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3화 (133/232)

마교도

***

상승 무공의 승인을 요청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호현이 어찌 모르겠는가. 이들이 이미 상승 무공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우리가 괜히 하오문 비급 탈취에 함께 나서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이미 다 갖고 있으니 뒤로 빠졌지요. 덕분에 많은 이득을 봅니다 그려.”

“······휴. 한 해에 세 곳만을 승인한다고 하였는데···.”

매년 승인을 추가로 진행할지는 태자의 마음일 것이나, 초기 세 곳은 확실하게 확답을 받은 상태였다. 그 세 문파를 모조리 이들이 챙겨가겠다는 것이다.

“싫다면 입맹 자금을 내주시고 무림맹에서 우리를 내치면 끝나는 일입니다.”

“······.”

바짝 말라버린 무림맹의 자금으론 이들에게 아무것도 내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시작도 전에 빚부터 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물며 누가 당장 거액의 자금을 융통해줄 것인가.

‘어차피 하오문에서 상승 무공을 얻어도 익힐 시간이 필요하다. 조금 늦어졌다 여기면 될 일이야. 또한 다른 이들도 거부할 수 없을 것이고···.’

“···받아들이겠습니다. 황실은 남궁과 제갈, 화산파에 상승 무공을 허락할 것입니다.”

“답이 시원시원하시니 저희도 싫은 소리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맹주.”

처음으로 듣는 호칭이었다.

“!”

“맹주. 어서 회합장으로 가시지요.”

“무림의 맹주는 어디서도 함부로 고개를 숙이지 않아야 합니다. 맹주. 저희가 모시지요.”

“맹주님의 결정이라면 공적인 자금의 사용이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요.”

노회한 세 수장은 어린 진호현의 마음을 들었다 놓으며 조련하고 있었다.

“···넘기 힘든 고개를 건너니 평지가 펼쳐집니다.”

남궁곤은 속마음을 숨기고 축언을 건넸다.

“앞으로는 걱정 없이 무림에 우뚝 서실 겁니다. 맹주.”

화산의 무환도 마찬가지였다. 간과 쓸개까지 빼줄 것처럼 달콤한 말이었다.

“저희가 뒤를 받쳐드릴 것입니다. 상승 무공을 승인받은 세 문파가 맹주를 지지하니 얼마나 든든하시겠습니까.”

제갈진도 방금까지의 고압적인 태도를 버리고 포권지례를 보였다.

“제갈 가는 무림맹의 군사가 되어드리지요. 가문에서 가장 두뇌회전이 빠르고 전략에 능한 이를 붙여드릴 것입니다. 제갈 가는 모든 것을 바쳐 맹주님의 손발이 될 것입니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날 회합에서 진호현은 무림의 주요 인사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맹주로 추대되었고, 제갈 가의 한 인물이 군사를 맡게 되었다. 또한 남궁 가의 무인들이 맹주의 수호신위를 맡고, 화산의 제자들이 맹의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

화산과 남궁, 제갈 외에 다른 문파와 세가에서 불만을 표하고자 새로운 맹주를 찾았지만, 크게 풀이 죽어 되돌아가야 했다. 두 세가와 한 문파가 이미 상승 무공을 얻었고, 자신들의 과오를 알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선수를 빼앗겼구나.’

‘이번 경매는 무조건 낙찰 받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들에게 남은 것은 하오문의 비급 경매밖에 없었다.

***

경매를 준비하는 하오문은 상당히 바빴다. 특히 왕호를 비롯한 흑림방은 근방의 기루와 객잔을 돌며 경매 준비에 여념이 없었는데, 문주를 청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호충은 왕호의 전갈을 받고 급히 한 장소로 갔고 그곳에서 꿇어앉은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문주님. 이들입니다.”

“······.”

호충이 받은 전갈에는 첩자 색출 중 마교로 의심되는 이들이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마교도를 알아보는 것은 아직까지 호충만 가능했기에 왕호가 문주를 청한 것이다.

“이들이 전부인가?”

“예. 문주님.”

“어떻게 찾았지?”

“무공의 흔적은 없었지만, 기이하게 음침한 구석이 있었고,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주변을 돌아보며 정보를 얻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첩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이후 이들을 계속 추적해 내통하던 놈들을 모조리 잡아들였습니다. 특이 이 자와 이 자는 무공도 조금 배운 것 같았고, 여기 이 자는 품에서 이런 것도 발견되었습니다.”

왕호가 건넨 종이에는 근방의 정보가 가득 적혀 있었다. 왕호는 잡혀 온 이들 중 마지막 인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과 비슷하게 행동하기에 잡아온 것이다.

“나보다는 무공을 익힌 왕 방주의 눈이 확실하겠지.”

왕호는 어째서 호충이 무공을 익히지 않은 것처럼 포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언제나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호충을 여러 차례 겪었기에 괜한 말을 보태지 않았다.

“······.”

“그럼 여기 이 사람은 빼도 되겠지?”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아아. 감사합니다.”

많은 이들이 얼마나 얻어맞았는지 얼굴이 퉁퉁 부어있었고, 찢어진 입가로 핏줄기도 보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 남자만은 그저 의심을 받은 것에 불과했기에 멀쩡했다.

그렇게 호충은 꿇어앉은 이들 중에 중년의 나이인 남성을 옆으로 빼두었다.

“나머지는 전부 목을 쳐라.”

“나는 마교도가 아닙니다!”

“사, 살려주십시오.”

“대인! 대인!”

“···심문하지 않으십니까?”

“마교도는 아무것도 발설하지 않는다고 하더군.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겠지.”

호충은 황혼단에 끌려 나가는 이들에게 관심도 두지 않았지만, 왕호에게만 전음을 남겼다.

[저들은 마교에 도움을 주었지만, 깊이 관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가두고 따로 확인해 보아라. 내가 빼 놓은 놈이 진짜 마교도다.]

“!”

왕호는 황혼단이 그들의 목을 치기 전에 얼른 밖으로 빠져나갔다. 마교도와 남겨질 문주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문주님의 무공은 천의무봉이다. 누가 옆에 있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왕호가 호충에게 가진 또 다른 믿음 중 하나였다.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가 오해를 한 모양입니다.”

“다, 다행입니다.”

“헌데 어째서 우리를 감시하셨습니까?”

“저는 이 지역 토박이로 홍소라는 놈입니다. 근방이 분주하기에 조금 궁금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궁금증이 도졌지요. 조심스럽게 여기저기 묻고 다녔는데 그만···.”

“아. 역시. 저희 아이들이 크게 오해한 모양입니다. 치료비를 드리고 배상할 터이니 부디 용서하십시오.”

“휴우. 산 것만 해도 다행입지요.”

“저희 아이들에게 당신을 함부로 잡지 말라고 일러두겠습니다. 그래도 다음엔 조심하십시오.”

“예. 예. 오해가 풀려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 정말 아까 그놈들은 목을 치실 생각입니까?”

“무림의 일은 모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예, 옙. 죄송합니다. 제가 궁금증이 좀 많아서···.”

호충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그저 남자를 밖으로 내보냈다.

“이건 치료비로 쓰십시오.”

“어이쿠. 감사합니다요.”

호충이 건넨 주머니를 받아 얼른 품에 넣은 남자는 다시 돈을 빼앗길까 싶었는지 단단히 품을 여미고 뒤를 힐끗힐끗 돌아보며 빠르게 걸음을 옮겨 골목으로 사라졌다. 영락없는 촌무지렁이의 모습이었다.

“······.”

호충은 근방에 있던 위지승을 찾았다.

“위 단주. 방금 나간 녀석을 멀리서 감시해라. 황혼단이 돌아가며 감시를 이어가야 할 것이야.”

“예. 문주님. 저도 감시에 동참하겠습니다.”

“그저 어디에 있는지만 파악해. 그리고 들켰다 싶으면 바로 단원들을 빼라. 미리 단원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야.”

“···중요한 인물이라면 확실히 붙잡아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너희가 다 죽는 수가 있다.”

“······.”

위지승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일파의 장문인을 힘으로 찍어 누를 정도의 무공을 가진 내가···. 죽어? 단원들까지 전부?’

그렇다면 방금 겁먹고 나간 놈의 무공 수위가 자신과 황혼단을 아득하게 상회한다는 뜻이었다.

‘마교가 여전히 무림에 감시를 이어가고 있었군.’

잡혀온 이는 마공을 상당한 수준으로 익힌 인물이었다.

‘마교의 장로급을 파견할 정도라니···.’

아버지 진휘평과 함께 있던 마화평이라는 마교의 장로와 비슷한 수준의 고수였다.

“오래 감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가 바로 녀석을 찾아 갈 것이니.”

“···예. 문주님.”

여기서 녀석을 죽이면 마교의 관심이 하오문에 쏠릴 수 있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시간차를 두고 처리하는 이유는 녀석의 죽음을 하오문과 연관 짓지 못하게 만들려 함이었다.

***

여전히 겁먹은 연기를 이어가던 홍소라는 인물은 한참 뒤 아무도 없는 허름한 가옥으로 들어가서야 본 모습을 드러냈다.

‘제길. 어렵게 만든 마교의 끈이 일시에 다 사라졌어.’

여전히 입은 열지 않고 속으로만 생각을 이어갔다.

‘하오문의 문주라는 놈이 무공을 몰라서 다행이군. 하긴···. 무공을 익혔다 한들 누가 마교의 잠룡진을 알아볼 것인가.’

툭.

귀하게 들어온 하오문주의 주머니는 하등 쓸모도 없다는 듯이 방 한 켠으로 던져 버렸다.

‘다시 하급 마교도를 데려와서 곳곳에 박아 놓자면 한참 더 걸리겠군.’

곧 자리에 앉고 종이가 뭔가 가득히 적어 내렸다.

[직접 대면한 결과 하오문주의 무공 수위 최하. 사천(四川) 성도(成都)에 십(十)인 이상 지원 필요. 기존 허술한 인력은 모두 제거되었음.]

이후로도 자세한 요구사항을 추가로 쓰고 곱게 접어 창밖에 매달아 두었다. 연락을 맡은 또 다른 마교도가 이 서찰을 윗선에 전할 것이다. 자신은 서찰을 챙겨가는 이들이 누군지도 알 수 없었다. 다른 마교의 장로가 운영하는 인력이기 때문이다.

“휴.”

의심에선 벗어났지만, 외부 활동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창가에 다른 서찰이 도착할 때까지는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

.

.

위지승은 문주의 경고를 허투로 듣지 않았다. 아예 녀석이 들어간 허름한 가옥이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길가의 국숫집을 들러 후루룩 국수를 말아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크흐. 할배. 국물이 끝내주오. 비결이 뭐요?”

“허허허. 그걸 알려주면 난 뭘 먹고 사는가?”

곧 다른 사람이 들어와 국수를 주문했다.

“여기 국수 하나! 얼른 말아줘. 뱃가죽이 등에 들러붙겠어.”

“예. 금방 됩니다요.”

국수를 거의 다 먹은 위지승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늦게 또 올 테니 다 팔지 말고 남겨두쇼.”

“허허. 내 잘 알았네. 얼른 일보고 오시게. 오늘은 밤 장사까지 해야겠구먼.”

이미 날이 어둑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계산까지 끝낸 위지승은 방금 들어온 인물과 잠시 눈을 마주치고 밖으로 나섰다. 방금 들어온 이는 황혼단원이었고, 교대 시간이 되어 들어온 것이다.

밖에는 황혼단원 둘이 더 있었는데, 단주인 위지승을 멀리서 마주하고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위지승이 나왔다는 것만 확인하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뿐이다. 이들은 시간차를 두고 허름한 가옥 주변을 멀리서 자연스럽게 지나쳤다. 누구도 감시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교한 체계였다.

“!”

위지승의 눈에 가옥으로 다가서는 인물이 들어왔다.

‘녀석이 창가에서 뭔가를 챙겼다.’

당장이라도 녀석을 붙잡아 품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여전히 문주의 경고는 유효했다.

‘썩을. 저 녀석들이 대체 얼마나 강하기에···.’

위지승은 단원 둘에게 눈짓하고 잠시 이탈했다.

‘···멀리서 확인만 할 것이다.’

다행히 위지승이 쫓는 인물은 그리 조심성이 없었다. 발걸음도 불규칙한 것이 무공을 익히지도 않은 듯 했다.

곧 그가 어색한 행동을 했다.

‘뭐야. 이상하잖아?’

비단을 파는 상회에 들러 비단을 이리저리 만지며 값을 흥정하는 것처럼 연기하고 있었다. 계속 지켜봤기 때문에 어색한 행동이 더 눈에 잘 들어왔음이다.

‘···목적은 서찰이었군.’

비단을 내려놓으며 품에 넣어온 서찰을 비단 밑에 몰래 깔아 넣은 모습을 본 것이다.

‘녀석은 그저 심부름꾼이었어.’

위지승의 감시 대상이 심부름꾼에서 상회의 인물로 바뀌었다.

장사를 이어가던 상회의 주인은 지나던 사람들이 뜸해지자 얼른 아까 그가 내려놓은 비단을 들어 밑의 서찰을 챙겼다. 그리곤 얼른 상회 문을 닫아버렸다.

그 모습을 끝으로 위지승은 아무렇지 않게 다른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여기까지. 더는 무리다.’

언뜻 보기에도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몇 명이 상회 주변에 포진해있었다.

‘자칫 타초경사의 우를 범할 수 있어.’

다시 황혼단원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간 위지승은 허름한 가옥을 단원들에게 맡기고 얼른 문주를 찾아갔다.

.

.

.

“중간보고가 필요하여 돌아왔습니다. 문주님.”

“···단원들은 어쩌고 혼자 돌아와?”

자칫 마교의 장로에게 걸리면 모조리 마공에 절멸할 수 있기에 걱정하는 것이다.

“안 그래도 멀리서 감시를 이어갔고, 지금은 더 뒤로 물렸습니다. 놓쳐도 상관없다고 전해 두었습니다.”

그래도 호충은 마음이 급했다.

“···빨리 가봐야겠군.”

“그보다 다른 일이 생겼습니다. 녀석이 서찰을 누군가에게 전했고, 서찰을 받은 상인을 찾아냈습니다.”

“!”

“성도(成都)의 시전에 자리한 비단상회에서 서찰을 챙겼고, 주변에 눈빛이 날카로운 이들이 보였습니다.”

호충은 새로운 정보를 얻은 것보다 자신의 당부를 무시한 일이 더 중요했다.

“위 단주!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는가!”

“저, 저는 그저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지금 네가 저승에 발을 담그고 빠져 나왔음을 아느냐!”

“녀석들의 윗선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호충은 자신이 파악한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이미 녀석들의 본거지까지 모조리 파악하고 있다. 그러니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겠느냐!”

“!!”

문주가 마교의 본거지까지 파악하고 있을 줄을 위지승이 어찌 알았겠는가.

“이래서 정보 공유가 필수라니까. 앞으로는 시키지 않은 일을 하지마라. 알았나?”

“···예. 문주님. 명심하겠습니다.”

“안내해라. 녀석이 서찰을 전했다면, 하오문에서 얻은 정보도 전해졌을 터. 하오문은 마교의 관심에서 벗어났을 것이다.”

“아. 예. 문주님. 그럼 황혼단과 여명단을 전부···.”

그렇게 위험한 인물이라면 많은 이가 함께할수록 더욱 확실할 터였다.

“다른 얼굴로 갈 것이다. 흑림방의 인물은 전부 빼라.”

“예. 문주님.”

위지승은 문주인 호충이 다른 얼굴로 바꿀 수 있음을 아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였다. 또한 호충의 무공 수위가 감히 자신이 측정하기도 어려울 수준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너도 위치만 알려주고 왕호를 도와라. 곧 경매가 시작된다.”

“그럼 녀석의 뒤처리는 어찌 하올까요.”

문주가 녀석을 죽인다면 시체가 남을 것이고, 시체는 보이지 않게 처리해야 옳다고 생각했음이다.

“그냥 둬라. 거기까지 처리해버리면 거대한 단체가 뒤에 있다는 의심만 키우게 만들 것이다. 무공이 고강한 미지의 무림인이 처리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왕 방주님이 그토록 당부하셨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왕호가 위지승에게 각별하게 당부한 말이 있었다.

[위 단주는 문주님께서 이해할 수 없는 지시를 하셔도 무조건 따라야 한다. 문주님은 우리가 감히 예상하기 힘든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계획하고 실행하신다. 무조건 따르다보면 나중엔 자연스럽게 이유를 알게 될 터. 괜히 문주님을 귀찮게 해서는 안 될 것이야.]

자신이 문주의 명에만 충실했다면 긴 말이 필요 없지 않았겠는가. 굳이 시시콜콜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무조건 복명하겠습니다. 문주님.’

“문주님. 위치부터 알려드리지요.”

“그리고 큰 도끼 하나만 챙겨 와라.”

‘도끼라니···. 하지만 이것도 연유가 있으시겠지.’

“···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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