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17화. 비천(砒天).
비천(砒天)의 중앙본부는 당시의 동서양 혼합양식으로 되어있고, 비금도에서 보호하고 있었던 청소년~ 성인 나이의 영리한 남녀고아들을 인계받고 또한 이들과 내금위 위사들이 생활할 수 있는 상당한 크기의 기숙사와 무술훈련장외에 사역원의 도움을 받아 중국어, 일본어, 몽골어외에 서양어를 가르치는 외국어 교육원(*이것은 2년여동안 크리스들을 보호한 내금위 위사들이 선생이 되었다.), 교육시설들과 첩보용 무기 개발부등이 들어서 있어 상당히 큰 건물이 되었다. 특히 암호교육원은 지금까지 조선이 사용하고있는 한자파자, 한글 및 한자- 한글 병용 암호, 이두식 암호외에 당시 서양에서 쓰이던 카이사르식 단일환자치환법, 트미테리우스식 복합환자치환법외에 최신 암호였던 드 비게네르 암호도 가르치게 될 것이었고, 첩보용 무기개발부는 균이 전생에서 본 첩보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보았던 것을 바탕으로 지어졌으며 비천 요원들이 앞으로 사용하게 될 각종 초소형 첩보 무기들을 제작, 생산하게 될 예정이었다.
균과 소규모의 수행원이 온 가운데 비천 본부의 완공식은 조촐하게 치루어졌다.
"크리스 아델레이드는 윤이라는 성姓과 소희라는 이름을 내리고, 윤소희와 리처드 비스마르크에게 호패를 증여하노라."
"황공하옵니다. 전하."
조선에 표류해 지금까지 가호패를 가지고 있었던 크리스와 리처드에게 마침내 균의 어명으로 정식 호패가 내려졌고, 비천 본부장으로 활동할 크리스에게 균은 활동하기 좋도록 조선식 이름까지 내려주었다. 이에 크리스와 리처드가 감명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비천의 초대 부장으로 윤소희를 임명하노라."
이 말에 수행원들과 참석한 임꺽정들이 놀란 것은 사실이었다. 비록 조선 한복을 입고있지만 색목인인데... 이 대접은 크리스의 배경을 모르는 그들이 보기에 아주 파격적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모인 앞에서 공식적으로 첫 명령이 떨어졌다.
"비천 부장에게 명을 내리겠소. 첫 임무가 힘든 것이지만 해낼 것이라 믿소.
명으로 도망친 김진기를 잡아오시오!"
"명命을 받들겠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 비천 본부장실.
여기는 조선식으로 되어있었지만 17세기 당시의 세계지도가 벽에 있고 이야기할 작은 탁자와 서고가 있었으며, 서고에는 크리스들이 배가 풍랑에 빠졌을때 가져나왔다 비금도에 표류했을때 압수되고 내용이 무엇인지 알게된 후에 돌려받은 책들- 군주론, 셰익스피어의 연극, 성서등이 있었다. 그 책들을 돌려받았을때, 크리스의 표정은 정말 기쁜 표정이었다.
그리고 이제 비천 부장이 된 자신의 앞에 일단의 내금위 위사들이 있었다. 이들은 엄청난 내금위 훈련을 통과하고 사역원에서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웠고, 크리스가 알고있는 첩보방법의 일단을 전수받은 비천 교육원 1기 졸업생들이었다.
이들은 한쪽 벽에 걸린 세계 지도를 보고 놀란 표정이긴 했지만 크리스는 엄한 표정과 말투로 명령을 내렸다.
"...여러분은 앞으로 명과 왜에서 정보를 알려와야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있어 여러분의 생존이 가장 우선시되고 매일 정보를 알려와야 됩니다. 또한 명과 왜에 우리 비천 지부를 설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조선 연합상단의 베이징 지부에 왕실 정보부를 통해서 협조를 요청했으니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여기에 조선에 침투한 명의 세작들을 잡는 임무도 포함되며 전하가 명하신 김진기 생포작전은 우리 비천이 접하는 중요한 첫 임무여서 명에는 나도 같이 가겠습니다."
마지막 말에 리처드도 걱정했지만 호위라는 명목하에 같이 가기로 동의했다.
[BGM- Mission: Impossible Movie theme(1996)]
비천의 첫 임무... 그것이 시작되었다.
시간을 약간 돌려 1572년 8월초 어느 날.
명의 수도 베이징의 어느 대형건물.
이 건물은 무진삼란이후 나상을 중심으로 재편된 조선 상계가 연합형식으로 베이징에 설치한 본부로 명에 진출한 나상, 송상, 한상들을 지원하는, 현대의 상공회의소와 비슷했다.
구깃, 찍-!
최미연은 한성에서 온 아버지 최하동의 편지를 거칠게 구기고 찢어버렸다. 분명히 그녀 마음에 들지않는 대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가 기밀에 너무 깊이 파고들지마라. 우리는 어디까지나 전하의 신하이다라...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두 번이나 속고싶지않아요. 아무리 전하라도 말이지요."
그녀는 균에게 당한 이후, 원한을 품고 외수사 기밀에 접근하고있었는데 그녀도 모르게 너무 깊이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아버지 최하동이 걱정했지만 그녀는 무시해버렸다. 게다가 최미연은 지금 조선 연합상단의 베이징 지부장으로서 국제 교역을 맡고있기에 자신감이 있었다.
이것은 나상 대행수 김형중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최미연으로부터 심상치않은 기미를 느끼고 넒은 세상을 보고오라는 의미로 연합상단이 결성되자 베이징 지부장이라는 직책을 준 것이었고, 그녀도 흔쾌히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