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8화 (218/228)

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43화. 임오(壬午)의 난(1). 

1583년 4월 12일 밤. 

한성, 북촌의 율곡 이이의 자택. 

이이는 지금 남명학파의 정인홍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현재 이이는 자신의 능력과 균의 힘덕에 부승지까지 올라와있었다. 이전에 이이는 기호사림에 있었다가 균에게 혼이 난 후, 훈구파로 자리를 바꾸었고 지금은 그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중이었다. 

"...전에 전하가 세계 지도를 보여주었을때, 나도 놀랐다네. 

명과 왜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말일세. 확실히 세계는 넒어." 

균이 보여준 세계 지도를 보고 이이도 문화충격을 받은 사람중 하나였다. 그래서 자신의 사상을 한번 점검해보고, 잉글랜드를 통해 들어오는 서양 문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들도 유학대신 서학을 연구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지금 압록강에서 일어난 분쟁이야기는 들으셨겠지요." 

"나도 알고있네. 그래서 지금 한성의 분위기는 뒤숭숭하지. 하지만 무진년때와 지금은 무척 다르네. 그때는 어쩔수없었지만 지금의 조선은 다르네. 서학을 받아들이고, 군대도 강해져있고, 새로운 무기들이 하나씩 만들어지는 중이네." 

"맞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명이 무리하는 것같습니다. 사림은 이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요?" 

"생각하나마나 아니겠나. 

주상이 부덕해서 그렇게 된 거다. 명이 무조건 옳다라고 말할 것일세." 

"...그렇겠지요.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그들은 도망치거나 명 편을 들 사람들입니다. 전하덕에 그들의 영향력이 많이 감소된 것이 다행이지요." 

"그건 나도 동감하는 바이네." 

"이런 소문이 있습니다. 전하가 색목인을 귀히 여기는 모양이라고요." 

"으음, 나도 들은 적이 있네. 언젠가 우리나라에 표류해온 색목인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하의 힘이 되고 있을 것이라는 소문말일세." 

"잉글랜드라는 나라와의 교역에도 그 색목인들이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디있는지 모르지만." 

크리스들이 비금도에 표류해 머물다가 한성으로 와서 동평관에 일시 머물때, 한성에서는 그들을 보고 이이들이 말한 소문이 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북한산성으로 이동한후, 소문이 일시 잠잠해졌다가 김진기와 이동명이 갑자기 소환되어오고, 잉글랜드와의 교역이 시작되는등 변화가 일어나자 이들에 대한 소문이 다시 일어난 것이었다. 

이들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사이에 바깥에서 말이 들렸다. 

"무슨 일인가?" 이이의 말에 바깥의 노비가 대답했다. 

"예, 나리. 지금 조정에서 긴급회의가 벌어져서 모든 대신들이 소집령이 내렸다고 합니다. 

의전을 갖춰입으시고 손님과 같이 궁으로 가셔야될 듯 싶습니다." 

"...!!!" 

노비의 말에 이이와 정인홍은 서로 마주봤다. 드디어 이들이 두려워하던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잠시후, 경복궁의 강녕전. 

강녕전에서는 균을 제외한 대신들이 긴급소집령을 받고는 모두 모여있었다. 

"...작금의 압록강에서의 뒤숭숭한 사태는 들어서 알고있을 것이오. 

경들을 이렇게 소집한 것은 방금 전 명의 군대가 압록강을 도강해 국경선을 넘었다는 소식이 들어왔소이다. 명은 전쟁을 결정했소. 따라서 우리도 가만히 있을수 없는 법. 

오늘부로 조선은 명과의 전쟁에 들어가며 전시를 발령하는 바이오. 또한 명에 선전포고하는 바이오." 

균의 말에 대신들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이었고 아무 말이 없었다. 

"...따라서 준비되어있는 군외에 2차 인구조사를 통해 징병한계에 속하는 백성들을 소집하도록 할 것이오. 

과인은 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했으나 명은 거부했고, 전쟁을 선택했소. 

지금의 조선은 무진년과 다르오. 그것을 확실히 보여야 할 것이오." 

"망극하여이다. 전하." 대신들의 합창이었다. 

이 선전포고 전에 내각회의실에서 균의 명이 내려지고 있었다. 

"...따라서 조선 전역에 있는 중국인들을 모두 체포 또는 가택연금하도록. 

이들중에 민간인일수도 있지만 세작들도 있을 것이다. 의금부는 이들의 감시에 눈을 떼지말도록." 

"알겠습니다. 전하." 

"또한 비천은 명과의 전쟁에 대해 모든 제한을 푼다. 전력을 다하도록." 

"네, 전하." 

갑자기 조선 전역에 있는 중국인들은 놀랐다. 

이들도 명과 조선의 최근 관계에 전전긍긍하고 있었지만 설마 전쟁까지 가리라고는 생각하지않았고 가택연금까지 당할줄은 생각못하고 있었다. 

한편, 북한산성. 

비천 본부와 의금부도 지금 비상이 걸려있었다. 오래전부터 주시하던 일이 결국 예상대로 전쟁으로 발전하고 말았고, 그에 따라 명 거주 조선인들의 대피를 서두르고 있는 중이었다. 

"...드디어 시작되었군..." 

"...명 거주 조선인들과 연합상단은 어느 정도까지 귀국해왔지?" 

"예, 상당수 귀국해왔습니다만 남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지. 지금 압록강에서의 상태는?" 

"명군의 도강이 확인되어 국경의 산성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무대를 준비시킬까요?" 

"준비시켜. 명은 대군일테고, 아마 보급선도 원할하지않을거야. 그것을 노려야지. 

친위군과 협력할 준비를 하고... 수군은?" 

"수군청장님의 명에 따라 산둥반도와 발해만의 명 수군의 움직임을 확인중이고 공격태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요동군이 중립인 것이 다행이군요." 

"그건 그렇지. 이성량은 확실히 그 부분에 있어 뛰어난 자야. 조정의 상태는 어때?" 

"전하께서 명에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내일이면 한성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알게될 것입니다. 하지만 조정에서 반대가 없는 것이 신기합니다. 기호사람들이 반발할 줄 알았는데요." 

"그들도 알 사람은 알겠지. 도발한 것이 우리가 아니라 명이라는 사실말이야. 그리고 조선 주재 명 사람들에 대한 것은?" 

"의금부와 정보부와 함께 파악해 가택 연금시켰습니다. 일부는 도망가려고 하다 체포되었지요." 

"...이제 무대는 갖추어졌군." 

마침내 임오의 난이 개막된 것이었다.

1583년 4월 17일 밤. 

명, 자금성의 내정. 

"...헉헉헉..." 

악몽에서 깨어난 만력제는 한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리고 공빈 왕씨도 만력제의 한숨소리에 깨어나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폐하?" 

"아무 것도 아니오. 나쁜 꿈을 꾸었을 뿐이오." 

"하지만... 이번 조선과의 전쟁이 잘한 것일까요?" 

"조선을 한번 굴복시켜야 우리가 유리하오. 걱정마시오." 

"...소문을 들으셨겠지요. 이상한 거북이가 잡혔다는 소문말입니다." 

"허황한 말이오. 공빈은 주무시오." 

"...알겠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공빈 왕씨는 만력제의 옆에서 다시 잠들었지만 만력제는 개전이후 꾸는 꿈때문에 잠을 이룰수 없었다. 그리고 공빈 왕씨의 말도 마음에 걸렸다. 

"...붉은 용이 봉황에게 덤비다가 오히려 쫓겨 대지에서 싸우는데 갑자기 초원에서 사자가 나타나 붉은 용을 쓰러뜨리고 봉황과 같이 용을 죽이는 꿈이라니... 정말 이상하군... 불길해... 불길하군." 

또한 삼대전에서 개전을 선포했을때 장거정의 목소리가 들린 것같았다. 

"그것이 폐하의 정치인 것입니까?!" 

그리고 개전 전부터 대운하에 갑자기 등에 무언가가 쓰인 큰 거북이가 나타나서 많은 명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등에 쓰인 글은 다음과 같았다. "명은 보름달, 조선은 초승달." 

이에 조정대신들은 놀랐지만 허황된 소문으로 돌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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