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15화. 미수(未遂).
비슷한 시간 한성의 남촌, 유성룡의 집.
사관, 경연검토관을 거쳐 이제 수찬이 된 유성룡은 오랜만에 이순신을 만나 회포를 풀고있었다.
"...그래, 전하의 호위가 된지 4년이지."
"그렇습니다. 형님. 하지만 저도 그때 정말 명과 전쟁을 벌이게될지 초조했습니다."
"나도 그랬다네. 두 개의 반란을 치른지 얼마 안되 명과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아무리 신무기로 무장했어도 무리지. 하지만 이제 한숨돌려도 되겠네."
"저도 들었습니다. 장거정이 내각대학사 수장이 되었다는 것을요."
"하지만 이건 내 생각인데 아무리 사림이 중소정파가 되었어도 가만히 있을까?"
"무슨 말입니까. 형님?!"
"자네 말로 지금 북한산성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고 했지."
"그렇습니다만... 형님은 그것이 관계있다고 보십니까?"
"아직 무진삼란의 주범인 김진기와 이동명이 붙잡히지않은 상태이네. 김진기는 명으로 도주했을 것이 확실하지만 이동명은 찾지못하고 있지. 만주 땅이 넒은 것도 있어서 말이야."
"무진삼란이후 전하에 대적하는 양반 세력은 없어진줄 압니다만..."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수 있지. 하지만 내부에서는 어떨까. 나도 전하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깨달은 것인데 전하의 행동은 상당 부분 긴 준비기간을 거치고 나온 것일세."
"..." 유성룡의 이 말에 이순신은 무언으로 동의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하의 경연에서는 중소정파가 된 사림들이 신성시하는 심경(心經)은 올라오지도 않고, 향약도 반대하셨지."
"향약이 실행된다면 많은 백성들이 고통받을 겁니다."
"...맞는 말일세. 그래서 율곡도 향약에 대해서는 전하와 같이 하는 형편이지. 하나 더 있지.
조정의 조직개편말일세. 내가 본격적으로 조정 일을 해서 알게 된 것이지만 현재 조정은 중복되는 부서가 너무 많네. 외수사 사람들이 중심이 된 내각이 만들어진 것도 그런 이유겠지.
전하의 지금까지의 행동을 보건데 빠르면 내년일세. 서광, 경인대로의 공사와 인구, 토지 조사를 마쳤으니 말이야."
"그도 그렇지만 듣자하니 나상을 비롯한 조선 상단의 움직임이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전하가 노린 것이겠지. 방납 상인과 경강 상인들을 쓸어낸 후의 외수사를 통한 한성 상계의 재편, 그리고 무진 반란을 통해 조선 상계와 정계를 완전 재편하는 것말이야."
"형님이 말한대로 사람을 비롯한 잔존 양반세력이 불만 가질만하지요. 하지만..."
"...그게 문제일세."
다시 한성 북촌의 어느 집...
"나는 주상의 현 정책에 대해 불만이 많네. 이 나라는 양반의 나라지 천한 상인의 나라가 아니야."
"나도 마찬가지이네. 전하들이 뒤에 있으니 양인들과 천한 상인들이 거들먹거리고 있어."
"고귀한 양반이 천한 상업을 한다는 것은 아니될 일이네."
"하지만 주상의 정책으로 백성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 말일세..."
"양반도 세금을 낸다는 것은 아니될 일이네!"
"맞네. 그렇지만 어떻게 해야하나... 김진기와 이동명이 일으킨 반란을 보면 알겠지만 전하의 군사력은 엄청나지."
"그럼 궁은 어떤가?"
"궁도 마찬가지야. 우리 아버지의 말로는 전하를 둘러싸는 벽이 만만치않다더군.
전하의 친위세력이 전하를 정책적으로 보좌하고 있네."
"다른 방법은 없나?"
"...이건 비밀이지만 며칠 전 우리 아버지는 김진기의 편지를 받았네."
"호오, 뭐라고 써있었나?"
"...암살을 하라고 하네." 주저하던 한 양반 자제는 동료의 말에 말했고 주변 사람들은 놀랐다.
"암살?!"
"그래, 암살이네. 명도 지금 전하와 친한 장거정이 내각대학사 수장이 되었다고 하네."
"...하지만 암살을 해도 어떻게... 불뿜는 막대기는 절대 시내로 나오지않아. 친위군 관리하에 있으니 그 관리가 철저할 걸세."
"매수라는 것도 있지않은가."
"해보겠네만... 기대는 말게. 그런데 태성이는 어찌되었나?"
"그 친구는 그 일이 있고나서 내금위로 들어갔네. 본래 무과는 아니지만 합격한 모양이야."
"태성이, 그 친구마저도 전하에게 이끌린 모양이군."
"일단 이 일은 우리의 비밀로 하세. 실행은 차차 의논하고."
"그러세."
이들이 이런 말을 하는 동안 밖에서 노비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지만 노비로 위장한 정보부 요원은 자신이 들은 정보를 핑계를 대어 빠져나와 정보부에 알렸고, 이들이 균 암살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모두 붙잡히고 즉각 의금부로 끌려가 자신들이 만든 어설픈 계획을 털어놨고, 이들의 집은 풍지박살과 일족 멸족까지는 가지않았지만 이들의 아버지는 직위에서 물러나 관리 목록에서 영구 삭제되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 일은 균에게 경계심을 불러일으켰고, 따라서 비천의 첫 임무는 예정보다 빠르게 결정되었다.
1572년 가을 어느 날, 금강산.
여기에 우리나라 불교사에 이름이 남는 두 분이 이야기하고 계셨다. 바로 서산대사 휴정스님과 사명대사 유정스님이다. 1556년에 휴정스님은 선교양종판사직이 승려의 본분이 아니라하고 물러나 금강산, 두류산, 태백산, 오대산, 묘향산 등을 두루 행각하며 스스로 보임(保任)해 후학을 만나면 친절히 지도하는 중이었고 유정스님은 1558년(명종 13년)에 어머니가 사망하고, 1559년에 아버지가 죽자 김천 직지사(直指寺)로 출가하여 신묵(信默)의 제자가 되어 직지사의 주지를 지내는중 휴정스님을 만나 금강산에서 수도를 하는 중이었다.
"...유정아."/"네, 스승님."
"한번 내려가봐야겠다."
"내려가보시겠다는 말은..."
"한성에 가보겠다는 말이다. 전하가 등극한 후 한성이 얼마나 변했는지 보고싶구나."
"예, 그럼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