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화. 최후 ― 용이 되고야 말았구나 (1)
천지광의 눈에 핏발이 섰다.
눈동자의 흰자위는 새빨갛게 물들었고, 눈빛에는 독기가 서렸다.
천지광에게 있어 천룡혼은 인생의 전부였다.
천룡혼을 받아 과거로 돌아가 모든 것을 되돌릴 생각이었다. 추하게 늙어 버린 지금의 삶은 버리고, 누구보다 빛나는 절대자의 인생을 살고자 했다.
그런데…… 그 꿈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자신을 향해 비웃음을 가득 머금고 있는 저놈 때문에.
“천무지이이인!”
자신을 향해 버럭 소리를 내지르는 천지광을 바라보던 천무진이 귀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좀 작게 말해. 네 역겨운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거든.”
자신을 향해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는 천무진을 보며 천지광은 자신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눈으로 직접 보고 있지만, 도저히 믿기 어려웠다.
대체 어떻게 천무진이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걸까? 그에겐 여왕자모가 심어져 있었고, 거기에 어린 시절부터 주입되다시피 한 섭혼술까지 걸려 있었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주술.
그랬기에 믿었다.
하지만 그 막연한 믿음이 지금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냈단 걸 천지광은 절절히 느끼고 있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지금, 그랬기에 알고 싶었다.
“대체 언제부터냐? 언제부터 내 손아귀에서 벗어났던 거지?”
“네놈이 적화신루의 두 사람을 죽이려 했던 그때부터.”
대답을 듣는 천지광의 표정이 다시 한번 변했다.
까맣게 모르고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천무진은 자신이 그 두 명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조차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토록 태연하게 말을 내뱉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천지광은 직감할 수 있었다.
그 두 사람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천지광은 어떻게 바깥에서 무림맹과 마교가 이토록 철두철미하게 움직일 수 있었는지도 알아차렸다.
안쪽에선 천무진이.
바깥에서는 적화신루가 움직였던 게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천지광이 물었다.
“어떻게 몸 안에 있는 자모충을 없앤 거지?”
“지금 그런 걸 궁금해할 때가 아닐 텐데. 네가 만들어 놓은 십천야가 갈가리 찢겨 나가고 있거든.”
말과 함께 천무진이 슬쩍 입구를 바라봤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무림맹과 마교의 연합이 십천야의 비밀 거점을 휩쓸고 있을 것이다. 거기다 백아린과 단엽, 그리고 그를 따라온 대홍련 무인들 또한 천무진의 부탁대로 움직이고 있을 터.
애초부터 천무진은 이 싸움을 위해 천지광의 조종에서 벗어난 후로도 계속 이곳에 머물렀다.
그렇게 해서 만든 완벽한 기회.
진법이 열리며 무림맹과 마교의 무인들이 내부로 들이닥친 그 순간부터 이 싸움의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남은 건…… 눈앞에 자리하고 있는 이 모든 일의 원흉 천지광.
이자를 쓰러트리는 것뿐.
천무진이 천인혼을 움켜쥐었다.
스윽.
뽑혀져 나온 천인혼이 특유의 붉은 검신을 드러낸 채 낮은 검명을 토해 냈다.
웅웅웅.
천인혼을 쥔 채로 천무진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오랜 시간 꿈꿔 왔던 그 순간이 마침내 목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심장이 미칠 듯 뛰었고, 모든 감각이 꿈틀거렸다.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긴 악몽을 끊을 수 있는 순간이 다가와 있었다.
자신을 향해 천인혼을 겨누고 있는 천무진을 바라보며 천지광은 이를 갈았다.
자신의 오랜 꿈을 망쳐 버린 주범.
사지를 갈가리 찢어 죽인다고 해도 속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천무진으로 인해 천지광의 삶은 지옥 속으로 떨어져 버렸으니까.
그 사실을 떠올리자 아주 잠시나마 어째서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인가 하는 의문을 떠올렸던 그의 뇌리는 다시금 분노로 가득 찼다.
부드득 이를 갈며 천지광이 발작하듯 소리쳤다.
“네가! 고작 네깟 놈이! 내 인생을 이렇게 망가트려 버리다니!”
자신의 인생을 망쳐 버린 놈, 결코 편안하게 죽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을 향해 소리를 내지르는 천지광에게 천무진이 여유 가득한 얼굴로 답했다.
“저번 생에서 내 인생을 망쳐 버린 걸 되갚아 준 것뿐이니…… 너무 억울해하지는 말라고.”
“닥쳐라!”
우우웅!
고함과 함께 천지광의 흔들리는 손에서 초승달 모양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 기운은 놀랍게도 닿는 그 모든 것을 흡사 두부처럼 부드럽고 깨끗하게 자르며 지나갔다.
그리고 그 안에는 천무진도 있었다.
스윽.
천무진의 상체와 하체가 갈라졌다.
그렇지만 천지광은 그대로 방향을 비틀며 재차 손을 흔들었다. 이번엔 채찍과도 같은 기운이 빠르게 허공을 갈랐다.
그의 기운이 날아드는 허공.
그곳에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천무진이 있었다.
콰콰콰쾅!
두 사람이 자리하고 있던 천지광의 집무실이 순식간에 붕괴됐다. 동시에 지붕이 무너져 덮쳐 왔지만 천지광은 아무렇지 않게 손을 위로 뻗었다.
순간 덮쳐 오던 벽과 지붕이 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탁.
천지광이 돌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사이 천무진은 이미 반대편 멀리에 착지했다. 처음 공격에서 천무진을 반 토막 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움직임이 너무도 빨랐기에 잔영만이 남았고, 천지광의 공격이 가른 건 바로 그 허상에 불과했다.
천지광이 두 발을 강하게 땅에 박아 넣으며 소리쳤다.
“천무진!”
동시에 그의 몸에서 무형의 기운들이 파도처럼 연달아 밀려 나갔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바닥이 울렁였다.
솟구치는 땅.
사이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날카로운 강기들이 주변을 휩쓸었다.
콰콰쾅!
발 디딜 곳 하나 없을 정도로 주변의 땅이 뒤엎어졌지만 천무진은 너무도 간단히 그 공격을 피해 냈다. 가볍게 솟구쳐 오른 땅 위에 자리한 천무진이 상체를 살짝 낮춘 채로 상대를 응시할 때였다.
천지광이 옆을 향해 손을 뻗자,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무엇인가가 빠르게 날아들었다.
파앙!
그리고 그걸 재빠르게 잡아챈 천지광이 천무진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건 한 자루의 검이었다.
그런데 그 모양이 다소 괴팍했다.
검의 손잡이는 하얀색이었고, 특별한 무늬조차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짧은 손잡이 부분만 있는 검. 문제는 바로 검신이었다.
검신은 마치 녹이라도 슨 것처럼 허술해 보였다.
하지만 천무진은 그 검을 보는 순간 절로 밀려드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당장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검.
그렇지만 저 검에서 느껴지는 요사스러운 분위기는 절로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그 검의 정체는 바로 칠신기의 하나.
요혼검(妖魂劍)이었다.
저주받은 마검이라고도 불리는 검으로 낡아서 당장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은 모습과는 달리 쇳덩이조차 쉽게 잘라 버릴 정도의 날카로움을 지닌 물건이었다.
요혼검을 치켜든 천지광이 달려들었다.
파라라락!
공기가 사방으로 찢겨 나가며 요혼검이 순식간에 천무진의 몸통을 노렸다.
카앙!
천무진은 서 있던 자리에서 옆으로 방향을 틀며 천인혼으로 그 공격을 받아 냈다. 순식간에 검을 맞댄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강렬하게 내기를 방출했다.
크크크크크!
검과 검 사이에 공간이 생기며 두 사람의 몸이 뒤로 밀려 나갔다.
뒷걸음질 친 천무진이 빠르게 균형을 잡으며 천인혼을 앞으로 내밀었다.
‘과연 요혼검이군.’
천무진은 요혼검의 정체를 바로 알아차린 상태였다.
방금의 공격을 어렵지 않게 받아 냈지만, 사실 이 모든 건 천무진의 검이 천인혼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보통의 검이었다면 지금 격돌만으로도 금이 가거나, 이가 빠졌어야 할 터.
그렇지만 천인혼 또한 칠신기의 하나였기에 지금 요혼검과의 충돌에서 멀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순간 천인혼이 마치 화라도 난 듯 작게 떨려 왔다.
그때 천지광이 입을 열었다.
“네놈은 실수를 했다.”
핏발이 선 눈으로 다가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살기만이 가득했다.
모든 걸 잃었다.
그랬기에 생각 또한 단순 명료해졌다.
사실 천지광은 아직까지 모든 걸 포기하지 않은 상태였다.
자신이 꿈꾸던 미래를 망쳐 버린 천무진을 죽인다. 그리고 필요로 의해 만들어 두었던 십천야를 다시 정비하고 준비시켜서 무림을 뒤집어엎고야 말 것이다.
그 이후 어떻게든 천룡성의 모든 것을 찾아내서, 자신이 익히지 못한 무공의 나머지 부분을 알아낼 계획이었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천룡혼을 자신이 가지게 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써는 그것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희망이었으니까.
요혼검을 든 천지광이 검을 바닥 쪽으로 휘두르며 말을 이었다.
“날 죽일 생각이었다면…… 바로 이 자리에 네놈의 동료들이라도 모두 데리고 왔어야지.”
말과 함께 천지광의 몸 주변으로 막대한 양의 내공이 휘몰아쳤다.
비록 천룡성의 모든 힘을 지니지는 못했지만…… 천지광의 실력은 가히 괴물에 가까웠다.
그의 무력은 천운백을 제외하고는 그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대했다. 실제로 다른 십천야들조차도 쩔쩔맬 정도로 천지광의 실력은 압도적이었다.
천룡성의 무공을 익혔고, 또 세상에서 사라진 수많은 무공들까지 접했다.
지금 천지광의 검에서 피어오르는 저 기운 또한 그중 하나였다.
일백검로결(一百劍路訣).
소림사의 인물이었던 현웅이라는 고승이 만들었던 독문무공이다. 그걸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자신에게 맞춰 만든 새로운 변형식.
번쩍 눈을 부릅뜨는 것과 동시에 검에서 피어오르던 힘이 사방으로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콰콰콰콰쾅!
밀려 들어오는 힘을 바라보며 천무진 또한 천인혼을 움직였다.
부웅, 붕!
휘두르는 천인혼에 맺힌 흑빛 강기.
그 강기를 천무진이 강하게 휘둘렀다.
콰앙!
천인혼이 아래로 향함과 동시에 바닥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천룡비공의 초식 중 하나인 흑령무상(黑靈無狀)을 펼친 것이다. 하늘을 가를 듯 맹렬하게 떨어져 내린 천무진의 공격과 밀려들던 천지광의 일백검로결이 충돌하며 사방의 땅이 뒤흔들렸다.
쿵! 쿠우웅! 쿵!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주변 지대가 요동치는 사이 둘의 몸이 빠르게 서로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천무진과 천지광의 검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카카캉! 캉!
천지광의 공격은 너무도 날카로웠다. 그 탓에 천무진의 몸에 생채기 몇 개가 생겨났다.
피핏!
피가 주르륵 터져 나왔지만 천무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의 천인혼 또한 상대인 천지광의 무릎을 빠르게 베고 지나가는 중이었으니까.
그리고 이내 두 사람의 몸이 빠르게 겹쳤다가 떨어졌다.
“으읏!”
천지광은 무릎에 이어 옆구리가 베이자 짧게 소리를 토해 냈다. 그리고 천무진은 폭발하는 힘에 밀려 나가듯 바닥에 처박혔다가 일어나고 있었다.
몸을 일으켜 세우는 천무진의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주르륵.
몇 번의 격돌.
그것만으로도 천무진은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체감할 수 있었다.
상대는 천지광이었고, 그는 천하제이인자라 불릴 만한 인물이었다. 사실 천무진이 다시금 생을 거슬러 와서 빠른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면 손속을 겨루기도 어려울 정도의 강자였다.
그러나 이번 격돌로 멈칫한 건 비단 천무진만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무릎과 옆구리가 베인 천지광 또한 놀란 건 비슷했다.
‘내 몸에 상처를 낼 수 있는 놈이 천운백 말고 또 존재할 줄이야…….’
천무진을 우습게 여겼다.
그랬기에 그를 용조차 되지 못할 이무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눈앞에서 천인혼을 고쳐 잡는 천무진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기운을 마주하고 있는 천지광은 알 수 있었다.
그의 등 뒤로 아주 일순간이긴 했지만 천운백이 겹쳐져 보였다.
그토록 증오했고, 두려워하던 천운백이라는 존재가 말이다.
‘결국 천무진 네놈이…… 용이 되고야 말았구나.’
자신은 그토록 되고 싶었어도 될 수 없었던 용.
그 용이 된 천무진을 눈앞에 두고 있노라니 묘한 질투심까지 치밀었다.
그리고 빼앗고 싶었다.
그 모든 걸.
‘세상을 지배할 한 마리의 용은 바로 나다!’
파아앙!
요혼검에서 맹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검날을 따라 아지랑이처럼 허공이 갈라졌다. 그리고 지금 펼쳐지는 이 무공이 무엇인지 천무진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천룡성의 무공인 천룡비공 무수화!
순간 주변으로 피어오른 꽃잎의 형상. 그리고 그 형상을 가르며 하나의 힘이 빠르게 천무진을 향해 밀려들었다.
피잉!
이윽고 이어지는 꽃잎의 폭발.
펑! 펑!
천무진이 다급히 검을 들어 올려 밀려드는 공격을 받아 냈다. 호신강기와 검막을 동시에 피어 올려 막강한 내공이 뒷받침하는 무수화의 초식을 받아 냈다.
그러고는 이내 더는 방어만 할 수 없다 여겼는지 천무진 또한 빠르게 똑같은 무수화의 초식을 펼쳤다.
서로를 향해 날아드는 똑같은 무공.
그렇지만 내공에 있어서는 천무진이 천지광에 비해 한 수 아래였다.
천지광이 만들어 낸 꽃잎이, 순식간에 천무진을 뒤덮었다.
콰아앙!
폭발과 함께 천지광의 입가가 비틀렸다.
‘멍청하게 정면 승부라니.’
실력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결국 싸움의 승자는 자신이 될 것이다. 천운백이 아닌 천무진은 자신을 막을 수 없을 테니까.
막대한 내공을 쏟아 내는 것에 맞춰 천지광의 얼굴은 조금씩 더 흉측하게 변해 가고 있었다.
사람의 정기를 주기적으로 흡수해 최대한 인간의 형상을 유지해 오던 그다. 그런데 천룡비공 같은 막대한 내공이 소모되는 무공을 펼치자, 점점 얼굴을 유지하던 힘이 사라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면서도 천지광은 쏟아 내는 내력을 거두지 않았다.
어차피 같은 천룡성의 무공으로 붙게 된다면 결국 그 승자가 되는 건 더욱 강한 힘을 지닌 쪽이다.
그리고 천지광은 자신이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내공 싸움.
그것만큼은 자신이 천무진에 비해 압도적일 테니까.
천지광은 무수화로 천무진을 뒤덮으며 보다 강하게 밀어붙여 아예 큰 내상을 입히려 했다.
그런데…….
미칠 듯 밀려들던 자신의 내력이 갑자기 뭔가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건 이제껏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감각이었고, 순간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천지광은 백전노장이라 불릴 만한 무인이었다.
그랬기에 지금 찰나 느껴진 이 묘한 감각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님을 직감했다.
‘이건 대체…….’
순간 천무진을 뒤덮어 가던 꽃잎들이 거짓말처럼 바깥으로 밀려 나갔다. 결코 자신보다 더욱 강한 내력을 쏟아 낸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천무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힘에 주변의 모든 것들이 반응했다.
우우우웅!
꽃잎들이 볼썽사납게 터져 나가는 와중 그 안에서 천무진의 시선이 번뜩이며 뿜어져 나와 천지광에게 틀어박혔다.
덩달아 몸 주위를 회전하는 묘한 기운까지.
그걸 보는 순간 천지광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움찔했다.
찰나 머리를 스치는 하나의 생각.
천지광이 눈동자를 부릅떴다.
‘서, 설마 저건 천룡성의 비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