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 6 장 歲月如流, 沙漠에 이는 戀風 (9/30)

   제  6 장   歲月如流, 沙漠에 이는 戀風

십이 년(十二年),

세월(歲月)은 유수(流水)와도 같이 흘러갔다.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사계절(四季節)이 천하를 열두번 바꾸었지만.....

단 한곳,

저 대륙(大陸)과 변황(邊荒)의 가운데 끼인 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미지의

  대지만은 그 변화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었다.

동(東)으로는 대천산(大天山)과 곤륜산맥(崑崙山脈)에 의해 가로막혔고,

서(西)로는 지상최대라는 총령(總嶺:파미르高原)으로 둘러싸인.....

위(上)으로는 북빙(北氷)의 대빙하(大氷河)가,

아래(下)로는 독물(毒物)의 천국(天國)인 남만(南蠻)의 늪지대가 가이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 중앙에 자리한 죽음의 대지......

타클라마칸 사막이었다.

더 정확히는 이곳은 서역(西域)의 일원에 속하는 곳이었다.

서역,

무생물(無生物)의 지옥은 결코 아니었다.

그곳에도 인간은 생존하고 있었다.

그것은 한두 명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이.......

그러나,

그 실상을 아는 인물은 사막 이외의 곳에 사는 사람들 이외엔 알 수 없었다.

왜......?

이유는 간단했다.

사막의 율법을 모르는 자.....

그들에겐 이곳은 분명 죽음의 사형장(死刑場)이었다.

그렇지만,

사막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인물들에겐 천하의 비견될 수 없는 고향이었다.

따뜻하고 안온한.......

풍운(風雲)!

구주진천하(九州震天下)할 거대한 구름의 장막이 이곳으로부터 비롯됨을

  천하인은 모르고 있었다.

처음엔 아주 약한 미풍(微風)으로 자라나고....

그것은 강풍(强風)으로......

더하여,

대폭풍(大暴風)으로 변하여 천하를 흽쓸지니......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

과연........?

             ×             ×             ×

관음성전(觀音聖殿)--------

원세관음밀교의 뿌리가 살아 숨쉬는 곳,

그곳의 주인------ 관음성후!

지상에서 가장 성스럽고 고귀한 여인이 살고 있는 성스런 거소였다.

아울러,

사십명에 달하는 관음비구니(觀音比丘尼)들,

그 정숙함과 아름다움은 역시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였다.

한데,

변해 있었다.

원래,

과거의 관음비구니들은 마의(麻衣)로 직조한 가사자락을 걸친 비구승들이 아니었던가?

머리조차 박박 깎아버린 채로.....

한데,

아..... 보라!

걸친 옷은 다름없이 마의가사(麻衣袈裟)였다.

그러나,

그녀들의 머리카락......

대머리였던 그곳은 탐스런 흑발(黑髮)이 치렁하게 늘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허리를 지나..... 둔부에까지 이르도록.......

대체,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것은 삼천년 만에 일어난 초유의 변화였다.

          ×                ×                 ×

여인,

“......... ”

거대한 관음성모석불(觀音聖母石佛)의 앞에 무릎을 끓은 채 뒤돌아 앉아 있는

  여인이 있었다.

긴 흑발(黑髮)은 둔부를 지나 바닥에까지 닿을 정도로 길고 치렁했다.

고요하고 잔잔히 미소가 여인의 입가로 흐른다.

그것은 관음성니(觀音聖尼)의 자애로움과 온화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여인은 그대로....... 성녀(聖女)였다.

이런 류(類)의 여인은 지상(地上)에서 오직 한 명 뿐.......

---관음성후(觀音聖后)!

또 누가 있겠는가?

그녀 이외에......

아울러,

또 하나 알아야만 하는 사실,

관음성후가 몸에 지닌 무공의 수위는 가히 엄청난 것이었으니......

삼천 년의 시공을 지나오며 축적된 원세밀교(元世密敎)의 힘(力)!

어느 누가 감히 짐작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가장 큰 힘은 신비(神秘)였다.

만일,

서로 대결(對決)을 한다고 했을 때.....

상대의 무기나 무공의 특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한다면 그것은 차라리

  공포로 화해 엄습해오지 않겠는가?

이제껏 어떤 것이 있는지 일초반식의 무공조차 원세관음밀교의 것은 전하지

  않고 있었다.

과거,

아득한 원세시대(元世時代)의 확인되지 않은 설화(說話) 중 그에 관한 애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원세관음밀교의 교후(敎后)인 관음성모(觀音聖母)중 그에 관한 애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원세불교(元世佛敎)의 모든 힘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여인이었다.

아니,

단순히 여인이랄 수 없는......

한 가지 의문을 당연히 떠올려보아야 했다.

원세관음밀교!

그 교후(敎后)는 말할 것도 없고,

그녀 휘하의 관음비구(觀音比丘)들도 역시 천만인에 한명 있을까한

  절세미녀들이었다.

삼천 년 그 이전부터.....

당금에 이르기까지 그 전통은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아무리 철저하게 비밀을 지킨다고 해도 원세관음밀교가 숨어서만은 살 수 없는

  일이었다.

우선,

문파를 이어오기 위해선 후인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남녀가 고루 섞여 있는 곳이라면 자체의 씨족(氏族)만으로 어떻게 해볼 수도

  있겠지만 원세관음밀교는 그럴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여인들만의 문파였기에......

대통(代統)을 잇기 위해선 밖에서 후사를 도모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비구승(比丘僧)이라곤 하지만 저토록 아름다운 여인들이 돌아다니는데 가만

  놔둘리 있겠는가?

만일,

그렇다면 세상은 종교(宗敎)가 필요없는 지상낙원(地上樂園) 그 자체였으리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꽃(花)을..... 관조(觀照)함으로 만족하지 않고 반드시 꺾어버린 후 자신의

  손아귀에 쥐고 있어야만 만족하는 흉한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이었다.

아름다움을 잔인하게 찢어발겨 버려야만 속이 시원한 인간 말종자들은 지상에

  인간이 탄생하면서 공존해온 역사의 수치였다.

그런데,

단 한번도 원세관음밀교의 관음비구니들이 욕을 당했다는 것은 없었다.

비단(非但),

그뿐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어떤 패자(覇者)나 고수자들일지라도 원세관음밀교의 관음비구승들에겐

  최대의 경의를 표하고 있었으니.....

물론,

원세관음밀교의 관음비구니들이 드러내놓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일은 없었다.

특히,

신비롭게 자취를 감춘 삼천 년 이후로부터 그런 일은 아예 없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진 것은 물론 아니었다.

죽음의 사막......

그 안에 실체를 감추어버린 것이었다.

세인(世人)들은 알지 못했다.

서역(西域)의 사막에 숨은 원세관음밀교의 가공할 잠재력을,

대륙(大陸)도.... 변황(邊荒)일지라도.......

“붕비(鵬飛), 관음성전(觀音聖殿)에 속한 모든 관음성녀(觀音聖女)들의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는 당신 것..... ”

관음성후(觀音聖后)!

그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입가로 번져가는 잔잔한 미소,

“관음지존(觀音至尊), 피의 바다(血海)에서 탄생(誕生)해 환우천하(還宇天下)의

  주인이 될 광명(光明)의 심판자(審判者)! 그 영광(榮光)의 예언(豫言)이

  나타낸 초인(超人).... 그는.... ”

일순,

관음성후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유 간단했다.

불쑥-----!

그녀의 양쪽 겨드랑이 사이로 파고드는 두 개의 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악------! ”

부르르.......!

관음성후의 교구가 벼락을 맞은 듯이 경련을 일으켰다.

아울러,

그녀의 벌어진 입술에선 숨넘어가는 듯한 헛바람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등뒤에서,

겨드랑이를 파고들어 앞으로 나온 손(手)......

흡사,

백옥(白玉)을 다듬어 만든 듯 새하얀 옥수(玉手)였다.

하나,

여인의 손은 아니었다.

분명 사내의 손이었고......

그것은......

물----- 컹!

관음성후의 앞가슴을 그대로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저 탐스런 여인의 가슴.....

그것은 속살이 훤히 비춰지는 나삼자락에 싸여 있었을 뿐이었다.

그것을 터뜨릴 듯이 움켜쥐는 사내의 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 철저한 금남(禁男)의 성역(聖域)에서.......

거기에,

관음성후라 불리우는 지상최고의 대성녀(大聖女)의 몸에 누가 감히 손을 댈

  생각이나 할 수 있는가?

한데,

관음성후,

그녀의 표정을 보라!

거부의 표정?

아니면 수치감과 당혹감의 표정?

아예 그런 것은 보이지조차 않고 있었다.

오히려,

관음성후는 사내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을 더욱 끌어안고 있는 것이었으니.....

전설은 잘못된 것이란 말인가?

관음성후가 성녀가 아니라 희대의 색녀였는가?

그것은..... 아니었다.

저 붉은 입술을 뚫고 흘러나오는 말.

“비(飛), 내 몸을 언제나 만질 수는 있다. 하지만....... ”

잔잔하나 추호도 범접할 수 없는 성령스러움을 지닌 어투였다.

“헤헷! 비구니 누나의 가슴은 언제 만져도 감촉이 좋은걸? ”

뒤에서 들려오는 사내의 목소리,

아아..... 청량했다.

듣는 이의 폐부를 시원하게 만들어줄 정도로 맑고 청량한 음성,

그 음성엔 약간의 치기가 서려 있었다.

문득,

슥.......!

관음성후는 자신의 가슴을 쥐고 있는 사내 손으 떼어냈다.

이어,

그녀는 천천히 교구를 일으켜 세웠다.

“........! ”

일순,

그녀의 봉목이 가볍게 흔들렸다.

그런 그녀의 동공으로 투영(透影)되는 한 명의 사내의 영상(映像)이 있었다.

나이.... 십오세 정도 되었을까?

하나,

누구라도 그를 보면 나이를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신장 팔척(八尺)에 달하는 당당함과.....

타는 듯이 붉은 노을을 연상시키는 적발(赤髮)은 길게 허리까지 드리워져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눈썹(眉),

숱은 짙긴 했으나.... 그 빛은 검은 색이 아닌 적미(赤眉)였다.

더욱이,

동공으로 은은하게 깔려있는 붉은 기운,

그것만으로도 그의 모습을 본 인물이라면 영원히 잃어버릴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뇌리에 각인될 정도였다.

하나,

그런 기이한 모습은 결코 역겹다거나 이상해 보이지는 않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의 모습에 매력(魅力)을 더해주고 있었다.

저 환상적(幻想的)인 미안(美顔)이라니.....!

백옥(白玉)과도 같이 하얗고 매끈한 피부는 어지간한 여인이라면 자신의

  피부가 부끄러워 옷을 온몸에 칭칭 휘감아 감추고 다닐 정도였다.

어찌 무딘 필설(筆舌)로 형요할 수 있겠는가?

어느 여인이라도 따르지 못할 피부색에 진정한 사내의 야성(野性)마저 남쳐

  흐르는 사내,

그는 가장 완벽한 미신(美神)이었다.

송옥(宋玉)? 반안(盤顔)?

그 전설상의 미남자(美男子)들이 얼마나 잘생겼는지 몰라도.....

결코,

이 자리에 있는 미청년의 아름다움을 따라갈 순 없을 것이다.

그 이름.....

---독고붕비(獨孤鵬飛)!

운명(運命)은 그에게 그런 이름을 붙여주고 있었다.

하나,

운명은 그에게 또다른 선택을 주었으니.....

그것은?

                 < 第 1 卷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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