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6화 (196/228)

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21화. Interude(2) 

20XX년 6월 10일 

신시(伸市), 비천 본부 내 아델레이드 관. 

아델레이드 관은 비천의 초대 부장이었고 수많은 업적을 세웠던 크리스 아델레이드를 기념해 그녀의 성을 따 세운 건물이었고 다른 건물들과 달리 이 건물만은 민간에게 개방되어 비천의 창설부터 현재까지 오는 동안의 업적과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이었다. 

여기에 박물관과 동평관을 견학하고 온 고등학교 어느 반 학생들이 크리스의 초상화 앞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중이었다. 

비천 본부는 선조 시대와 달리 몇층의 집합건물이 들어선 현대식 건물로 선조의 명에 의해 설립된 이래 현재 대한제국의 대외정보를 담당하는 공식기관으로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첩보기관으로 알려져있었다. 

"...김진기는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어느 학생의 질문. 

"김진기는 비천에 의해 명에서 조선으로 돌아온 후에 무진삼란의 책임을 지고 처형되었지요. 

하지만 그는 끝까지 선조 선열제(先列帝)를 욕하면서 죽었다 합니다." 

"그도 선열제에 의해 구현되어 바뀌어져가는 세상을 봤을텐데요." 

"하지만 김진기도 그 당시의 양반들처럼 인정할 수 없었던 겁니다. 선열제 당시의 양반들은 프랑스처럼 서서히 공리공담으로 변질되어가는 성리학에 빠져 영국처럼 귀족이 상업에 뛰어드는 것을 천하게 여겼지요. 하지만 그들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말이에요." 

"...그래서 상업으로 출세한 양반 가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군요." 

"그래요. 그리고 그때까지 동평관에 거주하던 시마즈 유메는 경복궁으로 들어오게되고, 선조 선열제의 여동생- 진이와 예송이도 거주하게 됩니다. 물론 일부 옛 사고 방식에 갇힌 신료들은 반대했지만 이미 선조께서는 강대한 권력을 손에 넣으신터라 큰 문제는 없었지요. 

또한 이때에 국가조직의 재편도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영국의 상선이 조선에 나타났다고 하던데요." 

"그래요. 1573년을 전후해 실록에는 강화도에 양이선이 나타났다고 기록하지만 영국에서 보낸 상선이지요. 처음으로 조선이 명과 왜 이외의 나라와 접촉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에 프랑스, 에스파니아, 포르투갈등의 상선들이 차례로 조선으로 오게되죠. 나가사키가 시마즈 일족에 봉쇄되었기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긴 했지만요. 

역사학자들은 아델레이드 백작이 당시 국왕이었던 엘리자베스 1세와 의논해서 한 것이라고해요." 

"어떻게 아델레이드 백작이... 아!" 

어느 학생이 질문하려다 바로 생각이 났는지 입을 다물었다. 해답이 바로 앞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에 선생님은 그 학생을 향해 빙긋 웃고는 말을 이었다. 

"아델레이드 백작은 바로 여러분 앞에 있는 크리스 아델레이드의 아버지이지요. 그래서 조선에 대한 대체적인 정보를 알고있었을 겁니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학자들의 생각으로는 비천의 연락망을 이용했을 것이라 추정하지만 당시 비천의 범위는 명과 왜지요. 어쩌면 그녀가 개인적인 연락망을 이용했을 것이라 여겨지지요." 

"비천이 중요시된 것은 당시 조선의 대외정보를 위해서였을텐데 첫 10년은 일이 거의 없지않았을까요?" 

"아니요. 되려 그 반대였지요. 이웃 왜는 전국전쟁시대였기에 왜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데다 명의 스파이들을 잡아내야했으니까요. 그래서 선열제는 외수사 소속이었던 사쓰마 지부를 비천으로 옮기고 주시해야했어야했지요." 

"아아..." 선생님의 설명에 질문을 한 아이는 이해가 가는 모양이었다. 

"비록 명이 내각 수보가 된 장거정의 등장으로 친조선파가 나서긴 했지만 그래도 주시해야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알다시피 장거정의 집권기간은 겨우 10년뿐이었으니까요." 

"제가 알기로는 선열제께서 장거정에게 투자를 많이한 것으로 아는데 겨우 10년이면 너무 짦지않은가요?" 

"장거정의 집권이 그렇게 짦게 끝난데에는 그의 성격도 있었지만 개혁 정책의 일부 잘못도 있었지요. 특히 고성법에 대해서는 선열제께서 내심 반대하셨지만 장거정은 밀고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여러분이 알고있는대로고요." 

"나상의 최미연은 어떤가요? 그녀는 조선 여성으로 해외까지 나간 상인인데..." 

"최미연의 이야기도 빼놓을수 없지요. 그녀도 선열제에 의해 인생이 바뀐 사람중 하나니까. 

최미연은 선열제 등장 이전에 아버지 최하동 상단에서 일했지만 나상의 등장후, 부행수로 올라갈 정도로 상재가 있었지요. 하지만 그녀도 처음에는 선열제에게 속았던 모양입니다. 

알다시피 당시의 선열제는 왕족이었지만 어린아이였으니까요." 

"...나중에 알고서는 원한을 품었겠군요." 

"그랬을 가능성이 다분하지요. 

선생님의 개인적인 조사에 의하면 최미연은 나상의 부행수, 후에 조선 연합상단의 베이징 지부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몇몇 국가기밀까지 손댄 모양이지만 도를 넘어섰던 것이 확인되었지요." 

"...만용이었군요..." 

"물론 그녀로서는 두번 다시 조황께 속지않으려는 것이었지만 그녀 자신도 도를 넘어선 것을 미처 모르고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나중에야 알았지요." 

"경고가 있지않았나요?" 

"어쩌면 크리스가 개인적으로 경고를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국토안전국의 옛 왕실정보부 당시 서류를 보면 크리스가 베이징으로 가서 김진기를 납치할때, 정보부도 도움을 주었을테니까요. 

아마 그 즈음에 알았을테지요." 

"그럼 최미연은 어떻게 되었나요?" 

"그녀 자신이 높은 상재를 가지고 있기에 큰 벌은 받지않았습니다만 아무래도 선열제께서도 약간 난감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여자끼리 해결을 봤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요. 최미연의 건에 대해 보고한 것이 박규남이 아니라 윤소희라 써있는 기록으로 봐서 여자들끼리 끝냈을 가능성이 있지요. 가설이지만 최미연은 상당 기간의 근신으로 끝났을 거에요. 

그후로 최미연이 국가기밀에 대해 더이상 손 댄 흔적이 없다는 정보부 옛 기록으로 봐서..." 

그리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비천 초기의 이야기를 좀 더 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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