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豫言의 女人들, 광음성후와 황금여왕
모래 언덕 위,
화르르르.......!
스스스스.......!
한줄기 미풍과 아지랑이가 어우러졌다.
드러나는 모습,
“......... ”
“......... ”
두 여인이 있었다.
관음성후와 황금여왕,
둘다 아찔할 정도의 옷차림이 인상적이었다.
하나,
그녀들의 기도는 대조적이었다.
관음성후,
조용하면서 고아했다.
속살이 훤히 비춰지는 나삼을 입고 있었으나.....
어느 누구도 그녀를 보며 감히 음심을 품지는 못하리라.
하나,
황금여왕,
그녀는 저 폭발적인 염태를 그대로 폭출시키고 있었다.
돌부처(石佛)라도 입에 게거품을 물고 달려들 정도로......
이미,
알고 있는 듯 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황금여왕이었다.
“언니가 기다리는 사람도......? ”
“동생이 기다리는 예언도 오늘........? ”
예언(豫言)!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은 관음성후나 황금여왕도 서로 알고 있었던 듯 했다.
하나,
그녀들은 동시에 나온 것이었으니......
“호호! 황금지존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본가가 월등할 것 같은데요?
언닌, 아무래도 함부로 대할 순 없으니까...... 절 매일밤 찾아오신다고
소매를 탓하시면 안되어요. ”
“걱정말아요. ”
관음성후는 잔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예언의 초인이시라면 날 여인으로만 생각하실 테니까! 그리고..... ”
문득,
관음성후는 볼을 붉혔다.
“그분이 오실 날을 대비해 날 비롯해 관음비구들은 모두 비장의 방중술을
익히고 있으니.... ”
“헤에......! ”
뜻밖인 듯....
황금여왕은 입을 벌렸다.
“호호! 언니와 소매가 한번 같이 모셔보는 것도 괜찮겠는걸? ”
좋은 생각을 해냈다는 듯 황금여왕은 방긋 웃었다.
“그건 나중 일이고..... ”
힐끗.......!
관음성후는 동쪽을 바라보며 그늘진 음성으로 말했다.
“피의 바다에서 탄생하신 분.... 벌써 피냄새를 불어오는걸. ”
“흥! 그분을 위해하려는 놈들은 몽땅 지옥구경을 시켜줄 거예요! ”
황금여왕,
여인은 앙칼진 교갈을 터뜨렸다.
이어,
스----- 팟!
휘르르르르......!
두 여인은 그대로 같은 방향으로 교구를 날리고 있었다.
과연......?
× × ×
“크으.......! ”
신비흑기사,
이를 악물며 그는 철뢰무적풍을 움켜쥐었다.
그런 신비흑기사의 신형,
검붉은 핏물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혈흔(血痕)이 있는 곳엔 당연헤 갑주가 뚫려 있었다.
하나,
유일하게 멀쩡한 곳이 있었다.
불룩한 가슴 부위,
바늘 구멍 하나 없었다.
“크흑! 비겁한 놈들! ”
신비흑기사는 철뢰무적풍을 비껴든 채 이를 갈았다.
그런 그의 주위,
이십여 구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아수라백팔마신!
그중 오분지 일이 지옥으로 간 것이었다.
하나,
그 대가는 신비흑기사도 확실하게 치루고 있었다.
사실,
그가 홀가분하게 일전을 벌였으면 이 정도까진 되지 않았을 일이었다.
하나,
가슴에 품고 있는 어린 소동......
그는 신비흑기사에겐 자신의 목숨보다 더한 존재였다.
차라리,
자신의 수족중 하나가 끊어질지언정......
그 어린 소동에겐 터럭만큼의 상처도 나있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그는 이렇게 궁지에 몰리고 있는 것이었다.
“언제나 그랬다! 아수라.... 네놈들은! ”
츠으으......!
신비흑기사는 이를 갈며 노성을 터뜨렸다.
“기습따위나 하고... 항상 정정당당히 대결하지 못하고 숫자의 우위로서
승산을 따지는 치졸한 놈들! ”
하나,
그의 조롱에도 상대는 아랑곳 않고 있었다.
특히,
황금수라신,
그자는 비릿한 조소를 오히려 신비흑기사에게 보내고 있었다.
“크흐흐...... 무림은 살아남은 사람에게만 영광을 주는 법이지! 장렬하게
죽는다는 것보단 악착같이 살아남는 것만은 진정한 승리자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군? ”
“개같은 놈! ”
신비흑기사는 구역질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크흐흐..... 이제 보내주마! 지옥으로! ”
스윽.......!
황금수라신은 스산하게 웃으며 손을 치켜올렸다.
“놈의 목줄을 마지막으로 끊어라! ”
순간,
“카----- 앗-----! ”
“크크크! 뒈져랏-----! ”
콰아아아--------!
쿠쿠쿠------!
남은 팔십여 명의 마인들이 일시에 공세를 날렸다.
그 기세.....
가공무비할 지경이었다.
“이익! ”
신비흑기사는 최후의 진력까지 끌어올려 철뢰무적풍에게 집중시켰다.
이어,
“철(鐵)------ 혈(血)------ 파(破)----- 천(天)---- 황(荒)-------! ”
쥐어짜는 듯한 폭갈이 터져오르고....
쩌------ 쩌쩌정!
시커먼 낙뢰(落雷)가 짓쳐오는 암흑의 마강벽으로 폭사되었다.
쾅------!
콰콰콰콰------!
천붕지열(天崩地裂)의 대폭음이 사막을 떨어울리고.....
츄------ 와아아아.......!
모래먼지가 방원 일천장을 뒤덮었다.
.........
일각이나 지났을까?
스스스......
모래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드러나는 정경........
“울----- 컥! ”
신비흑기사,
그가 투구를 쓰고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투구의 입가로 뿜어지는 피분수.....
부스러진 내장토막이 보이고 있었다.
이미,
회생불능의 상처를 입은 것이었다.
바로 그때,
“놈! 뒈---- 져랏! ”
뒤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황금수라신,
그자는 앞으로 튀어나오며 좌수를 내쳤다.
순간,
피----- 피피핑!
수십 자루의 비도(飛刀)가 쏘아져오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신비흑기사의 앞가슴을 향해 집중적으로 퍼부어지고 있었다.
“안------ 돼! ”
피하고 어쩌고 할 겨를도 없었다.
빙글.....!
신비흑기사는 몸을 뒤로 돌리고는.......
그대로 가슴을 부여안으며 몸을 숙였다.
그러자,
퍼------ 퍼퍼퍽!
그대로..... 비도는 신비흑기사의 등에 박혀들고 말았다.
고슴도치!
신비흑기사의 등은 찢겨져 피를 분수처럼 뿜어냈다.
“지독한 놈! 하지만 독고가의 뿌리는 끊어진다! ”
황금수라신은 잔혹한 살광을 발하며 우장을 치켜올렸다.
한데,
바로 그 순간,
“감히-----! ”
“예언의 초인을......! ”
조용하나 살기가 팽배해 있고,
교태로우나 잔혹한 기운이 줄기줄기 서려있는 두 줄기의 교갈이 터져오르고......
콰---- 아아아앙!
쩌---- 쩌쩌쩌쩡!
새하얀 백색의 섬전과.....
찬란한 황금의 벼락이 멀리 일천장 밖에서 쏘아져 장내를 휩쓸었다.
콰---- 콰콰콰----- 쾅!
폭렬하는 굉음!
촤아아아.......!
모래 안개가 방원 삼천 장을 뒤덮으며 피어오른다.
“끄으으..... 대체 누가.... 이런 엄청난.... 컥! ”
황금수라신,
그자의 가슴과 등판엔 흰 옥장(玉掌)과 황금의 낙인(烙印)이 찍혀 있었다.
쿵------!
그자는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소야(少爺)를 부탁.......! ”
신비흑기사,
그는 상대가 누군지도 몰랐다.
이미,
그의 시야는 흐릿하게 감겨져 사물을 분간할 수 없었다.
가슴에서 들어낸 소동.....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소야의 존함, 독고붕비(獨孤鵬飛)! 죄송...... 소야...... ”
푹!
신비흑기사도 모래속으로 엎어지고 말았다.
“쯧! 피의 바다에서 탄생하신다고 하더니만......! ”
관음성후,
그녀는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쉬며 소동을 받아들고 있었다.
한편,
“애게? 이런 어린애를 키워서..... 몸까지 바쳐야 해? ”
황금여왕,
그녀는 곤히 잠든 독고붕비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예언(豫言).....
시작은 들어맞고 있었다.
피의 바다에서 건진 혈붕(血鵬)........
그의 이름은 독고붕비라 했다.
독(獨)..... 고(孤)...... 붕(鵬)...... 비(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