을 잃은 듯 보이는 아이 하나가 있었다.

고작 여덟 살이나 되었을까?

미동조차 하지 못하는 조그마한 소년은 차가운 돌 침상에 누워 다가올 불행한 미래를 그렇게 맞이하고 있었다.

"클클, 오늘은 이걸로 해 볼까?"

즐겁다는 듯 웃음을 터트린 노인은 쥐고 있던 손을 펼쳤다. 그 안에는 정체 모를 새하얀 애벌레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애벌레를 쥔 노인의 눈가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노인의 반대편 손이 소년의 입을 벌렸다.

그리고 막 새하얀 애벌레를 쥔 손을 움직이는 그 찰나였다.

팍.

갑자기 나타난 백아린이 아이의 입에 벌레를 욱여넣으려던 노인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 놀란 듯 노인이 뭔가 반응을 하려고 할 때였다.

그녀가 서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입 여는 순간 당신은……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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