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강호. 20. 블랙시티.
20. 블랙시티.
“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하는 말인 거냐?”
박준의 차갑게 가라앉은 음성과 눈빛은 강흑성을 향한 비난이나 조롱 같은 게 아니었다. 그렇다는 걸 곁에서 지켜보는 그렉도 알고 황당한 얼굴의 박현도 안다. 그리고 물음을 받은 당사자인 강흑성 역시 잘 안다.
“압니다.”
박준은 허 하고 숨을 내쉰 뒤 잠시 허공을 보다가 강흑성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래. 우리가 피붙이도 아닌데 내가 너 하는 일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다.”
차갑게 느껴지는 음성으로 박준은 그렉을 돌아봤다가 뒷말을 냈다.
“그런 건 커녕 신경 쓸 건덕지도 없지. 그런데 내 사업장과 내 안전은 전혀 다른 문제라 이거야. 너 때문에 자꾸 그게 흔들린단 말이지? 마검 출현에 블루마운틴에 이제는 블랙시티 춘천에 가겠다고 한단 말이지?”
그렉이 말하려하자 박준은 바로 또 목소릴 냈다.
“그래 맞아, 춘천에 간다고 여기 샹그릴라에 당장 위험이 닥치고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야. 그런데 네가 춘천에 간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 남겨둔 여자와 애들 때문이잖아? 그렇지? 카이오라는 캐리언족 여자를 살리려고 간다는 거잖아? 너는 가고 여자와 애들은 여기 남는 거잖아?”
불안이 증폭한 그렉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가운데 박준은 남은 말을 냈다.
“내가 그런 불안과 위험을 왜 떠맡아야 하는 거냐? 너는 그렇다 치고 나는 왜? 가려면 다 같이 가든지 해야 맞는 거 아니냐? 애초에 내가 벌인 일도 아니고 말야? 네가 영웅놀이를 하든 뭘 하든 그게 맞는 거잖아?”
그렉처럼 불안하게 보던 박현이 끼어들었다.
“어, 형, 그렇게까지 심한 말을 할 필요는 없잖아?”“넌 닥치고 있어 새꺄!”
버럭 소리친 박준의 기세에 박현은 움찔했고 그렉도 이 악문 숨만 내쉬었다.
“영웅놀이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강흑성이 목소릴 냈다.박준은 동생 박현을 노려보던 눈길을 다시 강흑성에게 꽂았다.
“그래, 네가 그런 놈이 아니란 건 나도 알겠는데, 아 쓰방, 그럼 도대체 뭔데? 캐리언족 아가씨를 사랑하게 라도 됐냐? 그래서 이러는 거냐?”“죽어갑니다.”“뭐?”“카이오는 본래 오음절맥증을 타고 났습니다.”“그래, 그렇다면서? 그런데다 네가 준 해독약을 먹고 저런 상태라면서? 네가 말했잖아? 그래서 뭐? 그렇게 타고나서 그런 걸 어쩌라는 거야?”
강흑성이 반응하기도 전에 박준은 소리치듯 뒷말을 이어냈다.
“아프고 병들어서 죽는 사람이 한둘이야? 저 밖의 세상 곳곳에선 괴수들에게 잡아먹히고 사냥당하는 세상이야! 그건 누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누가 지구에 태어나래? 그게 싫으면 화성에 태어났어야지!”
마지막 말이 샹그릴라 홀을 울리는 가운데 침묵이 흘렀다.화성에 태어났어야지, 그건 정말 참혹한 현실을 알려주는 말이다.화성인이면, 아니 그게 아니라도 돈 많고 힘이 있으면 화성의료진에게 치료받을 수 있다.그런데 그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구인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 대부분의 지구인들은 그냥 죽는다. 사이비 의사를 만나는 것도 돈이 있어야 한다. 강흑성이 구한 여자와 아이들은 그럴 수 없는 이들이다.
“고칠 수 있습니다. 침만 구하면 낫게 할 수 있습니다.”
강흑성이 다시 말하자 박준의 눈이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렇지만 강흑성은 담담한 무표정으로 박준을 응시한다. 해야 할 말을 차분히 낸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 보려는 겁니다.”
저 말은 묘진위에게 탕약을 주던 때를 생각나게 한다.박준은 미간을 꿈틀했고 박현과 그렉은 눈동자를 옅게 빛냈다.강흑성은 생각한 것과는 결이 조금 다른 말을 낸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 같은 말이다.
“명희를 비롯해서 카이오와 다른 이들을 츄란족에게서 구해낸 것은 그래섭니다. 영웅놀이가 하고 싶거나 미쳐서가 아닙니다. 누구보다도 죽음에 대해 잘 압니다. 그만큼 현재 처지와 앞가림이 뭔지에 대해서도 잘 압니다. 때문에 위험한 일을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해야 해서 했습니다. 죽음에 대해 알듯이 잡혀가는 운명에 대해서도 잘 압니다.”
말하면서 강흑성은 자신의 진정한 마음이 뭔지 자문했다.
‘정말로 그런 거라고?’
아니다.패천파혈을 뱉어낸 여자, 카이오를 살려 듣고자 하는 거다.오직 그 목적으로 저들을 구했다.그렇지만 그 진실은 숨기고 이렇게 말하고 있다.그런데 정말로 그런 계산과 목적만이었는지는 명확히 모르겠다.
“잡혀가는 운명이라, 그거 정말 개 같은 거지.”
움바바족 박현의 중얼거림이 모두의 귀를 파고들었다.잡혀가는 운명.그 말의 함의를 박준은 물론 그렉은 안다.강흑성은 ‘미래’ 라는 반화성조직에 잡혀서 사육당하며 산 존재다.언젠가 때가 되면 제물이 되어야 했던 처지, 노예의 삶도 다르지 않다.그래서 저런 행동을 했고 한다는 거다.아니 저 무심하고 차가운 눈동자 깊은 곳에 무슨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몰라도,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면 강흑성의 마음은 그것이 다.
“다른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고 그 처지를 바꿔줘야겠다는 생각 같은 걸 품은 게 아닙니다. 제가요? 천만에요. 웃기는 소리고 코웃음 칠 수작이죠. 내 앞가림하고 살기에도 버거운 세상이란 걸 절실하게 잘 압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세상, 조금만 한 눈 팔아도 위험을 피할 수 없는 세상이다. 자기 앞가림 하고 사는 것도 힘들다. 모두 공감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그렇게 잘 아는 놈이 왜 이런다는 건데?”
날선 박준의 물음에 강흑성은 담담히 대답을 냈다.
“명희 때문입니다.”“뭐?”“그 아이와 약속을 했습니다.”“뭐라는 거야?”“카이오를 낫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아니 이 자식은 근데? 너 지금 하는 소리가 앞뒤가 맞는 소리야?”“할 수 없다면 모르지만, 지금은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합니다.”
역시 묘진위에게 육합신탕을 만들어 먹일 때와 비슷한 소리다.이번엔 탕약이 아니라 침술을 실험해 본다는 것 같다.때문에 그렉과 박준은 미간을 깊게 좁혔다. 강흑성의 진정한 마음과 의도가 뭔지 알 수 없어서다.정확히 반 박자를 두고 강흑성은 뒷말을 냈다.
“사장님에게도 작지 않은 이득일 겁니다. 애초에 약속한 해독약에 더해 제조방법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블랙시티에 다녀와야 가능합니다.”
말문이 막힌 얼굴로 눈가를 움찔대던 박준은 버럭 소리쳤다.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내가 뭘 바란다고 그래!”
강흑성은 여전히 무심한 얼굴에 목소릴 이어냈다.
“애초에 저란 놈을 받아들인 것부터가 사장님의 판단이었습니다.”
의미가 모호하면서도 분명한 소리, 박준은 인상을 구기며 거듭 소리쳤다.
“야 인마! 그건 그때 상황이 그래서지! 야수족놈들도 그렇고 정찰대 놈들도 그렇고! 나한테 당장 피해가 오게 생겼으니까 그런 거잖아! 네가 계속 이따위 짓거릴 할 줄 알았으면 안했어! 아씨 내가 빅똥을 밟았지!”
반발의 소릴 높이는 박준을 그렉이 기묘하게 바라봤고 박현은 혀를 찼다. 마치 형 하는 일이 그렇지 뭐, 잘 하고 있네, 하는 것 같은 얼굴이다.
“너 이 새끼 눈이 왜 그래?”“어? 아뭐, 티끌이 들어갔나 봐.”“너는 뭐?”“워, 사장님 저야 원래 이렇게 생겼잖습니까? 타이그란 족요?”
박현과 그렉을 노려본 박준은 다시 강흑성을 노려보며 강하게 결론을 말했다.
“어떻든 안 돼. 가려거든 다 같이 데리고 가라. 난 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
다 같이, 여자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라는 말이다.박준의 입에서 그렇게 가혹한 말이 나올 줄 몰랐기에 박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렉도 저런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얼굴로 당황을 삼켰다.정말 초강수인 거다.
“아니 형, 그건 너무하잖아? 얘가 혼자 갔다 오는 건데 왜 그래? 가서 뒈져도 얘만 뒈지면 끝나는 일인데 왜 오바야? 아프다는 캐리언족 여자도 그래, 못 고치면 앓다가 혼자 죽는 거잖아? 간단한 일인데 뭘 그렇게······”“춘천에 매화검문이 들어와 있다.”
툭 뱉은 박준의 한마디, 박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그렉도 눈을 부릅떴다.강흑성은 여전히 담담한 얼굴이지만 눈동자를 서늘하게 빛냈다.
“매화검문이 들어왔다고?”
당황을 감추지 못하는 박현의 얼굴과 눈엔 두려움이 들어찼다.매화검문, 그 이름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존재다.십대문파의 한곳, 화성에 뿌리내린 다른 문파들과 달리 대전쟁 당시 멸문했다가 부활한 이름이다.
“그들이 춘천에서 뭘 하는 겁니까?”
그렉은 바로 물음을 냈다.사장 박준이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는 묻지 않았다.당연히 물품을 거래하는 블랙상인들로부터 알았을 터, 현 정세다.
“뭘 하겠냐?”
냉소로 반문의 반응을 낸 박준은 가라앉은 숨으로 뒷말을 이어냈다.
“춘천을 중심으로 주변지역의 유랑민들을 사냥하는 거지. 츄란족놈들도 그들에게 여자와 아이들을 팔아넘기려던 게 분명하다. 본래도 노예들을 소비하는 시장이 있지만, 매화검문이 들어왔기 때문에 더 활성화 된 거야.”“그들은 노예를 원하는 게 아니라 생체실험 대상을 원하는 거잖습니까?”
그렉의 분노와 두려움이 밴 물음, 박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들이 닥치는 대로 잡는 대상들, 인간과 야수족과 괴수들, 그들이 화성연구소게 공급하는 거지. 목적이 뭔지 몰라. 확실한건 매화검문이 화성연구소와 손을 잡고 있다는 거, 그래서 더 왕성해지고 있다는 거지.”“화성에서 눈감고 용인하고 있는 거니까.”
이어진 박현의 중얼거림, 그 뒤로 침묵이 이어졌다. 그 침묵을 강흑성이 깼다.
“그래도 가야 합니다.”
박준은 눈을 있는 대로 부릅뜨고 분노했다.
“이 미친놈이 정말!”
흡 하고 숨을 삼킨 박준은 불을 품은 말을 쏟아냈다.
“너 하나 죽고 사는 건 문제가 아니야! 너 때문에 우리가 죽는 거! 내가 죽는 게 문제란 거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내가, 이 박준이 매화검문과 사연이 있단 말이다! 그놈들이 날 알게 되면 그냥 두지 않을 거야!”
뺨을 부들거리는 박준을 모두가 바라봤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 * *
“황당하구만.”
그렉은 생각할수록 그렇다는 듯 황당한 숨을 내쉬었다.
“사장님이 매화검문의 일원이었다니, 무공이라곤 일초반식도 모르는 양반이 핵심문도였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게다가 지부장의 돈을 훔쳐서 달아났다고? 그게 가능하기는 가능한 거야? 아무리 믿었다고 해도 그건······”
미간을 찌푸리며 말끝을 흐린 그렉은 후 하고 한숨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 박준이라면, 그의 수완이라면 가능한 일인지도 하는 끄덕임이다.
“당연히 두려울 거야. 매화검문에서 사장님이 여기 있는 줄 알게 되면······”
흐, 하고 진저리를 친 그렉은 강흑성을 응시했다. 묵묵히 배낭만 챙기는 강흑성, 내막을 알고도 가겠다는 저 뚝심과 고집을 박준도 못 꺾었다.
‘대담한 놈.’
잡혀죽더라도 사장 박준에 대해선 발설하지 않겠다는, 여자와 아이들을 돌아올 때까지만 맡아달라는, 돌아와서는 같이 떠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애초에 사장님의 반응이 오버인건 맞지만······’
매화검문이 춘천에 들어와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강흑성이 침을 구하러 간다고 해서 박준이 두려워하는 일이 생길 가능성은 아주 적다.아니 거의 없다.그런데도 그러는 건 그만큼 그들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이다.
‘강흑성에 대한 걱정도 있어.’
그 부분은 아주 작을지 몰라도 분명 있긴 하다.엄밀히 사장 박준은 비정한 계산만 가진 사람이 아니다.그렇다면 강흑성은 물론이고 여자와 아이들을 구하러 가는 일 같은 건 아예 안했을 것이다.
‘버려진 움바바족 아이를 걷어 키운 어머니 아래서 자란, 박현을 형제로 삼아 살아온 사람.’
박준에 대해 음미하듯 생각하던 그렉은 문득 미간을 좁혔다.
‘박현이 커서 자기 종족에게 돌아가고 난 후에 대륙으로 갔다는 건데, 거기서 매화검문에 들어갔고 그런 짓을 벌이고 도망쳐 왔다······ 아무튼 말을 안 해서 그렇지 파란만장하다니까,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야.’
엷은 미소를 짓던 그렉은 꼬리를 물고 일어선 자신의 기억을 붙잡았다.
‘나도 도망치고 숨어 사는 신세······’
미간을 흉하게 구긴 그렉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기억을 털어냈다. 그러며 보니 강흑성이 바라보고 있다. 아무 말 않는 눈은 깊고 고요하다.
“갔다 오겠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명료한 한마디, 그럴 테니 다녀올 동안 여자와 아이들을 보살펴 달라는 거다. 사장 박준도 잘 달래달라는 소리도 들어 있다.
“그래, 여긴 걱정 말고 너나 잘 챙겨라. 절대 무리한 짓 하면 안 돼.”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인지, 어떠한 상황이 될지 자신도 알지 못하지만 그렉은 그렇게 말했다.그렇게 밖에 말하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했다.마음 같아서는 동행하고 싶지만, 블랙시티엔 현상금 사냥꾼들이 있다.
‘블랙헌터마켓에 걸린 내 현상금이······’
스몰 원박스, 금화 열 개다.크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지만 작다고도 할 수 없다.통상 일 년치 급료다.블랙헌터들은 미친 듯이 달려들 거다.
“아픈 아가씨는 명희가 잘 돌보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그렉의 안심하란 미소 속에 강흑성은 숙소를 나섰다. 샹그릴라 홀을 향해 걸어갔다. 통나무집으로 멋지게 신축한 홀 정문에 박준이 서 있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부탁합니다.”
박준은 잔뜩 굳은 얼굴을 실룩하더니 입을 열었다.
“다시 한 번만 묻자, 왜 이러는 거냐?”
너 같은 놈이, 너 겉은 처지에라는 의미, 강흑성은 담담히 대답했다.
“해야 합니다.”
그게 강흑성 자신이 나가갈 길 이란 말은 눈으로 전했다.박준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무슨 생각을 속에 품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세상은 결코 널 도와주지 않는다.”
박준을 응시하던 강흑성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해야 합니다.”
박준은 다시 한 번 얼굴을 실룩했다.강흑성의 말을 되새기며 이 현실을 다시 곱씹었다.야수족과 인간들이 함께 사는 세상, 망해버린 지구.
‘짐승들의 세상······ 인간도 다르지 않은······’
야수족 안간의 차이점과 동질성을 삼키며 박준은 동생을 생각했다.
‘내동생은······ 나는······’
움바바족.명확하게 야수족이라고 할 순 없는 종족이지만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다를 바 없다.박현은 짐승이 아니다, 그와 형제인 박준 자신은 물론 아니다.이 세상, 지구에 사는 존재들 중 짐승은 늘 따로 있다.
“춘천에 가면······”
비틀린 입을 연 박준은 한숨과 함께 뒷말을 던졌다.
“온의상회를 찾아가라. 내 이름을 대고 도와달라고 해.”
박준은 돌아섰고 그 곁에 선 박현은 큼 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강흑성은 박준의 뒷모습을 응시하다 고개 숙였다.
“다녀오겠습니다.”
짧게 고개 숙여 인사한 강흑성이 돌아서자 삼백이가 장총을 들고 따라나섰다.강흑성은 고개를 저었다.남아서 여자와 아이들을 돌보라고 눈으로 말했다.삼백이는 붉은 눈을 깜박이다가 장총을 내리고 물러섰다.
“야! 얼른 다녀와라!”
박현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으며, 잘 돌보고 있을 테니 걱정 말고 다녀오라는 소리란 걸 읽으며, 강흑성은 걸어갔다. 동쪽으로 춘천을 향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