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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의협-212화 (212/262)

<-- 212 회: 격돌. -->

그러자 기파가 몰아치며 제갈 사혁과 마화천의 중심으로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마화천은 검을 쳐낸 뒤 일섬(一殲)을 펼쳤고 제갈 사혁의 가슴에 한 일(一)자의 검상이 생겼지만 절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되갚아주려는 듯 그의 가슴을 발로 찼다.

“큭!”

발에 차여 말려난 마화천은 어느 정도 거리가 생기자 대력도를 원을 그리며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양옆에 자리한 건물이 무너지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마화천에게 절대신위(絶對神威)라는 별호를 가져다준 무림 최고의 검격.

피할 곳은 없었다.

‘젠장!’

제갈 사혁의 몸에 두 이(二)자 새겨지자 이를 보고 있던 동경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역시 마화천인가.....”

하지만 이런 동경의 걱정과 달리 제갈 사혁은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다.

‘뛰어서 피하는 건 위험하겠지.’

마화천의 검격은 무시무시한 범위와 함께 준비시간 없이 눈 깜빡할 사이에 발동되는 장점을 지녔다. 쉽게 생각해서 엄청나게 큰 검을 휘두른다고 생각하면 편했다.

“이거나 먹어라!”

제갈 사혁은 노점상 가판대를 들어 던졌지만 마화천의 검격은 가판대 너머로 날아왔다.

“젠장!”

두 이(二)자에서 석 삼(三)자가 돼버린 상처를 부여잡고 서있는 제갈 사혁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흡성반기공(吸星反氣功)을 펼쳐볼까 생각도 했지만 흡성반기공은 순수한 내공 덩어리만 튕겨낼 수 있는 무공이다. 그에 비해 검격이라는 건 내공과 바람을 적절하게 섞은 검풍(劍風)의 일종. 흡기하는 순간 베인다.

“벌써 밑장 드러내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면 이것 말고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제갈 사혁은 암기를 던지듯 호황을 있는 힘껏 던졌다. 마화천은 손쉽게 호황을 쳐냈고 그 순간 주인의 손에서 벗어난 호랑이는 이빨을 드러냈다.

“이.... 이기어검(以氣御劍)이다!”

이 싸움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이기어검을 외치자 무공 좀 쓴다는 이들은 손에 땀을 쥐며 이 대결을 지켜봤다.

“이런 재주도 있었나?”

마화천은 검을 거두고 경공을 펼쳐 도망쳤다.

벽을 타고 올라가듯 주위에 있은 건물 벽을 타며 요리조리 다람쥐처럼 호황의 칼날을 피했다.

‘천류신화검(天流神火劍).’

제갈 사혁은 이기어검술을 결합한 천류신화검을 펼쳐 마화천을 등 뒤에서 압박했지만 등 뒤에도 눈이 달린 듯 절묘하게 피했다. 공격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살짝 베인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마화천은 등 뒤에서 공격을 피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았다. 제갈 사혁의 검에는 짙은 살기(殺氣)가 섞여 있었고 살기를 느낄 수 있는 한 약 7할에서 8할 정도는 안보고 피할 수 있었다.

“내공이 남아도는가 보군. 그렇다면..... 이쪽도 이판사판이다!”

마화천은 이기어검의 전통적인 약점인 내공소모를 기다렸지만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한 제갈 사혁의 내공과 환골탈태의 깨달음으로 인해 성장한 정신력은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공중으로 높이 뛰어올라 이기어검을 피하던 마화천은 공격을 거의 모두 피해낸 뒤 공중에서 무리하게 몸을 틀어 제갈 사혁에게 검격을 날렸고 그와 동시에 호황의 이빨이 그의 왼팔을 물어뜯었다.

“!”

“!”

제갈 사혁은 검격이 날아오자 재빨리 이기어검을 거뒀고 그 덕에 마화천의 이기어검으로 인한 검상은 깊지 않았다.

지면에 착지한 마화천은 주인을 잃고 땅에 떨어진 호황을 집어 들었다.

“너 이 자식!”

제갈 사혁은 마화천이 호황을 손에 쥐자 불같이 화를 냈다.

“이러면 이기어검을 못 쓰겠지?”

이기어검의 대표적인 약점이라면 시전자가 움직일 수 없다는 것과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게 있다면 이기어검이 끊겼을 때 시전자의 검을 다른 사람이 붙잡았을 때다.

마화천이 호황을 손에 쥔 순간 마화천의 내공이 스며들어 호황은 더 이상 제갈 사혁의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산이지.”

이기어검은 단지 하나의 사용 방법일 뿐이다.

“하아!”

제갈 사혁의 기합소리와 함께 마화천의 몸은 알 수 없는 무형(無形)의 기운에 의해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이러면 너도 못 움직일 텐데?”

“그건 그렇지.”

그 점은 제갈 사혁도 동의한다.

이기어검과 무형의 기운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적기(適期)를 잡는 다는 의미에서 이 상황은 제갈 사혁이 우세했다.

언제 이 무형의 기운을 거두고 한발 앞서 공격하는가? 이건 제갈 사혁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었다.

일각(一刻)이 지나자 마화천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무형지기(無形之氣)를 일각이나 유지하다니 징그러운 놈. 하지만 내공소모가 부담될 것이다.’

마화천은 버티면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공은 무한하지 않았고 이기어검에 무형지기까지 이렇게 오랜시간 사용한다면 내공을 모두 소진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반면 제갈 사혁은 내공소모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힘을 거둔 뒤 첫 일격을 날릴 적기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언제까지 참을 거냐? 마화천.’

자신은 소비하는 입장인 만큼 급할 수밖에 없지만 이럴 때 일수록 침착해야 했다.

이를 보고 있는 사람들마저 두 사람이 언제 움직일지 기다리느라 산 송장처럼 그 자리에 서있을 뿐이었다.

모든 소리가 죽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식경(食頃)이 흘렀다.

“불안해 죽겠고만......”

누군가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는 정적을 깼고 일순간 마화천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렸다.

‘지금이다!’

바로 그 순간 적기를 노리고 있던 제갈 사혁은 무형의 기운을 거두고 신속하게 매화오품지(梅花五品指)를 쐈다.

“!”

마화천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그것을 피해냈지만 문제는 제갈 사혁이 바로 코앞에까지 당도했다는 점이었다.

“내가 이때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너는 모를 거다.”

제갈 사혁은 왼팔을 쭉 뻗어 마화천의 시야를 가린 뒤 오른손을 허리에 두고 주먹을 움켜쥐었다.

“파강권(破鋼拳)!”

파강권의 강맹한 기운은 상대의 복부를 파고들었고 한순간이지만 마화천의 정신을 날려버렸다.

그 일격에 제갈 사혁은 승리를 확신했다.

이 파강권은 평범한 파강권이 아니다. 흡정마공의 묘리를 이용해 마화천의 내공을 전부 털어낸 결정적 한방이었다.

“!”

하지만 마화천은 자신의 복부에 꽂힌 제갈 사혁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호황에 베여 아직도 피를 흘리고 있지만 손목을 움켜쥔 왼손 손아귀의 힘은 범상치 않았다.

“나를....”

마화천은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나를 얕보지 마라!”

마화천은 가까이에서 이랑을 휘둘렀고 그 순간 제갈 사혁의 목이 베였다.

“대주!”

목에서 피가 터져 나오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동경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동경이 소리를 지르든 말든 제갈 사혁은 출혈이 일어난 목 아랫부분을 부여잡았다.

‘침착해. 별 거 아니야.’

마화천의 내공을 전부 밖으로 털어내지 않았다면 검격이 발산되어 목이 떨어져 나갔을 테지만 다행히 검상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 정신을 집중해 자연치유를 진행하면서 흘리는 피의 양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좋아. 이 정도면 다시 싸울 수 있어.’

입고 있는 옷의 소매를 찢어 목에 두른 제갈 사혁은 마화천에게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마화천 역시 몸에서 내공이 전부 흩어진 것을 느꼈지만 싸우고자 하는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

기수식을 바로 잡은 뒤 제갈 사혁에게 첫 일격을 날렸다.

제갈 사혁은 손뼉을 치듯 마화천의 대력도 이랑을 막아냈고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마화천은 제갈 사혁의 복부를 발로 찼다.

============================ 작품 후기 ============================

뭐 용량이 이따위야! 라고 화를 내시면 저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원고 수정 작업중이라 개인적인 시간과 더불어 연재 시간이 촉박합니다.

이해해주십시오. 아니 살려주세요......

작품 후기라면 이제 제갈 사혁과 마화천의 기교 싸움으로 끌고갔습니다.

내공 싸움은 무협의 꽃이죠. 그리고 다음편은 화산의협의 꽃(이었나?????)

도그파이트입니다.

그리고 바뀐 점이 있는데

이게 여태까지 ()하는 표기였는데 출판본에서는 '' 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쭉 이걸로 속마음을 표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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