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49화. 임오(壬午)의 난(6): 반격의 때.
명의 수도, 베이징.
베이징에서는 분위기가 흉흉했다.
"황제의 눈을 가린 간신들을 몰아내라-!!!"
"황제와 간신들은 물러나라-"
지금 자금성 밖에서는 베이징 시민들의 시위가 한창이었다. 이들은 조정이 조선이 먼저 국경 도발을 했다고 발표했음에 불구하고, 황제가 쓸데없는 전쟁을 일으켰는데다 이미 사망한 장거정을 기리는 움직임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 시위는 개전 후 이미 지하로 숨은 비천 베이징 지부가 불을 약간 지른 것이지만 중국 전역의 반란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자금성, 삼대전.
밖에서 들리는 백성들의 소리에 난감해진 것은 만력제와 대신들도 마찬가지였다.
"...말을 해보시오. 이부상서.
그대의 말대로 전쟁을 벌이다가 이꼴이 되고 있소. 보급부대가 조선군에 의해 박살났다는 이야기는 들었겠지요. 대체 어쩌다 우리 위대한 명 군대가 이렇게 된 것이오!?"
"..." 이번 만력제의 노기 띈 말에는 이부상서 유양호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쯤에서 백성들의 고충을 생각하여 중지함이 옳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잘못하면 반란이 됩니다."
"아닙니다. 폐하.
그런 무지한 백성들의 말을 들을 필요없습니다. 주모자를 잡고 한번 본때를 보이면 잠잠해질 겁니다. 게다가 아직 우리 명은 진 것이 아닙니다. 군대는 다시 보충하면 됩니다."
"하지만 조선의 힘을 봤지않소. 지금 집결되어 진군이 준비된 군대조차도 뒤숭숭한 상황이오.
잘못하다간 반란이 일어날 것이외다! 전 수보 장거정님의 유지를 받들어 조선과 화평함이 좋을 것입니다."
신시행은 장거정의 유지를 받들고서라도 이런 쓸데없는 전쟁을 끝내고 싶었고 유양호는 이전에 자신을 가지고 논 도승지 정인기와 그 뒤에 있는 조선 왕을 무슨 일을 하고서라도 박살내고 싶었다. 하지만 의외로 조선군의 힘은 막강했고, 그 여파는 지금 여기까지 미치고 있었다.
"...그 놈의 장거정, 장거정... 죽은 자가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 짐의 뜻대로 하게 해주시오.
수보. 동창에게 명하오. 시위를 일으킨 주모자들을 찾아내 처형하고, 조선을 칠 준비를 서둘러 하시오."
한편, 자금성 지하 감옥.
이곳의 어느 감옥에서는 이성량이 가두어져있었다.
그는 그동안 받은 뇌물과 장거정과의 관계에 대한 탄핵으로 이렇게 가두어져있지만, 만력제가 2차 조- 명 국경분쟁을 시작하면서 사전작업으로 이렇게 갇혀진 것이었다.
"후후후... 결국 그렇게 되었군."
이성량은 그 특유의 능력으로 간수를 구워삶아 바깥의 소식을 듣고 지금 그렇게 웃는 것이었다.
"...조정은 지금 이부상서파와 수보파로 나뉘어졌을뿐 아니라 바깥에서는 시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곧 전역으로 퍼질 것같습니다."
"...그래,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겠지. 그래, 수고했네."
간수가 가버린 후, 이성량은 곰곰히 생각해봤다.
'이제 이 전쟁은 조선의 압승이겠지. 상황으로 봐서 전쟁이 끝난 후, 명은 반란이 일어날 것은 당연한 일... 폐하께서는 쓸데없는 전쟁을 일으켰어. 그런 형편없는 군대로 북원과 여진을 막기 힘든데 되려 조선에 전쟁을 걸었고, 준비가 완전히 안되었으니 박살날 것은 당연한 일... 명의 운도 이제 다 되었나보군... 우리 요동군은 그렇다면...'
이성량은 마음 속으로 냉정하게 이 전쟁의 승산과 이후 자신의 요동군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하고 있었다.
1573년 7월 16일.
마침내 압록강변에 조선군이 집결하기 시작했고, 수많은 포병, 기병, 보병들이 진열되어있었으며 순시를 듣고있었다.
"...이 전쟁은 명이 먼저 도발해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 한족들에게 우리 조선이 만만치않음을 보여주어야하며 여진과 북원에게도 우리 조선군의 위용을 보여주어 국경 백성에 대한 약탈이 다시 벌어져서는 안된다.
전하의 명이다. 명의 수도인 북경을 향해 진군하라-!!!"
"...와아-!!!!"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큰 환성으로 답하는, 높은 사기의 조선군이었다.
"사단 전진!"
"오오오-!!!"
우렁찬 함성과 함께 약 70만의 조선 육군이 북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한 이와 병행해 서해 방면의 조선 수군도 육군과 호응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경을 점령하고 기다려라... 어려운 숙제인데요... 그때와 다르니 해볼만 하지만..."
"그렇소. 하지만 해볼만한 싸움이오. 듣기로는 북경에서 반란 조짐이 있다하오.
또한 요동은 지금 중립이지않소."
"그렇지요. 북경을 점령하고 이후에 더 큰 것을 얻어내실 것같습니다. 전하는."
"내 생각도 그렇소이다. 전하는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일단 우리는 싸우는 것에만 집중합시다."
이와 별도로 수뇌회의에서 나온 말이었다.
곽재우, 정여립, 신립등은 이 전쟁이 끝난 후 균이 무슨 조건을 명에게 제시할지 궁금해하면서도 일단 경복궁에서 내려진 명령대로 북경을 점령해야하는 어려운 숙제가 나온 것이었다.
한성의 북한산성.
비천 본부, 부장실.
"드디어 시작되었군."
"...하지만 북경을 점령만 하라, 라... 무슨 꿍꿍이가 있겠지요?"
"그래. 게다가 경복궁에서 지금의 전쟁과 다른 무슨 이상한 움직임이 있다는 것으로 봐서..."
"아마... 그것일까요?"
"그것이 가능성이 높지. 대동법 시행이후 때를 기다린 것이겠지만..."
"...비용도 만만치않으니까요. 우리 유럽과의 교역후 은행도 생기고 했고..."
"조만간 명이 내려올테니까 기다려볼까...?"/"그게 낫겠습니다."
"여진과 왜의 움직임은?"
"둘 다 조용합니다. 아마 이 전쟁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눈치입니다."
의금부의 부장실.
"...역시 전하가 노리는 것이 그것인가..."
"대동법이후 평민들의 삶이 나아지고, 은행이라는 것도 생겼으니까요."
"이것을 아는 사람은 아마 비천과 우리, 그리고 도승지 정도밖에 모르겠지?"
"그렇습니다. 아마 이것이 시행되면 토지, 인구조사등으로 힘을 잃은 양반들에게 결정타가 되겠지요."
"이것으로 전하의 개혁작업은 일단 완료겠지.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않을텐데..."
"그건 그렇습니다만..."
크리스와 리처드, 그리고 박규남의 생각은 어느 지점에서 일치하고 있었다.
이런 그들과의 생각과 함께 마침내 조선의 반격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