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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화 8장. 이 세상에서도, 저 세상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2)
“몸뚱이가 제법 단단하구나.”
호천명이 오른손을 몇 번이나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담호를 격타한 손이었다.
일 장 두께의 강철벽도 단숨에 관통할 수 있을 정도의 공력을 응집시켰는데도 담호의 숨통을 끊지 못했다. 오히려 주먹에 은은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때 바위에 처박혀 있던 담호가 몸을 일으켰다. 그의 머리와 어깨 위에 쌓여 있던 바위 부스러기들이 우스스 떨어져 내렸다. 그런 그의 입가엔 한 줄기 혈흔이 내비치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일격은 그에게 적잖은 내상을 입혔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위기의 순간에 폭마경을 펼쳐 호천명의 공격을 상쇄했다는 것이다.
담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허용했지만 그의 투지는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의 적이 눈앞에 있었다. 그것도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팟!
담호가 다시 대지를 박찼다.
한 줄기 선이 되어 그가 호천명에게 쇄도했다.
쾅!
그의 주먹에 다시 공간이 터져 나갔다. 하지만 그 자리에 호천명은 존재하지 않았다. 때문에 담호의 주먹은 헛되이 공간만 갈랐다.
담호의 눈매가 좁아지는 순간이었다.
콰직!
갑자기 등에서 격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담호는 피를 울컥 토해 내며 앞으로 튕겨 나갔다.
담호가 서 있던 곳, 바로 뒤쪽에 호천명이 서 있었다. 그가 어느새 담호의 등 뒤로 이동해 일격을 날린 것이다.
굳이 손으로 만져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번 일격으로 갈비뼈 서너 대가 나갔다. 부러진 뼈가 근육을 찌르고 있었다.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담호는 신경 쓰지 않고 눈으로 호천명의 움직임을 쫓았다.
순간적으로 담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호천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두 눈으로 빤히 보고 있는데 사라졌다. 마치 이 세상에서 지워진 것처럼.
담호의 감각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눈뿐만 아니라 청각, 후각, 촉각, 육감까지도 말이다. 그런데도 호천명이 어떻게 움직인 건지 감지해 내지 못했다.
쾅!
그 순간 굉음과 함께 담호의 육신이 다시 튕겨 나갔다. 이번에는 담호의 옆에서 호천명이 나타난 것이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유령 같았다. 낌새도, 조짐도 없이 나타나 공격하는데, 담호의 감각으로도 감지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지켜보고 있던 초연운이나 검율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고 있음에도 호천명의 움직임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형환위(以形換位)? 아니, 부동명왕보(不動明王步)인가?”
이형환위나 부동명왕보 모두 순간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바꾸는 절정의 보법이었다.
두 사람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형환위나 부동명왕보 모두 대단한 보법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과 같은 절대고수의 감각을 완벽하게 속일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호천명이 펼치고 있는 보법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마치 공간을 찢고 그 사이를 이동하는 것 같았다.
“설마?”
그 순간 두 사람은 한 단어를 동시에 떠올렸다.
쾅!
그 순간 굉음이 터져 나오며 담호가 비칠거렸다.
그렇지 않아도 헝클어져 있던 머리카락은 산발이 되어 있었고, 코와 입에서는 선혈을 쏟아 내고 있었다. 이번에도 등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등 뒤에는 어느새 호천명이 서 있었다.
유령 같은 움직임이었다.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지금 호천명이 고양이 쥐 갖고 놀듯 담호를 농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담호는 호천명의 유령 같은 움직임에 전혀 반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피투성이가 된 채 비틀거리는 그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흉흉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 담호의 모습에 호천명이 감탄사를 터트렸다.
“너의 정신력만큼은 정말 대단하구나. 하지만 제아무리 정신력이 강하더라도 육신이 무너지면 소용이 없는 법이지.”
순간 호천명이 다시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콰아앙!
폭음이 터져 나왔다.
모두가 담호가 다시 상처를 입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몸은 흔들렸을지언정 상처는 입지 않았다.
호천명의 주먹이 담호의 손바닥에 막힌 것이다. 그 충격으로 몸이 들썩이긴 했지만 그래도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담호의 눈이 사납게 번뜩였다.
“공간을 건너뛰는 거였군.”
“이제야 눈치챈 모양이구나. 맞다. 공간을 가르고 이동하는 거란다.”
공격이 막혔음에도 호천명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담호 정도의 시야와 판단력을 가진 무인이라면 이쯤에서 눈치챌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공검을 깨달았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시공검으로 공간 자체를 가르고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다. 방원 십여 장 정도는 언제든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일명 공간보(空間步)라는 공부였다.
공간을 가르고 이동하기 때문에 그 어떤 조짐도 기척도 감지할 수 없었다. 담호가 호천명의 공격을 막은 것은 조짐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라 무섭도록 발달한 본능을 무의식중에 따랐기 때문이다.
담호가 대지를 박찼다.
이유야 어쨌거나 처음으로 호천명의 공격을 막았다. 이제 반격할 차례였다.
콰아!
하지만 그의 주먹은 이번에도 헛되이 공기만 가르고 말았다. 호천명이 또다시 공간보를 펼친 것이다.
호천명이 담호의 뒤쪽에 나타났다. 순간 담호의 신형이 팽이처럼 제자리에서 팽그르 돌았다. 하지만 담호의 신형이 채 반도 돌기 전에 호천명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담호의 뒤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쾅!
다시금 폭음이 터져 나왔다.
담호의 옆구리가 꺾였다. 어느새 공간을 열고 나타난 호천명의 주먹이 옆구리를 강타한 것이다.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혀 왔다. 강렬한 통증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지만, 담호는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호천명이 나타난 곳을 향해 혈천각을 펼쳤다.
아름드리나무도 단숨에 박살 낼 만큼의 위력을 가진 혈천각이었지만 그것도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호천명의 신형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담호의 눈과 감각은 호천명의 신형을 좇아 움직였다.
미세하게 간질거리는 느낌과 육감으로 호천명이 다음에 나타날 곳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호천명에게 난타당하는 와중에도 담호의 감각은 예리하게 벼려지고 발전하고 있었다. 문제는 호천명의 공간 이동이 담호가 감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이뤄져 도저히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왕모 용화설이 담호에게 불완전한 육체로는 호천명을 어찌할 수 없다고 말했던 것도 그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아무리 극한까지 단련했다고 하지만 담호의 왼쪽 다리는 불완전했다. 그 때문에 반응이 미묘하게 차이날 수밖에 없었다.
담호나 호천명과 같은 고수들에겐 미묘한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이나 컸고, 수없이 많은 일을 행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듯 호천명은 담호를 농락하고 있었다. 호천명의 주먹에 수없이 강타당해 혈인이 된 담호였다. 그런데도 담호는 포기하거나 굴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호천명을 쫓고, 또 쫓았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맞고 얻어터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호천명을 쫓는 담호의 움직임이 더 빨라지더니 이제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가 되었다.
파바바방!
공기가 터져 나가고, 격타음이 연신 울려 퍼졌다.
이제 두 사람의 형체는 보이지 않고, 피륙이 부딪치는 소리와 공기가 터져 나가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초연운이나 검율천 같은 절대고수들의 시선으로도 좇을 수 없을 만큼 담호와 호천명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그들만이 다른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았다.
문득 초연운과 검율천의 시선이 마주쳤다. 순간 마음이 통했다.
‘그나마 호가 호천명을 잡고 있는 지금이 사술을 막을 마지막 기회다.’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마지막 남은 기력을 쥐어짜 내 제단으로 몸을 날렸다.
이제 척관혈은 거의 모든 피를 빼앗겨 삐쩍 말라 있었다. 숨도 겨우 몰아쉬고 있어 언제 목숨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전에 척관혈을 구하고 제단 위의 공간이 열리는 것을 막아야 했다.
타탁!
제단의 계단을 두어 번 박찼을 뿐인데 그들의 신형은 어느새 척관혈 근처에 도달해 있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손을 뻗어 척관혈을 잡아가는 그 순간이었다.
“발칙하구나.”
갑자기 그들 앞에 호천명이 공간을 열고 나타났다.
초연운과 검율천의 눈이 크게 치떠졌다. 설마 담호를 상대하던 호천명이 그들 앞에 나타날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쩌어엉!
“컥!”
“크억!”
순간 바로 앞의 공간이 터져 나가고 두 사람이 뒤로 날아갔다.
초연운이 피투성이가 되어 날아가는 광경에 담호가 눈을 부릅떴다.
쾅!
굉음과 함께 초연운이 제단 아래 대지에 처박혔다. 사지가 기괴하게 꺾인 채 푸들거리는 그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그와 멀지 않은 곳엔 검율천이 엎어져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힘없이 주저앉은 채 어깨를 잡고 있는 방진보도 보였다.
호천명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곳은 바로 현소 진인 앞이었다. 당연히 현소 진인은 어떤 반응도 할 수 없었다.
현소 진인 앞에 서 있는 호천명의 시선이 담호를 향했다. 그리고 담호의 눈과 마주쳤다.
호천명의 입가에 한 줄기 호선이 그려지고 담호의 뇌리에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의 웃음이 현소 진인을 죽일 거라고 예고하는 듯했다.
“안 돼!”
담호는 앞뒤 가리지 않고 현소 진인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러자 호천명의 입가에 어린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이런 담호의 반응을 이미 예상했기 때문이다. 현소 진인은 담호의 이성을 뒤흔들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
“너는 너무 무르구나.”
현소 진인을 구하려다 보니 담호의 전신에 파탄이 생겼다. 호천명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시공검을 펼쳤다.
푸화학!
담호의 등줄기를 따라 피분수가 치솟아 올랐다. 근육이 갈라지고 뼈가 보였다.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상처였다. 즉사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담호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왼쪽 무릎을 꿇었다.
강철 같던 육체도, 금강석보다 단단하던 의지도 한계에 달했다.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담호는 연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아!”
종리연이 입을 막은 채 흐느껴졌다.
그녀가 하늘 아래 가장 강하다고 믿는 남자가 무릎을 꿇은 광경은 충격적이다 못해 그녀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
호천명이 담호를 내려다봤다.
“그것이 너의 한계다. 너는 냉혈한인 것 같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따스한 감정을 갖고 있지. 아직 너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이 너를 놔주지 않으니까. 네 사부, 연인, 친구, 이런 것들이 너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 냉혹한 척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지.”
“…….”
“그런 인간적인 감성들을 갖고 있는 넌 절대로 나를 이길 수 없다. 그리고 그 다리로는 나의 공간보를 절대 따라오지 못한다. 그것이 너라는 존재의 한계이고, 인간의 한계이다.”
호천명은 잔인하게 담호를 비웃었다.
담호는 말없이 그런 호천명을 올려다봤다. 빈사 상태이면서도 담호의 눈빛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 눈빛이 호천명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호천명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저 지경에서도 저런 눈빛을 할 수 있는지. 그 눈빛이 거슬렸다. 이제까지 그 어떤 자도 저렇게 도전적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지 못했다.
어떻게 해서든 그 눈빛을 꺾어 놓고 싶었다. 죽일 때 죽이더라도 최대한의 절망감을 안기고 싶은 것이다.
마침 좋은 제물이 있었다.
호천명이 현소 진인과 종리연을 향했다.
“거기서 무기력하게 지켜보거라. 네 사부와 연인이 죽는 모습을.”
그의 음산한 목소리가 담호의 귀를 파고들었다.
담호를 뒤로하고 호천명이 두 사람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의 의도는 명백했다.
담호의 충혈된 눈동자에 호천명의 뒷모습이 보였다.
누구도 그의 걸음을 막을 수 없었다.
몇 걸음 남지 않았다.
그가 두 사람 앞에 도착하는 순간이 끝이었다. 두 사람에겐 더 이상 미래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순간 담호의 충혈된 눈동자가 칙칙하게 변해 갔다.
호천명의 입가가 말려 올라갔다.
굳이 뒤돌아보지 않아도 담호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그의 절망감과 무기력함이 공기를 타고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이제 난 이곳을 모두 정리하고 육도로 넘어가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다.”
그의 시선이 제단 위로 향했다.
척관혈의 머리 위로 균열이 뚜렷한 형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를 그토록 지겹게 막아섰던 인과의 벽 또한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었다.
그토록 고대하던 순간이었다.
호천명의 걸음이 절로 빨라졌다. 어서 이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제단 위로 올라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뚜둑!
아주 작은 소성이 호천명의 귓전에 울려 퍼졌다.
신경을 쓰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소성이 이상하리만큼 불길하게 호천명의 심장을 자극했다.
호천명이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그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패였다. 어느새 담호가 일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방금 전 소성은 담호가 몸을 일으킬 때 나던 뼈 소리였다.
호천명의 눈에 노기가 떠올랐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 순간 담호가 그를 향해 발을 내디뎠다.
뚜두둑!
다시금 뼈마디 부딪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호천명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뼈 소리는 담호의 다리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린 시절 다쳐 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왼쪽 다리에서 미세한 소성이 연신 터져 나오는 것이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담호가 호천명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뚜둑! 뚜두둑!
그 와중에도 연신 뼈가 부딪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럴…… 수가!”
호천명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떠올랐다.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세하게 뒤틀렸던 담호의 왼쪽 다리가 뼈 소리와 함께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다리를 절지 않았다.
항상 미묘하게 균형이 어긋났던 움직임도 완벽해졌다.
이제 뼈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환골탈태(換骨奪胎)였다.
비록 다리에 한정되긴 했지만 스스로의 의지와 내공으로 그 짧은 순간 이제까지 어긋났던 다리뼈와 근육을 재조정한 것이다.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너, 환골탈태를 한 것이냐? 어떻게?”
“다리 따위 언제든 나을 수 있었어. 그런데도 그러지 않은 것은 다리가 완전히 낫게 되면 나 스스로가 더 이상 인간이 아닐 것 같아서였어.”
이미 인외의 경계에 선 담호였다.
절룩이는 다리는 그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던 인간적인 면모였다. 그 불완전함이 역설적이게 담호가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자각하게 만든 것이다.
담호는 이제 자신에게 남아 있던 유일하게 인간적인 부분을 벗어던졌다.
호천명과 싸우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규격과 태(態)를 벗어던진 것이다.
지금의 담호는 탈(脫)인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