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시작 균과 홍담의 대화가 있고 난지 한 참후 한성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기호사림파의 모임이 있었다. 정확히는 경기도와 충청도 일대에서 이름난 선비들 몇몇이 모인 것이지만 그들의 영향력을 보았을 때 그들의 결정이 곧 기호사림의 결정과 같았다. 당시 기호사림은 뚜렷한 주도인물이 없었는데 나중에 서인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는 정철이 함경도 암행어사로 파견됐다가 돌아와 홍문관 수찬(정 6품)의 자리에 있었고 이이가 호조정랑(정 5품)에 불과하여 그다지 주도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단지 그들은 촉망을 받는 인재일 뿐이고 경기와 충청의 수많은 양반들의 집단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했다.
이는 거대한 학맥으로 구성된 조식의 남명학파, 이황의 영남학파와는 반대가 되는 현상으로 서인의 결집력이 부족하여 번번이 동인에게 밀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실제로 서인의 집권이 시작된 것은 인조반정 이후이며 그전에는 그렇게 강력한 정치세력이 아니었다. 서인의 학문적인 원류로 꼽히는 인물들은 이이, 성혼, 송익필 등이지만 현재 서인을 대표하는 자는 바로 현 호조정랑 이이였다. 이이는 학문의 깊이도 남다를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기호사림의 의견을 주도하는 입장에 있었다. 그래서 이 날의 회의도 호조정랑 이이가 주도하고 이를 정철이 도와주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주상전하는 총명하신 분이오. 기득권층의 반발을 무릅쓰고 수미법을 시행하여 백성들의 부담을 덜어주시고 또한 악덕상인과 부정축재를 저지른 역관들에게 철퇴를 가하여 조선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시려는 점은 존경함이 마땅하오. 하지만 그 빈틈을 자신의 세력으로 채우고 왕권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시는 것은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오."
"나도 호조정랑의 의견에 찬동을 하오. 감히 천한 상인 놈들과 역관들이 주상전하와 조정의 올바른 결정을 꺾고 자신들의 잇속을 차리기 위하여 폭동을 조장한 것은 대역죄에 해당하오. 하나 이를 기회로 나머지 상인들까지 제거하고 한성부의 상권을 외수사에 맡기려하는 것은 결코 두고만 볼 수 없는 일이오. 외수사가 뭐하는 곳이오? 주상전하의 가신들이나 다름없는 자들이 관헌으로 있는 곳이 아니오? 만일 외수사가 한성부의 상권을 잡는다면 20만 한성부의 백성들은 주상전하의 뜻에 무조건 따라야 될 것이고 이는 곧 과거 연산조의 폐단을 되풀이 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는 일이오."
"정 수찬의 말이 옳아요. 그간 우리 조선에 강대한 왕권이 성립되어 나라에 득이 된 적이 있었소이까? 당장 태종대왕께서는 국초의 혼란을 안정시키기는 하였지만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에 올라서는 아드님이신 세종대왕의 장인까지 사사하는 공포정치를 펼쳤고 세조대왕은 어린 조카 노산군을 죽이고 왕위에 올라서 여러 충신들을 사사하였소. 거기에 연산군이 일으킨 두 번의 사화는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오."
"물론 현재까지는 전하께서 하시는 일은 백성들을 위한 일들이 많지만 많은 권력이 주어진다면 전하께서 다른 생각을 품으실 지도 모르는 일이오. 한 나라의 막중한 일을 임금 혼자서 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에 가까운 일이오. 그만큼 우리 양반사대부들이 책임을 지고 전하께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나라를 위한 최선의 길이오."
호조정랑 이이의 발언을 시작으로 홍문관 수찬 정철, 사간원 헌납 예양, 홍문관 교리 구본민 등의 발언이 차례로 이어졌다. 모두들 이삼십 대의 젊은 사대부들로 신권주의를 신봉하는 자들이었다. 기호사림는 유난히도 절대적인 왕권을 싫어했는데 이는 그들의 근거지와 한성부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기호사림는 거리가 가까워 중앙정계에 진출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강력한 왕권이 등장하면 엄청난 타격을 입는 단점이 있었다.
영남지역을 근거로 하는 남명학파와 영남학파는 이황과 조식이라는 걸출한 대학자가 존재하고 그의 제자들로 학맥이 이루어지는 반면에 기호사림는 그렇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툭하면 사화나 숙청으로 유능한 인재들이 귀양을 가거나 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러한 악몽을 자주 체험을 한 기호사림의 양반들은 균의 권력이 강대해지는 것에 극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였다. 그래서 이 모임의 분위기도 왕권을 강화하려는 균을 저지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예 헌납과, 구교리의 말이 지극히 옳소.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모인 것이 아니겠소? 그 살벌한 상참에서도 호조정랑이 용기를 내어 반대를 표하는 바람에 그래도 우리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소. 우리가 이 기회를 잘 살려 전하의 무리한 움직임을 견제하고 개혁을 통하여 부패한 훈구파와 지방향리들을 제거해야 할 것이오.
이미 조선이 건국된 지도 벌써 170년이나 되었소. 이미 곳곳에서 썩은 악취가 날 정도로 부패하여 건국초기에 정립되었던 제도는 무너지고 또는 시대에 맞지 않소. 당연히 새로운 질서의 확립이 필요한 시기이고 단지 임금 혼자만으로는 그러한 시대적인 사명을 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소. 그래서 우리 젊은 사대부들이 나서서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고 나라를 안정시켜야 하는 것이오."
"맞는 말이오. 우리가 나서지 않는다면 누가 백성들을 안정시키고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이오? 전하는 총명하시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것, 앞으로 우리 조선을 이끌고 나가야할 주체는 우리 사대부들이어야 하오."
"옮소."
모임에 참가했던 자들은 거의 예외가 없이 균과 대립하자는 의견에 찬성을 했다. 그 이면에는 세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왕권이 강대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정치권력이 축소되어 자신들이 꿈꾸는 유교적 이상국가 건설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왕권의 확장과 동시에 왕권에 기생하는 부패한 훈구세력이 조선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들의 목숨이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조선시대의 사대사화는 훈구파가 왕을 움직여 사림세력을 공격한 것으로 50년의 비교적 짧은 시기에 다 몰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보니 서울과 가까운 기호지방의 양반들은 한 번쯤은 사화에 연루되어 피해를 본 적이 있었다. 예를 들면 아버지는 을사사화때, 할아버지는 기묘사화때 증조할아버지는 무오,갑자사화때 연루되어 피해를 받은 것이다. 그런 경험이 있는 기호사림들에게는 강대한 왕권과 훈구파의 대두는 그러한 옛 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고 자신의 목숨마저도 위험하다는 생각에 이렇게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도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었다.
특히 이러한 기호사림의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이이와 정철이었다. 이이의 경우에는 현재의 조선을 중쇠기로 보고 대대적인 개혁을 통하여 조광조가 꿈꾸던 유교적 이상주의 국가건설에 그 뜻을 두고 있었고 정철은 어렸을 때 그의 아버지가 을사사화에 연루되어 유배를 당한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이이는 왕권에 기생하는 훈구파의 부패가 조선을 망친다고 생각했고 정철은 무능한 왕으로 인하여 죄 없는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경계하였다. 그래서 두 사람 모두 강대한 왕권의 등장을 달갑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여러분들의 뜻이 모두 하나와 같으니 나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하외다. 우리 젊은 선비들이 하나로 뭉쳐 뜻을 세운다면 주상전하도 강력한 왕권의 유혹에서 벗어나 바른 정치를 하실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오."
"율곡의 말이 극히 지당하오. 나 정철도 율곡을 도와서 주상전하가 바른 길로 가시도록 도울 것이오."
"소생도 한 몫 거들겠소."
"소생도 마찬가지요."
이이와 정철의 뜻이 자신들의 입장에 부합된다고 생각을 한 선비들은 앞을 다투어 지지를 표명했다. 한동안 그 곳은 분위기를 탄 선비들의 말소리로 소란스러워졌다. 비록 한성부에서 거리를 두고 있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비상시국에 까닥하면 역모로 몰릴 수도 있기에 이이와 정철등은 한참을 흥분한 선비들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한 참후에야 이이의 말을 계속될 수 있었고 선비들은 이성을 차리고 이이의 말을 경청했다.
"이번에 주상전하께서는 나를 비롯하여 조정의 여러 관료들의 의견을 받아드려 호조에서 한성부의 상권을 장악하라는 명을 내리셨소. 하나 사실 호조의 능력으로는 무리요. 양반사대부들이 어찌 장사를 할 수 있겠소."
"옳소. 다 전하께서 우리 선비들을 장사치들처럼 우습게보고 그런 것이오. 그러니 우리도 물러서서는 아니 되오."
"거기! 종부시 직장(왕실계보를 관리하는 종부시의 종 7품 벼슬) 김무중이라고 했나? 좀 조용히 하게나. 여기가 어디라고 그렇게 떠드는 것인가?
음!음! 자 그럼 계속 말을 하리다. 주상전하께서 사대부가 장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아시는 데도 나의 의견을 받아드린 것은 호조의 실패로 인한 과실을 모두 우리에게 돌려서 우리의 정치력과 경제력 모두에 타격을 주겠다는 생각인 것이오. 하지만 주상전하께서는 호조판서가 훈구파의 거두 홍담이라는 사실을 잊고 계시는 듯 하였소. 나 하나의 희생으로 훈구파가 와해될 수 있으니 우리들에게는 오히려 이익이외다."
"와! 역시 구도장원공(9번의 과거에서 모두 장원을 한 이이의 별칭) 율곡답소이다."
"역시 구도장원공!"
"와~!!!!"
모두들 균에게 한방을 먹인 이이의 머리에 감탄을 하고 있는데 유난히 시끄럽게 하고 있는 자가 있었다. 아까 이이에게 지적을 당한 종부시 직장 김무중이었다. 유난히 호들갑스럽게 감탄사를 내뱉는 바람에 분위기가 진지해지지 못하자 정철이 나서서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험악한 장정 두 명이 나타나서 김무중을 끌고 조용히 사라졌다. 김무중이 끌려 나가고 장내가 다시 평온을 되찾자 이이는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얼마 전 호조판서 홍담이 주상전하를 알현한 후 나에게 한성부의 그릇공급을 관리 감독하게 하였소. 즉 그릇의 공급에 대한 책임을 나에게 돌리겠다는 말이오. 그래서 내가 만일 실패를 한다면 나와 우리 기호사림은 피해를 입고 오히려 훈구파인 홍담은 그 책임을 패할 수 있게 되었소. 그런데 나의 재력으로는 부정축재로 재물을 긁어모은 훈구파를 상대하기는 버거우니 그것이 걱정이외다."
"율곡 걱정 마시오. 우리가 돕겠소."
"옳소. 옛말에 십시일반이라고 하였소. 우리가 나선다면 한성부에 그릇을 공급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오. 아니 오히려 다른 물품을 사재기하여 홍담을 실각시킬 수 있을 것이오."
"옳소!"
이이의 말을 들은 선비들은 광분했다. 그들의 생각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자신들의 원수인 훈구파를 쓸어버리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고 이이는 이를 적당한 말로 유도를 하여 그들의 감정을 자극하였다. 그 결과가 마치 군사들처럼 함성을 내지르며 지원을 약속하는 선비들이었다. 이쯤 되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을 한 이이는 다시 그들을 진정시켰다. 선비들이 다시 흥분을 참으며 조용해지자 이이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여러분 모두가 나를 돕겠다고 하니 무척이나 기쁘고 감격할 일이오. 선대의 많은 학자들도 후학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에 저승에서나마 기뻐하실 것이 분명하오. 그러나 여러분도 잘 알겠지만 양반 사대부인 우리들이 직접 장사를 하고 전하의 지원을 받는 훈구세력들과 다툼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체통을 떨어드리며 그다지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로는 이런 장사에 관련된 일은 전문가인 상인들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오."
"율곡의 말이 옳소. 어찌 사대부가 그런 천한 일에 끼어들 수 있겠소?"
"맞소. 차라리 상인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기는 할 것이오. 하지만 이미 유력한 자들은 훈구파와 손이 닿아 있거나 이번 사건으로 제거가 되었으니 마땅한 적임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오."
"내가 그래서 이미 조사를 해보았소. 그리고는 지방상인중에서 쓸만한 자를 골라보았는데 한 명이 꽤 쓸만하오. 그래서 내가 여러분들에게 소개를 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데리고 나왔소. 그자를 불러오게."
"예. 나으리."
역시나 이이는 명석했다. 자신들의 약점이 상업에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이이는 상인에게 이익을 약속하고 자신들을 대신하여 균과 경제전쟁을 치루게 하기로 했다. 물가도 몰라서 버벅대는 사대부들이 직접 대결을 벌였다가는 천만금이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를 영입하여 대리전를 시킨다면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기호사림이 질 이유가 없다. 거기다 그 자에게 대가로 주는 것이 자신들에게는 필요 없지만 상인들에게는 꿈이나 다름없는 한성부의 상권이라면 그 자 역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상인은 신흥상단의 주인이지만 젊은 나이에 상당한 상단의 주인이 되었을 만큼 유능한 인물이다. 그러니 현재 어느편이 유리하고 자신에게 누가 득일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거기다 한성부의 상권을 준다는 한마디에 그자가 보인 행동을 보았을 때 앞으로도 자신들에게 충성을 다하는 충견이 될 것은 분명해보였다. 또한 만일의 일이지만 자신들이 균에게 밀리면 버리는 패로도 쓸 수 있다. 이이등 기호사림에게는 여러모로 이익이었다.
그 무렵 경복궁 강녕전에는 아까전 쫓겨난 김무중이 한쪽 눈에 멍이 든 채로 균을 알현하고 있었다. 사실 김무중은 훈구파에 가까운 인물이다. 훈구파든 사림파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서 무리를 지은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아버지는 훈구파라고 해도 아들은 사림파인 경우도 많았고 김무중도 이와 유사한 경우로 그런 점을 이용하여 사림들의 모임에 참가를 했던 일종의 간첩이었다. 김무중의 보고를 받은 균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그래서 쫓겨나서 다른 이야기는 듣지 못했구나."
"송구하옵니다. 전하. 소신의 생각에는 더욱 열렬히 지지를 하여 이이나 정철등에게 접근하여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한 것인데...."
"아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다른 이야기라고 해봐야 별 차이가 없겠지. 그래 수고했으니 그만 물러가서 쉬도록 하라."
"하온데 전하. 소신이 궁금한 것이 하나 있사옵니다."
"말해보라."
"전하께서는 사림들의 움직임을 알고 계시면서 왜 내금위를 출동시키시지 않는지 소신의 소견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사옵니다. 그러면 이번 일이 간단히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온데....."
"하하하!"
김무중의 말에 균은 크게 웃음을 터드렸다. 그리고는 한참을 혼자서 크게 웃은 후에 김무중을 보면서 얼굴에 한껏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경은 서유기를 아는가?"
"예. 전하."
"과인은 부처이고 이이등은 손오공이네. 하하하!"
균이 그렇게 영문을 모르는 김무중을 앞에 두고는 크게 웃었다. 그런데 웃음이 멈추지를 않는지 체통도 잊고 앞에 있는 서안까지 손으로 때려가면서 웃어대는 것이다. 조금 있다가는 기침까지 하면서 웃어대니 이를 지켜보던 김무중은 조용히 밖의 대전내관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전하께서 충격을 많이 받으신 듯 하네. 빨리 어의를 부르게나."
그래서 강녕전으로 어의 양예수가 달려오고 있을 무렵 이이와 정철등 기호사림들은 이이가 추천을 한 상인을 만날 수 있었다. 양반들 못지않게 좋은 옷을 차려 입었으나 부유한 상인답지 않게 젊고 살도 찌지 않은 그는 상인이라기보다는 글공부를 하는 선비와 같았다. 그래서인지 상인을 천시하던 여러 선비들도 공손하고 예의가 바른 그의 태도에 곧 호감을 나타냈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이이가 그를 소개했다.
"소개하겠네. 전라도 나주의 신흥 상단인 나상의 도방인 김형중이네. 나주일대는 물론 전라도 일대에서는 알아주는 상인이니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을 껄세."
"소인 김형중입니다. 여러 나으리분들을 뵙게 되서 영광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