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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3장.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것이 있다(3)
상음현은 동정호 최남단에 위치한 현이었다. 원강이나 악양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한 동네라는 평가를 받지만 그래도 풍경이 아름다워 시인묵객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뜨내기손님들이 많다 보니 그들의 돈을 노린 도박장들이 성행하고 있었다. 도박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곧 상음의 암흑가나 하오문으로 흘러들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하오문과 암흑가에서는 도박장을 각별히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
상음현 내에서 하오문이 관리하는 도박장은 총 세 곳이었고, 그 중에서도 만통가라 불리는 거리에 있는 도박장의 규모가 제일 컸다.
오늘도 도박장 안엔 사람이 가득했다. 그들의 눈은 벌겋게 충혈이 되어 있었고, 도박이 벌어지고 있는 탁자 위에 고정되어 있었다.
다른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고, 그럴 여력도 없었다. 그들의 신경은 온통 탁자 위에 굴러다니고 있는 두 개의 주사위에 쏠려 있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독성이 강한 주사위를 이용한 도박이었다. 탁자 위를 이리 저리 굴러다니던 주사위 두개가 모두 육(六)이라는 숫자를 드러냈다.
“쌍 육이다.”
두개의 주사위로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숫자. 그 순간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와아아!”
“아아!”
불행히도 환호성을 내뱉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대신 절망에 빠진 이들이 더 많았다.
사내 역시 그런 자들 중의 한 명이었다. 쫙 째진 눈, 툭 튀어나온 입술과 뻐드렁니. 마치 쥐를 연상시키는 외모였다.
“제기랄!”
사내가 두 주먹으로 바닥을 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의 얼굴엔 분한 빛이 가득했다.
오늘 사내는 마지막 남아 있던 재산을 날렸다. 이제 그의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고, 오늘 잘 곳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저 자식, 오늘도 또 왔네?”
만통가 도박장을 관리하는 도상천이 인상을 찌푸렸다.
쥐 인상의 사내는 노철이라 했다. 자신의 말로는 예전에 이름 높은 도적단의 일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곳에 흘러들어온 인물들 중 사연이 없는 자 한 명 없었고, 누구나 자신이 과거에 대단했다고 떠들어 댔다.
그때 노철의 눈이 도상천과 마주쳤다. 곧 노철의 얼굴에 비굴한 웃음이 어렸다. 그가 두 손을 비비며 다가왔다.
“헤헤! 형님.”
“누가 네 형님이란 말이냐?”
“에이! 우리 사이에 왜 그러십니까?”
“우리가 무슨 사이인데?”
“왜 이러십니까? 아우가 섭섭하게.”
“네가 내 아우였던가?”
“아이고, 형님! 아우 좀 한번 살려 주십시오.”
노철이 도상천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급전 좀 빌려 주십시오. 형님!”
“흥! 너를 어떻게 믿고?”
“에이! 왜 그러십니까? 제가 언제 돈 떼먹은 적 있습니까?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노철이 도상천의 발목을 붙잡고 사정했다. 그런 노철의 비굴한 모습에 도상천이 빙긋 웃었다.
비록 노철이 수많은 도박꾼들 중 한 명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칼 솜씨만큼은 제법이었다. 이번 기회에 거두어들이면 언젠가는 요긴하게 사용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도상천이 부하에게 손짓을 했다.
“이 자식한테 은자 오십 냥만 융통해 줘.”
“고맙습니다, 형님.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노철이 도상천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됐고, 가서 네가 좋아하는 도박이나 해.”
“감사합니다.”
“흐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가는 노철의 뒷모습에 도상천이 미소를 지었다.
아마 노철은 절대 돈을 갚을 수 없을 것이다. 도박장의 돈이 밖으로 새어 나가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이곳에서 들어온 돈은 오직 이 안에서만 돈다. 이곳에 들어온 돈이 밖으로 나가는 경우는 도박장이 망했을 때뿐이다.
천하의 모든 이가 알고 있는 사실들, 그 사실을 모르는 자는 오직 도박을 하는 사람들뿐이다.
도상천의 눈에는 노철의 운명이 빤히 보였다.
“그나저나 위에서는 뭐 하러 저런 자식의 신상을 보고하라고 한 거지?”
도상천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의 눈에 비친 노철은 쓰레기였다. 그것도 구제 불가능한 영역에 있는 쓰레기 중의 쓰레기.
그러나 의문도 잠시, 도상천은 이내 노철에게서 신경을 껐다. 어차피 노철은 빌린 돈마저 모두 탕진하고 그의 충실한 수족이 될 것이다.
‘저 녀석을 어떻게 사용하든 그것은 내 마음이지. 흐흐!’
도상천이 그렇게 마음 편히 생각하며 팔짱을 낄 때였다.
쾅!
갑자기 도박장의 문이 열렸다.
“어떤 시러배 잡놈이 문 부서지게…….”
도상천의 고개가 팩 돌아갔다.
그의 시야에 절름발이가 들어왔다.
“이젠 하다못해 다리병신까지 돈 싸들고 오는구만.”
뭐, 돈만 벌수 있다면 다리병신도 상관없었고, 사지가 잘려 나가도 상관없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했다.
“저 새끼 뭐야?”
“알아보겠습니다.”
곁에 있던 덩치 큰 수하가 인상을 쓰며 절름발이를 향해 다가갔다. 그가 절름발이의 어깨를 잡았다.
“넌 뭐야?”
덩치가 일단 겁을 주고 훈계하려 할 때였다.
콰앙!
뇌음이 울려 퍼지고 덩치가 벽에 처박혔다. 덩치의 가슴이 움푹 함몰되어 있었고, 고개가 꺾여 있었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절명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순간 도박장 안의 공기가 차갑게 식었다.
웅성거림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절름발이 남자가 입을 열었다.
“두목 누구야?”
“하! 저 새끼는 또 뭐야?”
도상천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그의 주위에는 도박장을 지키는 무인들이 모여들었다.
밑바닥 인생이기에 하나같이 겁을 모르는 독종들이었다. 도상천은 그들을 믿었다.
“병신 새끼가 도박장에 왔으면 조용히 도박이나 하고 갈 것이지, 웬 개지랄이야. 저 새끼 내 앞에 무릎을 꿇려.”
“예!”
수하들이 대답을 하며 절름발이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절름발이 남자가 고개를 돌려 도상천을 바라봤다. 그와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도상천은 전신의 털이란 털이 모두 쭈뼛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마치 알몸으로 야수가 갇힌 우리에 던져진 것 같은 아찔한 고립감과 두려움이 해일처럼 밀려왔다.
난생 처음 느끼는 낯선 감정에 도상천은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그리고 그가 망설인 찰나의 시간이 수하들에겐 재앙이 되었다.
쾅! 쾅!
연이어 굉음이 터져 나오고 수하들이 포탄처럼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우와악!”
“헉!”
도박을 하던 이들이 탁자를 부수고 나뒹구는 이들을 보며 기겁했다. 그들은 이미 산 사람이 아니었다.
머리가 부서지고, 가슴이 함몰됐다.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그들은 죽음을 인지하지 못한 듯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멀쩡하게 죽은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마치 커다란 바위에 맞아 짓이겨진 것처럼 그들의 시신은 너덜너덜했다.
너무나 처참한 그들의 몰골에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도박장에 죽음을 뿌린 이는 바로 담호였다.
담호가 도상천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였다. 담호의 지목을 받은 도상천의 몸이 빳빳하게 굳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담호가 자신과 비교할 수 없는 고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치 뱀 앞에 선 개구리가 꼼짝을 하지 못하듯 그는 담호의 눈빛을 본 것만으로도 온몸이 굳어오는 것을 느꼈다.
‘도망갈까?’
상대는 절름발이였다. 마음먹고 도주하면 절대 못 쫓아올 것이다. 하지만 도상천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도박장을 관리하는 책임자였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책임자가 도박장을 버리고 달아났다가는 하오문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도상천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고개를 숙인 채 담호를 향해 걸어갔다.
담호의 앞에 도착한 그가 겨우 용기를 내서 물었다.
“어디서 오신 분이십니까?”
“흑호단.”
“예?”
뜬금없는 담호의 대답에 도상천이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담호와 눈이 마주쳤다.
‘헉!’
인간의 감정이라곤 전혀 존재하지 않는 담호의 눈빛에 도상천은 급히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저건 인간이 아니야.’
인간 말종들만 모이는 도박장에서 온갖 부류를 경험해 본 도상천이었다. 하지만 맹세코 담호와 같은 눈빛을 가진 자는 단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다.
단지 눈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려오고 싸울 의지가 꺾였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담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흑호단 출신의 도적 어디 있지?”
“아!”
그제야 도상천은 얼마 전 악양지부에서 내려온 명령을 기억해냈다. 섬서성에서 활동했던 도적들의 행방을 밝혀내는 것. 그리고 도상천은 마침 그곳에서 활동했던 도적이 이곳에 있다고 보고했다.
“아, 악양지부에서 나오셨습니까? 진작 말씀하시지…….”
“어디 있지?”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메마른 음성에 도상천은 다시 한 번 흠칫 몸을 떨었다.
그의 시선이 절로 한쪽에 앉아 있는 노철을 향했다. 담호의 시선도 그를 따라 움직였다.
순간 노철이 흠칫했다.
비록 도박에 빠져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주변 상황을 판단하는 눈치 정도는 남아 있었다.
‘나 정도로는 감당할 수 없는 고수.’
네 명의 사내가 죽는 동안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보지 못했다. 그의 인지 영역을 벗어난 움직임이었다.
“헤헤!”
노철이 절로 비굴한 미소를 지었다.
순간 담호의 입 꼬리도 살짝 올라갔다. 그래 봤자 얼굴 근육이 미세하게 뒤틀린 정도였지만 노철은 그것이 담호가 웃는 모습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뒤틀린 담호의 입술이 마침내 열렸다.
“오랜만이야.”
“저, 저를 아십니까?”
“잘 알고 있지. 난 한시도 너희들의 얼굴을 잊은 적이 없으니까.”
“무슨?”
노철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 하지만 눈치 빠른 그는 담호가 결코 자신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어디 원한을 쌓은 곳이 한두 곳이어야지.’
흑호단에 몸을 담고 있을 때는 그야말로 무서울 것이 없었다. 온갖 패악질에 강도와 강간은 기본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그보다 많은 이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만들었다.
담호가 노철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스륵! 쿵! 스륵! 쿵!
담호 특유의 발소리가 음악처럼 울려 퍼졌다.
담호가 발을 내디딜 때마다 도박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움찔했다. 마치 담호의 발소리가 그들의 심장을 짓누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노철도 마찬가지였다.
노철이 급히 손을 저었다.
“나는 대협이 누군지 모릅니다.”
“괜찮아.”
“뭐, 뭐가 괜찮다는 말입니까?”
“곧 모든 것을 기억해 낼 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담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나직하면서 거칠었다. 마치 가래가 잔뜩 낀 것처럼.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선명하게 귀에 들어박혔다.
노철이 이를 악물었다.
담호가 자신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확신해졌다. 그냥 이대로 앉아서 담호에게 당할 수만은 없었다.
“젠장!”
노철이 욕설을 내뱉으며 창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아무리 무공이 강해도 상대는 절름발이였다. 일단 이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도주할 자신이 있었다. 이래 뵈도 경공엔 꽤 자신이 있는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노철은 자신의 기대가 얼마나 헛된 것이었는지 바로 깨달았다.
창문에 도착하기 직전 희끄무레한 것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것이 담호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콰앙!
담호의 주먹질 한 방에 노철이 바닥에 내리꽂혔다. 마치 거대한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온몸의 뼈가 제멋대로 놀았다.
“끄으으!”
노철이 꺽꺽거렸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온몸이 갈가리 해체되는 듯했다.
담호가 한쪽 무릎을 꿇고 노철을 내려다보았다.
“괜찮아. 인간은 그 정도로는 죽지 않으니까.”
“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려 줘야…….”
“아직도 모르겠어?”
담호가 속삭였다. 순간 노철은 진저리를 쳤다.
노철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도상천은 물론이고, 도박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불길한 느낌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들은 담호의 존재감에 압도되어 감히 도박장을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노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눈앞에 있는 남자와 같은 자와 원한을 맺은 기억이 없었다.
이렇게 무서운 눈빛을 가진 자를 잊을 리 없었다.
살아 있는 자라면…….
순간 노철은 한 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아주 오래 전 섬뜩한 눈빛을 가지고 있던 소년을.
무공도 익히지 않은 주제에 동료의 목을 물어뜯은 독종 중의 독종. 덕분에 서른일곱명의 흑호단이 서른여섯명이 되어야 했다. 그 때문에 당시 흑호단은 난리가 났었고, 노철도 꽤나 오랫동안 당시의 기억을 안고 살아야 했다.
“너, 너는?”
“기억해 냈나 보군.”
“어떻게?”
“내가 그랬잖아. 절로 기억나게 될 거라고.”
“어떻게 살아남았느냐? 어떻게?”
“내가 어떻게 살아남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야. 중요한 것은 네가 어떻게 되느냐지.”
“무슨?”
의혹 어린 표정을 짓는 노철의 새끼손가락을 담호가 붙잡았다.
파삭!
“끄아악!”
순간 노철의 새끼손가락이 과자처럼 부스러졌다. 뼈는 부스러지고 근육은 짓이겨졌다.
다음엔 약지였다. 뼈가 으스러지고, 근육이 압착되는 순간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이 노철의 전신을 관통했다.
“끄어억!”
노철은 죽어라 비명을 내질렀다. 담호는 그런 노철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파?”
“미, 미친놈! 네……놈이 인간이냐? 인간이 어떻게…….”
노철이 충혈 된 눈으로 담호를 노려봤다.
“너희들도 그랬어. 내 아비, 어미, 마을 사람들을 가지고 놀며 천천히 죽였지. 마치 장난감처럼.”
“나, 나는…….”
“네 손가락부터 차근히 부숴 줄 거야. 손목을 부수고, 팔을 부수고, 발가락을 부수고, 정강이를 부수고, 허벅지를 짓이길 거야. 척추가 다음이고, 어깨뼈는 나중에 부술 거야. 너는 최대한 끝까지 살아남아서 온몸이 가루가 되는 고통을 하나하나 느끼게 될 거야.”
“자, 잔인한! 차라리…….”
우두둑!
극심한 고통에 노철이 혀를 깨물고 죽으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담호가 노철의 턱관절을 뽑았다.
“말했잖아. 그렇게 쉽게 죽지 않을 거라고.”
담호가 노철의 중지를 으스러트렸다.
도박장 안에 있던 사람들은 인간의 근육과 뼈가 그렇게 쉽게 부스러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날 처음 알았다.
“우웩!”
결국 견디다 못한 몇 명이 구역질을 해 댔다.
그들의 눈앞에서 사람이 망가지고 있었다. 아니, 해체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광경을 맨 정신으로 바라봐야 했다.
‘아, 악마다.’
‘이자는 인간이 아니야.’
감당할 수 없는 공포가 그들의 영혼까지 잠식했다.
노철이 무어라 웅얼거렸다. 사람들은 그것이 제발 죽여달라는 것임을 알아들었다.
하지만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누구도…….
파삭!
또 손가락 하나가 부스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