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28화. 균의 꿈(夢, ゆめ)
균이 전을 나오자 기다리고있는 사람이 있었다.
의금부 부정인 박규남, 비천 부장인 크리스와 리처드, 그리고 군자감 부정인 김호진이었다. 오늘 이들은 균이 특별히 불러올린 것이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하."
"오래 기다렸나?"/"아닙니다. 전하."
"일단 내각 회의실로 가지."
잠시 후, 내각회의실에서는 중국과 일본, 한국의 주변을 대체적으로 나타내는 지도가 있었다.
이 지도는 크리스가 몇개월전에 영국 상선이 왔을때, 요구한 것에 당시 조선의 지도와 기존의 일본 지도를 병합한, 당대에서 가장 현실에 근접한 지도였다.
"...그럼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리처드가 크리스의 옆에서 서고 크리스가 지시자를 들고 지도에 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재 명은 내각 수보 장거정의 손에 들어있어 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있지요. 베이징 지부에 의하면 시중에 떠도는 소문이 환관 풍보와 섭정 태후와 장거정이 손을 잡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으음... 장거정이 내각 수보가 된 것이 우연이 아니로군." 박규남의 말.
"그렇습니다. 게다가 김진기 납치작전에서 본 것인데 장거정이 가장 먼저 한 일이 정적이었던 고공을 처리한 일입니다. 고향으로 유배를 시켰더군요. 그는 거기에서 죽을 것같습니다."
"자신이 필요에 의해 불러온 자를 용도폐기시킨 셈이군. 비천 부장은 모르겠지만 융경 원년에 장거정은 고공을 불러들여 같이 일한 적이 있소. 우리 조선에 대한 견해차로 갈라지긴 했지만 말이오."
"...그랬군요. 일단 왜는 현재 큐슈가 시마즈 일족에 의해 거의 통일되어 이곳, 나가사키가 사실상 봉쇄된 상태입니다. 혼슈에서는 오다 노부나가의 통일전쟁이 한창이고요. 사쓰마 지부에 의하면 니죠 성 전투이후 강화를 맺은 우시아키란 자는 그후 우지에서 군사를 일으켰다가 되려 추방당했다고 합니다."
1573년 7월 3일.
요시아키는 우지에서 노부나가에 대항해 니죠 강화를 깨고 거병하지만 약 2주후인 18일에 노부나가는 되려 요시아키를 공격해 추방해버린다. 이로서 무로마치 막부는 사실상 멸망한다.
"...현재 사쓰마 지부에 의하면 노부나가는 현재 아사이 가家를 깨고 그 영지를 하시바 히데요시란 자에게 주었다고 합니다.(1573.8.27- 28)"
하시바 히데요시란 말에 균의 표정이 약간 흔들렸지만 크리스는 말을 이었다.
"지금 여진, 정확히 말하면 흑룡강 여진의 움직임이 이상해지고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흑룡강(黑龍江). the Amur River
러시아 연방과 중국 국경을 이루는 동북아시아 최대의 강. 길이 4350km(아르군- 실카합류점에 서하류까지는 2824㎞). 유역면적 185만 5000㎢. 러시아 연방, 중국, 몽골의 3국에 걸쳐 흐르며 중국에서는 헤이룽강[黑龍江(흑룡강)] 또는 헤이허[黑河(흑하)]라 한다.
중국사에 헤이룽강이라는 이름이 나타난 때는 남북조시대 무렵이고 수(隋), 당(唐) 시대에는 흑수말갈(黑水靺鞨)의 거주지로서 알려졌다. 흑룡강이 역사에서 중요성을 가지는 시기는 러시아인이 극동에 진출한 17세기 이후였으며, 하천 교통로로 중요한 역할을 가지는 흑룡강 연안에서는 청(淸)나라와 러시아 두 세력의 충돌이 되풀이되었다.
"왜 흑룡강의 여진이 발호하는 거지. 압록강 여진들이라면 이해하겠는데..."
"잊었나? 무진삼란때의 이동명이 있기때문이지." 김호진의 말에 박규남이 대답했다.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동명을 찾고있는 중이긴 하지만 아직 힘듭니다."
"하지만 흑룡강 여진이 이곳까지 오려면 힘들겠지."
"예, 약간의 시간은 있습니다만 그때까지 이동명을 찾아내야합니다."
"으음..."
균의 신음이었다. 이미 비천에 명은 내려놨지만 이제 겨우 시작인 비천으로서는 힘든 일이었다. 특히나 만주에 숨은 자의 경우는.
"...만약 명이 움직이지않는다는 전제하에 조선이 왜와 다르게 유럽의 문명을 받아들일려면 이곳의 제압이 필수입니다. 포르투갈이 포모사라 불리는 섬과 향항(홍콩)입니다."
크리스의 녹색 눈이 잠시 반짝이며 봉이 가리킨 곳은 포모사, 즉 대만과 홍콩이었다.
"하지만 조선의 수군은 아직 근해를 순찰하는 것으로 벅차오."
바로 놀란 듯한 김호진의 말이 이어졌다.
"지금은 그렇지만 조선이 명과 다른 유럽의 학문을 받아들이면 다르겠지요.
현재 에스파니아의 배는 신대륙과 명을 오가는 중입니다."
"에스파니아, 신대륙?"
에스파니아와 신대륙이란 말에 균, 박규남과 김호진의 표정이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 하지만 균은 이미 전생을 통해 알고있었기에 놀란 표정을 지었을 뿐이었다.
"예, 약 100여년전에 콜럼버스란 자가 발견한 대륙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신대륙이라 부르고 있지요. 만약 조선 수군이 대양해군이 된다면, 신대륙도 넘볼만 합니다."
"콜럼버스?"/"...내 책임이 커지는군." 박규남과 김호진의 말이었다.
김호진의 말대로 수군청과 병무청이 군자감 휘하로 속하도록 개편됨에 따라 김호진의 책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었다. 박규남은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는 말이 나오자 놀랐지만 언젠가 크리스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중이었다.
"한번 비천 부장이 연락을 넣어보시오. 잉글랜드와의 다음 무역 날짜는 언제로 잡혀있소?
다음번에 상선이 올때, 서양의 학문서들을 많이 가져오도록 요청하시오.
우리 조선이 발전하려면 명의 학문으로 부족하오. 서양의 학문도 소화해내야 하오."
"서양의 학문!?" 놀란 박규남과 김호진의 어조. 그리고 박규남이 말을 이었다.
"...현재 양반들은 전하의 힘에 눌려 가만히 있지만 괜찮겠습니까? 남명학파와 영남학파는 받아들이겠지만 말입니다."
"어차피 거부감은 있을 것이지. 하지만 우리가 언제까지나 명만을 바라보고있을수는 없지않나. 자네들은 모르겠지만 서양도 나름대로 발전된 학문을 가지고있네. 안그런가. 비천 부장?"
"...그렇지요. 이곳의 학문도 인간의 리理를 가르칠수는 있지만 실제적은 아닙니다. 서양의 학문은 더 실제적이지요. 지금 베이징 지부는 명의 움직임을 보고하는 외에 명의 서적들을 수집하고, 사역원에서 번역해 곧 일부가 출판 예정입니다만..."
"그것도 좋소. 나도 명과의 우호관계를 아직 유지하고 싶소. 의금부 부장, 국내의 동태는 어떤가?"
"예, 현재 그 암살미수 사건과 김진기 처형후 양반들은 조용합니다만 서원들이 줄어간다고 합니다.
양반 자제들이 상단이나 내금위에 입사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고..."
박규남의 설명이 이어졌다. 현재 양반들은 자제들을 성리학 논리로 타이르려고 하지만 상단에 매력을 느낀 자제들은 과거 대신 상단이나 무과도 선택하지않았는데 내금위로 들어가고 있었다.
균이 원한대로 조선은 농업 사회에서 상공업 사회로 이전이 서서히 되는 중이었다. 또한 잉글랜드와의 교역이 시작됨에 따라 조선은 서양 문명과 접촉중이었고, 빈번해지면 조만간 서양 학문에 대해 원래 시대의 18세기처럼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
"자네가 말한대로 남명학파와 영남학파는 서양의 학문을 받아들이겠지. 이것에 대해 내기를 해도 좋소. 그럼 나머지는?"
"만약 왜가 쳐들어온다고 가정할 경우, 그 중심축선은 이곳입니다."
크리스가 봉으로 가리킨 곳은 부산이었고 그 봉이 따라가 하나가 된 곳은 한성이었다. 바로 임진왜란당시 왜 육군 1진이 올라온 것과 같은 루트였고 거기에는 균과 박규남, 김호진도 동의했다.
"하지만 수군이 상륙을 막는 동안, 육군이 준비되어진다면 이야기는 다르지요.
그렇게 될 경우, 이곳의 방어와 이곳의 점령은 필수입니다."
탁-! 하는 음과 함께 지도의 한 곳과 다른 곳에 봉이 놓아졌다. 바로 제주도와 대마도(對馬島, 쓰시마)였다. 거기에는 균들도 공감하고 있었다.
본토와 떨어진 제주도는 분명히 위험지역이었고, 반대로 조선이 왜를 침공할 경우에 있어서 대마도의 점령은 필수적이었다. 또한 옛 고지도 대부분을 보면 대마도가 조선령으로 되어있는 곳이 많고 제주도와 함께 조선을 받히는 다리라고 표현한 지도도 있다.
이후 박규남과 김호진의 설명이 이어졌다. 현재 조선 내 양반들의 동태, 판옥선의 개량과 함께 북한산 소총과 망원경의 대대적 보급, 그리고 대양 항해에 필요한 기구와 판옥선의 개선등이었다. 그리고 조금 후 이 소회의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