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3화 (223/232)

노야산으로

***

“······.”

마교의 고위급 인사 또한 태산 같은 강기와 이기어검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태자의 신위에 할 말을 잃은 상태였다.

호충은 그런 녀석에게 비릿한 미소로 독설을 날렸다.

“네 놈은 뒤에서 명령만 내리지 직접 나서지 않는 구나. 마교의 거짓 교리에 속아 지금까지 따르던 교도들이 모조리 죽은 다음에도 네 놈은 달라지지 않겠지?”

“······.”

마공 고수들의 죽음과 호충의 무위에 잔뜩 위축되었던 마교도들의 시선이 다시 그를 향했다.

“······.”

“······.”

호충은 말에 음공을 더해 마교도 전부가 들을 수 있도록 소리쳤다.

“내 자비를 구하려거든 무기를 버리고 꿇어라!!! 투항하는 자는 살려줄 것이다!!! 너희뿐 아니라 너희 가족도 함께 살 것이다!!! 신강은 이미 황군이 장악했노라!!!”

갈피를 잡지 못하던 마교도들은 호충의 말에 선택할 수 있었다.

툭. 투둑.

“하, 항복하겠나이다.”

“살려주십시오. 전하.”

“저희는 아무것도 몰랐나이다.”

호충을 중심으로 마교도들이 모두 땅으로 몸을 엎드리기 시작했다.

“······하.”

남은 것은 태상장로라고 불린 마교도 하나였다.

“선황제 폐하의 아드님을 어찌 했느냐? 답하라!!”

“······살려주시겠소?”

“···네가 입을 열면 네 가족은 살 것이다. 하지만 네가 입을 열지 않으면 마교도 전부에게 역모의 죄를 물을 것이다.”

스르륵.

꿇었던 마교도들의 고개가 살짝 들렸고, 그들의 시선이 태상장로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

그는 마교도의 시선 속에서 깊은 원망을 볼 수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함께 죽겠다며 나섰던 교도들이었다.

‘마교는 다시 일어서기 어렵겠구나. 나 또한 살기 어려울 것이다.’

태자의 말에 자신을 살려준다는 말은 없었다. 가족만을 살려준다는 말이었다. 그도 가족들을 향한 정은 마교도와 다르지 않았다. 마교가 끝장났으나, 가족들이라도 살려야 했음이다.

“···내자가 황궁에서 산파 노릇을 했습니다. 덕분에 일을 계획할 수 있었지요.”

‘이 놈이 확실하군.’

“품이 넓은 옷으로 이 왕야에게 얻은 아이를 숨겨 들어갔고, 태자가 태어났을 때 바꿔치기 했나이다.”

“살았나? 아니면 죽였나?”

“···본래 태자를 죽여야 했으나, 평생 아기를 받아온 내자는 그럴 수 없었다고 합니다. 곧장 마교로 돌아오지 않고 멀리 다른 지역에 들러 버리고 왔다고 들었습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모르옵니다. 살기위해 거짓을 고하는 것이 아니옵니다.”

“···어디지?”

아기를 버렸다면 죽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선황제의 유언이 아니던가. 끝까지 찾아봐야했다.

“···섬서 자장이옵니다.”

“!”

자장은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이었다.

“제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 이옵니다.”

“···네 내자를 불러와라. 더 자세한 얘길 들어야겠다.”

자장에 버린 것만으론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영아는 절반 이상이 일 년을 넘지 못하고 죽기 일쑤였다.

“···내자는 이미 십년 전에 마천경에 들었나이다.”

“!”

“자장 뒷골목에서 가장 큰 전각 앞에 버리고 온 것이 전부입니다. 내자가 살아 있었어도 더 들으실 말은 없으실 것입니다.”

“당시 자장 뒷골목에서 가장 큰 전각이라면···.”

호충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선황제의 손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정보였다. 그리고 자장의 뒷골목을 잘 아는 놈이 자신의 수하로 남아 있었다.

“신강으로 갈 것이다! 황군은 이들을 모두 포박하여 신강 관아로 끌고 오라!”

““예! 전하!””

호충이 황군의 일부와 함께 급하게 신강으로 말머리를 돌렸고, 남은 마교도는 황군의 인솔에 신강으로 향했다. 그리고 정파 무림인들은 저마다 태자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중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맹주 진호현이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충격을 받은 인물이 있었다.

“진 공자가···.”

바로 화산파의 장문인 무환이다.

“황궁의 인물이었단 말인가···.”

무환 곁에 서있던 비연이 입을 열었다.

“장문인. 황실의 피가 특별하기는 하지요?”

“···진 가주도 알고 있었는가?”

비연은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외조부께서 태자 전하와 함께하고 계십니다.”

“허! 그래서 최근 몇 년간 뵙기가 어려웠구나!”

송동석은 월하검문의 문주이면서도 최근 만날 수가 없었다. 그동안 서찰로만 소식을 주고받은 것이다.

“외조부는 황제 폐하의 무공 스승이 되셨습니다.”

“!!”

“!!”

“!!”

“황제 폐하의 즉위식에 무림맹의 인물들도 초대될 것이니 그때 인사 나누시지요.”

“···허.”

“아까 저 놈이 마교의 태상장로라 했으니, 저 녀석은 저희가 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가시지요.”

“···태자께서 우리가 나설 수 있도록 배려하신 모양이로고.”

“헌데···. 태자께서 보이신 자색 기운이 어쩐지 낯이 익소?”

제갈진과 남궁곤의 말에 무환 장문인이 고개를 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태자께서는 화산의 자하신공을 익히지 않으셨겠소? 게다가 본 파의 명예 장문인이시니···.”

“···괜히 송 문주가 맹주자리를 넘긴 것이 아니로군.”

“허! 연줄 하나는 제대로 잡았군.”

***

군사들과 신강에 먼저 도착한 호충은 사중환을 찾았다.

“왕호! 당장 사중환을 불러와!”

“예. 문주님.”

신강에서 천라지망을 펼치던 사중환이 급하게 호충의 부름에 달려왔다.

“문주님!”

“앉아봐.”

“예.”

호충은 사중환을 앉히고 곧장 본론에 들어갔다. 자장의 뒷골목에 관한 일이라면 사중환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이십 여 년 전이야.”

“?”

호충은 마교의 태상장로로부터 들었던 정보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자장 뒷골목에 가장 큰 전각에 선황제 폐하의 손이 버려졌다고 했어. 부문주가 기억하는 가장 큰 전각은 어디야?”

“······.”

사중환은 어렵지 않게 기억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사중환은 자장 흑패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장 뒷골목의 가장 큰 전각은 동일합니다.”

“!”

“예. 바로 자장 흑패의 전각이지요.”

“······그럼. 당시 자장 흑패에서 거둔 아기가 있었나? 그 앞에 버렸다고 했으니, 분명 자장 흑패에서 봤을 것이 아니야.”

흑패에서 아기를 거둘 일은 거의 없었다. 누가 뒷골목 주먹패의 전각에 아기를 키워달라며 두고 갈 것인가. 자장에 사는 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이었지만, 산파는 자장을 몰랐기에 가장 큰 전각에 두고갔을 뿐이었다.

“···이, 있었습니다.”

“누구지? 아직 살아 있나? 혹시 지금 우리 하오문에 소속된 문도인가?”

사중환은 당시 전각에 버려졌던 아이를 호충이 만났음도 알고 있었다.

“···깊은 밤(夜)에 작은 아기(小)가 버려졌기에 당시 흑패주 밑에 있던 마한로가 거두어 소야(小夜)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지요.”

“소, 소야? 그 놈은······.”

“예. 마한로를 잡아 꿇리셨던 날 어깨에 단검을 박으셨던 그 아이가 바로 소야입니다.”

호충도 선명하게 기억났다. 마한로의 다리 힘줄을 잘랐다는 사실을 듣고 분에 차서 몸을 일으켰던 어린놈이었다. 당시 호충은 거리낌 없이 단검을 날렸고, 이후에도 소야가 마한로를 따랐기에 팔에 붕대를 감고 있던 놈을 봤던 기억이 있었다.

“마한로는 지금 어디에 있지? 하지만 일전엔 마한로는 봤는데, 소야는 없었잖아?”

“···만정소가 흑림방도들과 함께 서안 밖으로 나갔다고 들었습니다. 흑림방은 사천 근방까지만 만정소와 마한로를 데려다 주었고, 이후엔 만정소가 마지막까지 마한로를 배웅했습니다.”

마한로가 서안을 나서기 직전에 사중환과 마주했기에 이후 마한로의 움직임을 보고하라 지시했었다. 덕분에 마한로의 모든 것을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마한로는 소야를 만나러 간다고 했습니다.”

“거기가 어디야!!!”

“청해성입니다. 만정소가 알려주기를 거기서 다리를 고쳤고, 소야를 그곳에 버리듯이 두고 왔다고 합니다.”

“청해성···.”

“청해성으로 방도들을 급파하겠습니다.”

“···소야는 나와 악연을 맺었잖아. 게다가 소야는 선황제의 아들임이 거의 확실한데, 어찌 수하들을 보낼 수 있겠어? 내가 직접 가겠다.”

“문주님. 아직 마교의 교주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놈은 쉽게 찾을 수 없지만, 오래 살지도 못할 것이다. 진품 야광주가 둘은 아닐 테니까.”

“······진품이 있었습니까?”

“비연이 황실에 납품한 야광주가 진품이더군. 그저 빛을 발하는 야광주가 아니라 서기를 품은 보주였다.”

“···허.”

“지금은 청해성의 소야가 우선이다. 교주 놈이 살아남아도 다시 세를 일으킬 수 없을 터, 부문주는 만정소를 대기시켜···. 아니다. 내가 가는 것이 빠르겠다. 서안에서 녀석을 만나 노야산까지 가는 길을 묻고 곧장 달려갈 것이다.”

호충은 당장이라도 달려 나갈 태세였다.

“무, 문주님. 홀로 가신단 말씀입니까!”

“흑림방은 함께가야지. 가는 길에 서 대장군에게 이곳의 일을 맡길 것이니, 부문주는 화진과 함께 마교도를 회유하는데 집중해.”

“그럼 마차를 준비시킬 터이니 기다리십시오.”

“마차? 뭐···. 마차 정도는 있어야겠네.”

황실의 손을 데리러 가는데 걸어서 남경까지 가자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간 미안한 일도 많은데, 또 미안한 일을 만들 수는 없었다.

“또한 마한로가 노야산의 도인이 반신선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은인자중하는 고수일 가능성이 큽니다.”

“···잠깐. 그런데 노야산이라고? 청해성의 노야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산이었다.

“···마한로가 또 무슨 얘길 했는지 알아?”

“음···. 고대무림비서라는 책에서 기록된 대로 노야산을···.”

“설마 했더니···.내가 예전에 봤던 책 맞네.”

자장의 흑패 동혈에서 호충이 들고 나간 쓸모없는 서책의 제목이었다. 일부 무림과 황실의 일에 관한 것은 진실에 가까웠지만, 저자의 허황된 말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마한로 새끼는 서책에 나온 사기꾼 얘길 믿었단 말이야?”

“사기꾼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실제로 대단한 능력을 지녔다고 했습니다.”

“금원보를 열 개나 들고 오라고 했는데? 마한로가 그런 돈이 어디 있어서?”

“···가져다 줬답니다. 덕분에 소야가 반신선의 제자가 되었고, 자신은 쫓겨났다고 만정소에게 말했습니다.”

“거참. 마한로 그 새끼는 꼬불쳐 둔 금원보가 많았네? 내 칼에 손등이 뚫렸으면서 끝까지 안 불었다 이거잖아?”

“······.”

“어쨌든! 덕분에 소야가 고수의 제자가 되었다는 거지?”

“죽지는 않았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급하게 가실 필요 없습니다.”

“폐하께서 가장 우선하는 일이 선황제의 아들을 찾는 일이야. 녀석을 황궁으로 데려가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승하하신 선황제도 소야가 궁으로 돌아와야 영면하실 것이야.”

“그러니 더욱 준비하고 가셔야 하옵니다.”

“···에효. 알았어. 어쩔 수 없지.”

***

호충은 신강의 일을 화진과 서천량 대장군에게 맡겨두고 급히 청해성으로 향했다. 사중환의 말대로 황군에서 차출한 병력 일부와 호충이 화진과 함께 타고 온 팔두 마차까지 함께였다.

“이렇게 가면 언제 청해성까지 가냐?”

문제는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인원이 많아지고 마차까지 더해진 만큼 느려진 속도에 있었다. 호충은 느린 황군의 이동이 무척이나 답답했다.

“저희끼리 먼저 가시는 것은···.”

호충은 호위를 위해 따라온 왕호의 말에 반색했다.

“그럴까?”

“어차피 이들은 선황제의 아들을 데려오기만 하면 되지 않습니까. 저희가 먼저 가서 사전 작업을 해두면 더욱 수월하겠지요. 그리고 문주님의, 아니 전하의 호위는 저희가 맡을 것이니 걱정도 없고요.”

“그래. 오랜만에 왕호가 옳은 소리를 했어.”

“헤헤.”

하지만 곁에서 듣고 있던 황군 장수 하나는 얼굴에 핏기가 가셨다.

“전하. 지금도 병사들이 강행군으로 지쳐 있사옵니다. 만약 전하께서 먼저 목적지로 출발하신다면 저희는 전하께서 기다리시지 않도록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인데···.”

“늦어도 상관없다. 마차만 확실하게 챙겨와.”

“···전하.”

“아직 서안까지도 못 갔잖아! 서안에 있는 수하들에게 일어둘 터이니 너희는 그를 따라 노야산으로 와.”

조만간 서안에 도착해 만정소와 만날 예정이었다. 만정소에게 노야산으로 가는 길을 묻고 황군과 함께 오도록 할 생각인 것이다.

“······.”

“아니면 너희가 전부 낙오할 때까지 속도를 올리라고 할까? 그러면 내가 더 편하게 갈 수 있을 걸?”

“히끅.”

“···서 대장군께 고자질하지 않을 것이니, 편히 와라. 나를 따르면 괜히 병졸들만 고생이다.”

“···예. 전하.”

호충은 장수를 두고 단출하게 마차를 벗어나 왕호를 비롯한 흑림방 호위대와 나섰다.

“시원하게 가자!”

“예! 문주님!”

이들에게 호충은 여전히 하오문의 문주였다.

***

호충은 서안에 도착해 만정소를 불러 노야산에 이르는 길을 물었고, 만정소는 이후 도착할 황군과 함께 출발하라는 명을 내렸다.

“예. 문주님. 명을 따르옵니다.”

“그런데 마한로가 거긴 왜 간 거야?”

“···일전에 마한로가 부문주님을 뵙고 깨달은 바가 많은 것 같았사옵니다. 소야에게 큰 죄를 지었다며 평생 갚으며 살겠다고 했지요.”

“허. 마한로 새끼가 새 사람이 되었나?”

“제게도 많은 은혜를 입었다며 나중에라도 갚을 수 있다면 꼭 갚겠다 말했지요.”

“···네가 봤을 땐 어땠어?”

“진실로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흠. 어차피 내가 찾는 이는 마한로가 아니라 소야라는 인물이니···.”

“혹시···. 소야라는 놈이 큰 죄를 지었습니까?”

황군이 출동한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 것이다. 마한로는 소야에게 잘못한 과거를 사죄한다 했으니, 황군을 막아설 수도 있지 않겠는가.

“죄를 지은 건 소야가 아니라 나다. 마한로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

“···예. 문주님.”

“아! 그리고 황군은 나를 태자로 알고 있으니, 너도 그리 알도록.”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건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하오문의 문주가 왜 황제의 아들이 된단 말인가. 하위 하오문도 중에 아직 이 사실을 아는 이가 없었기에 만정소 또한 전혀 모르고 있었다.

우드득.

호충은 오랜만에 바꿨던 얼굴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렸다.

“하오문주 송재호는 사실 폐하의 아들인 진호충이거든.”

“!!!”

“하오문의 고위 문도들만 알고 있는 일이니 너도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는 태자이기도 하지만 하오문의 문주 신분을 버릴 생각이 없으니 말이야.”

“태, 태자 전하···.”

“쉿.”

“읍!”

“마한로의 다리 힘줄을 자른 것이 바로 나다. 녀석이 자장 흑패의 패주로 있던 시절에 나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 거기가 하오문의 시작점이었다.”

“!”

“하지만 더 이상 마한로와 다시 드잡이 할 생각은 없다. 녀석은 앞으로 편히 살 수 있을 것이다.”

“······.”

“그간 마한로를 돌봐준 너라서 밝힌 것이다. 또한 네가 황군과 함께하는데 내 정체를 몰라선 안 되겠지.”

“후우···.”

만정소는 심장이 벌렁거려서 뭐라고 대꾸해야할지 모르고 있었다.

“황군이 도착하면 천천히 노야산으로 와라. 급하게 와봐야 너만 고생일 것이다.”

“예. 저, 전하.”

우드득.

호충의 역용술(易容術)이 다시 펼쳐지고 있었다.

“태자가 여기 있었더냐? 여긴 하오문의 문주 송재호밖에 없구나.”

“···예, 예. 문주님.”

만정소에게 노야산의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들은 호충은 다시 왕호를 비롯한 흑림방 호위대와 길을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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