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沙漠의 神秘, 觀音聖殿과 黃金聖殿
휘우우우웅-------!
어느덧.....
사막의 밤그늘이 스물스물 덮어오고 있었다.
낮에 바람 한점 불지않는 초열지옥이나 마찬가지였으나,
밤(夜),
잔혹하리만큼 춥기 이를데 없었다.
특히,
바람은 그대로 살인적인 한풍(寒風)이나 다름없을 정도였다.
그런 스산한 한풍이 일어나는 진원지......
성(城),
하나의 성곽이 사막의 중심에서 솟아올라 있었다.
방원 일천리(一千里) 이내엔 녹원(綠源)이 하나도 없는 죽음의 대사막......
그곳에 거대한 성곽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었다.
과연......?
× × ×
성곽(城郭),
자연적인 모래의 언덕으로 사방 십리가 둘러싸여져 있었다.
그 안,
두 개의 대조적인 전각(殿閣)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좌측,
집이라기 보다는 사원(寺院)이라고 불리워야할 절이 세워져 있었다.
투박한 모래와 진흙을 섞어만든 벽돌로 지어진 사원은 넓긴 했으나 그리
존경심이 일게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 모래벽돌 사원의 위,
하나의 편액이 걸려 있었다.
사원의 허름하기 이를데 없는 모습과는 달리 미려하기 이를데 없는
서체(書體)로 씌여져 있는 글.....
<관음성전(觀音聖殿). >
그런 글귀가 새겨져 있는 편액은 곧이라도 바스러질 듯한 점트흙판이었다.
전반적으로 고요함과 정적(靜寂)에 휩싸여 있는 태고의 신비감마저 감싸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사원이었다.
하나,
그 반대편에 세워진 전각,
오오......
가히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벽면은 황금(黃金)으로 빛나고,
기둥은 백옥(白玉)의 덩어리로 싸여져 있었으며,
지붕에 얹혀있는 기와..... 바로 짓푸른 청옥(靑玉)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뿐인가?
창문에 둘러쳐져 있는 색색의 비단(緋緞)과 드리워진 주렴은 진주(珍珠)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 현판,
황금덩어리에.....
가장자리를 진주(珍珠), 마노(瑪瑙), 수정(水晶), 금강석(金剛石), 비취,
산호(珊瑚), 호박(琥珀).....
가장 현란한 칠보(七寶)가 어우러져 있었다.
<황금성전(黃金聖殿). >
그런 현판에 씌여져 있는 글귀,
대체,
이 무슨 귀신이 곡할 조화란 말인가?
한 방울의 물도 없다는 이 완전한 죽음의 사막에서,
이런 거창한 성곽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믿기 힘든 일이거늘,
모래폭풍이 끊임없이 휘몰아쳐 산만한 언덕이 하룻밤에 사라졌다가 다시금
생겨나는 곳.....
한데,
그런 이 타클라마칸 사막에 세워져 있는 두 개의 전각,
그 규모도 클 뿐 아니라 특이하기 이를데 없는 구조물로 세워져 있는 것이었다.
모래먼지 한점 묻어있지 않은 깨끗한 형태로서......
거기에,
더더욱 놀라운 이 현실.....
× × ×
여인(女人)......
관음성전이라 씌여져 있는 허름한 모래의 사원엔 여인들이 기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더 정확히 비구니(比丘尼)들이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가 드러나 있는 비구니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곳의 비구니들은 나이든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많아야 사십(四十) 정도 됐을까?
나이 어린 소녀비구니(少女比丘尼)는 겨우 십세를 갓 넘었을 정도였다.
모두 마흔 여덟 명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딱-----! 딱------! 딱------!
목어(木漁)의 청량한 울음소리가 간간히 정적을 깨뜨리고....
그 사이로,
“관음반야밀다(觀音般若密多).......! ”
“관음세수마라반야(觀音洗水魔羅般若).......! ”
“관음색즉시공(觀音色卽時空)...... 공즉관음색시(空卽觀音色視).....! ”
고아하고 청량한 독경소리가 은은하게 퍼져가고 있었다.
그 미성(美聲)에 어울리게 비구승(比丘僧)들의 용모(容貌) 또한 절륜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리고,
그런 사십팔인의 비구승들의 좌우로 있는 상좌(上座),
하나의 거대한 석불(石佛)이 자리해 있었다.
진흙에 모래를 섞어 만든 볼품없는 재료로 만들어진 석불이었다.
하나,
그 석불은 일반적인 자애로운 부처상이 아니었다.
여인석불(女人石佛)이었던 것이었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얼굴에,
연화(蓮花)의 좌대에 좌상하고 있는 몸,
오오, 여인의 알몸이 아닌가?
물론,
완전한 나신은 아니었다.
엷은 나삼자락으로 온몸을 두르고 있는 흔적이 보여주고 있었다.
하나,
여인석불은 완전히 여인의 알몸을 그대로 보여주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었으니...
그것도 완전한 아름다움이었다.
책상다리를 하고 좌선해 있는 모습,
그 봉긋한 젖가슴의 융기와 고아하게 뻗은 아름다운 허리의 곡선(曲線)에
이어지는 둔부의 탄력감,
그것은 결코 인간의 손으로 다듬은 하찮은 모래와 진흙의 덩어리가 아니었다.
생생한 생명의 정기가 불어넣어져 있는.....
그러면서도,
범속한 인간이 본다 할지라도 감히 음심(淫心)을 품지못할 그런 고결함과
성결스러움마저 흐르고 있었다.
그런 여인석불의 흉상은 이십장을 넘는 거대한 것이었다.
오오,
알아야만 했다.
지상에 이런 여인불상을 모시는 곳은 하나밖엔 없었다.
---원세관음밀교(元世觀音密敎)!
저 아득한 태고의 세월 이전,
당시엔 석가모니(釋迦牟尼)도 탄생하기 훨씬 이전이었다.
잡다한 모든 종교가 난립해 있었으며,
그 중 인간의 가장 오랜 염원이 담긴 종교는 여인숭배(女人崇拜)였다.
모든 만물 중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몸,
거기에 더하여,
지상의 모든 신(神)의 아름다움을 그 하나의 믿음으로 승화시킬지니....
원세관음밀교에 귀의하는 것은 여인들에 한해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교도를 관음비구(觀音比丘)라 칭하고,
관음비구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지닌 십전미인(十全美人)이어야만 될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 아름다움이란 외적인 미모 뿐만이 아니라 내적인 미감(美感)도 아울러
갖추고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또 하나,
관음비구들은 일평생 사내와는 접촉을 금한다.
결혼(結婚)?
아예..... 생각지도 말아야만 했다.
특히,
관음대성모(觀音大聖母)-----!
원세관음밀교의 교주가 되는 여인의 별칭이었다.
그 이름은 신(神)으로 추앙받고 있었다.
원세관음밀교를 믿지 않는다해도.......
그녀를 본 사람이라면 절대 감히.... 고개를 쳐들지 못한다.
저.... 옛날의 천축(天竺)을 비롯한 천방국(天方國:아라비아), 파사국
(波斯國:이란), 대불림국(大佛臨國:터키), 소불림국(少佛臨國:시리아)에
이르기까지는 물론이었고,
서역삼십육국(西域三十六國)과.....
남만(南蠻)을 비롯한 남해십팔이족에 이르기까지......
그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만일,
그 권위와 성스러움을 모독하는 자는 천하 어디에서고 발붙인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가장 참혹한 죽음으로서 그 대가를 치뤄야만 했음은 불문가지의 일이었다.
하나,
언젠가부터 알 수 없이 원세관음밀교는 잊혀져 갔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
관음대성모는 물론이었고,
관음비구들의 모습조차 천하 어디에서고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가장 신비롭고 가장 오래된 영광의 종교는 사라지고 말았었다.
물론,
아주 단절된 것은 아니었다.
천축 바라문(波羅門)에선 시바여왕의 신교(神敎)로 뿌리의 흔적을 남겼으며,
불가(佛家)의 십이성불(十二聖佛) 중 관음보살(觀音菩薩)의 성덕(成德)은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 근원은 아득한 세월 이전에 그렇게 자리해 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나,
석가모니가 탄생하여 불교(佛敎)가 창건된 이후,
원세관음밀교는 그 맥이 단절되었다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오오.......!
이곳,
관음성전이라 이름붙여진 신비의 모래전각,
저 안에 안치된 환상적인 여인석불과 그 앞에 독경하고 있는 비구니들의
모습이라니......
도합,
사십인에 달하는 비구니들의 모습은 그대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또한,
그것은 세속적인 미감이 아니라......
그 어떤 색마라도 감히 음심을 품지 못할 정도로 고결한 성미(聖美)로움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저 전설의 관음비구가 아니라면 어느 누가 저런 수행을 보일 수 있겠는가?
하나,
놀라운 일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여인석불,
그 관음미불상(觀音美佛像)의 앞,
“....... ”
한 명의 여인이 조용히 단좌해 있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고,
그윽하게 감은 눈의 눈썹이 그려진 청미(靑眉)의 단아함은 고요하기 이를데 없었다.
거기에,
투명할 정도로 새하얀 피부라니.....
그런 여인이 입고 있는 가사(袈裟)자락,
옷이라고 할 수 있을까?
흡사,
매미의 날개를 수백장 붙여이은 듯한 반투명한 가사자락이 걸쳐져 있었는데,
오오.....
어떻게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저 아름다움을......
난초(蘭草), 백국화(白菊花), 설중매화(雪中梅花).....
그 모든 청초로움이 가득 담긴 청순하고 성결하며 가이없이 아름다운 이
여인을 어찌 인간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저 소담스런 젖무덤의 흔들림조차 세속의 음욕이 일어날 수 없었다.
뿐인가?
가부좌를 틀고 앉은 저 여인의 하이얀 허벅지 사이,
은은히 검은 방초림(芳草林)이 보이는데......
일체의 탐욕스러움이 일지 않음은 어이된 일인가?
“........ ”
그렇게 여인은 그윽하게 앉아 있었다.
그러다 문득,
파르르.......!
여인의 교구가 가볍게 진동을 일으켰다.
그러자,
“.........! ”
“.........! ”
“.........! ”
고요히 앉아 은은히 독경을 읊고 있던 비구니들이 흠칫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런 그녀들의 봉목으론 경악의 기색이 역력히 흐르고 있었다.
(관음성후(觀音聖后)께서 저리 놀라시다니......! )
(대체 무슨 일이시길래......? )
(지난 세월.. 관음성후께선 항상 청정을 유지하셔 한번도 청정을
흐트러뜨린 일이 안계시거늘....! )
그것이 그렇게도 놀라운 일이었는가?
단지,
가늘게... 얼핏 보아선 움직였다는 기척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미한
움직임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있는 비구니들은 경악의 극치를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하나,
알아야만 했다.
---관음성후(觀音聖后)!
이것이 여인의 이름이었다.
원세관음밀교의 대교후(大敎后)인 지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여인!
설사,
하늘이 무너져내린다 해도 그녀는 조용히 그것을 관조(觀照)할 수 있는
청정부동심(淸淨不動心)의 소유자였다.
한데,
그런 그녀가 무엇인가에 놀라고 있는 것이었으니......
과연......?
문득,
반짝.......!
관음성후의 감겼던 눈이 살짝 치켜떠졌다.
아아..... 저 짙푸른 벽안(碧眼),
흡사,
구름 한점 없는 창궁(蒼穹)을 보는 듯한 파아란 눈이 한쌍 거기 있었다.
터럭만큼의 세속적인 사념(邪念)도 그 눈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고요하고.... 은은한 그 눈빛......
설사,
굶주린 야수(野獸)라 할지라도 그녀의 눈길을 받는다면 그대로 순한 양이
되어버릴 것이다.
한데,
지금.....
관음성후의 봉목엔 가벼운 파랑(波浪)이 일고 있었다.
관음성후,
그녀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아니,
그녀의 이십 년 생애를 통해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다른 비구니들이 경악을 금치 못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 ”
관음성후는 잔잔한 눈길로,
어떤 흥분을 담은 채로......
좌중의 다른 비구니들을 돌아보았다.
이윽고,
관음성후의 입술이 살포시 열렸다.
“호오......! 드디어 오시는가? 삼천년의 기다림이...... ”
한숨과 흥분이 담긴 옥음,
“피(血)의 바다(海)를 헤매실 운명....... ”
관음성후의 입에서는 뜻모를 말들이 조용히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어지는 장구한 말......
“인간(人間)이 탄생(誕生)되고.... 싸움은 시작되었지..... 짐승은 먹고 살기
위해, 생존을 위한 생존전쟁(生存戰爭)을 치루며 먹이를 마련하며 목숨을
이어갔으나 인간은 그렇지 못했다. 자신이 배부른 데도 불구하고 타인의
것을 빼앗았지. ”
“......... ”
“......... ”
“결국, 빼앗긴 사람은 다시금 원한에 마음이 사악해져 갖은 수단을 다해
상대를 위해(危害)하였고 그 상대는 또한 더욱 잔인한 방법으로 보복을
했어. 인간의 역사(歷史)...... 곧(卽), 피의 역사이자 전쟁의 서사시
(敍事詩)가 되어 버렸지. 늙어 천수(天壽)를 다하고 인생(人生)을 마치는
자 그 몇인가? ”
여인은 살래살래 고개를 가로저었다.
“관음(觀音)의 뜻으로 그 죽음의 찬가(讚歌)를 저지시키려 했건만 이루지
못하고 십대(十代) 원세관음밀교의 대교후(大敎后)셨던 관음밀종모
(觀音密宗母)께선 본교를 인간의 세상에서 거두어 오시고야 말으셨으니....
본시, 아득한 태고(太古)엔 여인(女人)이 인간계(人間界)의 지존(至尊)
이었으나 피와 죽음이 난무하면서 그 모든 힘은 사내들에게 돌아갔지.
윤회(輪廻)는 돌고 돌지만 다시금 여인이 천하(天下)의 주인(主人)이 될
수는 없는 일..... ”
관음성후,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조용조용 말을 이어갔다.
“본교가 이곳 죽음의 사막 속에 관음의 성전을 세운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뿐이야. 운명의 예언(豫言)이 정한 위대한 초인(超人)의 왕림을
기다려야 하는 일..... 피의 바다(血海)에서 일어나 대악과 암흑의 마운을
인간의 마음 속에서 철저히 파멸시킬 수 있는 유일한 파멸전사(破滅戰士)를
기다려야 하느니...... ”
“........! ”
“........! ”
그제서야 말뜻을 알아들었는가?
도열해 있던 비구니들의 봉목에서 격동의 빛이 넘실거렸다.
개중엔 흥분하여 교구를 떠는 여인들까지 있었다.
“아.......! ”
“그렇다면......! ”
눈물마저 글썽이는 비구니들.....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관음성후,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맞아. 그분이 오셨어. 이 죽음의 사막으로...... ”
여인의 말은 점차 흐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둥실......
그녀의 교구가 가볍게 떠올랐다고 느낀 순간,
화르르르.......!
바람이라도 불었을까?
가벼운 공기의 파동음이 울리고.....
어느새,
관음성후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아.......! ”
“드디어.......! ”
“삼천 년의 기다림이 끝나려는가? ”
가벼운 흥분의 열기가 장내로 퍼져 나갔다.
개중엔......
자신의 가사자락을 찢어발기고 튀어오를 듯 솟구쳐 오른 탐스런 수밀도를
부여안은 여인들도 있었다.
한편,
× × ×
황금성전,
관음성전과 마주해 있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곳에도 예언의 풍운이
일고 있었다.
그것은.......?
여인(女人)......... 여인들.......
도합,
이십팔 명의 여인들이었다.
한데,
우우......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내전(內殿)이었다.
방원 일백장이 넘는..... 방이라기 보다는 그대로 광장(廣場)이라고 불리워야
할 정도로 넓었다.
사방의 벽은 모조리 황금이었고,
장식된 모든 것은 그야말로 보석의 산이었다.
바닥은 백옥이 깔려 있었으며,
그 위에 놓여져 있는 가구들......
같은 무게의 황금에 비해 열배나 비싸다는 백금(白金)으로 탁자가 놓여져 있었다.
하나,
그것은 단지 기본이었을 뿐이었다.
상아로 만든 침상이 곳곳에 놓여져 있었으며,
중앙에 자리해 있는 거대한 목욕탕.......
보통의 수정에 비해 백배나 비싸다는 자수정(紫水晶)으로 지어져 있었다.
천정에 촘촘히 박혀있는 주먹만한 야명주(夜明珠)들에게는 태양보다 찬란한
보광(寶光)이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하나,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여인들,
용모에 대해선 논(論)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었다.
단지,
여인 만명(萬名)중에서 골라도 이만한 미인(美人)은 없으리라는 것만 알면
되는 일이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이 여인들은 전율스러울 정도로 뜨거운 눈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흡사,
불을 품고 있는 장미와도 같은 여인들......
만일,
어느 누구라도 이 여인들의 눈웃음과 마주친다면 그 자리에서 발정난 짐승이
되어 게거품을 물고 달려들리란 것쯤은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까지도 좋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여인들의 목 아래 있었던 것이었으니.....
보라!
저 미끈하기 이를데 없는 피부를.......
피부의 색은 형형색색(形形色色)이었다.
갈색피부, 하이얀 설부(雪膚), 청동(靑銅)의 피부......
하나,
그녀들의 피부는 그대로 기름이라도 바른듯 번들거리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는 것도 이유는 간단했다.
걸치고 있는 옷이란게 문제였다.
죄다.
가슴과 허벅지 사이의 은밀한 부위만을 가리고 있었으니.....
그것도 일반의 천으로 만든 것도 아니었다.
촤르르르륵.......!
구슬(珠),
작은 구슬에 실에 꿰어 주렴처럼 드리우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러니,
저 탐스런 수밀도의 윤곽과 터질듯 팽팽한 둔부의 곡선이 드러나고 있었음은
불문가지의 일이 아니겠는가?
한줌의 군살도 없는 완벽한 욕망지신(慾望之身)을 지닌 여인들,
아무렇게나....
여인들은 흐트러진 자세로 자리해 있었다.
그런 여인들의 중앙,
촤아아.......!
자수정의 욕조에서 엷은 장미수(薔薇水)가 일었다.
말이 욕조이지 방원 이십장이 넘는 그곳에선 수영을 해도 좋을 정도였다.
한데,
분명 아무도 없던 그곳에서 잔잔한 물보라가 일고......
“.........! ”
“.........! ”
흐트러져 있던 이십팔인의 여인들의 몸가짐을 바로 하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
쏴아아아......!
붉은 장미수의 중앙이 갈라지고.....
불쑥......!
물 속에서 두 개의 봉우리가 솟구쳐 오르는 것이 아닌가?
황금(黃金)!
거대하다 못해 숨막힐 듯하면서도 터질듯한 탄력감이 넘쳐 흐르는 두 개의
황금거봉(黃金巨峰)이었다.
그 정상,
너무나도 작고 앙증맞은 분홍빛의 포도송이가 매달려 떨고 있었다.
또르륵.......!
그곳에 매달려 있던 물방울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구른다.
그에 뒤이어,
쏴아아아------!
물보라를 크게 일으키며 나오는 두 개의 미끈한 다리.....
우아하게 뻗은 긴 종아리와........
알맞게 살이 오른 허벅지살이 탄력감과 함께 환상적인 각선미(脚線美)의
미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울러,
그 피부는 황금으로 물과 더불어 반짝이며 황홀경마저 일으킬 정도였다.
하나,
아직은 혼절한 지경은 아니었다.
두 개의 다리가 천천히 나란히 위로 뻗어 오르고는.....
쏴아.......!
마지막으로 드러나는 신비의 섬(島)......
저 미끈한 허벅지의 삼각주(三角洲) 사이로 드러나는 섬엔 황금의 수림(樹林)이
우거져 있었다.
알맞게 솟아오른 환상의 둔덕을 지닌 신비의 섬......
그리고,
마지막,
촤아아-------!
하나의 완전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황금(黃金)의 여신(女神)!
그렇게밖엔 표현할 길이 없었다.
화르르르.......
길게 흐트러지며 물방울을 떨구는 황금의 수발(首髮),
황금의 눈썹에,
뜨겁게 타오르는 황금의 눈,
그와는 대조적으로,
피라도 뿜을 듯 붉디 붉은 저 황홀한 입술이라니.....
여인은 보통의 여인보다 목 하나는 더 올라갈 정도로 장신이었다.
그리고,
그 키만큼이나 여인은 모든 것이 컸다.
저..... 어지간한 사내의 두 손으로도 감싸지 못할만큼 거대하기조차 한
탐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황금의 동산.
그만큼이나 거대함에도 그녀의 유방은 밑으로 처지거나 옆으로 퍼지는 기색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천정을 향해 우뚝 솟아 탄력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으니.....
그에 반해......
여인의 허리,
가늘어..... 한팔로 둘러안을 정도였다.
그런 세류요에 비해,
터질듯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둔부의 곡선이라니.....
뿐인가?
여인은 분명 가만히 서 있었다.
한데,
여인의 피부... 세포 하나하나는 마치 살아있는 듯 가볍게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흡사,
욕망(慾望)의 유혹덩어리랄까?
단언할 수 있었다.
지상의 어떤 성인군자라 할지라도.....
설사,
달마대선사(達摩大禪師)라 할지라도 이 여인을 눈앞에서 보았다면 그대로
파계하여 발정난 숫컷이 되어 덮쳐들 것이다.
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 욕망의 여신과 황금의 밀전은.......?
여인이 욕조에서 나오자,
촤르르륵.......!
먼저 있던 여인들 중 일부의 여인이 그녀에게 옷(?)을 입혀 주었다.
구슬 옷,
다른 여인들이 입고 있는 것과는 달랐다.
우선 길었다.
목을 두르고 가슴을 타고 내려와 배꼽에 이를 정도였고,
엉덩이에 걸쳐져 발목을 덮을 정도로 긴 구슬 옷이었다.
거기에,
여인이 걸친 구슬옷의 구슬은 평범한 것이 아닌 갖가지 보석을 갈아 만든
보주(寶珠)였다.
그 한 알이라도 얻으면 능히 십년을 놀고 먹을 정도의 가치가 있는....
오오,
눈이 부시지 않는가?
배시시......
웃음이 맺혀 패이는 볼우물.....
아마도,
천하의 숫컷이란 숫컷은 이 여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혈이 고갈되어 즉사해
버릴 정도의 전율스러운 우물(尤物)이었다.
문득,
촤르르륵......1
여인은 상아의 침상 위로 비스듬히 누우며 입을 열었다.
“이제 기다림은 끝났다. 황금대상벌(黃金大商閥).... 삼천년의 기다림은..... ”
간드러지는 옥음,
한데,
우우...... 이 무슨 소린가?
<황금대상벌(黃金大商閥). >
아는가?
천하의 황금중 구할이 잠들어 있는 황금의 비역!
장건(長建)이 한무제(漢武帝)의 명으로 비단로(緋緞路:실크로드)를 처음 열었다.
그럼,
그 이전에 중화대륙(中華大陸)과 서역, 천축, 천방국과의 교역은 없었다는가?
아니었다.
있었다.
사해(四海), 오호(五湖), 팔황(八荒), 구주(九州)........
환우천하(還宇天下)의 모든 교역을 총괄하고 있던 신비의 대상가(大商家)가
존재했으니.....
그것이 바로 황금대상벌이었다.
아무도 건너지 못했던 죽음의 대사막을 건너와 무려 일천배의 이익을 남기며
서역의 기물(奇物)을 중화대륙에 팔았고,
그와는 반대로,
대륙의 특산물을 서역으로 갔고가 오천배의 이익을 남기며 팔았던 신화적인
대상맥(大商脈)!
하나,
그 이름은 너무도 갑작스럽게 사라져 버리고 말았었다.
한데,
그런 황금대상벌이란 이름이 이 욕망의 여신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었으니,
대체.......?
여인,
말은 이어지고 있었다.
“황금대상벌.... 목숨을 담보로 황금의 신화를 쌓아갔으나 타인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저 그놈들은 손쉽게 황금을 노렸을 뿐이다. 천방국이나
천축, 중원의 놈들은! 해서... 본가는 무공을 익히기 시작했다! 천하에서
가장 강력하는 십대무공! 십대지존천무(十大至尊天武)! 하나 본래부터
여인들만으로 이어져 오던 본가의 전통으로 인해 그 무공을 완벽하게 연마할
순 없었다! 그로 인해 무림인들마저 본가를 노리게 되었고.... 결국, 본가는
피할 수밖에 없었다! ”
츠으으.......!
여인,
그녀의 봉목으로 서늘한 한망이 줄기줄기 폭사되었다.
원한(怨恨)의 불꽃이었다.
하나,
그럼에도 그녀의 폭발적인 염태를 지울 수는 없었다.
“대륙과 변황! 모두가 탐욕에 미친 이리들이다! 해서... 이 지옥같은 죽음의
사막으로 들어와야만 했지! ”
“.......! ”
“........! ”
여인들....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하나,
그녀들의 봉목으론 싸늘한 살광이 줄기줄기 피어오르고 있었다.
“황금대상벌 삼대벌후(三代閥后)셨던 황금요화(黃金妖花) 선조님께선 예언
(豫言)하셨다! ”
“예언! ”
“그랬었어. ”
여인들은 그제서야 무슨 일인지 깨달은 듯했다.
그런 그녀들을 둘러보며 황금의 여신은 말을 이어갔다.
“저 지저분한 피의 바다를 헤치고 나와 탐욕에 찬 이리떼들을 지옥으로 보낼
초인(超人)이 왕림하시리라! 누구도 익히지 못했던 십대지존천무를 완벽하게
익힐 무적초인(無敵超人)! 그분에게 황금대상벌의 모든 것을 맡기고....
영원히 영광이 이어지리라! ”
“아.......! ”
“진정......! ”
“황금의 지존께옵서....... ”
여인들,
몽롱해지고 있었다.
눈이 풀어지고.....
절로 가슴을 쓸어쥐며 허리를 틀고 있었다.
“본녀..... 황금여왕(黃金女王)은 느낄 수 있다! ”
---황금여왕(黃金女王)!
자신을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가장 완벽하게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그 분이 와 계시다! 본녀와 너희들 모두 기다림을 달래주실 분이..... ”
마지막은 들리지 않고 있었다.
스스스........!
흡사,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황금여왕의 교구는 흩어져 버렸던 것이다.
잠종무흔비영술(潛踪無痕飛影術)------!
동영의 인자살계(忍者殺界)에서조차 사라져버린 최고의 경공비술이자 은신공이었다.
아울러,
저 옛날.......
환우무림에서 가장 강력한 열가지 무공 중 하나였던 것이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