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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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질풍검(華山疾風劍)

한백림(한백무림서)

청풍(靑風).

화산파(華山派). 초절정고수(超絶頂高手).

선현진인(善賢眞人) 자하신공(紫霞神功) 사사(師事).

동방(東方) 이족(異族) 출신(出身) 추측, 확인불가.

독특(獨特)한 독문무공(獨門武功) 소유(所有). 

백호검사(白虎劍士). 청홍무적검(靑紅無敵劍). 화산질풍검(華山疾風劍).

제천회(制天會) 일익(一翼).

대(對) 철기맹전(鐵騎盟戰) 참전(參戰).

대(對) 성혈교전(聖血敎戰) 참전(參戰)......중략(中略).......

한백무림서(韓白武林書) 인물편 제 삼장

화산파(華山派) 청풍(靑風) 중에서

화산의 산세는 웅장함을 자랑한다.

서악(西岳).

중원천하 오악 중, 가장 험한 산으로 정평이 난 대산이다. 온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으니, 강인한 기상이 산 전체에 충만하다. 

찌르듯 솟아 올린 기암괴석.

깎아지른 듯 뻗어 내린 절벽들.

마치 신비로운 갑주를 지닌 신장(神將)과도 같다.

협곡을 감싸 도는 구름 사이, 다시없는 절경으로 스스로의 무용을 드높이는 산이었다. 

고래로부터 도교의 성지(聖地)였던 화산이다. 

격하고 화려한 위용을 드러내는 암벽들은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지기(地氣)를 뿜어내고 있는 것 같다.

예로부터 화산에 이르려면 오직 그 길은 하나뿐이라 전해진다. 

사람이 오르기엔 가파른 산세여서 그렇다. 옥천원 지나 석문에서 시작되는 돌계단은 험하고도 또 험하여 감히 오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범인(凡人)의 접근을 불허하는 산. 

화산의 품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마음을 정결히 가지고 구도(求道)하는 심정으로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신비로운 기(氣)가 만산(滿山) 기암(奇巖)들에 가득하여 호기를 절로 일으키는 곳.

도문(道門)이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옥녀봉, 연화봉, 운대봉, 낙안봉, 조양봉, 오봉(五峰)들이 그 강건한 기운을 앞 다투어 발산하고 있으니, 도문이 자리 잡지 않았더라면 큰 군벌이나 도적들이 흥성했을 땅이었다.

화산의 도사들은 그와 같은 강건한 기상을 닮았다.

법도가 뚜렷하여 배움의 엄격함을 강조한다. 

도사들이란 자고로 수양에 온 힘을 다해야 하는 법. 그러나 화산의 산 기운은 도사들의 수양을 정신의 수도로만 가두어 두지 않았다.

험악한 산세, 그 산을 닮은 빼어난 기상으로 검(劍)에 뜻을 둔 도인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화산검파는 그렇게 산의 강요로 탄생했다.

조용히 구도(求道)에 전념하는 도인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특질을 지닌 도사들.

넓디 넓은 서악(西嶽)의 셀 수 없는 도량들 중에서, 다 같은 화산의 도문들이되 연화봉 측사면 도관들을 따라, 검파로서 자리 잡은 문파가 바로 화산검파, 화산파다.   

무(武)를 추구하는 도인들이 어떤 산중의 도관들보다도 많았던 곳. 

각양각색의 무예가 비전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특히 검도(劍道)를 중시했던 것도 화산의 산세가 마치 찌르는 검(劍)의 형상을 지녔기 때문이었을지. 

절도와 극기를 먼저 생각하는 검문, 화산파다.

무당파와 함께 구파의 수위를 넘본다는 강력함은 그와 같이 굳건한 화산의 성정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었다. 

연화봉 산 중턱의 한 도관, 취운암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황적색 바위들 사이 사시사철 드리워진 청송은 그 뾰족한 푸른 잎들마저도 바위 색깔처럼 주홍빛일 것만 같다. 

깎아지른 절경 아래, 일노 일소, 두 사람은 이제 화산문인으로서 첫 운기토납을 가르치는 한 사람의 사부와 제자가 되어 있었다. 

“그래, 더 깊이 들이마시고, 그래, 그렇게.”

어리고도 어린 아이.

느릿느릿 들이마시는 숨과 조심스럽게 뱉어내는 날숨이 귀엽기만 했다. 

“혀는 입천장에 붙이고. 여기 정수리와 연결 된다고 생각하거라. 머리 꼭대기 말이다.”

초로의 도인이 어린 제자의 백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속눈썹 긴 커다란 눈을 굴리며 사부의 동작, 사부의 말 하나하나를 따라가는 아이의 얼굴엔 순수함만이 가득했다.

“세상 모든 것들은 기(氣)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유형만물의 비롯됨은 기(氣)에 있으니, 스스로의 안에 있는 기(氣)를 느끼는 것이 첫째요, 다른 사물 안에 있는 기(氣)를 느끼는 것이 두 번째다. 천지간에 충만한 기(氣)를 끌어 쓰며 음과 양, 만재(萬在)의 실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곧 운기(運氣)다.”   

선현진인.

달리 무검진인이라 불리는 이.

화산파는 고래로 검(劍)을 숭상하는 검문으로 이름 높은 바, 그러나 그와 같은 전통을 거부하며, 병기를 불신하고 오직 순수한 내력과 육신의 힘만을 고집하던 장로가 그였다.   

“운기를 내력으로 담아내어, 온 몸에 조화의 기운을 불어 일으킬 수 있다면, 맨손으로도 능히 도검을 상대할 수 있으며,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다. 만사(萬事)에 물러섬이 없음이라.......”

잔잔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의 앞에 어린 제자의 맑은 눈빛이 박혀 들었다.

“청풍아. 이 사부의 말이 어려우냐.”

“네에......”

조그맣게 대답하는 어린 제자, 청풍. 

이제 겨우 다섯 살. 또릿또릿한 이목구비에 계집아이의 그것처럼 도톰한 입술을 지닌 아이다. 선현진인의 만면에는 보기 좋은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그러니까, 이 사부가 시키는 대로 숨쉬기를 계속하다보면 나쁜 도적들도 때려잡을 수 있고, 산속 무서운 맹수들도 물리칠 수 있다는 이야기란다. 천천히 천천히........그렇지. 그렇게 차분하게 하는 것이야.”  

선현진인은 서두르지 않았다.

제자를 받은 이상,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을 남겨주면 되는 것이다. 

검(劍)을 버리고 얻은 기(氣)다.

지금이야 정무제자도, 매화권사도 생겨나, 검법 이외의 길도 제법 정착되고 있다지만,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선현진인이 배우던 그 시절, 화산검문에서 검을 쥐지 않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이한 사실.

무검진인이란 칭호조차도, 사실은 그 안에 다른 장로들의 조롱기가 묻어있지 않았던가.

은연 중 있었던 멸시와 천대를 기억하고 있는 선현진인에게 자하진기(紫霞眞氣)를 전수할 제자가 생겼다는 것은 그야말로 일생 일대의 천명을 부여받은 것에 다름이 아니었다.  

“사부님, 숨이 차요.”

“어허! 운기하는 와중에 입을 열다니! 처음부터 다시 하자. 구결이 어떻게 된다고?”

“양중음생(陽中蔭生) 조화교원(造化郊原) 흡기단전(吸氣丹田) 진원백회(眞元百會)요.”

“그래. 그래도 한 번 이야기 해 준 것은 잃어버리지 않는구나. 하지만......무슨 뜻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

“네. 사부.”  

“이제 차차 알아가자꾸나. 숨쉬는 것은 본래 스스로 느끼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쉬어야 올바른 숨쉬기라 할 수 있단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진기를 이끄는 구결이 저절로 일어날

수 있도록 마음을 다 해보자. 알았지?”

“네.”

선현진인을 올려보는 어린 청풍의 두 눈에는 사심 없는 신뢰만이 가득했다. 함박웃음 지어내는 청풍의 입가에 선현진인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담겨든다.     

내공(內攻)과 기(氣), 그 궁극을 향한 자하신공의 길.

올라선 두 노소의 첫 발걸음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                   *                  *

계절 따라 부는 화산의 황적색 바람은 아이를 소년으로 만들고, 사부의 얼굴에 자그마한 세월의 고랑을 새겨 놓았다. 

화산파 제자의 초입, 보무제자가 된 청풍은 처음으로 친구들을 사귀고 다른 제자들과 함께 새로운 무공들을 배우기 시작했다.

팡! 파팡!  

“이크!”

비형권에 이은 이형권.

보무제자에게는 기본공을 가르친다. 

같은 보무제자인 아평은 항상 자신감이 넘치는 소년, 십 이세 어린 나이에도 초식 이해가 탄탄한 편이었다. 

파악!

아평이 펼친 이형권 슬각초에 다리를 걸려버린 청풍이다. 주저앉은 그의 얼굴, 순진해 보이는 웃음이 피어났다.

“또 졌네. 아평은 정말 강하구나.”

패배를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아평보다 한 뼘은 더 큰 키에 긴 속눈썹, 수려한 눈매를 지녀 그 누구보다도 돋보이는 외모였음에도 실력과 심성은 나약하다 느껴질 만큼 내세울 것이 없었다.

“칫, 넌 진 것이 분하지도 않냐!”

청풍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면서, 얼굴 찡그린 아평이 핀잔을 던져 왔다. 

“분할 것이 뭐가 있어? 실력이 모자라 진 것인데.”

“에고. 무슨 말을 하겠냐.”

청풍.

둥글둥글하여 승부욕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절도와 무예를 강조하는 화산파의 제자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성정이라, 도무지 눈에 뜰 바가 없었다. 아니, 비무만 하면 매번 지고 있으니, 도리어 주목받을 정도라 할까.

“오늘 수련도 다 끝났으니, 가 볼게.”

“또 그 심범 익히러 가는 거야?”

“응.”

“우리 사부님이 그러시는데, 무공 수련은 그렇게 내공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대.”

“응.”

“무슨 대답이 그러냐? 우리 사부님께선 내공이랑 초식이 항상 같이 해야 되는 것이라 하셨어.”

“난 잘 몰라.”

“거 봐. 앞으로는 연습을 좀 해. 맨날 이기는 것도 미안하단 말야.”

얼굴에는 은근한 자부심. 그만한 나이에 어울리는 감정이었다.

“그래도, 난 사부님께서 시키는 대로 할 거야.”

“그러다가 끝까지 나 못 이길걸?”

어린 아이다운 도발이다. 그러나 청풍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괜찮아. 무공은 누구한테 이기려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셨어. 사부님은.”

제법 자신 있는 얼굴로 대답한다.

의지가 굳은 것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함에서였는지.

아마도 후자일 듯 하다. 청풍은 아평의 말이 도발인지조차 알지 못할 만큼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갈게!”

아평과 다른 제자들이 사부들을 찾아, 또는 그 자리에 남아 수련하는 것을 뒤로 한 채, 청풍은 연화봉 아래쪽을 향해 걸음을 빨리 했다. 

팍! 파팍!

가파르기 짝이 없는 산길이었지만, 내달리기 시작한 청풍은 움직이는데 거침이 없다. 비무 수련 때의 어설펐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지족조원(地足造源), 공신교통(空身交通).’

한발 나아갈 때, 착지할 때, 다시 몸을 날릴 때.

청풍은 오직 스스로의 호흡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호흡과 축기. 발산과 수렴.

자하진기.

내공수련이다. 

초식은 배재한다. 비형권과 이형권을 배우며 비형보, 이형보를 익혔지만, 그 보법을 따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내력이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긴다. 첫 심법 수련 때부터 사부님께 누누이 들었던 말, 생활 자체가 자연스럽게 내공 수련으로 녹아 들어가야 한다는 것.

청풍에게 보무제자로서 받는 수련은 어디까지나 어쩔 수 없이 하는 부수적인 훈련에 지나지 않았다.

오직 내공만을 고집하며 비형권과 이형권은 그닥 열심히 연마하지 않으니, 다른 제자들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내공만큼은 꾸준히 연련하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쓸 수 있는 형(形)을 갖추지 않았으니, 비무 수련에서 이길 수 없었던 것도 기실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사부!”

“왔느냐.” 

화산파 장로들의 거처 중 가장 초라한 자하암, 선현진인은 온화한 미소로 청풍을 반겼다.

“이형권은 어땠냐? 오히려 비형권보다는 쉽지?”

“음.......예. 다른 제자들은 이형권이 더 어렵다고 하던데요.”

그럼 그렇다는 듯 선현진인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내공의 차이야. 이형권의 권형. 이해는 잘 가지만, 손은 잘 안 따를 거야. 그렇지?”

“예, 맞아요. 그것이 좀 이상해요.”

“이상할 것이 무에 있느냐. 연습을 못 하게 했으니 손에 익지를 않은 것뿐인데. 그럼, 대련도 또 졌겠구나. 상대는 누구였지?”

“예. 사부, 아평한테요. 아평은요, 정말로 무공에 재질이 있나봐요.”  

“허헛. 그것은 재질 때문이 아니라, 연습의 차이라니까. 네가 밤낮으로 이형권, 비형권을 연마했으면, 못 이겼을 것 같으냐?”

“음........그러니까.......”

“왜 대답을 못해? 질 것 같아?”

“하지만 아평은 정말 강해요. 벌써부터 선검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걸요.”

선검수는 육력을 시험하는 운대관을 거친 보무제자가 얻는 칭호이다. 선검수가 된 후, 천화관을 넘으면 평검수에 이를 수 있고, 소요관, 오용(五勇) 사현(四賢)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비로소 모든 제자들의 목표인 화산 매화검수가 될 수 있다.

매화검수.

욕심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청풍에게조차도, 그것은 무척이나 설레는 칭호일 수 밖에 없었다. 

“선검수?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자하진기나 꾸준히 수련하거라. 네 내공은 누구 못지  않아. 벌써 자하진기 일단공에 이르렀으니, 이 사부보다 이십년은 빠른 셈이니까.”

“그래도........”

머뭇거리는 청풍의 모습. 선현진인이 얼굴을 가까이 하며 제자의 뒷 말을 재촉했다.

“자꾸.......지니까.......”

“자꾸 지니까, 기분이 나쁘다?”

“조, 조금이요.”

화들짝 놀란 듯, 즉각 덧붙이는 청풍이다. 

그 얼굴에 선현진인이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허허허허. 이제 조금은 나이를 먹는 모양이로구나!” 

호승심.

당연히 생길 수 있는 감정이다. 마냥 어린 아이일 것으로만, 아니, 아직까지도 어리기 짝이 없는 제자도, 슬슬 무인으로서의 자각을 이루어 가고 있는 것이었다.

“풍아야, 잘 들어라. 아직은 연단과 축기다.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발경은 아직 일러. 네 몸에 쌓인 진기는 약하지 않다. 조절도 못하면서 함부로 사용했다가는 큰일이 난다. 비형권이나 이형권의 발경만으로도 위험해. 이제 겨우 태을기나 구소공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과는 다르다. 이 사부가 초식 수련을 안 시키는 이유는 그래서야. 알겠지?”

“예.”

무검(無劍) 진인, 사부의 이름을 조금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청풍이다. 소년에게 있어 무검의 내공론(內攻論)은 그것을 펼치는 사부와 함께 탐구하는 신앙과도 같았다.    

“자, 다시 시작하자꾸나. 누누이 말하는 것이지만 내공과 진기는 강한 믿음에서 나오는 법이다. 기(氣)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가능하다고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게다.”

“예, 사부.”

소망하고 구하는 만큼의 길이다.  

굳이 제자, 청풍을 뛰어난 고수로 만들려고 하거나, 모두에게 인정받게 만들려는 생각은 특별하게 해 본 적이 없다.

무검진인, 선현진인 자신의 삶이 그래 왔기 때문이다.

내공에서 이룩한 바를 제대로 평가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것에 대한 미련이나 후회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기(氣)를 쫓아 자신을 완성하는 길.

사심 없는 무한지로일진데, 다른 이들이 무엇이라 하든 상관할 바가 아니다. 다만, 화산 도문의 양생술이었던 자하공(紫霞功)에서 영감을 받아, 온 생애의 깨달음을 담아낸 심법이 어린 제자의 몸을 통하여 온전한 모습을 갖추길 바랄 뿐이었다.  

“후우우우우.”

서 있는 상태, 입공(立功)의 자세로 호(呼)와 흡(吸)을 반복하는 청풍을 보며 선현진인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내공의 전수보다 더 중요한 일. 아들 같은 제자의 심성이다.

제자는 그의 바램대로 너무나도 착하게, 너무나도 올곧게 커 주었다. 아직 한참이나 어리지만 지금까지를 볼 때, 청풍의 선한 품성은 세월이 지난다고 변할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 뿐인가.

자하진기의 성취도 기대 이상이다. 욕심도 없는 녀석이 그만큼 성장해 주는 것을 보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제자 복은 있었지.’

이제 슬슬 스스로의 무인 기질에 눈떠가는 것 같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성취에 큰 도움이 되리라.

자하진기는 도가(道家) 심공의 진수로, 상, 중, 하 단전을 고루 발달시키니, 감정이 격해지는 십대의 나이일지라도, 심마(心魔)에 휩쓸릴 일은 없을 터. 길 저편에 완성을 쫓아가는 제자의 모습을 상상하려면, 그야말로 즐거운 생각이 절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                   *                   *

  

일 년이 지났다.

화산의 절경에 황적색 바람이 지고, 흘러가는 세월은 사부의 얼굴에 잔주름을 늘려 놓았다.

“하산할 일이 생겼다. 이번에는 좀 길어질 듯 하구나.”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 해 주시지 않았다.

다만 어두웠던 사부의 표정이 불길한 예감만을 가져다주었을 뿐. 

“다녀오세요.”

“심법 수련은 게을리 하지 말아라. 그 동안 정리했던 구결이다. 난삽하지만, 도움이 될 게다.”

선현진인은 자하진기의 연공서(硏攻書)까지 넘겨주었다. 이미 다 외워 머리 속에 들어있는 구결들이다. 거기에 더해 빽빽한 주해가 복잡하지만 정성스럽게 적혀있는 비급이었다. 

구배지례를 올리는 청풍이다.

“그럼.”

그 때는 알지 못했다.

그것이 마지막 구배지례가 될 것이라고는. 

그리고, 다시는 그 아버지와 같은 뒷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리라고는.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났을 때.

아평은 운대관을 통과하며 선검수로 올라가 버렸고, 여전히 보무제자로 남아 있으면서 자하진기를 익히는 데에만 골몰하던 청풍은 결국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고 만다.

“선현의 제자, 청풍 맞는가.”

“예.”

“비보를 전해야 되겠다. 네 사부, 선현진인. 전대 고수와의 비무에서 패배하여.......등선의 길에 들고 말았다.”

도인의 등선이란 곧, 죽음을 뜻한다.

십 삼세. 

죽음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나이임에도,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혈육이나 다름없는 선현진인이다. 사부, 아버지의 죽음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청풍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네 처지가 딱하다. 돌아갈 고향도 피붙이도 없다고 하더구나. 묻겠다. 다른 직전 사부를 모시겠느냐?”

‘다른 사부?’

청풍은 비형권을 가르쳤었던 정원진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사부는 선현진인이다. 다시 뵐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부님, 그 얼굴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찌 다른 이를 사부라 부를 수 있겠는가. 

“아, 아니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멍한 얼굴로 대답하는 청풍을 보며, 정원진인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스승을 모시는 것이 좋을 텐데.......다시 생각해 보거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청풍.

청풍은 모른다. 

직전으로 사부에게 사사하는 제자와 그렇지 않는 제자의 차이를.

착실하게 가르치는 바를 배우는 이라면 운대관을 통과하여 선검수가 되는 것까지는 혼자서도 어떻게든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평검수와 매화검수는 다르다. 

오용 사현을 시험하는 천화관과 소요관은 희대의 천재가 아님에야, 직전 사부의 도움 없이는 넘어서는 것이 불가능하다.

권법을 연마하여 올라가는 정무제자와 매화권사도 마찬가지다. 차근차근 시험들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만큼 상승의 무예를 배울 기회가 없어지고, 종국에는 끝끝내 보무제자로 지내다가 강호로 나가서 표국에 들어가거나 속가의 분타들에 몸담을 수밖에 없었다.

경쟁과 도태다.

보무제자의 숫자만 해도 속가제자들까지 합하면 오백여명을 넘어서는 상태인 바. 

장로를 직전 사부로 둔다는 것은 적어도 평검수까지는 보장받은 일이라 할 수 있었지만, 청풍은 그와 같은 첨예한 현실에 대해서 알고 있는 바가 없는 것이다. 아니, 알고 있었더라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사부님은 유일(唯一)이다.

다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아버지다. 

당연히 안된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청풍에게는 선택의 기회 자체가 무의미한 시점이었던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마음이 달라지면, 언제든 찾아 오거라.”

그와 같은 비보를 전하는 중에도, 정원진인의 목소리엔 절제와 절도가 깃들어 있다.  

마치 통보와도 같은 그 어투, 청풍에게는 낯설었다. 

선현진인은 그렇지 않았다. 항상 정이 많았고 자상했다. 사부의 존재가 더 이상 없게 되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임과 동시에, 청풍에게는 기댈 수 있는 모든 것이 사라진 것에 다름이 아니었다.

‘어찌하여.......’

몸을 돌려 돌아가는 정원진인에게 사부님의 마지막을 물으려다 그만 두었다.  

두려웠기 때문이다. 

어찌 돌아가셨는지 이야기를 들으면, 실낱같은 희망마저도 사라져버릴 듯 싶었다.

다시 볼 수 없는 사부님.

취운암(翠云菴), 이제 제자 홀로의 거처가 된 그곳에서 청풍은 기어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사부님. 사부님........’

찾아오는 이 거의 없는 외딴 곳임에도 소리 죽여 오열하는 청풍이다.

며칠을 울고 며칠을 슬퍼했던지. 

‘사부님......’

청풍에게는 온 세상이 무너지는 일이었을지언정, 갑작스런 사부의 죽음이 이 곳에 가져다 준 변화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모든 것.

언제나와 똑같이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 낮의 밝은 태양은 화산의 절경에 아름다운 빛을 내리 쬐면, 저녁 무렵에는 고운 석양이 하늘에 주홍색 운무를 펼쳐 놓는다.

다른 것도 있다면 한 사람의 부재.

“풍아야. 저 하늘의 별들을 보아라. 저들에겐 모두다 제가 발하는 기운이 있단다. 꼭 우리 하나 하나의 모습 같지? 어두운 밤, 구름이 별들의 모습을 가리더라도, 거기에 별이 없어진 것은 아니란다. 한 순간 가려졌을 뿐, 그 별들은 항상 거기에 있는 법이지.”

깊은 밤 수천, 수만 개의 별들이 암천을 수놓을 때, 두런두런 말을 건내 주던 사부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하다. 예전과는 다른 것, 사부님은 이제 없었다.

‘가려진 곳. 사부님은 거기에 계신 건가요?’

사부님의 말씀은 틀렸다.

구름에 가려졌다고 한다면, 언젠가 그 모습을 드러낼 테지만, 사부님은 다시 볼 수 없다. 

구름이 지나가는 새, 멀리 멀리 떨어져버린 별똥별이 되신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널찍한 바위 위에 누운 청풍, 손을 뻗으면 화산파답지 않는 자유분방함을 지니셨던 사부의 어깨가 닿을 것만 같았다.

뻗어내던 손을 멈춰, 다시 가슴에 얹었다.

묵직한 무게.

가슴 앞섬 안에는 사부님이 남겨주셨던 자하진기의 구결이 있다. 

뜻하지 않았던 유품이다. 제자를 위해 한필, 한필 써 내려가던 글씨에서, 그 빛바랜 종이 안에서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사부님. 제가 할게요.’

청풍은 가슴에 손을 올린 그대로, 주먹을 꽉 쥐었다. 사부님이 원했던 것은 자하진기의 완성이다. 청풍은 가슴 깊이 다짐했다. 꼭 사부님의 바램을 이루겠다고. 

자하진기. 

그 하나와 함께, 청풍의 시간은 열세 살 그곳에서 멈추어 버리고 말았다.

*               *               *

보무제자들의 수련 장소인 장운대(藏雲垈) 공터다. 

일과가 끝난 저녁, 산바람에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할 때였다.  

“야야, 이번에 사부님께 무당파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야. 거기 제자들은 복장도 수련시간도 제 멋대로래.”

“그래? 우, 그거 부럽네.”

“게다가 크기도 엄청 작다고 그러시더라고. 보무제자나 선검수, 평검수같은 구분도 없이, 몇 십 명 제자가 전부라서 정말 볼품이 없대. 제대로 무공을 배우는 제자들을 진무각 제자라 하는데, 그것도 열명인가밖에 없다고 하시더라.”

“그 이야기는 나도 듣긴 했다, 무당에는 여제자도 없다며?”

“정말? 그것은 또 몰랐네. 별로잖아.”

십 오세 부근의 아이들, 얼마든지 가질만한 관심사다. 

종남의 이번 대에 굉장히 어여쁜 제자가 들어왔다느니, 어느 파의 후기지수가 얼마나 강하다느니 하는 잡담들, 어느 문파의 문규가 어떻고, 거기에 비해서 화산파가 어떤지 항상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이었다.

화산파는 소림사와 함께, 구파 중 가장 엄격한 규율을 자랑한다.

꽉 눌러 놓으니, 더욱 더 그런 것일까.

작게는 도복을 입는 복장 상태에서부터, 크게는 화산파 십이 계율까지, 온갖 사소한 것들을 엄중하게 지키도록 하는 화산파였으니, 다른 문파와 비교해서 여러 가지를 궁금해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수십 명 단위의 연공을 감독하는 수련 사부들의 눈을 피해, 혹은 쉬는 시간을 통해서 삼삼오오 모여든 제자들이다. 무에 그리도 할 말이 많은지, 도무지 이야기가 끊길 줄을 몰랐다.

“야, 그거 아냐? 이번에 하운 사형이 소요관에 응시한대.” 

“뭐?”

“추영 사질이 그랬어. 합격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해.”

“그래? 빠르네. 역시 하운 사형이다.”

하운. 십 칠세.

떠들고 있는 그들보다는 고작 세 살 위다. 

십 삼세에 선검수로 올라선 후, 일년 만에 평검수로. 이제는  

보무제자에 머물러 있는 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였다. 

“그런데.......추영 사질, 너 추영 사질이라 했지?

“응.”

“너, 너......추영 사질이랑.......이야기 해 봤어?”

“응. 꽤 친한데? 추영 사질 거처인 흡로암(吸露庵)이 우리 노부암(路扶菴) 바로 근처잖아.”

“무, 무엇이! 이 녀석! 진작 이야기를 했어야지!”

“뭐, 뭐라는 거냐. 왜 그러는데?”

“아아, 추영 사질. 그 봉목이며, 자태하며.......아아.......”

“아서라. 아서. 바보 같은 녀석아. 추영 사질도 다음 번 소요관에 도전하겠단다. 우리가 넘볼 사람들이 아냐.”

“그래도.......” 

장로들을 직전 사부로 두지 못한 제자들이다. 보무제자들은 일년에 몇 십 명씩, 한정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몰려들기 마련인 바. 

이에, 한 장로가 받아들이는 제자에는 한정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이름난 무가의 자제라든지, 막대한 재력가의 자제들이라든지 하는 배경이 없고서는 장로의 직전 제자가 되는 혜택을 누리기가 힘들었다. 

예외가 있다면, 처음부터 특출난 재능을 보인 경우이다. 또 하나, 장로가 강호행을 하던 도중, 직접 직전 제자를 찾아 왔을 수도 있다. 하운이 전자로서 인현진인의 문하에 들어갔다면 청풍은 선현진인이 저 머나 먼 동쪽 땅에서 데려온 후자의 경우라 할 수 있었다.

한편. 장로의 직전제자가 되지 못한 보무제자들은 열명 씩 또는 이십 명 씩, 정진묘(精進廟)와 노부암(路扶菴)을 둘러싼 전각군들에서 단체로 생활하며, 그날 그날 가르치는 무공들과 학문들을 배우게 된다.

열심으로 습득한다 해도, 한계가 있다. 언젠가 화산파를 떠날지 모르는 제자들이었으니, 상승으로 통하는 요결들과 정수들은 보여주지 않았던 까닭이다.

게다가 그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그러한 것들을 배우는 것이 아니었다.

화산 검문, 보무제자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소정의 금전을 내놓아야만 하며, 제자가 된 후에는 두 달에 한 번씩, 내력과 경공 수련을 명목으로 약초의 채집과 값나가는 부옥(浮玉), 경석(磬石)의 수집에 동원된다.  

장로들의 직전들은 이 모든 제약으로부터 비껴나 있다.

다른 것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사부의 세심한 관리 하에 다른 보무제자들이 배우지 못하는 진수들을 배우면서 정심함을 갖추어 나간다. 

공평하지 못하다?

그래서 비인부전이다. 

화산파의 제자는 많고도 많아 그 문이 무척 넓어보였지만, 실상 그 문을 뚫고 들어가기는 도리어 쉽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나저나, 너 저번에 운대관 시험에 나갔었지?”

“응. 넌 그 전번에 나갔던가?”

“그랬지. 난 말이야,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전술이랑 지략을 잘 못하겠어. 너무 어려워”

“난 오히려 무공이 걸리던데.”

“그러고 보면, 무가 출신 녀석들은 좋겠단 말야. 잘도 통과하잖아.”  

“하긴 그래. 일찍 시작하니까.”

육력. 

무공, 지략, 도학, 의협, 전술, 지식. 여섯 가지 덕목을 시험하는 운대관이다. 서검수의 숫자는 이백 명, 그곳까지만 올라가도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배우는 무공도 달라지며, 비로소 목검이 아닌, 진검을 쥐게 된다. 그 뿐이 아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지금의 정진묘 숙소. 그보다 한결 나은 옥천각 숙소로 옮겨갈 수 있었다.

“아, 그 녀석 이야기 들었냐? 아평, 작년에 운대관 통과한 녀석말야.”

“응. 안 되었더라고. 천화관 시험에 도전했다가 사고로 크게 다쳤다며?” 

“무공을 더 익히지 못할지도 모른대.”

“그 정도였어? 괜찮은 녀석이었는데 말야, 조금만 더 일찍 장로님들 눈에 들었었다면........”   

“맞아. 직전 제자만 되었어도 그런 일은 안 당했을걸.”

“쉿. 목소리를 낮춰. 함부로 할 말이 아냐. 그리고, 저기 저 녀석도 온다. 아평이랑 친했던 녀석.”   

청풍이다. 뭔가를 중얼거리면서 걸어온 소년 청풍, 휘적휘적 지나쳐 버린다. 주변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든 말든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였다. 

“저 녀석도 안 되었어. 착한 녀석인데. 그 전부터 그랬잖아. 장로님들 직전 제자답지 않게 순해 빠져가지고.......”

“그러게. 뭐, 아직도 순하긴 매한가지래. 잘 생기긴 또 기가 막히게 생겼잖아. 얼굴값은 못하지만. 멍하게 있다가 상원장로님께 혼나기가 일수고 말이지.”

몇 달 째.

청풍은 수백의 또래 제자들 사이에서도 마치 없는 사람처럼 존재감을 죽인 채, 흘러가듯 살아가고 있었다. 모두의 관심사인 운대관이나 천화관, 소요관 시험에 대한 대화에도 끼어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 들어 가르치는 육합검과 화형권의 수련에도 있는 듯 없는 듯,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저 녀석......다른 장로님들께서 거두어 주시겠다고 했는데도 따르지 않았대. 다른 이들이라면 꿈에도 바라는 기회일 텐데......”  

“하지만, 그럴 만도 하잖아. 선현 장로님이 다른 장로님들에 비하여 실력은 그저 그랬다고는 하지만, 장로님들 중에서는 가장 자상하고 정 많던 분이셨으니까.”

“여튼, 불쌍하게 되었어. 누가 그러는데, 취운암인가.......저 녀석 거처 있지? 저 녀석 혼자 살고 있지만, 곧 그곳에서도 나와야 될지 모른다고 하더라고. 선현장로님 거처로 쓰이던 곳인데, 이제 더 이상 장로님 직전 제자가 아니잖아.”

“그것도 못할 짓이구나. 차라리 우리가 더 속이 편하겠어.”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풀이 죽는 제자들이다. 

청운의 밝은 꿈을 꾸는 십대지만, 화산파가 품고 있는 치열함은 결코 달콤하지 않았다. 

비정강호의 축소판. 

극복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현실이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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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작연란에서 쓰지 않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네요.

초심으로 돌아가야 될 것 같아서라고 할까요.

아직 "작가"란 말이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할까요.

무당마검으로 과분한 관심을 보여 주셨지만, 이제 겨우 한 발 내딪은 초보로서, 더 발전된 글을 내 놓으라는 보장이 없는 까닭도 있겠지요. 

당분간은 이 자연란에서 예전 마음 되살리면서 글을 써 볼까 합니다. 

이렇게 다시 시작하려니, 댓글 하나 늘어나는 데에도 가슴이 뛰네요. 

처음 이 고무림에 글 올렸던 때가 생각이 날 뿐입니다.

그간 건강하셨기를 기원드리며,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항상, 하시고자 하는 일 전부 다 잘 되시길 빌겠습니다.

상황이 안 좋아 삼연참씩은 무리일 듯 싶습니다만,

한가해지는대로 예전 무당마검 연재 속도, 다시 내 볼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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