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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화 7장. 천사(天邪)의 바람이 거세다(2)
천하제일마공을 익힌 척관혈이었다. 그의 전 공력이 실린 사자후에 종남산에서 살아가던 모든 생명체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할 것 없이 뇌가 곤죽이 되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척관혈의 사자후에서 영향을 받지 않은 이는 혼술사들과 호천명뿐이었다.
팟!
그 순간 척관혈이 나뭇가지를 박차고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순간 그의 몸에서 발산되던 마기가 박쥐의 날개처럼 활짝 펼쳐졌다.
마기로 만든 날개를 펄럭이며 척관혈이 호천명에게 날아왔다. 그 모습을 보며 호천명이 미소를 지었다.
“등장이 제법 요란하구나.”
“호천명!”
허공에서 척관혈이 호천명을 부르며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구름 같은 기운이 일어나 호천명을 향해 밀려들었다.
콰아아!
마기의 해일 앞에 모든 것이 검게 물들었다.
나무도, 풀도 검게 변했다가 이내 ‘푸쉬쉬’ 하는 소리와 함께 미세한 먼지가 되어 흩날렸다. 그렇지 않아도 검던 하늘이 더욱 새까맣게 물들었다.
척관혈이 발출한 마기가 코앞까지 도달했을 때 호천명이 마치 파리를 쫓듯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그토록 무섭게 밀려오던 마기가 호천명을 비켜 나가 뒤쪽에 있던 커다란 바위에 직격했다.
콰아아!
굉음과 함께 집채만 한 바위가 마치 용암처럼 녹아내렸다. 그 끔찍한 모습에도 호천명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척관혈을 바라봤다.
척관혈이 서서히 그의 앞에 내려앉았다.
호천명은 그런 척관혈을 마치 오랜만에 돌아온 자식을 보는 아비처럼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오랜만이구나, 척관혈.”
“감히 웃는 거냐? 나를 보고.”
척관혈이 이를 뿌득 갈았다. 그런 그의 얼굴은 흉신악살처럼 끔찍했다. 이마엔 굵은 핏줄이 툭툭 불거져 나와 있었고, 눈에서는 귀화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보통 사람은 그의 눈빛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심마에 빠지거나 안구가 녹아내릴 터였다. 하지만 호천명은 그런 척관혈의 무서운 눈빛을 담담하게 받아 내고 있었다.
“잘 자랐구나. 기대 이상으로…….”
“그 입 닥쳐랏!”
“진심이란다. 나는 처음 너를 봤을 때부터 알았다. 네가 이런 모습으로 자랄 것을.”
“감히! 나에게 그따위 사술을 펼치다니.”
“이제야 눈치챈 모양이구나.”
“왜 그런 것이냐? 왜 나에게 심마의 씨앗을 심어 둔 것이냐?”
“다 필요해서 그런 것이란다.”
“어서 이유를 말해라. 그 목을 부러트리기 전에.”
“이거야, 원!”
호천명이 헛헛한 미소를 지었다. 그에 척관혈이 더욱 적개심을 드러냈다.
호천명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 속에 이성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분노와 적개심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쿵!
척관혈이 호천명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내 아비를 그리 처참하게 죽였으면서 나는 왜 살려 둔 것이냐? 그따위 심마의 씨앗을 심어서.”
“그 이유가 뭐가 중요하느냐? 그 덕에 너는 수십 년을 더 살지 않았더냐? 그거면 족하지 않은가?”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이지 마라. 그 아가리 찢어 놓기 전에.”
“쯧쯧! 입이 험하구나. 자고로 일문의 종주란 어떠한 경우에도 스스로의 품위를 지켜야 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거늘.”
“노옴!”
호천명의 계속되는 훈계에 결국 척관혈이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콰아아!
지근거리에서 천포마공이 펼쳐졌다.
이제껏 적수를 찾아보지 못했던 천포마공이었다. 엄청난 마기가 순식간에 호천명을 뒤덮었다.
척관혈이 손을 오므렸다. 그러자 호천명을 뒤덮고 있던 마기가 올가미처럼 조여 왔다.
“생각을 바꿨다. 이유 따윈 묻지 않겠다. 그냥 뒈져랏! 늙은이.”
위이잉!
순간 마기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호천명을 쥐어짰다. 그대로 갈아 버리려는 것이다.
이제까지 척관혈이 이 수법을 써서 죽이지 못한 자가 없었다. 때문에 척관혈은 호천명을 죽이진 못해도 최소한 중상은 입힐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때였다.
츄화학!
호천명을 감싼 채 무서운 속도로 돌아가던 마기가 마치 가위로 자른 것처럼 찢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호천명이 태연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호천명이 손을 탁탁 털며 말했다.
“거참, 성격도 급하고.”
“시끄럽다, 늙은이.”
척관혈이 더욱 분노해 천포마공 중에서도 가장 강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초식들을 연거푸 펼쳤다.
콰콰쾅!
척관혈의 공격에 종남산이 초토화되었다.
그는 전율할 정도로 강했다. 그가 손을 뻗을 때마다 대지가 뒤집히고, 사나운 폭풍이 몰아쳤다. 하지만 척관혈의 공격 그 어느 것도 호천명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했다.
호천명은 마치 유령 같았다.
그는 허공에 석 자쯤 떠서 공기의 결을 타고 움직였다. 척관혈의 공격이 거세면 그대로 뒤로 물러났고, 척관혈의 공격이 멈추면 귀신처럼 소리도 없이 다가왔다.
그런 호천명의 모습이 척관혈의 광기와 화를 더욱 폭발시켰다.
“크아아!”
척관혈이 괴성을 지르며 더욱 거세게 호천명을 몰아붙였다.
후우웅!
순간 혼술사들이 모여 있는 제단 쪽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공명음이 더욱 증폭되며 공간이 일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호천명의 눈이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눈이 마치 충혈된 것처럼 붉게 물들며 하얀 이가 드러났다. 그런 그의 모습은 이상하리만큼 섬뜩하게 보였다. 하지만 광기에 취한 척관혈은 미처 그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 순간에도 호천명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하늘은 참 얄궂지. 결코 한 개인이 독주하는 꼴을 두고 보지 못하니. 자네의 아비가 강호를 독패하려 할 때는 사신제를 세상에 내보내고,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 하니 다시 권마를 보내 방해를 하니 말일세. 처음엔 하늘을 증오도 많이 했었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이 바뀌더군. 내가 입장이 바뀌었더라도 그랬을 테니까. 그래서 이해할 수 있었네.”
“무슨 개소리를 하는 것이냐? 늙은이!”
“천라지망(天羅之網)이라고 하지. 하늘의 그물은 성기지만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그래서 죄를 지으면 반드시 걸린다고.”
콰쾅!
호천명의 목소리가 잠시 폭음에 묻혔다. 하지만 이내 호천명이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말을 이어 갔다.
“그것은 비단 인과(因果)의 법도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네. 이 세상의 모든 것에 통용되지.”
“닥쳐랏!”
척관혈이 노성을 내뱉으며 천포마공의 절초를 펼쳤다.
쿠콰콰광!
대지가 뒤집혔다. 하지만 이번에도 호천명은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순간 척관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광기에 물들어 있던 눈동자에 처음으로 당혹스러운 빛이 떠올랐다. 그런 그의 눈동자는 호천명의 손에 고정되어 있었다.
척관혈의 눈길을 느꼈는지 호천명이 손을 들어 올렸다.
마치 여인의 섬섬옥수처럼 티끌 하나, 주름살 하나 잡히지 않은 고운 손이었다. 호천명의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손이었다.
척관혈이 호천명의 손에 집중한 것은 비단 겉모습 때문이 아니었다. 간간이 휘두르는 호천명의 손이 그의 모든 공격을 가닥가닥 끊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도의 소수마공(素手魔功)이나 서역의 대수인 같은 절정의 수공도 그의 공격을 이렇게 맥없이 끊을 수는 없었다.
특별히 절학을 펼치는 것 같지도 않고, 공력을 운용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의 공격을 모조리 끊는 호천명의 손에 척관혈은 강렬한 위기감을 느꼈다.
“그건?”
“예전에 네 아비를 상대했을 때 나는 불현듯 깨달음을 하나 얻었다. 이건 그때 얻은 깨달음의 결과지.”
“…….”
“그래서 하늘이 참으로 얄궂다고 하는 것이다. 하필 네 아비와의 싸움에서 내게 깨달음을 줬으니 말이다.”
호천명의 입가에 빙그레 호선이 그어졌다.
순간 척관혈은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그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그래 봤자 무형검이나 심검 정도겠지?”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검.”
“뭐?”
“그러니까 시공검(時空劍)이란다. 아이야! 내가 얻은 심득은.”
호천명이 가볍게 손을 그었다.
서걱!
순간 척관혈이 눈을 부릅떴다.
그의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이 갈라지고 있었다.
하늘도, 땅도, 보이지 않는 시간도.
“…….”
잠시 척관혈의 사고가 정지했다.
시간과 공간이 잘려 나간 그곳에서 척관혈은 부유하고 있었다. 마치 망망대해, 그 깊은 곳에 갇힌 것 같았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호흡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가닥가닥 끊어졌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순간 척관혈이 눈을 찢어져라 부릅떴다.
아픔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의 육신에는 상처 하나 생겨 있지 않았다. 육신에서 느껴지는 아픔이 아닌 것이다.
더 근원적인 곳.
그의 영혼이 상처를 입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크아악!”
척관혈이 처절한 비명을 토해 냈다.
마신지경에 이른 척관혈이었다. 그런 그가 육신의 고통 따위에 비명을 지를 리 없었다. 하지만 영혼이 잘려 나가는 고통은 달랐다.
척관혈의 미친 듯한 절규가 소름 끼치게 종남산 정상에 울려 퍼졌다. 호천명은 그런 척관혈을 미소 지으며 바라봤다.
척관혈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곳은 바로 종남파의 폐허에 만들어진 제단 위였다. 호천명을 공격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제단 위에 올라섰던 것이다.
그의 의지가 아니었다.
호천명이 그렇게 유도한 것이었다.
“이제야 모든 조건이 갖춰졌군.”
푸화학!
순간 척관혈의 전신 모공에서 피분수가 치솟아 올랐다. 모공에서 빠져나온 피는 순식간에 산화해 안개가 되었다.
척관혈의 눈동자가 마치 지진이라 난 듯이 흔들렸다. 그는 내공을 운용해 모공을 닫으려 했다. 하지만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는 계속해서 빠져나갔다.
후우우웅!
순간 제단 위의 허공이 공명음과 함께 흔들렸다. 마치 물결이 일렁이는 것처럼 투명한 공간이 이지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차분하기만 하던 호천명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감정이 드러났다. 이제까지 꽉꽉 억눌러 두었던 광기가 살짝 표출된 것이다.
“드디어…….”
척관혈의 몸에서 발산되는 피안개가 많아질수록 제단 위에서 일어나는 공명음은 강렬해져 갔다. 하지만 척관혈도 마냥 피를 흘리지만은 않았다. 최대한 내공을 끌어 올려 버티는 것이다.
척관혈은 몸부림을 치며 제단 위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마치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호천명의 입가에 어린 미소가 짙어졌다. 이 정도 저항은 할 거라고 이미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척관혈이 그렇게 오래 버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대세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탔다. 모든 것이 그의 뜻대로 흘러갈 것이다.
그때였다.
“이게 어떻게 된…….”
“으음!”
종남파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의 경호성이 들려왔다.
“초대하지 않은 관객들이 오셨구먼. 뭐, 상관없겠지. 원래 구경꾼은 많을수록 좋은 법이니까.”
호천명은 놀라지도 않고 뒤돌아 그들을 바라봤다.
처음 보는 얼굴도 있었고, 이미 한 번 만나 본 얼굴도 있었다. 그리고 꼭 한번 만나 보고 싶었던 얼굴도 있었다.
그들은 바로 초연운과 검율천, 그리고 현소 진인이었다. 이성을 잃고 질주하는 척관혈을 추적해 이곳까지 온 것이다.
초연운은 방진보의 부축을 받고 있었고, 검율천 역시 음유경의 도움으로 힘들게 서 있었다. 그들의 뒤쪽에는 명경에게 업혀 온 현소 진인이 보였고, 화산파 무인들의 도움으로 쫓아온 종리연도 있었다.
그들은 제단 위에서 피 안개를 흩뿌리고 있는 척관혈의 모습에 경악했다.
순양의 평원에서 척관혈이 보여 준 무위는 그야말로 파천황에 가까웠다. 초연운과 검율천이라는 정마를 대표하는 무인들의 합공에도 끄떡없던 무시무시한 위용을 보여 주었었다. 그런 척관혈이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피 안개를 흘리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차라리 꿈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제일 먼저 반응한 이는 현소 진인이었다.
“사술?”
현기가 어려 있던 그의 눈동자에 불신의 빛이 떠올랐다.
남다른 도력을 소유한 그의 눈에는 천기가 비명을 지르며 요동을 치는 것이 보였다. 마치 만삭의 여인이 지난한 고통 끝에 아이를 낳는 것처럼 하늘 역시 난산을 겪고 있었다.
“이럴 수가!”
하늘의 기운은 무척이나 두텁고 단단해서 결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종남산의 천기는 헝클어지고, 어그러져 삐걱대고 있었다.
“순양의 평원에서 벌어진 대회전이 천기를 약하게 만들었구나. 그 때문에 천기가 요동치고 있어.”
“자네가 현소구만. 도가 제일의 도력을 소유하고 있다더니, 과연 명불허전이군.”
“혈광사신…… 호천산, 아니 호천명 선배 맞습니까?”
“그렇다네. 내가 바로 호천명일세. 한때는 혈광사신이라는 별호로 불렸었고, 무명자로도 활동했었지. 그리고 지금은 자네도 알다시피 천사교의 교주를 맡고 있지.”
“으음!”
“눈이 맑고 깊군. 사부인 천궁자(天穹子)를 쏙 빼닮았어.”
“사부를 아십니까?”
“어찌 모를까? 일차 정마대전을 함께 겪었는데. 이제 와 말하지만 그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사람도 바로 나라네. 그래서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
“그게 사실입니까?”
“그렇다네. 내가 굳이 자네에게 거짓을 말해서 얻을 것이 뭐가 있을까? 내가 그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네.”
호천명의 말에 현소 진인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
수십 년을 고련해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쌓았다고 자부하는 그였지만, 오래전 죽은 사부를 언급하는 호천명의 말에는 정신력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었다.
그때 초연운이 다가와 현소 진인을 부축하며 말했다.
“거짓말입니다. 놈의 말에 흔들리시면 안 됩니다, 현소 진인.”
“그래! 난 괜찮다, 연운.”
“저자는 천사교의 교주입니다. 어떤 감언이설로 흔들어 놓을지 모르니 단단히 방비를 해야 합니다.”
“알겠다.”
현소 진인이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안색은 아직도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만큼 마음이 흔들렸던 탓이다.
그때 호천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허허! 사실을 말해도 믿지 않는구나. 천궁자의 마지막을 지켜본 사람이 나란 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왠지 아느냐?”
“…….”
“천궁자를 죽인 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란다.”
이번엔 현소 진인은 물론이고 그를 다독이던 초연운까지 표정이 흔들리는 것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놀라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저, 정말입니까?”
“내가 너에게 거짓말을 해서 얻는 게 뭐가 있다고 할까? 내말은 사실이다. 내가 천궁자를 죽였다.”
“왜?”
순간 현소 진인이 분노 섞인 외침을 토해 냈다.
현소 진인의 눈에는 어느새 붉은 핏발이 서 있었다. 수십 년을 참오 해 온 마음의 공부도 소용없었다. 지금 이 순간 현소 진인의 마음속엔 오직 분노만이 가득했다.
호천명이 그런 현소 진인을 보며 조소했다.
“오직 그만이 진실을 알아봤으니까.”
“진실?”
“그래! 내가 척관혈을 몰래 살려 주었다는 것을 오직 그만이 눈치챘거든. 그래서 죽일 수밖에 없었단다. 지금이야 상관없지만, 그때는 절대로 알려져서는 안 됐거든.”
“으아아!”
현소 진인이 울부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