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 장 阿修羅魔彊屍의 出現
사막(沙漠),
그 이름은 타클라마칸이라 불리우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에겐 죽음의 공포로만 인식되어 있는 죽음의 대지,
하나,
가장 신비로운 신화와 기담의 전설이 담겨있는 서른여섯 개의 소왕국이 자리해
있는 역동의 대지기도 했다.
그곳,
가장 최근에 거대한 격변이 일어난 상태였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오직,
서역과 변황에서만 알고 있는 사실.....
---혈붕황(血鵬皇)!
그 위대한 탄생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신화가 시작되려 하고 있으니....
사막......
타클라마칸에서 제일장의 막이 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 × ×
휘-------- 우우웅!
사풍(沙風)!
거창한 모래바람이 사해(沙海)를 뒤덮고 있었다.
사막의 기후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작렬하는 태양아래,
바람 한점 없는 열사지옥이 펼쳐질 때가 대부분이었고......
그런 길을 가는 외지의 사람들은 바람이라도 불었으면 원한다.
물론,
죽고싶어 환장했다는 말을 각오해야만 하리라.
사막의 바람,
높이 백장의 모래언덕을 삽시간에 평지로 만들고.....
웅덩이에 해발 이백장의 모래산을 쌓아올릴 수 있었다.
일컬어,
---대(大)..... 용권풍(龍拳風)!
그렇게 불리운다.
휩싸이면.....
오로지 죽음의 길로밖엔 갈 수 없었다.
한데,
오오..... 보라!
저벅..... 저벅.......!
걸어오고 있는 인영(人影) 하나,
콰우우우우.......!
거창한 대용권풍의 속을 유람하듯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인간이 있었던 것이었다.
핏빛의 혈의에.....
노을같은 적발(赤髮)을 나부끼며 걸어오는 인영은 놀랍게도 이십도 안되어
보이는 약관의 미청년이었다.
설사,
십갑자 내공을 지닌 초강고수라 할지라도 휩쓸려가 버릴 무서운 위력의
대용권풍 속을 유유히 거니는 혈의미청년,
누구겠는가?
---독고붕비!
그 이외에 또 있을 수 있겠는가?
"흠..... 시원하다! "
독고붕비,
그는 고개를 들며 맑은 음성을 토했다.
그런 그의 시선,
동천(東天)을 향하고 있었다.
"대륙..... "
무거운 신음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나의 고향.... 하지만...... "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를 버린 곳이다! 내겐 죽음의 사지(死地)였고..... 이 사막이 날 살려주고
키워주었다. "
그의 표정은 무심하게 굳어가고 있었다.
십사년 전,
그는 대륙에서 그를 추방했으나,
사막은 그의 목숨을 살려주었고 키워주었다.
"성후 누님, 황금 누님..... 갔다와야겠어요. 대륙엘.... 희미하지만 붕비를
부르고 있는 것 같거든요. 하지만 잠깐 동안일거야. 내 고향은 이곳
사막이고 내집은 거기 있으니까.... "
문득,
그는 애련한 표정이 되었다.
"신비흑기사..... 그분이 죽음을 무릎쓰고 날 보호하며 도망온 이유와 누가
날 죽이려 했는지 알아내야만 한다! 내 가문이 어떤 것인지도.... "
그는 어떤 결의를 새롭게 다지고 있었다.
자신의 가문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자신을 해치려한 적도들의 정체,
그 모든것이 아직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모든 것을 밝혀낸 후, 집에 돌아가자! 그런 다음엔 다시는 사막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
아아, 대륙이여.....
저 위대한 대초원을 영원히 잡아두지 못하는가.......?
"간다! 대륙이여..... 하지만 돌아온다! "
츠으으으......!
독고붕비는 시퍼런 안광을 폭출시켰다.
"앞으로 나를 건드리는 자들, 모조리 지옥으로 보낸다! 나의 친인을 해하는
자들 역시 죽는다! 나의 가문에 위해를 가한 자들..... 죽여 버린다!
모조리.....! "
선언(宣言)!
혈붕황!
저 위대한 변황지존의 복수의 맹세였다.
한데,
"....... "
감정을 진정시키던 독고붕비,
"음? "
일순,
그의 눈가로 빠르게 이채가 스쳐나갔다.
"비명? "
꿈틀......!
그의 적미가 치켜져 올라갔다.
"감히 내 집에서 피를 흘려? "
스산한 살소가 그의 입가로 번져가고.......
"후후후! 내가 있는 이상 이 신성한 대지에서 피를 흘리는 자들을 용서치 않는다! "
살기!
츠으으으.......!
무한대로 살기가 그의 전신에서 피어 올랐다.
누군지.....
잘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엄청난 대용권풍 속에서......
귀청을 찢어발기는 듯한 소음 속에서 십리밖의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독고붕비가 분노한 것이었으니......
둥실.......!
독고붕비,
그의 신형이 가볍게 떠오르고.....
"혈붕! "
터져오르는 웅혼한 소리,
순간,
구------ 워억!
까마득한 창천을 비행하던 만년혈붕이 주인의 부름에 회답하듯 기성을
지르며 내려왔다.
쐐애액------!
삽시간에 일백장을 솟구친 독고붕비,
턱........!
그는 만년혈붕의 등위로 가볍게 내려앉았다.
"가자! 어떤 놈들이 감히 여기까지 와서 분탕질을 치는지 보자! "
그러자,
구------ 워억!
길게 붕후(鵬吼)를 지르며 만년혈붕은 동천으로 날아갔다.
과연.......?
× × ×
채------- 챙!
콰콰------- 쾅!
시퍼런 검기가 난무(亂舞)하고.....
"크아악! "
"케애애액------! "
귀를 찢는 듯한 비명이 줄을 이으며.....
촤아아아-----!
고운 황색의 모래위로 시뻘건 혈화(血花)가 흩뿌려졌다.
츠츠츠.....!
사인(四人),
네명의 백의노인들에게로 살인적인 공세가 집중되고 있었다.
하나,
공세를 받는 쪽이 아닌, 공격을 가하는 쪽에서 단발마의 비명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었으니......
수십 명의 묵인(墨人)들,
한결같이 흉흉한 마기를 흩뿌리는 마인들이었다.
그것도 어중간한 자들이 아니라 가공할 마기를 지닌 절대마인들이었으니.....
하나,
이미,
그런 마인들이 수십수명이나 모래바닥에 고꾸라져 박혀 있었다.
네명의 백의노인들,
그들의 무위가 그토록이나 고절한 탓이었으리라.
츠으으......!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기도를 내뿜으며,
탈속한 도골(道骨)의 선인풍(仙人風)이랄까?
탐스런 백염이 가슴까지 드리워져 있었고,
하얀 백건(白巾)을 눌러쓴 사이로 비춰지는 흰 백발(白髮),
귀밑까지 내려오는 백미(白眉).....
최소한,
그들의 나이가 사갑자(四甲子) 이상은 됨직한 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런 사인의 백의노인.....
각기,
그들은 다른 병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백검(白劍), 백도(白刀), 빛나는 백금봉(白金棒)......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맨손이었다.
새하얀 백수(白手),
그것은 권(拳)으로 쥐여져 어떤 신병이기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하나,
중과부적(衆寡不敵)......
상대는 어수룩한 폭도들은 아니었다.
체계적인 마공을 수련한 절대의 마도고수자들이었다.
그런자들이 일거에 백명 가까운 인원으로 덮쳐들고 있는 것이었으니....
점차,
네 명의 백의노인은 밀리기 시작했다.
<비(秘). >
그들의 가슴에 새겨진 하나의 글자,
그들 모두가 하나의 문파에 소속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들처럼 극강한 고수들이 몸담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문파가 있다는 말인가?
최솧나,
이들 정도만으로도 개개인이 대륙무인(大陸武人)의 서열(序列) 십위(十位)
이내에 들어가는 초강자들이거늘......
츠츠츠츠......!
쩌------ 쩌쩡!
콰아아아.......!
"크------ 흑! "
"캐--- 애액! "
여섯 명의 묵마인들이 공격하다가 백검노인의 백검에서 발출된 무형검강에
베어져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하나,
그 댓가 역시 가볍지만은 않았으니.....
이미,
한 노인은 왼팔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으며,
"크흐......! 지독한 놈들! "
"으음.......! 대체 어디서 이런 끔찍한 마인들이 나타났단 말인가? "
"베어도... 베어도...끝이 없으니! "
"분명 십대마문이 아니라 아수라대마벌의 숨어있던 아수라마인군단
(阿修羅魔人軍團)일게야! "
네 명의 노인들,
힘겹게 공세를 막아내며 신음을 토하고 있었다.
한데,
그들 사인의 중앙.......
"아.....! "
한 여인이 가늘게 몸을 떨고 있는 것이 아닌가?
늘씬한 몸매,
치렁한 흑발은 등뒤의 둔부에까지 이르도록 길었다.
전체적으로 여인은 갸름한 인상이었다.
이 험한 서역의 대사막에서 살아가는 여인들에겐 볼 수 없는 야리야리한
몸매를 여인은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선이 뚜렷한 이목구비는 애처로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흡사,
한 마리 고고(孤高)한 백학(白鶴)이랄까?
사내라면....
누구라도 이 여인을 본다면 감싸 안아주고픈 보호본능이 절로 일어날 것이다.
여인은 무공을 모르는 듯했다.
작렬하는 사막의 열기에 여인의 옥용은 홍시처럼 익어있었다.
다행히....
그녀는 얇으나 빛의 반사(反射)가 뛰어난 백라비단(白羅緋緞)으로 몸을 휘감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몸에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 흐르고 있었다.
사인의 백의노인,
그들은 이 백의여인을 보호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이 묵의마인들은 그녀를 노리며 공세를 치열하게 전개하는 것인 듯 했고,
"어쩌나..... "
여인,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안타까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수라의 마수를 피해 여기까지 왔거늘.. 사막만 넘는다면 변황이거늘.... "
무언가 다급한 사정이 있어 보였다.
그런 그녀의 봉목.....
흰자위는 투명한 물빛을 보듯 청명했고,
검은 동공엔 현공(玄空)의 모든 별무리가 모조리 담겨 있는 듯한 휘황함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백의사천로(白衣四天老)께서 근근히 버티시곤 있으나 이미 기력이 쇠진하신
듯하니.... "
백의노인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봉목엔 안타까움의 빛이 역력했다.
한데,
오오,
이 무슨 소린가?
---백의사천로!
신검옹(神劍翁) 백리빈(百里彬)-------!
천도신(天刀神) 남궁성(南宮星)-------!
권황(拳皇) 영호강(令弧强)------!
천수비영사(千手飛影死) 당백(唐伯)------!
이미,
삼갑자 이전에 무림에서 모습을 감춘 전전대의 고인들......
그 이름조차 신진들은 알지 못할 정도였다.
하나,
그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그들이 활동할 당시.....
<사대천가(四大天家). >
그 위용이 가히 무적이었음을.....
십대문파에 뒤이은 사대천가는 항시 십대문파의 위광에 가리워져 있었다.
하나,
그들.....
백의사천로의 등장이후 판도가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모두 백의(白衣)를 즐겨 입었으며....
사대천가의 십대(十代)의 지존들이었다.
해서,
그들은 백의사천로라는 공통된 명칭을 공유하게 되었다.
각기,
검(劍)과 도(刀), 권(拳)과 암기술(暗器術)에선 대륙최강의 경지에 올라섰던
일대의 종사들....
하나,
정상은 고독하다던가?
당시,
대륙은 너무도 평화로웠고 그들의 적수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설사,
십대문파의 지존들일지라도 그들에겐 한 수 양보해주고 들어가곤 했으니...
결국,
그들은 사대천가의 가주 지위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은거를 하고 말았다.
당시,
그들의 나이 육십(六十).....
이미,
그들이 죽었으리란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살아있다면 최소한 이백하고도 사십살이 넘었을테니......
하나,
그들은 놀랍게도 살아 있었다.
당대의 사대천가주들에게 태고조(太高祖)가 되는 대륙정도(大陸正道)의
살아있는 신화!
하나,
그런 그들일지라도 힘이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이 출발한 곳은 대륙의 북단,
이곳 타클라마칸 사막에 이르기까지의 거리는 무려 삼천리(三千里)에
달하고 있었다.
그 길을....
무려 삼백번에 달하는 전투를 거치며 혈로(血路)를 뚫은 것이었으니....
다른 인물들이었다면 벌써 기력이 쇠진하여 모래속에 파묻혀 버렸을 일이었다.
하나,
극고한 내공력과 초인적인 정신력!
그리고,
한 가지 절대천명(絶對天命)을 지키기 위한 안타까움이 그들을 계속 싸우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백의사천로의 호위를 받고 있는 이 여인....
대체 누구란 말인가?
"크으......! "
"여기까지 와서 뼈를 묻어야 하다니..... "
"빌어먹을.....! "
"하필 노부들의 죽을 자리가 삭막한 모래더미라니.... 그게 불만이로고.... "
백의사천로는 서로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죽음,
그 삭막한 그림자가 다가옴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이미,
그들의 내력은 태반이 소진된 상태였다.
그들이 약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들은 강했다.
하나,
그들을 포위공격하고 있는 마인들....
"캬아아아-----! "
"큭큭큭큭-----! "
"키키킷........! "
마인들은 섬뜩한 마소를 토하며 다가들었다.
분명,
그자들은 살아 있었다.
행동하는 모든 것이 인간의 행위였고....
그것도 강력한 마공의 수련을 걸친 마인들이었다.
하나,
표정.....
없지 않은가?
마인들의 얼굴엔 희노애락의 변화가 일절 없었다.
오직,
시커멓게 번들거리는 묵빛의 얼굴....
그리고,
그런 묵마인들의 눈은 묵빛이었다.
츠츠츠.......!
극악한 마광(魔光)을 희번뜩이고 있었다.
하나,
무감각할 뿐이었다.
묵마인들 중 태반은 몸에 상처를 입고 있었다.
개붕엔 팔 하나가 잘려져 나간 자도 있었다.
피(血)..... 콸콸 흐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묵마인들은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카아아------! "
"키이이이......! "
도저히,
인간의 육성으로 나올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덮쳐드는 묵마인들.......
"차앗! 천검(天劍)------ 폭뢰탄(爆雷彈)-----! "
쩌---- 쩡!
신검옹 백리빈,
그는 다가드는 두 명의 묵마인을 향해 애검(愛劍).... 백전무적풍(白電無敵風)을
떨쳐냈다.
하나,
그 기세는 처음에 비해 삼푼의 위력이 감소되어 있었고.....
그가 지닌 원래의 위력에 비한다면 십분지 일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미.....
그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었다.
카----- 캉!
타----- 탕!
그의 애검 백전무적풍!
난생 처음으로 그 검은 상대의 몸에서 퉁겨져 나왔다.
어지간한 것이라면 그 검의 예리함으로도 베어버릴 수 있었지만.....
상대는 그 이상이었다.
최소한,
십갑자 이상의 내공이 함께 실리지 않는 이상 베어질 수 없는 몸을 묵마인들은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으음.....! 괴물같은 놈들! "
신검옹은 손목이 저릿ㅎ질 정도의 반탄력에 신형을 휘청이며 신음을 흘렸다.
그만이 그런 것이 아니었다.
백의사천로 모두가 같은 상황이었다.
"크으.....! 어디서 이런 막강한 놈들이 튀어나왔단 말인가? "
천도신 남궁성은 간신히 자신의 앞에 있던 묵마인 셋을 막아내고는 숨을 헐떡였다.
"인간같지 않은 놈들..... 동료가 죽어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다니.....! "
천수비영사 당백,
그도 치를 떨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렇다면..... "
그는 모종의 결심을 굳힌 듯 입술을 악물었다.
이어,
스윽......!
그의 손이 정면으로 돌려졌다.
그런 그의 손엔 다섯치의 백금(白金)으로 제련된 봉(棒)이 들려져 있었다.
그것은 그냥 장식품만은 아니었다.
<천뢰(天雷)..... 파멸신봉(破滅神棒). >
바로 사천당문(四川唐門)의 지존신물이었고.....
그 안에 천하에서 강력하고 무서운 암기가 감춰져 있는 최후의 파멸암기이기도
한 것이었으니.....
"가랏-----! 인간같지 않은 마물들! "
그의 입에서 신경질적인 노갈이 터져나왔다.
순간,
푸------ 화악!
천뢰파멸신봉의 끝부위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구치더니,
쩌----- 저쩌쩡!
오오, 폭발!
그것은 수천 수만 줄기의 벼락이 한꺼번에 작렬하는 형상으로 폭산(爆散)하고 있었다.
카------ 콰콰콰콰쾅------!
그 벼락의 폭발은 전면 사십여 명의 묵마인들을 덮쳤다.
한데,
"케------ 애엑! "
"크크크악! "
"끄르륵.......! "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이 토해지며 선두가 무너졌음에도....
퍼----- 퍼퍼퍽!
뒤이어 날아오는 벼락을 몸으로 받으면서도 뒤의 묵마인들은 전진하고
있는 것이었으니..
그의 최후의 공세에 의해 묵마인들은 오십여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키키키-----! "
"끄으.... 끄으..... "
죽어널브러진 동료의 시체를 짓밟으면서도 그자들은 모여들고 있었다.
죽음의 공포나 상태에 대한 두려움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무감각한
얼굴로....
"으음....! "
"저럴 수가! "
"이놈들..... 감정조차 없단 말인가? "
"허어.....! "
어이가 없다 못해 백의사천로는 실소를 흘리고 있었다.
한편,
(혹시....! )
일순,
백의여인의 봉목으로 이채가 스쳐갔다.
(죽음도 도외시한 무모한 공세를 펼친다는 것은 인간.... 특히, 마인들에겐
어울리지 않아! 더욱이 멍청하게까지 보이는 저자들의 얼굴..... )
여인은 묵마인들의 표정을 천천히 살펴갔다.
이전까진 끔찍한 그자들의 몰골에 외면만 하고 있었기에 처음으로 상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무표정, 감정없는 눈..... 검옹 할아버지의 금옥을 무우베듯 하는 신검을
튕겨내버리는 피부, 검은 마인......! )
거기까지였다.
일순,
부르르.....!
여인의 교구가 전류에 감전된 듯 경련을 일으켰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비명과 신음의 혼합성.........
"아수라.... 마강시! "
"아수라마강시? "
백의사천로!
그들의 눈가로 의혹의 빛이 떠올랐다.
갑자기 백의여인이 비명을 지른 것에 대한 의문이었다.
하나,
그녀의 말을 자신의 입에 담으며 의미를 새기자....
"그랬는가? "
"허어.....! 아수라마강시가 한두놈도 아니고.... 배구나 되었다니..... "
"클클! 사갑자를 살아온 노부들을 어쩔 수 없게 만드는 놈들이 있기에 죽을
때가 되었나 생각했더니.... 강시였다니! "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들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그런 그들의 노안,
체념의 빛이 떠올라 있었다.
아아......
---아수라마강시!
저 공포의 아수라의 마정을 품게되는 악마의 자식들,
이성이 있을 수 없었다.
죽음의 공포도 없었다.
오직 눈앞의 적을 죽일 수 있을 때까지 덤벼들 뿐....
그런 그놈들의 몸을 부수기 위해선 십갑자 이상의내공이 뒤받침된 신병이기에
의한 공세밖엔 없었다.
전설로만 내려올 뿐......
이제까지 한번도 무림에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않았던 공포의 강시들.......
사실,
백의사천로 정도나 되었기에 지금까지 견디었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벌써
고깃덩어리가 되어 아수라마강시들의 뱃속에 들어가 있었을 일이었다.
".......! "
".......! "
"....... "
"....... "
백의사천로는 씁쓸한 눈길로 백의여인을 바라보았다.
"아.......! "
백의여인은 그들의 눈길에서 절망을 느꼈다.
죽음!
그 그림자가 서서히 뒤덮고 있음을.....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