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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왕-245화 (244/293)

245화. 비밀 ― 이게 뭘까요? (1)

점심을 먹기엔 다소 이른 오전 시간.

경치가 좋은 정자에 앉은 채로 천운백은 앞에 놓인 찻잔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날씨는 제법 쌀쌀했지만, 이 정도 추위가 천운백에게 영향을 줄 리 만무했다.

그가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차를 마시며 아름다운 주변 경관에 시선을 주고 있을 때였다.

근처에 아무것도 없는 조용한 정자로 한 명의 여인이 다가오고 있었다.

조용한 정적을 깨며 나타난 상대.

그쪽을 향해 슬쩍 시선을 준 천운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곳 정자에 나타난 여인은 바로 백아린이었고, 오늘 여기서 천운백과 만날 약속을 하고 나타난 상황이었다.

천운백이 웃으며 그녀를 맞았다.

“왔는가?”

백아린이 그를 향해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건넸다.

“천룡성의 주인을 뵙습니다.”

“주인은 무슨. 이제 그 녀석에게 다 주고 난 은퇴 직전이라네.”

천운백이 손사래를 치며 말을 받았다.

이제 모든 걸 천무진에게 맡겼고, 그날 이후로 천룡성의 주인은 자신이 아니었다.

천운백의 말처럼 백아린 또한 이미 천무진을 통해 그가 천룡성의 마지막 초식을 전수받았다는 걸 들은 터였다.

그녀가 답했다.

“듣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정정하신데 은퇴라뇨.”

“허허, 사정이 있다네. 왔으면 어서 앉게. 손님을 너무 오래 서 있게 만들었군.”

천무진이 삶을 거슬러 오르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천룡의 힘이 거의 사라졌다는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기에 천운백은 대충 말을 둘러대고는 그녀에게 앉으라고 청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마주 앉은 직후였다.

천운백이 앞에 놓여 있던 새로운 찻잔에 차를 따라 백아린에게 건넸다.

“마시게.”

“감사합니다.”

짧은 인사를 주고받은 이후 백아린이 찻잔에 담긴 차에 입술을 댔다가 깜짝 놀란 듯 말했다.

“맛이 정말 좋은데요.”

“귀한 손님이 온다고 해서 내 특별히 준비했지. 바쁠 터인데 이리 불러서 미안하네.”

“아무리 바빠도 다른 분도 아닌 천 대협과의 약조인데요. 어떻게든 와야죠.”

“그리 생각해 준다면 나야 고맙고.”

천운백이 웃으며 답했다.

일전의 만남에서 백아린에게 나중에 단둘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던 그다. 그리고 마침 때가 되었다 판단한 천운백이 백아린에게 사람을 보냈고, 그녀는 곧장 그 부름에 응한 것이다.

백아린을 바라보는 천운백의 눈빛은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그는 그녀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어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천무진을 위해 모든 걸 걸어 준 여인.

그를 자식처럼 여기는 천운백의 입장에서 백아린은 한없이 고마운 사람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천운백이 입을 열었다.

“내 제자 녀석에게 많이 들었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자네의 활약에 대해서는 계속 들어 왔고. 그 녀석을 도와줘서 정말 고맙네.”

“고맙긴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인데요, 뭘.”

“……그래서 더 고맙고.”

어떠한 이득을 위해서가 아닌 천무진이라는 사람을 위해 싸워 준 그녀다. 이런저런 조건으로 인해 돌아설 관계가 아니라는 의미였다.

천무진을 둘러싼 세상은 변하고 있었다.

비단 이번 십천야의 일뿐만이 아니다.

천룡성의 주인이 된 이상 그에겐 무림을 지켜 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었다.

하지만 그 천무진을 도울 조력자들 중에 자신은 없었다.

천운백은 나이를 먹었고, 결국 언젠가는 천무진 혼자 남게 될 것이다.

그렇게 홀로 남은 천무진이 지켜 나가야 할 무림.

그런 그의 곁에 이런 능력 있고, 마음의 위안이 되어 줄 사람이 있다는 건…… 너무도 큰 축복이었다.

천운백이 말했다.

“내 제자 녀석과 연인 사이라 들었는데. 자네가 고생이 많겠어. 내 제자지만 귀여운 구석이 영 없는 놈이라…… 어릴 적엔 그리도 귀여웠거늘 나이를 먹으니 이거야 원.”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가볍게 혀를 차는 천운백이었고, 그의 말에 백아린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그렇게 귀여웠어요? 사실 그 사람 어렸을 때 어땠을지 너무 궁금하거든요.”

“말해 무엇 하나. 그놈이 얼마나 귀여웠냐면…….”

백아린의 질문에 천운백이 기다렸다는 듯 천무진과의 어릴 적 일화를 줄줄이 쏟아 내기 시작했다.

말을 하는 내내 천운백의 얼굴엔 감출 수 없는 미소가 감돌았다.

그만큼 그에겐 아름다운 추억이었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으니까.

백아린에게 천무진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한참이나 말해 대던 천운백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차로 입술을 축였다.

천무진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 가는 것은 실로 즐거운 일이었다.

이런 이야기만으로도 밤새 떠들 수 있었고,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적화신루의 일로 바쁜 백아린을 부른 것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일 리가 없었다. 단둘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던 그날부터 오늘이 오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말이 있었다.

그랬기에 천운백은 즐거웠던 이야기를 멈추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네를 따로 부른 건 꼭 해 줘야 할 이야기가 하나 있어서네.”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방금 전 천무진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 주던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목소리였다.

그런 천운백을 향해 백아린 또한 진중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게 뭔가요?”

백아린의 물음에 천운백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굳이 내가 상기시키지 않아도 알겠지만, 지금부터 내가 해 주는 이야기는 절대 새어 나가서는 안 되는 비밀일세. 심지어…… 무진이에게도 말해서는 안 되네.”

지금 나눌 대화에 대해 천무진에게조차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말에 백아린의 표정이 짐짓 심각하게 변했다.

그 상태에서 천운백이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마교 교주 악자헌에게 해독약을 먹인 상탤세.”

“해독약이요? 설마 의선께서 흑주염의 해독약을 완성하신 건가요?”

의뢰를 한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전달받지 못한 얘기였다. 놀라는 그녀를 향해 천운백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맞네.”

재차 확인시켜 주는 천운백의 모습에 백아린은 놀라면서도 왜 이걸 천무진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금 천무진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어르신인 천지광의 명을 어기지 못한다.

그랬기에 천무진에게 이런 사실이 들어갔다가는 천지광이 이에 대해 물어온다면 결국 사실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 천무진의 상황을 알면서도 천운백은 많은 걸 그에게 알려 줬고, 전해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감추는 일이라면…… 이건 절대 십천야의 귀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의미였다.

그만큼 중요한 비밀.

그걸 자신에게 말해 주는 천운백의 모습에 백아린이 조심스레 그의 의중을 물었다.

“그런데 이런 정보를 제게 주셔도 괜찮을까요? 저에 대해 잘 모르시잖아요.”

천운백이 담담히 답했다.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지.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고 있지 않은가.”

“……?”

“내 제자가 가장 믿고 있는 사람이라는 거.”

그의 입을 통해 저번 생이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전해 들었다. 그로 인해 그 누구도 쉽게 믿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도.

그런 천무진이 누구보다 믿는 상대.

천운백이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난 그 녀석이 결국 자신을 되찾을 거라고 믿네. 그리고 스스로의 의지로 십천야와의 싸움을 매듭지을 거라고도 생각하고. 그러니 이 일에 대해서는 자네가 미리 알아 둬야지. 측근에 있는 자네가 이 사실을 알아야 추후 뭔가를 계획함에 있어 이 같은 사실 또한 염두에 둘 수 있지 않겠는가.”

긴 이야기가 끝이 나자 백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협의 뜻은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잘 기억하고 있다가 천 공자에게 이 정보가 필요할 때가 오면 요긴하게 사용하도록 할게요.”

걱정 말라는 듯한 말투.

그러자 천운백이 가볍게 말을 받았다.

“적화신루의 루주니 자네만큼 이 정보를 잘 사용할 사람은 없겠지.”

천운백의 그 한 마디에 백아린이 움찔했다.

그녀가 조심스레 물었다.

“천 공자님에게 들으신 건가요?”

“그럴 리가. 자네의 비밀인데 아무리 스승이라고 해도 함부로 말할 녀석이 아니지.”

“그럼 어떻게…….”

“난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거든. 자네가 검왕의 제자라는 것도 알고 있지.”

검왕이라는 말에 백아린은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 모든 것들을 대체 어떻게 아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가 놀란 감정을 추스르는 사이 천운백이 말을 이었다.

“아, 혹시 시간을 좀 더 써도 괜찮은가?”

“그럼요. 무슨 도움이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신 건가요?”

“사실 오늘 보자고 한 건 방금 말한 이 일에 대해 전해 주려고 한 것인데…… 어쩌다 보니 할 이야기가 하나 더 늘었거든.”

“그게 뭔가요?”

물어오는 백아린을 향해 천운백이 작게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이건 내가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서 말이야. 바깥으로 나가 보게. 그곳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테니. 이리 만나서 반가웠네.”

천운백의 말에 백아린은 마주 앉아 있는 그를 향해 답했다.

“또 봬요. 그 사람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더 듣고 싶거든요.”

“하하하! 그거야말로 반가운 소리군그래.”

천운백이 크게 웃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백아린이 포권을 취하며 깍듯이 예를 갖췄다.

“뵙게 되어 영광이었어요. 천룡성의 주인이셨고, 자신의 인생 전부를 무림을 지키기 위해 살아오신 분께 후학이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나 또한 그대를 만나 영광이었네.”

천운백이 진지한 표정으로 백아린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포권을 푼 그녀가 짧게 말했다.

“그럼 이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몸을 돌려 사라지는 백아린의 뒷모습을 보며 천운백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짧은 만남.

그렇지만 그 길지 않은 시간만으로도 왜 자신의 제자가 저 여인에게 빠졌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덩달아 누군가 한 사람이 떠올랐다.

평생을 사랑했지만, 결국은 이리도 긴 시간 마음에만 간직해 둘 수밖에 없던 여인.

화산파의 화산옥녀 조수아.

자신은 사랑하는 그녀를 옆에 두지 못했다.

하지만 천무진은 달랐다.

천운백이 픽 웃으며 중얼거렸다.

“네 옆에 저 여인이 있으니…… 이제 한시름 걱정을 덜어도 되겠구나.”

천운백의 말대로 다른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외부로 나섰을 때였다.

바깥에 나서자마자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대를 발견한 백아린이 놀란 듯 입을 열었다.

“의선 어르신?”

누군가가 기다릴 거라는 건 이야기를 들어 알았지만 그게 의선일지는 몰랐다.

여러 가지 이유로 바쁜 그가 다른 곳까지 와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예상하지 못할 만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의선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왔다는 건 곧 뭔가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백아린을 향해 의선이 말했다.

“자네에게 급히 전할 말이 있었는데, 이리 만날 일이 있다 하여 천 대협께 부탁해 기다리고 있었네.”

“말씀 주셨으면 제가 찾아뵈었을 텐데…….”

“한시라도 빨리 전하고 싶은 이야기라 말일세.”

“대체 뭔데 이리 급히 찾아오신 건가요?”

백아린의 질문에 곧장 의선이 답했다.

“그때 자네와 천 공자께서 가져온 물건을 기억하는가?”

“가져온 물건이라면 뭘 말씀하시는 건지…….”

백아린이 말끝을 흐리며 되물었다.

의선에게 의뢰를 한 것이 꽤나 많았기에 개중에 뭘 물어보는 건지 단번에 알아차리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자 의선이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그 있잖은가. 외양이 신비했던 붉은 보석.”

“아, 그럼요. 기억하죠.”

검산파에서 훔쳐 온 그 붉은 보석을 어찌 기억하지 못할 수 있겠는가. 당시 갑자기 천무진이 쓰러졌고, 그로 인해 한동안 그의 간호를 했던 기억이 꽤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백아린이 곧바로 눈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혹시 그 보석의 정체를 알아내신 건가요?”

의선에게 의뢰를 한 많은 것 중에는 이미 조사가 끝났거나, 한창 뭔가 단서가 나오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유독 그 붉은 보석에 관해서는 딱히 일언반구도 없었다.

뭔가 자그마한 단서조차 알아내지 못하고 있었던 탓이다.

그랬기에 언제부턴가 그것에 대해서는 따로 질문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

정체를 알아냈냐는 질문에 의선이 몸을 돌리며 답했다.

“설명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게 빠르겠지. 날 따라오게.”

말과 함께 의선은 백아린을 대동한 채로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이내 어떤 장원으로 백아린을 안내했고, 그 장소의 내부로 향했다.

목적지는 장원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연구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로 마의와 의선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불가능한 공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백아린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선 의선은 곧장 그녀에게 옆에 있는 통을 쥐고는 내밀었다.

“안을 한 번 확인해 보게.”

통을 받아 든 백아린은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시키는 대로 뚜껑을 열어 내부를 살폈다.

통 안을 살펴본 백아린의 눈꼬리가 떨려 왔다.

“이건…….”

몇 마리의 자모충이 들어가 있는 통 내부.

그 안은 자모충이 죽지 않도록 그들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구비되어져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 자리한 자모충들이 하나 같이 말라비틀어져 죽어 있었다.

자모충들은 남만에서만 서식하는 벌레로 쉽사리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랬기에 의선이 얼마나 조심스레 다뤘는지 백아린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자모충이 죽어 있었다. 그것도 다소 괴이한 모습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백아린은 당장에 큰 의문은 가지지 못했다. 아직 이 상황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탓이다.

백아린이 자신을 향해 시선을 주는 걸 확인한 의선이 입을 열었다.

“보았는가?”

“네, 봤어요. 자모충들이 모두 이상하게 죽어 있긴 한데 왜 이렇게…….”

“어제 아주 작은 일 하나가 있었네. 바로 방금 전 언급했던 그 붉은 보석을 이 방 안에 가져다 두었거든.”

“……네?”

그 말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뭔가 작은 문제가 생긴 건가 정도로 생각했던 백아린이었지만,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자 뭔가 직감적으로 큰 단서를 잡아챘다는 예감이 들었다.

의선이 자세한 상황 설명을 이어 갔다.

“자네가 들고 있는 통 안에 있는 자모충들뿐만이 아닐세. 이 방 안에 있던 모든 자모충이 죽었더군.”

“대체 이 보석이 뭐기에 그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거야 모르지. 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이 보석이 자모충을 죽이는 치명적인 뭔가를 뿜어내는 건 분명하다는 걸세.”

의선은 확신했다.

그랬기에 곧바로 이곳에 따로 보관하고 있던 자모충을 통해 실험을 시작했고, 추가적으로 몇 가지 사실들을 더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걸로는 모자라 곧바로 남만에 연락을 넣어 추가적으로 보내오기로 한 자모충을 보다 빠르게 받아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까지 한 상황이었다.

의선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했다.

“천 공자께서 이 보석을 접했을 때 고통을 느꼈다고 하지 않았는가.”

백아린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이들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던 붉은 보석이었거늘, 천무진만큼은 달랐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았다.

그녀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의선께서 하시려는 말이 혹시…….”

의선이 확신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천 공자의 몸 안에 자모충이 있네. 그것도…… 아주 괴물 같은 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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