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2화 (202/228)

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27화. 잠시동안 평온한 날(2) 

몇 개월후 어느 날의 경복궁, 내각 회의실. 

오늘의 내각회의는 영의정, 우의정, 좌의정도 참가한 회의였지만 이들 셋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말을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현재 육군에 있어서 북한산 소총의 지급과..." 

"...현재 명과의 국경선에 접한 산성들의 보수는..." 

"...우선 조선 전역의 농민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이앙법의 성과와 관개시설의 확대는..." 

"...현재 조선의 사정은 매우 양호한 편입니다. 한성에서 강원도까지 이미 대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단천 은광외의 다른 광산도 개발예정에 있습니다." 

"잉글랜드와의 첫 무역대금이 들어왔습니다. 이로서..." 

상세한 수치와 함께 나원호, 박규남등의 보고를 받는 균의 표정은 훤했다. 하지만 영의정, 우의정, 좌의정들은 들으면서도 뭐라 할 말을 꺼내지 못한 상태였다. 

회의가 끝난 후, 세 사람은 조용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저들은 전하와 같이 한 사람들로 상인으로 출세한 평민들이라 알고있소. 하지만 

지금..." 

"그렇소이다.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오. 우리가 너무 현실을 모르고 공리공론에 빠지지않았는가 하외다." 

"타계한 남명 선생도 언젠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소. 

유학은 사람에게 예를 가르쳐줄지 몰라도 구해주지는 못한다, 라고 말이오. 오늘 내각회의를 보니 어떻소. 게다가 몇개월전에 잉글랜드라는 나라와 교역을 시작하지않았소." 

"이러면 남만의 여러 나라들과 교역하는 것은 시간문제이오. 우리는 지금까지 상업을 천한 것이라 생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상업이 우선하는 분위기요." 

"서원들도 조금씩 유생들의 수가 줄어간다고 하고, 일부 양반들과 그 자제들이 과거 대신 상단으로 들어간다고 하외다." 

"..." 

북한산성, 비천 본부. 

부장실에서는 크리스가 베이징 지부에서 보내온 정보를 읽고있었다. 

"...명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평온함. 내각 수보의 앞으로의 포부가 "저보(邸報)[*명대의 신문, 인쇄본은 1638년부터.]" 필사본를 통해 발표되었음. 또한 중국의 서적을 계속 구입해 본국으로 보낼 예정. 하지만 연합 상단 지부장의 움직임이 상당히 묘해 지켜보고 있는 중. 지부장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한번 소환이 필요할 것같음, 이라..." 

"그 최미연이라는 상단 지부장 문제입니까?" 

"그래, 한번 경고를 주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나도 처음에는 몰랐어. 하지만 우리가 조선을 돌아다니면서 나상에 들린 적이 있었지." 

"아, 그때 상단 행수라는 자가 잠시 손을 빌려달라고 부탁해서 몇주 도와준 적이 있었지요." 

"응, 거기에서 안 거지. 이 문제, 어떻게 생각해?" 

"여진 문제가 있는데 만약을 대비해서 내부 정비를 해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겠지. 일단 전하에게는 언제 알릴까... 전하 성격으로 봐서 그녀의 처리에 약간 난감할 것이 확실한데 말이지." 

"명과 왜의 첩자들도 조용히 잡는 중인데 신중할 필요가 있지요." 

"그건 그래..." 

명, 자금성의 내각 수보실. 

장거정은 묘한 표정을 풀지못하고 있었다. 지금 명의 대내외정보기관이며 비밀경찰인 동창이 조선과 왜에 파견한 세작들의 보고를 듣고있었는데 기묘한 사실들이 감지되고있었다. 

"...조선이 잉글랜드라는 나라와 교역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야. 우리 명은 에스파니아나 프랑스와 대량으로 거래중이니 문제가 없네. 하지만 우리가 조선에 파견한 세작들의 소식들이 약간씩 끊기는 것은 문제가 있군." 

"그렇습니다. 

조선은 우리 명의 동태에 대해 훤히 알고있고 우리는 모르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지금 조선이 파견한 첩자들이 어디 있는지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조선에는 아직까지 대외정보조직이 없네. 또 뭐라고 했나... 조선에서 새로운 암호가 나타난 것같다고?" 

"예, 하지만 아직 해독할 수 없습니다. 조만간 해독되겠지요." 

명의 정보부장이 말하는 것은 드 비게네르식 암호와 기존의 조선 암호와 혼합된 암호로 입수는 했어도 아직 명의 수준에서는 해독이 불가능했다. 

"그것도 마음에 걸리네. 내가 아무리 조선 왕과 친한 사이라고 공은 공, 사는 사네." 

"알고있습니다." 

"여진 문제는 어떤가?" 

"움직임이 아직도 묘합니다. 특히 흑룡강성 유역의 여진들의 움직임이 말입니다." 

"대체적으로 어떻길래 자네가 그렇게 말하는가?" 

"따돌리는 분위기랄까요... 다른 여진 부족들이 흑룡강성 여진을 따돌리는 것같습니다. 

아무래도 무진년의 조선 내전과 관계있는 것같습니다." 

"일단 지켜보지. 지금 우리 명과 조선은 좋은 관계가 지속중인데 말이야." 

"알겠습니다." 

1573년 여름- 가을 어느 날, 경복궁의 어느 외딴 전. 

"이렇게 늦게 조치해서 미안하오." 

"아닙니다. 전하..." 

이제 21세가 된 균과 22세가 된 유메의 작은 대화였다. 균은 이제서야 유메를 동평관에서 내준 것을 사과하고있었고, 유메는 그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하의 동생들덕에 즐겁습니다." 

"그건 고마운 일이구려. 진이가 불편하게 하지않았소." 

"그렇지않사옵니다." 

균과 유메의 이런 대화는 약 30분정도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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