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 장 月夜情事, 惡人은 地獄으로
이년 전(二年前),
선선국으로 초유의 귀빈이 왕림했다.
한 명의 미소년(美少年)과......
가이없이 성결스러운 비구니 한명이 조용히 사하천성을 찾은 것이었다.
---관음성후!
비구니는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밝혔고,
선선국왕인 선선천왕 아율라는 그대로 그녀의 앞에 오체복지 했다.
그녀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관음성후가 소개한 미소년,
당시,
십삼세에 불과했으나 그 천혜(天慧)와 아름다움은 비견될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그는 한눈에 미소년에게 빠져 버렸다.
그 미소년은 독고붕비였다.
관음성후와 황금여왕은 교대로 독고붕비를 데리고 다니며 변황 곳곳과 서역을
구경시켜주고 있었고,
이번엔 선선국엘 들른 것이었다.
선선국엔 서역쌍미라는 불세천의 미녀들이 있었고,
선선천왕 아율라는 자신의 두 딸 모두를 독고붕비와 강제로 약혼시켜 버렸다.
물론,
대외적으로 공표시키진 않았다.
원세관음밀교와 황금대상벌이라는 엄청난 고대신비문(古代神秘門)의 이름이
다시 거론된다면 팔황(八荒), 구주(九州)와 사해(四海), 오호(五湖)가
격동할 것이기에......
그때,
서역쌍미는 이 미소년에게 넋을 잃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었다.
단지,
열흘간의 교류에 불과했으나 그녀들의 영혼(靈魂)은 이 가이없이 아름다운
미소년의 손아귀에 잡혀지고 말았으니......
투----- 툭.......!
설록공주 나나,
그녀는 옷고름을 뜯어 버렸다.
순간,
파르르르........!
야풍에 그녀의 윗도리가 흩어지고.....
불-------- 쑥!
튀어 오르는 저 탐스런 설봉(雪峯).....
오오.... 눈을 감아야만 했다.
십사세 소녀,
백치를 보듯 순진무구하고,
아기 설록같이 귀여운 이 작은 체구의 소녀의 가슴......
탐스럽기 그지없게 부풀어 올라 있는 것이 아닌가?
“와아-----! ”
절로......
독고붕비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 나올 정도였다.
“커졌죠? 이젠 오빠한테 자랑할 수 있어! ”
나나는 자랑스러운 듯 가슴을 손으로 받쳐올리며 독고붕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북------!
찌----- 이익!
아예.....
나머지 옷자락을 찢어발겨 내던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아..... 소녀일수 없었다.
나나는 얼굴과 달리 그 몸은 가히 폭발적인 풍성함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뿐인가?
사르륵.......
나나와는 달리 사라는 옷고름을 조용히 풀어 헤쳤다.
순간,
출..... 렁......!
오오..... 저 튀어오르는 거대한 수밀도라니......
새하얗다 못해 투명(透明)해 보이기까지 하는.......
거대한 유리공이 두 개 여인의 가슴엔 매달려 있었다.
만지면.... 그대로 터져버릴 듯 팽팽하게,
거기에,
스르륵...... 륵!
치맛자락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한줌에 쥐일 듯 잘록한 허리와,
급속히 팽창되는 둔부의 폭발적인 탄력감이란......
미끈하게 뻗어내린 다리는 어떤가?
그 허벅지의 사이,
은은한 향기를 뿜는 방초림(芳草林)이 우거져 있었다.
황금의 노을이랄까?
금모(金毛)는 길고..... 부드러웠다.
가장 완벽한 여인의 나신(裸身)이 거기 있었다.
“으음------! ”
독고붕비,
이미,
여인의 신비를 섭렵한 그였다.
그는 하체 일부가 팽창됨을 느끼며 마른 침을 삼켰다.
“자..... 요! 이건 오빠거야! 앞으로 영원히! ”
사박........!
두 손으로 탐스런 가슴을 받쳐들며 다가서는 나나는 그런 독고붕비의 가슴에
불길을 지르고 있었다.
뿐인가?
사륵......!
사라는 조용히 한 걸음 다가들었다.
두 팔을 밑으로 뻗고 있으며 움츠리자,
뭉클.....!
팔의 사이에 끼워져 모아진 두 개의 수밀도가 터질 듯이 튀어 오르며 비명을
지른다.
그런 그녀의 손,
오른 손은 아랫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왼손은 자신의 허벅지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 우거진 황금의 숲을......
“오직..... 붕비만을 받아들일 거예요...... ”
사라는 독고붕비의 불타오르는 가슴에 기름을 쏟아붙고 있었다.
“사라.... 나나.......! ”
이제,
독고붕비의 뇌리엔 이성이라는 단어는 사라져 버렸다.
슥......!
그의 두 손이 앞으로 뻗어가고.....
물----- 컹!
잔인하게 나나의 탐스런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순간,
“하------ 윽! ”
나나는 달뜬 교음을 터뜨리며 더욱 가슴을 내밀었다.
뿐인가?
“붕비......! ”
이내..... 그 아픔은 사랑의 환희로 바뀌니.......
시작이었다.
뜨겁고도 뜨거운......
일대이(一對二)의 치열한 사랑의 결투!
두 여인은 뜨겁고도 아름다웠으며,
사내는 강인하면서 멋있었다.
사랑의 환희는 긴 밤 내내 타올랐다.
뜨겁게..... 뜨겁게......
× × ×
사하천성의 은밀한 실내,
칙칙한 마기가 팽배해져 있었다.
원탁(圓卓)을 사이에 두고 마주해 있는 다섯 명이 있었다.
“크크! 이젠..... 고삐를 당겨야할 때인 것 같소! ”
“호호! 그래요..... 고 계집들에게 직접적인 압력을 가할 때가 된 거예요! ”
“흐흐흐.....! 이젠 고 계집들도 사태를 파악하고 있을테고.... 우리의 말을
순순히 따를 것이예요. ”
“켈켈켈! 고 계집만 아수라백작에게 데려가면 만사는 끝이오. ”
“크크크! 누란혈령기라는 것이 스스로 몸을 바쳐야만 유지되는 것이고 강제로
범하면 사라져 버리는 것이라니 원...... ”
오인,
사남일녀는 스산한 마소를 흘리며 대화에 열중하고 있었다.
---새황오천왕!
배화혈법사!
푹풍마신!
환상사신객!
흑수마옹!
혈빙마모!
바로 그자들이었다.
새황오패천에서조차 버림받은 패륜아들,
피와 죽음의 야망을 쫓는 불나방들......
그자들이 타인의 눈에서 흐르는 혈루를 더욱 재촉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나,
그자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 자신들의 더러운 야망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임을......
죽음의 그림자(死影)가 지척에 있음도 모르고 있으면서 음모의 그늘을
계속해서 꾸미고 있는 중이었으니.....
“새황..... 오패천이라고 했는가? ”
문득,
한 소리 장중한 음성이 실내를 울렸다.
그 말은 중요했다.
하나,
우르르르......!
그 파동(波動)은 새황오천왕의 고막을 우레와도 같이 두드리고 있었다.
대혈붕후(大血鵬吼)의 진기가 그 음성에 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헉! ”
“크으으.......! ”
“흐----- 윽! ”
오인은 귀를 틀어막으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어느 정도 지나자 고통은 소멸되었다.
이어,
“누구..... 냐? ”
“누구기에...... ”
휙------!
새황오천왕은 고통이 사라지자 급급히 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문앞,
“........! ”
은은한 적광(赤光)이 빛을 발하는 혈보의(血寶衣)를 걸친 미청년이 우뚝 서 있었다.
긴 적발(赤髮)을 늘어뜨린 채......
팔짱을 끼고서 적빛이 은은히 비치는 동공으로 새황오천왕을 직시하는 인물,
독고붕비!
바로 그였다.
긴긴 밤을 사라와 나나에게 시달리고는 다망쳐 나와 쳐들어온 것이었다.
“........! ”
뚜벅.......!
독고붕비는 아무것도 거칠것이 없다는 듯이 걸음을 옮겼다.
“.......! ”
“.......? ”
“.......! ”
“.......? ”
새황오천왕!
그자들은 망연한 표정으로 독고붕비가 다가드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문득,
우뚝.......!
독고붕비는 걸음을 멈췄다.
흑수검옹(黑手劍翁)!
그는 이 자리에 있는 오인중 가장 연장자였다.
당금 나이는 일백 사십세.......
또한,
그 자의 한쌍 흑수(黑手)에서 내쳐지는 흑수파천권(黑手破天拳)을
변황제일권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한데,
“이봐! 늙은이! 죽고 싶어 환장했냐? ”
그런 그자의 앞에서 독고붕비는 신경질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보통의 상황이었다면 흑수마옹의 살수가 먼저 폭발했으리라.
하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누군가? 이 어린 놈은..... 단지 목소리만으로 기혈을 뒤집어 넣다니...
이런 놈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거늘.... )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을 보면 심장마비를 일으킨다나?
여하튼,
이미,
독고붕비의 신위를 체험한 흑수마옹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약자(弱者)에겐 폭압하며 성질을 있는데로 부리고.......
강자 앞에선 어떤 치욕도 참을 줄 아는 위인,
그 자는 전형적인 소인배였다.
하나,
“호호호! 귀여운 아해로군! ”
여자는 달랐다.
이미,
한 번 눈이 뒤집혀져 야망이라는 너울을 쓴 늙은 여자의 눈엔 보이는게
있을 수 없었다.
“본모가 십년만 젊었어도 귀여워해 줄 수 있었을텐데..... 이젠 그것도
지겨워 졌구나! 그냥 보여주마! 지옥으로 말이다! ”
혈빙마모!
흐으.......!
그녀의 치켜든 손은 어느새 시뻘건 혈수(血手)로 일변해 있었고,
스스스......!
그 손끝에서 피어오르는 싸늘한 한기는 실내의 탁자에 서리가 일어나게 하고 있었다.
“후훗! 지옥이라.... 네년이 먼저 가봐야겠군. 염라대왕의 첩실(妾室)이라면
그럭저럭 잘 살수 있을게야. ”
독고붕비는 혈빙마모에게 비릿한 조소를 흘려보냈다.
“클클.........! 우리가 누군줄 알고 그따위 망발을 떠는게냐? ”
배화혈법사!
화르르르........!
그자는 쌍수에 마화(魔火)를 일으키며 독고붕비를 노려보았다.
(흐흐......! 제놈이 기예(技藝)는 뛰어날지 모르지만.... 내공이라면 젖먹이
때부터 익혔다고 해봐야 조족지혈일 뿐이겠지! )
폭풍마신!
그자의 내심으로 피어오르는 자가당착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새황오천왕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었다.
그 주된 이유.......
독고붕비의 앳된 미안(美顔) 때문이었다.
이십도 채 안되는 약관이라는 사실이 그자들의 오그라들었던 간덩이를 부풀려
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중대한 과실임은 살아생전에 알지 못했다.
죽어......
지옥이라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에서야 몸서리를 치며 실감할 뿐이니.......
후회,
아무리 빨리 해봐야 이미 늦을 뿐이었다.
휘류류류........!
제일 좌측에 있던 회포노인,
그자의 신형이 일순 아지랑이처럼 흩어졌다.
“흐흐흐.......! 애송이 놈! 방심하고 있었기에 기습을 당했다만 이젠 네놈에게
죽음의 맛을 보여주마! ”
환상사신객!
그자는 흐느적거리며 독고붕비의 옆으로 다가들고 있었다.
“후후! 그으..... 래? ”
문득,
독고붕비의 입가로 싸늘한 조소가 서리더니,
일순,
고오오오오........!
금광(金光)?
독고붕비의 전신에 찬란한 금불광(金佛光)이 치솟기 시작했다.
“헉! 그 그것은........! ”
환상사신객은 흠칫하며 신형을 뒤로 튕겼다.
하나,
쩡------!
찬란한 금빛의 벼락 한 줄기가 폭출되고.....
퍼---- 억!
그 전광(電光)은 안개같은 환상사신객의 심장으로 박혀버렸다.
피하고 어쩌고 할 사이도 없었다.
“.......! ”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십장을 날아간 환상사신객!
꽝------!
그 자는 벽면에 모질게 부딪히더니 그대로.......
쿵!
바닥의 구석에 처박혀 고꾸라지고 말았다.
간단한 죽음!
“헉......! ”
“으으......! ”
“으......! ”
“어, 어찌..... 일격에......! ”
사인!
진저리를 치며 주춤주춤 물러섰다.
“저건..... 황금성니암의 천수불(千手佛)이다! ”
폭풍마신이 부르짖은 말이었다.
그랬다.
죽은 환상사신객의 가슴!
한 개의 황금빛 수인(手印)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천불수!
천외삼비세중 황금성니암의 절대항마수결(絶代降魔手訣)이었다.
어찌.... 새황오패천의 일원이었던 그들이 그것을 모를리 있겠는가?
“천외삼비세라면.... 살려보낼 수 없다. ”
“이 일이 알려져 천외삼비세가 먼저 준동한다면 대계(大計)는 끝장이다. ”
사인은 서로의 눈길을 교환했다.
이어,
휙!
스스스.......!
그자들은 독고붕비를 에워쌌다.
그자들은 독고붕비가 황금성니암의 인물이라 단정짓고 있는 것이었다.
비구승들만 있는 황금성니암에 남자가 있을리는 없건만.......
하나,
그자들의 전의는 극한적으로 폭발하고 있었다.
츠츠츠츠......!
스스스스.......!
사방에서 폭출해오는 가공할 합벽기세(合壁氣勢)!
“.......! ”
그것은 독고붕비가 처음으로 느껴보는 압력이었다.
사실,
독고붕비의 시력은 초인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하나,
그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실전(實戰)!
단 한 번도 싸워보지 못한채 구결로써 알고 있었던 것이었으니.....
더욱이,
이들 사인,
개개인의 내공이 십갑자를 상회하는 무서운 고수자들이었다.
“.......! ”
독고붕비는 약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흠..... 단 일격에 끝내야겠군! 오래 끌면 좋지 않겠어! )
상대는 백살이 넘은 백군노장들이 아닌가?
독고붕비는 속전속결을 결심하고 있었다.
그 순간,
“크캇캇! 뒈----- 져랏! 천외삼비세의 어린 애송이! ”
푸----- 하악!
배화혈법사가 마화(魔火)를 폭발시키며 짓쳐들었고,
“크흐흐! 머리통을 바숴주마! 흑수파천권-------! ”
흑수마옹!
콰----- 아아아------!
그자의 흑수가 십배로 폭증되며 독고붕비의 머리를 후려쳐왔고,
“팔한지옥(八寒地獄)을 맛보여주마! 혈빙참(血氷斬)! ”
혈빙마모가 빙혈기류를 내쳤다.
츠----- 파파팟!
그 기세는 삽시간에 실내의 모든 가구를 얼려버릴 정도로 가공했다.
그에 뒤이어,
“후핫하! 폭풍은 만상을 갈기갈기 찢어발긴다. 폭풍마참폭(暴風魔斬爆)----! ”
폭풍마신!
쿠------ 쿠쿠쿠------!
그자는 가공할 폭풍마강을 일으켜왔다.
“........! ”
독고붕비,
그의 눈가로 긴장의 빛이 스쳐갔다.
이어,
슥.......!
그의 쌍수가 합쳐졌다.
순간,
고오오오.......!
그의 전신에서 시뻘건 노을빛이 일어나고는,
츠츠츠.......!
그의 머리 위로 시퍼런 뇌광(雷光)이 피어 올랐다.
그러자,
쾅------!
콰콰콰콰------!
사방에서 쇄도해온 사극마강류가 독고붕비에게 격중되며 경천동지할 대폭음이
터져 올랐다.
한데,
“헛! ”
“으.......! ”
“믿, 믿을 수 없다. ”
“아.......! ”
사인은 막강한 반탄력의 소용돌이에 몸을 비틀거리며 경악에 찬 눈을 흡떴다.
아..... 보라!
독고붕비,
고오오오-------!
그의 몸 주위로 퍼져 있던 붉은 노을,
그것은 어느새 한 마리 혈붕강막으로 화해 독고붕비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혈붕강막의 날개깃털 하나 상하지 않은채.... 새황사천왕이 날린 공세를
튕겨내버린 것이었으니......
그 순간,
“후후! 보내주마! 지옥으로 뇌(雷)! ”
독고붕비가 스산한 살소를 흘리며 폭갈을 터뜨렸다.
그와 동시에,
쩌----- 쩌----- 쩌----- 쩡!
오오.....
이.... 벼락의 폭발!
수천, 수만 개의 뇌전(雷電)이 사방으로 폭산(爆散)되고.......
퍼----- 퍼퍼퍼----- 퍽!
그대로....
넋을 잃고 있던 사인의 전신을 들쑤셔 버렸다.
---뇌정인(雷霆印)!
천축최강의 신비문 뇌정마찰!
그 최후, 최강의 뇌공(雷功)이 작렬한 것이었다.
.....
모든 것이 가라앉은 실내,
사방 벽쪽으로 사인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배화혈법사!
그자의 시신은 혈체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짓뭉개져 있었다.
폭풍마신,
그자는 두 개골이 박살난 채 허연 김을 피워 올리고 있었고,
흑수마옹!
그자는..... 그대로 뇌전(雷電)의 그물에 뒤덮힌 듯 전신이 거미줄같은
뇌흔(雷痕)으로 뒤덮혀 있었다.
혈빙마모!
개중 그녀가 그래도 나았다.
하나,
그녀의 팔 다리는 모조리 바스러져 있었고.....
가슴 한복판엔 시퍼런 뇌인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흐윽..... 아.......! ”
혈빙마모는 가늘게 신음을 토하며 최후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다른 삼인은 이미지옥의 문턱을 넘어가고 있었다.
“호호..... 망상이었어..... 본녀의 야망도..... 아수라백작의 꿈도.... ”
혈빙마모는 헐떡이며 뜻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아수라백작? ”
뜻밖의 말에 독고붕비는 귀를 세웠다.
“그래요. 혈붕황...... ”
혈빙마모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우리 새황오천왕은 각기 사문에서 내쫓긴 몸.... 그 앙심으로 새황오패천의
절공 하나씩은 훔쳐내왔지만.... 추적당해 위험한 때에 아수라백작의 구함을
받았어요..... ”
그녀는 분함이나 살기같은 것을 지워 버린 채 담담히 말을 이어가고있었다.
본 것이었다.
자신들의 최후공세를 튕겨낸 막강한 혈붕강막!
독고붕비가 펼친 혈붕파천황(血鵬破天荒)의 기세!
그 하나만으로 혈빙마모는 독고붕비의 정체를 알아낸 것이었다.
“아수라백작은 헛물만 켰군요! ”
“.........? ”
“그자가 노리는 것은 혈붕천비도해..... 변황의 최후신화의 서역의 제일예언이
깃들어 있는 혈붕성계의 위치를 그려낸 비밀지도가..... 누란성전에 있지요. ”
“흠.....! 그래서 사라와 나나가 지닌 누란혈령기가 필요했던 것이로군.
누란성전에 누란혈령기를 지닌 자가 아니라면 누란성전이 무너져 버리니까! ”
독고붕비는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미 혈붕황이 탄생한 후이니 그자는 헛물만 켠 셈이지요. ”
“아수라백작이라고 했던가? 그자의 정체는? ”
독고붕비는 급격히 꺼져가는 혈빙마모의 생기잃은 눈을 보며 다급히 물음을 던졌다.
“아수라...... ”
그 말을 끝으로,
툭!
혈빙마모는 고개를 옆으로 떨구었다.
“아수라.....! ”
독고붕비는 그 단어를 되뇌었다.
뭔가 알 수 없지만.......
그는 이 순간 느낄 수 있었다.
아수라......
그 이름과는 운명적으로 얽혀 있는 자신을......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언젠가 알게 되겠지! ”
독고붕비는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추스렸다.
“누란성전에 혈붕천비도해가 있다면 선선국은 바람잘날이 없겠군! 내가 없애
버려야겠어. ”
스윽......!
독고붕비는 신형을 돌리며 모종의 행동을 결심하고 있었다.
선선국에 드리워진 칙칙한 암운(暗雲),
그것은 강렬한 빛에 의해 씻기워져 내렸다.
한 명......
위대한 대초인 혈붕황 독고붕비!
그에 의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