血 鵬 皇
제 2 권
제 7 장 血鵬皇이 되어라
“붕비..... 넌 이루어야만 한다! 혈붕황(血鵬皇)의 전설을! ”
문득,
관음성후의 입에서 단호한 교음이 새어 나왔다.
“혈.... 붕황? ”
독고붕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전설은 이곳 사막에만 존재하고 있지. ”
스윽......!
관음성후는 천천히 교구를 돌리며 걸음을 옮겼다.
“죽음의 대사막...... 그 안에 환우천하(還宇天下)의 운명을 한손에 틀어쥘
대초인(大超人)의 전설이 잠자고 있어....... ”
“대초인의 전설이라니? ”
독고붕비,
그는 난생처음 듣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져 있었다.
하나,
관음성후는 그런 독고붕비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득한 태고(太古).... 아수라(阿修羅)와 제석천(帝釋天)의 빛과 암흑의 격돌은
아무것도 결정짓지 못하고 끝나 버렸지. ”
관음성후가 무슨 말인가를 계속하려할 찰나였다.
하나,
그녀의 말은 이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독고붕비,
그가 그녀의 말을 가로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붕비가 혈붕황인지 대초인인지가 되지 못한다면 붕비는 누님에겐 아무런
존재도 아니란 말이지? ”
중얼거리는 독고붕비,
그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장난기서린 어린 소년의 표정이 아니라 심각한 표정으로......
하나,
관음성후는 그런 그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 간단했다.
관음성후는 어떤 비원을 담은 눈길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원세관음밀교의 삼천년 염원을 안고 남겨진 관음성전(觀音聖殿)의
모든 것을 지니려면...... 이뤄야만 해! 반드시...... ”
한데,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알았어! ”
독고붕비는 고함을 꽥 내질렀다.
이어,
“.........! ”
흠칫한 관음성후가 그를 돌아보기도 전,
쐐----- 액!
이미,
그의 신형은 실내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붕비.......! ”
관음성후는 다급하게 그를 불렀다.
하나,
이미......
독고붕비의 신형은 실내에서 사라져 버린 직후였다.
“휴후......! 또 삐졌구나........ ”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관음성후,
그녀는 가볍게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 자신이 말한 것이 얼마나 어린 소년의 가슴에 상처를 주었는지는 알지 못하고.....
× × ×
황금의 성전,
그렇게 불리워야만 했다.
은은한 달빛 속에서도 그렇게 찬란한 금광(金光)을 흩뿌리고 있었다.
황금성전,
이곳은 그렇게 불리우는 곳이었다.
아마,
이곳의 기둥 하나만이라도 빼내간다면 능히 대륙십대거부(大陸十大巨富)에 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정도였다.
“........! ”
쿵! 쿵!
황금의 대청을 신경질적으로 내디디며 걸어가는 미소년 한명,
독고붕비였다.
그리고,
촤르르륵.......!
촤르르르.......!
은은한 패옥이 부딪히는 소성이 울리고......
우르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인영들이 있었다.
여인(女人)..... 여인들......
우우.......!
눈을 감아야만 했다.
무려..... 백팔 명(百八名)에 달하는 여인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 것이었으니......
뿐인가?
그런 여인들의 옥용을 보라.
염태가 철철 흐르는 뜨거운 요화(妖花)들......
한번의 눈웃음만으로도 여인들은 사내의 애간장을 녹일 수 있었다.
한마디로 경국지색(傾國之色)이었다.
일국(一國)을 능히 파멸(破滅)로 이끌 정도로 미려한 우물(尤物)들이 하나도
아니고 백팔 명에 달하고 있었으니.....
더욱이,
그녀들의 모습.......
해괴하기 이를데 없었다.
황금(黃金)을 구슬 모양으로 주조한 작은 알갱이를 엮어만든 젖가리개와 고의만을
차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나마,
완전히 가리진 못하고 그 안이 얼핏 보일 지경이었다.
그런데다가,
드러난 여인들의 몸이라니.......
우선 여인들의 피부는 미끈하기 이를데 없었다.
검고..... 희고...... 갈색의.....
가지각색의 피부색이긴 했지만 여인들의 피부는 그야말로 기름이라도 바른듯
매끈하기 이를데 없었다.
한점의 군살도 물론 없었다.
저 천의무봉하게 솟아오른 젖가슴의 폭발적인 도발과 바람이라도 불면 우수수 꺾어져
나갈 듯한 야리야리한 허리라니......
폭발적인 둔부의 곡선은 차지하고라도......
미끈하게 뻗어내린 허벅지와 그 안의 신비로운 삼각지대.....
그것은 황홀의 극치였다.
그런 여인들이.....
“붕비! ”
“흥흥! 저쪽 비구니들이 얼마나 녹였길래 삼일씩이나 오지 않으셨죠? ”
“나빠요! 정말...... ”
독고붕비를 좌우세어 감싸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나,
독고붕비는 그런 그녀들을 뿌리치며 물음을 던졌다.
“황금(黃金) 누님은 어딨지? ”
“.......! ”
“........! ”
“.......? ”
그의 딱딱하게 굳은 말투에 여인들은 흠칫하며 교구를 멈췄다.
“여왕(女王)께선..... 수욕(水浴)을...... ”
제일 가까이 있던 여인이 주춤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독고붕비의 신형은 그 자리에 없었다.
촤아아.......!
물 소리가 울리고........
또르륵.......!
물방울은 구르고 있었다.
꿈꾸듯 감은 여인의 눈망울 위로.....
그 물방울은 흘러 볼을 타고..... 우아한 목줄기를 넘어.....
오오.....
저 폭발적으로 솟아오른 황금의 육봉(肉峰)!
어떤 사내일지라도......
한 손으로 감싼다는 것은 불가능에의 도전이었다.
그토록이나 크고 탐스러운 유방 두개는 서로 맞닿아 도발적으로 튀어올라 있었다.
그리고,
또르르......!
물방울은 숨찬듯 그 황금의 거봉(巨峰)의 반도 오르지 못하고 그 옥봉의 계곡
사이로 숨어들고 말았다.
저 미끈한 배를 지나.......
똑.......!
아주 잠깐 작은 옹달샘에 맺혀 있다가는.....
또륵.......!
힘겹게 밑으로 계속 흘러갔다.
하나,
끝남은 있게 마련......
저 황금의 숲,
길고 보드라운 그곳에 젖어있는 몸속으로 물방울은 긴 여정을 끝내며 합해지고 있었다.
그 순간,
촤아아------!
물살을 헤집으며 튀어오르는 하나의 황금기둥이 있었다.
길고 미끈하며 황홀하게 빛나는 종아리와 허벅지......
---황금여왕!
그녀 이외에 이런 여인이 또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있는 이곳은 목욕탕이었다.
사방 오장에 달하는 거대한 욕조에 재질은 물론 황금이었다.
그 안에 찰랑거리는 물은 장미수(薔薇水)였다.
“호홍......! 나의 어린 용...... 붕비, 널 위해 이 몸을 가꾸고 있다는 것을
알아나 주는건지..... ”
황금여왕은 낮게 홍얼거리며 자신의 허벅지를 매만지고 있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돌연,
쾅.......!
욕실의 문이 부서져라 거칠게 열리고는,
“누님! ”
독고붕비의 가라앉은 음성이 울렸다.
“어머! 붕비! 그렇잖아도 등을 밀어줄 사람이 없었는데..... 잘 왔구나. ”
황금여왕은 독고붕비를 보며 반색했다.
하나,
독고붕비는 그런것에 개의치 않고 입을 열었다.
“누님..... 일어나봐. ”
“.......? ”
그의 말에 의아해하던 황금여왕,
배시시......
황금여왕은 뜻모를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예.... 이 누나의 몸에 비누칠까지 해주고 싶어서 그러지? ”
말을 마침과 동시,
촤아아.....!
황금여왕은 물속에 담그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당연히.......
이 지상에서 가장 요염한 여인의 알몸이 드러나고 있었다.
“누님.... 붕비는 이제 남자가 될 수 있어! ”
뚜벅......!
독고붕비는 한걸음 다가들며 힘겹게 말했다.
“.........! ”
일순,
황금여왕은 흠칫했다.
하나,
촤아아------!
이내 황금여왕은 도로 욕조속으로 몸을 눕히는 것이 아닌가?
“안돼..... 붕비는 아직 남자가 아냐. ”
황금여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내 몸은 이제 충분히 컸다구! ”
독고붕비는 발작적으로 외쳤다.
“몸만 컸다고 다 사내는 아냐. 여자를 책임질 사내라면 자격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붕비...... ”
황금여왕은 조용한 어조로 설명했다.
하나,
이 순간,
독고붕비의 안색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후후! 알겠어. 이제야...... ”
문득,
독고붕비의 입에서 자조섞인 웃음이 새어 나왔다.
“어린 날 구한 것도.. 날 키우며 갖은 영약(靈藥)과 무공을 익히게 해준것도....
다 어딘가 써먹을 것이 있는 도구로써였나? ”
“붕비! ”
황금여왕,
그녀는 그제서야 흠칫했다.
뭔가 독고붕비가 예전의 그가 아니라는 것을......
“혈붕황이라 했지? 후훗.....! 내가 아니라도.... 그런 이름을 지닌 놈팽이가 온다면
그 자식의 품에 안겨 흐느적거리겠단 말이지? 붕비가 아닌..... 다른 놈팽이와도
같이 발가벗고 목욕을 할 것이고...... ”
문득,
콱!
독고붕비의 두 손이 쥐여졌다.
“난..... 철이 들면서 누님들은 내것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누님들은 아냐!
오늘에야 그것을 알았어! 혈붕황의 것임을... 결코 내것이 아니라는 것을..... ”
독고붕비의 노갈이 이어졌다.
“돼주겠어! 될거야! 혈붕황인지 참새대왕인지.... 못된다면 그놈을 내 손으로 죽여
버리고 말거야! ”
쾅------!
그는 그대로 문을 부수며 쏘아져 나갔다.
“붕비! ”
황금여왕은 질겁하며 욕조에서 튀어나왔다.
알몸 그대로.....
하나,
그녀는 욕실의 입구에서 멈춰졌다.
“아니야.... 붕비.... 너니까 내 모든것을 보여준거야. 앞으로 예언이 설혹 틀려
네가 아니라해도 날 가질 수 있는 남자는 오직 너 하나뿐이다! ”
쏴아아!
그녀는 다시금 천천히 욕조의 물 속으로 빠져들었다.
“붕비.... 오늘밤... 네게 날 주겠어! ”
황금여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