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화산의협-254화 (254/262)

<-- 254 회: 마도천하(魔道天下) -->

살기를 내뿜자 당하령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공포에 질린 당하령을 보며 제갈 사혁은 그녀의 목을 놓아주었다.

“콜록! 콜록!”

기침을 하며 당하령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방금 전 행동은 그냥 한번 예를 들어본 거야. 힘이 없으면 무림에서는 살아남기가 힘들어. 주공에게 폐는 끼칠 수 없지만 내가 가자는 곳은 순순히 따라 가겠다?”

“그럼 나보고 어쩌라는 거예요?”

“어느 한쪽은 포기해야지. 둘 다 챙길 수는 없어. 주공이냐? 아니면 무림맹이냐?”

제갈 사혁은 무림맹에는 가겠지만 주공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거짓 진술을 하고 피해자인척 단상 위에 서지 않겠고 말하는 당하령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주공을 선택하면 어떻게 되죠?”

“그냥 이대로 사천당가로 돌아간다.”

“사천당가는 날 받아주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배교로는 돌아가지 못한다.”

“그럼 무림맹을 선택하면요?”

“앞서 말했듯 배교에 납치되었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라고 말해주면 된다. 그 후에는 무림맹에 자리를 하나 만들어주지. 물론 사천당가로 가지 않아도 된다.”

주공을 선택해도 결국 배교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돌아가야 할 사천당가는 ‘집’이 아니었다.

“너도 머리가 있으면 상황판단이 될 거 아니야.”

알고 있었다.

“배교는 끝장난다. 일이 다 끝나면 네가 미안해하는 주공도 배교도 이 땅에서 씨가 마른다.”

애초에 하오문을 통해 굳이 서장을 빠져나가려 했던 이유는 마교의 무사들이 배교 내부에 깊이 침투했고 그 결과 배교의 패배가 예측 가능했기 때문이다.

“내가 사천당가로 가겠다고 하면요?”

“그것도 괜찮겠지.”

“그렇게 되면 무슨 이득이 있죠?”

“애초에 이번 일은 ‘이득’ 따윈 없었어.”

이득 따윈 없다니 그게 무슨?

“결과는 뻔한데 여기서 뭐를 더 챙겨야 하지? 너를 무림맹에 데리고 가려 했던 이유는 단순히 아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다. ‘배교는 나쁘니까. 사라져야 한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표어잖아. 그리고 이 제한은 나보다 네게 더 이득이 될 텐데? 피해자이며 동시에 정파의 영웅이 될 거야. 잘 생각해봐. 배교에 납치되어 돌아온 사천당가의 사생아. 이거 정말 그림 된다니까.”

“당신 정말 구역질날 정도로 비겁하군요.”

“알고 있어. 그래서 그 말에 감정이 이입되지 않아.”

그는 힘으로 자신을 위협하고 또한 비겁했다. 자신이 얻게 될 아주 사소한 이득을 위해 자신을 구석이 몰아넣었다. 그리고 절대 자신이 거부하지 못할 거래를 했다.

“하... 할게요.”

“응? 잘 안 들려.”

“할게요. 연설이든 뭐든 하겠어요.”

“지금은 너무 분해서 미칠 것 같을 거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게 고마워하게 될 거야.”

당하령이 결심을 하자 당하령을 안아든 제갈 사혁은 주위 눈치 볼 것 없이 경공을 펼쳤고 곧 적에게 발각이 되었다.

그들이 배교의 무사인지 배교인 척을 하는 마교의 무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수 십 명의 적들이 뒤를 쫓아왔고 뒤에서 화살을 쏘자 요리조리 피하며 그들을 농락했다.

밤이 되자 경계지역 부근에 도착했고 여전히 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쫓아왔다.

“적이다!”

뒤에서 쫓아오는 자들이 경계지역에 있는 자들에게 외치자 성벽 위에서 궁수들이 화살을 발사했다.

“!”

당하령을 안은 채 화살을 피하기 어려웠던 제갈 사혁은 당하령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두 손으로 허공을 저으며 날아오는 화살을 전부 쳐냈다.

“뛰어!”

“에?”

그대로 성문을 향해 달려간 제갈 사혁은 주먹으로 있는 힘껏 성문을 때렸다.

“주먹으로 때린다고 성문이 열릴 리 없잖아요!”

제갈 사혁의 대책 없는 행동에 당하령은 한심하단 듯 소리를 질렀고 성문이 꿈쩍도 하지 않자 같은 곳을 발로 찼다. 그러자 성문의 이음새가 박살이 나며 문이 뜯겨져 나갔다.

“말도 안 돼!”

“이리 와!”

다시 당하령을 안아든 제갈 사혁은 운남 경계지역을 향해 미친 듯이 경공을 펼쳤고 뒤따라오던 배교의 무사들은 정파 지역으로 도망치는 그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 놈 정체가 뭐죠?”

배교의 무사 아니 마교의 무사들은 박살이 난 문을 보며 할 말을 잃었고 이들 중 대장 격으로 보이는 자는 혀를 차며 인상을 구겼다.

“쯧.... 봐줬다고 말하고 싶은 거냐....”

“왜 그러십니까?”

“저길 봐라.”

그는 박살이 난 벽의 이음새를 가리켰다.

“문은 단단한데 거기에 가해진 힘이 너무 강해서 성과 문을 이어주는 이음새가 부서졌다. 이런 걸 눈 깜빡할 사이에 할 수 있는 놈이 있다면 그놈이 우리보다 강하다는 뜻이지.”

“말도 안 됩니다. 우리 머릿수가 얼만데!”

“확실한 건 저 놈이 우리에게 칼을 겨누지 않아서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가 무사하다는 거지.”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래봐야 이미 지나가버린 일.

중요한 건 그가 싸우지 않은 덕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운남성을 눈앞에 둔 제갈 사혁은 경신법을 펼쳐 하늘 높이 뛰어오른 뒤 벽을 타고 올라가 성벽 위에 안착했다.

“누구냐?”

경계를 서고 있던 무림맹의 병사는 갑자기 위에서 사람이 튀어나오자 제갈 사혁에게 창을 들이 밀었다.

“무림맹의 출사인 제갈 사혁이다. 여기 책임자는 누구지?”

“제.... 제갈 사혁!”

제갈 사혁이라는 말에 그는 창을 거두고 머리를 숙였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출사님.”

검현군이 마화천에게 죽임을 당한 이후 명실공히 정파 최고수는 마화천을 꺾고 흑도섬을 제압한 제갈 사혁이었다. 때문에 제갈 사혁이 방문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운남성 경계지역의 모든 병사들이 집결했다.

“이곳의 대장인 수해(手駭)라 합니다.”

상대는 제갈 사혁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검현군의 자리를 대신하는 자. 나이로 위아래를 따질 수 없었다.

“이 여인을 무림맹까지 데려다주도록.”

“무림맹까지 말입니까?”

“봉황대의 초영 대주가 좋겠군.”

“아... 알겠습니다.”

한편 당하령은 여태까지 자신과 함께 있던 상대가 그 유명한 제갈 사혁이라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했다.

“제갈 사혁이었어요? 당신이?”

그리고는 이내 인상을 구겼다.

“왜 그런 반응을 보이지?”

“하란을 해독시킨 것도 당신이었군요.”

당하란이 독에 중독되었던 사건을 언급하자 제갈 사혁은 조소를 띄었다.

“그것을 만들어낸 발상은 제법이었어. 칭찬해주지. 그리고 며칠 뒤에 있을 연설..... 기대하겠어.”

============================ 작품 후기 ============================

휴재는 해도 연중은 하지 않습니다.

조아라와 계약까지 했는데 정말 몸 상태가 안좋아서 휴재를 하면 모를까.

연중은 할 수 없습니다. 해서도 안되고요.

계약을 했으면 책임이 따라야 하고 자신의 게으름 때문에 연중을 한다면 아에 다시는 글을 쓰지 말아야죠.

6시부터 글을 썼는데 또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습니다.

생각은 많은데 그것을 글로 적기가 힘드네요.

대신 고민거리였던 당하령의 이용방법에 대해서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간간히 쉽니다. 몇줄 쓰다가 인터넷 뒤적뒤적 거리죠.

아침을 먹고 나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게싯글이 있었죠.

'3초 안에 낚이는 동영상'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뭔 소리인가 싶어서 동영상을 클릭해봤는데...

동영상이 아니라 '동영상 플레이어 이미지'였습니다.

저는 동영상 재생버튼이 아니라 이미지를 클릭했던 거죠.

망할............ 나를 낚다니 잡히면 가만히 안둔다. 너 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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