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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권마-450화 (4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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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화 8장.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4)

한참 후 객잔으로 돌아온 기산월의 복색은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머리엔 관을 쓰고, 새하얀 장포와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섭선을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탈속해 보였다.

기산월의 양손에는 옷 보따리가 들려 있었다.

“주군께서는 검은색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옷도 그렇게 사 왔습니다.”

기산월이 담호에게 건넨 옷은 검은 장포와 상하의였다. 담호는 말없이 옷을 받아 갈아입었다.

방진보와 남궁 형제도 각각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새 옷을 입자 현실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모두가 옷을 갈아입자 기산월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들어올 때 객잔 주인에게 식사를 주문해 놨습니다. 모두 출출하실 테니 함께 나가시지요.”

“와아!”

기산월의 말에 남궁 형제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렇지 않아도 배 속에서 계속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기산월을 따라 객잔 일 층으로 향했다. 객잔에서는 일 층을 통째로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식당 내부에는 스무 개 정도의 탁자가 있었는데, 대부분이 자리가 차 있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중 절반은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이 무림인으로 보였고, 나머지는 상인이었다.

담호 일행의 등장에 상인들이 잠시 시선을 주었지만, 이내 그들끼리의 대화에 집중했다.

“하! 세상이 어찌 되려는지. 무림맹과 소림사만 믿고 있었는데, 이리 속절없이 밀리다니.”

“그러게 말일세. 마교의 기세가 이처럼 무서울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휴!”

“이렇게 된 이상 하남성도 조만간 마교의 영역이 된다고 봐야겠지?”

“별다른 변수가 없는 이상 그렇지 않겠는가?”

“하! 큰일이군.”

상인들로 보이는 이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무인들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음식만 먹고 있었다. 그들에겐 비장한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었다.

그들은 담호 일행에겐 시선도 주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음식을 먹고 있었다.

방진보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아직 무림맹과 소림사가 버티고 있는 모양이네요. 다행이다.”

그의 얼굴엔 안도의 빛이 떠올라 있었다.

그동안 갇혀 있었던 무간지옥에서는 도저히 시간의 흐름을 가늠할 수가 없었기에 혹시 그사이 소림사나 무림맹이 무너지지 않았을까 걱정했던 것이다.

그때 객잔 주인이 음식이 가득 든 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나오셨군요. 준비해 놓은 음식입니다.”

“하!”

주인이 탁자에 음식을 내려놓자 기산월의 표정이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변했다. 눈동자는 습기로 촉촉하게 물들어 있었고, 입가엔 자신도 모르게 침이 흘러내렸다.

얼마 만에 맛보게 되는 음식인지 몰랐다. 그동안은 허기를 느끼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인간다운 음식을 보니 배 속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그것은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잘 먹겠습니다.”

“우와!”

기산월을 필두로 그들은 경쟁적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음식은 많으니 천천히 드세요.”

당황한 주인이 말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번 침샘이 폭발한 그들의 식성은 무서웠다.

담호는 그들과 달리 평소처럼 식사를 했다. 조금씩 꼭꼭 씹어 먹는 모습은 다른 이들과 대조가 되었다.

무간지옥에서의 경험마저도 그의 정신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듯했다.

“아!”

기산월의 뺨 위로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그곳에서는 밥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었다. 배고픔을 몰랐기에 딱히 먹을 것에 구애받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그는 항상 허기를 느꼈다. 꼭 배가 고파야만 음식을 먹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식욕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욕구 중의 하나였고,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그런 원초적인 욕구가 강제로 차단된 상황에서 시간의 흐름조차 알 수 없었으니 미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따뜻한 음식이 입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식도를 타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그 감촉이 기산월을 감성적으로 만들었다.

아직 어린 남궁 형제는 그런 기산월의 반응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요리를 업으로 삼고 있는 방진보는 기산월이 지금 느끼고 있는 격한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했다.

“이것도 드셔 보세요.”

방진보는 자신 몫으로 덜어 낸 요리까지 기산월에게 양보했다. 그러자 기산월이 감격했다.

“감사합니다, 공자님.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하하! 은혜랄 것까지야. 나중에 제대로 된 음식 만들어 드릴게요.”

“참, 공자님은 숙수라고 하셨지요?”

기산월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자 곁에 있던 남궁 형제가 입을 열었다.

“진보 형의 요리는 이것에 비할 바가 아니에요. 천상의 맛이 따로 없어요.”

“정말요. 전 진보 형 요리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오! 그 정도입니까?”

방진보가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기산월의 눈빛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문득 그의 시선이 담호에게서 멈췄다.

담호는 묵묵히 자신의 앞에 놓인 음식을 먹고 있었다. 조금씩, 천천히 먹는 그 모습이 꼭 구도자 같았다. 원래부터 그런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 무간지옥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담호의 성향은 더욱 그쪽으로 기울었다.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었어.’

그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절로 진저리가 쳐질 정도였다.

잠시 몸을 떨던 방진보의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담호의 뒤쪽으로 보이는 무인들 때문이었다.

탁자를 중심으로 모여 앉은 무인들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겉으로만 봐서는 이상한 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살짝 경직된 그들의 얼굴과 주위를 경계하는 것처럼 그들의 동공은 쉴 새 없이 식당의 안과 밖을 훑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앞에 놓인 술잔을 단 한 잔도 들지 않았다. 분명 입에 가져가고 있는데 전혀 양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무언가 이상했다. 그래서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할 때였다.

“공자님.”

갑자기 기산월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방진보를 불렀다.

“네?”

“그렇게 남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것은 예의가 아니랍니다.”

“하지만…….”

“저들뿐만이 아닙니다. 방 공자님 뒤쪽 자리도, 그리고 저 구석에 있는 자들도 똑같습니다.”

“네? 그럼…….”

“주군께서는 이미 알고 계십니다.”

“어, 언제부터?”

“이곳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라고 할까요? 아무리 겉모습을 평온한 척 위장하더라도 눈빛과 호흡, 그리고 심장박동까지 숨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요. 저들은 아직 그 정도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자님이 저들이 이상한 점을 파악한 것은 정말 대단한 겁니다.”

기산월은 형이 아우를 칭찬하듯 대견하다는 눈빛으로 방진보를 바라봤다. 그에 방진보가 살짝 얼굴을 붉혔다.

기산월이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이 객잔뿐만이 아닙니다. 길 반대편 객잔에도, 그 옆에 있는 객잔에도 저들과 같은 무인들이 다수 있습니다.”

“그런?”

“그들은 아마도 우리가 머물고 있는 객잔 앞을 지나가는 누군가를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이 그들의 목표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곧 근접할 것 같습니다.”

방진보가 담호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기산월의 말이 쉽게 믿기지 않아서였다.

기산월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의 감각이 이 객잔을 넘어서 거리 전체를 파악할 정도로 발달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담호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기산월의 말이 사실이라는 뜻이었다. 그에 방진보가 내심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법술이 그렇게 대단한 건가? 내공이 그리 강하지 않는데도 감각을 저리 확장시키다니.’

담호야 워낙 막강한 내공과 감각의 소유자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기산월이 이 정도로 광범위한 감각을 자랑하니 살짝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진보는 이내 평소의 신색을 회복했다.

‘남들을 의식할 것 없어. 나는 이대로 나만의 길을 걸어가면 되니까. 괜히 남들과 비교하다가는 내가 가진 실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뿐이야.’

그렇게 생각하자 가슴이 차분해졌다.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과연 그들의 목표가 누구기에 이렇게 많은 무인들이 동원되었는지 말이다.

그때 창밖에서 말발굽 소리와 바퀴 굴러가는 소음이 동시에 들려왔다. 창밖을 바라보니 서평 초입에 일단의 무리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레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소와 말이 끄는 수레에는 산더미처럼 많은 짐이 실린 채 방수포로 덮여 있었다.

무리의 선두에는 네 마리 말이 끄는 사두마차가 있었는데, 지붕 위에는 황금빛 수실로 수놓아진 커다란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깃발에 수놓아진 글자를 무심히 바라보던 방진보와 남궁 형제가 거의 동시에 신음성을 토해 냈다.

“저건?”

“신화……상단?”

방진보와 남궁 형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설마 이곳에서 신화상단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천하제일 상단이라는 신화상단이 사실은 마교의 외원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일차 정마대전 당시 패했던 마교가 빠른 속도로 원래의 성세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신화상단이라는 든든한 돈줄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하제일의 재력은 마교를 살찌움과 동시에 강해지게 만들었고, 그 결과 이렇듯 천하의 절반이 마교의 손에 넘어가게 했다.

조금만 안목이 있는 자들은 알고 있었다. 마교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먼저 신화상단을 없애 돈줄을 끊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럼 저들의 목표가 신화상단?’

방진보가 두 눈에 공력을 집중해 수레를 바라봤다. 꼭꼭 싸맨 방수포 사이로 언뜻 곡식 자루가 보였다.

‘식량인가?’

오십여 대가 넘는 수레에 식량이 가득 실려 있다면, 무림맹과 싸우고 있는 마교에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어느 싸움이나 그렇듯 길어지게 되면 결국 누가 더 보급 물자와 식량을 원활하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 마련이었다. 그 때문에 마교에서는 신화상단을 이용해 식량을 공급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모두 조용하시오.”

객잔 안에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인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입을 연 것이다.

사십 대 초반의 날카로운 인상의 장년인은 객잔 안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이곳 하남성에 터전을 두고 있는 문파들의 무인들이오. 무림맹에 조금이나마 힘을 더하기 위해 이렇게 모였소이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마교의 본진으로 가는 보급을 차단하려고 하오. 조금 불편하겠지만 이곳을 벗어나지 말고 조용히 있어 줬으면 좋겠소. 최대한 피해를 끼치지 않을 테니까.”

우두머리의 말에 이제까지 대화를 나누던 상인들이 숨을 죽였다. 그들도 무인들이 신화상단을 기습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다른 객잔의 창가에도 무인들이 보였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그런 그들의 눈에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곡식이 가득 실려 있는 수레 행렬이 이제 거리에 완전히 들어왔다. 하지만 신화상단의 무인들은 방심하지 않고 사위를 경계했다.

화르륵!

그때 갑자기 불이 붙은 마차 한 대가 튀어나와 앞을 가로막았다.

“습격이다.”

“모두 조심하라.”

신화상단의 무인들은 당황하지 않고 검을 뽑아 들어 주위를 경계했다. 마교의 외원답게 노련한 무인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기에 그들의 반응은 기민했다.

신화상단의 행렬 뒤쪽에도 불붙은 수레가 튀어나와 퇴로를 차단했다. 객잔이 모여 있는 거리에 신화상단이 고립된 것이다.

“지금이다.”

우두머리의 명령이 떨어지면서 객잔 안에 있던 무인들이 일제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다른 객잔에서 대기하고 있던 무인들도 그에 맞춰 신화상단을 습격했다.

“이야아!”

“마교의 주구를 처단하라.”

수많은 무인들이 일제히 무기를 휘두르며 객잔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장관은 기민하게 반응하는 신화상단 무인들이었다.

“챠앗!”

“식량을 지켜라.”

갑작스러운 습격에 당황할 법도 하건만 그런 기색 전혀 없이 익숙하게 방진을 형성해 대응했다.

촤촤촹!

검과 검이 격돌하고, 무인과 무인이 뒤엉켜 혈투를 벌였다.

조용하기만 하던 거리에 순식간에 피바람이 몰아쳤다. 객잔 안에 있던 손님들은 갑작스러운 혈투에 벌벌 떨며 두려워했고, 상인들은 혹여나 자신들에게 해가 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워했다.

“숭산으로 가는 식량을 모조리 불에 태워야 한다.”

습격자들의 우두머리가 목청을 높여 독려했다.

신화상단이 운송해 가는 곡식만 태운다면 마교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참 수세에 몰린 무림맹과 소림사에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우두머리와 습격자들은 대부분 소림사와 연관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속가제자가 세운 무관에서 무공을 배웠고, 또 어떤 이들은 소림사에서 직접 무공을 배우기도 했다. 그렇기에 소림사를 지키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은 무척이나 컸다.

“크악!”

“억!”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며 거리가 피로 붉게 물들었다.

드르륵!

그때 신화상단 선두에 있던 사두마차의 창문이 조용히 열리며 누군가 얼굴을 보였다.

둥그런 얼굴에 살이 덕지덕지 붙은 중년인이었다. 얼마나 살이 쪘는지 턱이 세 겹으로 겹쳐 있었고, 눈과 코가 살에 파묻혀 잘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흐음!”

창문 밖으로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중년인이 마침내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화려한 화복을 입고 있었는데 얼굴만큼이나 그의 몸 역시 살집이 두둑했다.

“단주님.”

그의 등장에 사두마차를 지키고 있던 신화상단의 무인들이 분분히 고개를 숙였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흠! 무림맹의 떨거지들인가?”

“죄송합니다. 금방 정리될 겁니다.”

사두마차를 지키고 있던 무인들이 송구스럽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들은 신화상단 최고의 고수들인 혈월십검(血月十劍)이었다.

그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이는 신화상단의 진정한 주인이자 마교의 외원주인 만금충(萬金蟲) 원회상뿐이었다.

마차에서 내린 뚱뚱한 중년인이 바로 천하제일거부인 원회상이었다. 딸인 원설화를 내세운 채 두문불출하던 그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살 속에 파묻힌 조그만 눈이 칼날보다 날카롭게 빛을 냈다.

“감히 신교에 들어가는 물건을 노리다니 보통 과감한 놈들이 아니구나. 객잔은 물론이고 민가까지 전부 뒤져 연관된 놈들은 모두 색출해서 제거하거라.”

“존명!”

혈월십검이 힘찬 대답과 함께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들 중 한 명이 담호 등이 머물고 있는 객잔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원회상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혈월십검이 움직인 이상 금방 정리될 터.”

오래 서 있었더니 몸이 피곤했다. 마차 안에서 쉬면서 소요가 가라앉길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그가 의자에 앉을 때였다.

쾅!

한 줄기 폭음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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