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07화. 잠시동안 평온한 날.
푸드득-!
동평관의 넒은 마당과 주변 나무들에 모인 새들이 날개를 퍼득이는 소리였다.
"구우구우~"
크리스는 새들을 불러서 자신들을 호위하는 내금위 위사들에게서 얻은 좁쌀들을 뿌려주고있었고, 유메는 그것을 신기한 듯 보고있었다. 크리스와 유메는 처음에는 서로의 언어를 몰라 손짓발짓으로 해야했지만 2주일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의 간단한 대화는 할 수 있었고 유메는 크리스로부터 유럽의 이야기들을 들을때마다 바다 건너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동하고 즐거웠는지 매우 재미있다면서 계속 다음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했으며 크리스도 그에 응해주었다.
"크리스님."/"응?"
"발견했습니다. 잠시 후에 가지고 오지요."/"알았어."
이러는 크리스에게 리처드가 이런 말을 하고 동평관의 다른 곳으로 내금위 위사들과 같이 갔다. 크리스와 리처드는 자신들을 호위하는 내금위 위사들에게 영어를 시작으로 유럽의 언어를 하나씩 가르쳐주기 시작했고, 내금위 위사들은 조선어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밤, 경복궁 강녕전.
지금 균은 일반 업무를 끝내고 박규남에게서 동평관의 동태와 사쓰마 지부에서 나온 시마즈 가家의 동태를 듣는 중이었다.
"...그래서 동평관은 어떤가?"
"색목인들과 왜녀는 잘 지내는 중입니다. 그리고 색목인들을 호위하는 내금위 위사들은 전하의 명대로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있고, 위사들은 우리 말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놀란 것은 색목인들중 젊은 여성이 우리 말을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고 합니다."
"그럼 언제쯤이면 우리 말을 완전히 배울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마도 1- 2년후면 될 것같습니다."
'그럼 빠르면 1572년이군. 문제가 없다면 명은 장거정이 완전한 실세가 되겠고... 슬슬 시작해야겠지.'
"사쓰마에서는?"
"예, 전하의 명대로 시마즈 가家는 아직 움직이지않습니다만 조만간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병사들의 훈련과 화포 사용이 서서히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을 봐서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균은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모든 일이 예정대로 되어가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비슷한 시간, 조식의 집.
조식은 평온한 시간을 갖는 중에 오랜만에 찾아온 이지함과 만나 술을 주고받으면서 대화하기 시작했다.
"...김진기의 뒤에 윤원형과 정난정이 숨어있었다는 것은 믿어지지않네."
"윤원형도 권력에 대한 욕심이 아직 남았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서로를 이용해 자금 지원을 했겠지요."
"하지만 전하는 멋지게 그들을 처리하셨네. 하여간 대단한 분이지."
"그렇지요. 그들을 재산몰수와 함께 외진 섬으로 보내신 것은 잘 하신 겁니다. 그래야지 두 번 다시 그런 꿈을 꾸지못하지요. 다른 야심찬 양반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말입니다."
"맞는 말이네. 조선에 이제 넒은 대로가 들어선다니 믿어지질 않네.
예상보다 완공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말일세."
"저도 그렇습니다. 이제 서광대로가 들어서면 평민들도 나아지겠지요."
"하지만 그때 난 명과 정말 싸우는 줄 알았네. 전하가 그런 수를 숨기고 있었다니 말일세."
"전하께서도 그럴 수 밖에 없지않습니까. 잘못하면 정통성에도 위험이 가니까요.
하지만 아마 지금부터 틀려질 겁니다. 명에게나 왜에게나."
"???"
이지함의 이 말에 조식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말을 돌렸다. 이제 끝나가는 인구, 토지, 세금 일제조사였다.
"곧 인구와 토지, 세금 일제조사가 끝나게 되네. 그럼 이제 지방에 대해 중앙정부가 잘 알게되는 것이지."
"그렇지요. 지방 양반들의 통제가 더 쉬워질 겁니다. 지난 무진삼란덕에 양반들이 조용해진 것도 있고요."
"나는 말일세. 전하를 보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때가 많네. 이번에도 그렇고."
"그건 저도 마찬가지지요. 전하를 알고지낸지 꽤 되는데 요즘도 그렇습니다."
"토정, 자네가 그런 말을 한다니 의외군."
"정말 그렇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변혁이 이제 조선에 일어나게 되겠지요."
"그건 무슨 뜻인가?"
이번의 이지함의 말에 조식은 놀란 표정이었다. 균이 즉위한 이래로 계속된 놀라운 개혁에 기가 질린 조식이었는데 또 일어난다라...
"전하의 힘으로 조선은 이제 완전히 바뀔 겁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
이지함의 말에 조식은 무슨 뜻인지 모르기에 계속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을 보고 이지함은 말을 더 이었다.
"건강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알고있네. 요즘 격무를 해서 그런지 기력이 따라오지않는 것을 느끼는 참이지.
조만간 전하에게 이야기를 할 참이야."
이즈음... 동평관의 뒷 뜰.
크리스와 리처드는 어느 한 비둘기에 자신의 머리카락 몇 개와 지금까지의 상황을 담은 작게 말은 종이를 비둘기 다리에 매달아 날리는 중이었다.
아델레이드 가家의 전서구는 오랜 시간 계속된 품종개량과 훈련을 통해 비둘기지만 까마귀의 지능을 갖는 훌륭한 전서구로 영국에서 아시아로 오는 동안 몇 마리를 가지고 왔고 이들 아델레이드 전서구들은 독특한 상징을 몸에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극히 일부가 이 조선땅까지 날아와서 크리스를 찾아왔고, 이제 크리스는 이것을 통해 조국인 영국과 연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몇 마리가 여기까지 날아온 것은 다행이야."
"이제 연락이 가능하게 되었으니까요."
"다른 사람들 깨지않게 조심조심."/"알고있습니다."
크리스와 리처드는 낮에 발견한 아델레이드 전서구 몇 마리를 뒷 뜰의 먼쪽으로 데리고 나갔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풀어주었다.
푸드득-!
크리스의 손을 떠난 몇마리의 전서구들이 밤의 동평관을 날아올라 유럽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