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7화 (227/228)

환생군주(還生君主)- 2nd Story 

52화. 새로운 시대. 

임오의 난의 여파는 싸운 당사자들도 놀랄 정도로 컷다. 

이 전쟁을 통해 조선은 요동과 대만, 홍콩을 얻어 사실상 명에서 독립해 제국의 기틀을 다졌으며, 명은 황제권이 몰락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명 전역에서 반란이 일어나 이것을 처리하는데에만 10여년을 소비해야했었다. 또한 북원과 여진이 이 전쟁의 결과를 보고 조선을 다시 보게되었으며, 특히 이후 누르하치의 손에 통합되는 여진이 주목했다. 그리고 왜의 큐슈도 이 전쟁을 보고있었는데, 이들도 전쟁이 신속하게 끝나는 것과 그 승자가 조선이라는 것에 놀랐다. 

사소한 국경분쟁으로 시작된 임오의 난은 조선이 마침내 대한제국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었다. 

-역사 작가 이혁일의 글중에서. 

1583년 10월 8일. 

경복궁 사정전에서 균의 지시가 내려지고 있었다. 

이미 균은 종묘에서 승전 보고와 제사를 올린 후였고, 이후 정책을 미리 세워놓고있었기에 내각에 지시를 내리면 끝이었고 대신들에게 그 내용을 발표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전쟁으로 얻은 요동은 요동도(道)로 명명하고, 이성량과 여송 부자에게 우리 조선국적을 주기로 결정되었으며, 그들의 지위는 유지하기로 하였소. 조약에 따라 현재 요동에 주재한 명 사람들은 철수중이오. 또한 대만과 향항은 남서도(南西道)로 명명하며, 대만과 향항에 관리를 파견할 뿐 아니라 이주할 평민들과 몰락 양반등을 모집해 명실공히 우리 영토로 할 것이오." 

대만과 홍콩에는 연합 상단의 상인들이 어느 정도 진출해있었지만 거리 탓에 중국 상인들에게 밀리는 상황이었으나, 전쟁이 끝난 후 그것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대만 원주민의 반란은 이전에 균의 명을 받은 비천이 주도했는데, 소수의 명 사람들에게 좌지우지되는 원주민들에게 개량형 비금도 소총과 약간의 무기를 주고 시기를 기다렸다가 이번 임오의 난을 틈타 반란을 통해 명의 손에서 벗어나 조선의 땅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또한 대만과 홍콩에 파견되는 관리들에게도 균이 단단히 명을 내렸는데, 원주민을 차별하지않고 조선인으로 대접하라는 명이 들어있었다. 균의 생각으로는 대만에 항과 해군 기지를 설치하고 천혜의 항구인 홍콩을 통해 서양 문명을 받아들이고 동남아 및 서양과 교역할 생각이었다. 

"이로서 우리 조선은 명실공히 독립국이나 마찬가지오." 

"주상 전하 천세(主上 殿下 千歲)!!" 누군가의 외침이었다. 그리고 대신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천세(千歲)! 천천세(千千歲)!!" 

이 외침이 조금 지나 누그러진 후에 균의 말이 이어졌다. 

"...대신들은 보시오. 

이제 명은 더이상 황제의 나라가 아니오. 따라서 우리 조선은 명의 단순한 제후국이 아니라 독립국가로서 나아갈 것이며..." 

여기서 균은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해보았다. 옛 광경들이 균의 눈 앞을 스쳐지나갔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고, 대신들을 설득하기도 하면서 절대 왕권을 구축했고 내전을 벌이고, 전쟁을 벌이면서 많은 피를 흘렸고, 흘려야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제 때가 되었다. 

"...따라서 이제 우리 조선은 더이상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大韓帝國)으로 명명하며 연호를..." 

균의 이런 말이 나오자 일부 대신들은 놀랐지만 이제 명은 붕괴직전이나 마찬가지이고, 균이 가지고 있는 왕권이 워낙 단단했기에 더이상 반론할 수 없었다. 

대한제국(大韓帝國). 

원래 역사에서 1897년 2월 아관파천 후 환궁한 고종에게 독립협회와 일부 수구파가 연합해 창제건원을 추진해 그해 8월에 연호를 광무로 고치고 10월 12일 마침내 즉위식을 올림으로 대한제국이 시작되었으나, 국체에 대한 것부터 시작해 문제가 많았으며 러일전쟁등을 겪으면서도 유지해나갔지만 결국 을사조약으로 1910년 8월 22일에 멸망한다. 

하지만 이제 균에 의해 조선은 역사보다 훨씬 빠르게 대한제국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토정 선생, 그리고 격암 선생... 여러분의 예언대로 되었습니다. 

이제 조선은 명에서 독립되었고 제국이 되었습니다.' 

"...비록 화폐개혁중이지만 황제즉위식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균의 말이 이어졌고 잠시 후 대신들의 합창이 이어졌다. 

"황제폐하 만세(皇帝陛下 萬世)!!!" 

"만세(萬世)!!"/"만세(萬世)!!"/"만만세(萬萬世)!!!" 

한편 북한산성.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산성도 들썩였다. 

"마침내 전하가 황제가 되셨다고." 

"그렇다는 말일세. 천지개벽할 일이지." 

"그 조금했던 전하가 성장하셔서 황제폐하가 되는 것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이." 

"...이제 전하가 아니라 폐하로 불러야겠군." 

임꺽정이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웅성였다. 감격과 환희가 섞인 것이었다. 

조선이 명의 제후국에서 벗어나 당당한 제국으로 서양을 비롯한 세계와 교역하게 된다. 

그런 생각에 가슴 속에 자부심이 생겨나는 그들이었고 그것은 조선의 사람들이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비천 본부. 

부장실에서 크리스와 리처드도 경복궁에서 나온 이야기를 듣고있었다. 

"...대한제국으로 개칭하고 황제즉위식은 내년... 연호는 선영(先永)라..." 

"너무 빠른 것이 아닐까요? 화폐개혁중인데 말이지요." 

"아니, 명이 정신차리기 전에 잽싸게 해치워버리려는 것일거야. 이미 조선의 힘은 이번 전쟁으로 증명되었지. 명의 반란은 시작이 북원쪽에서 시작되었다고?" 

"그렇지만 너무 빠른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북원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베이징 지부의 이야기로는 척계광의 부하라고 합니다." 

"흐음... 이번 전쟁에서 자신들의 상관을 부르지않은 것에 대한 반발이었나?" 

"아니오. 만력제에 대한 반발이었을 겁니다. 

내정도 제대로 정비하지않으면서도 사소한 국경분쟁을 전쟁으로 확대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겠지요." 

"전쟁을 일으킨 주범은 우리 감옥에 갇혀있으니 그렇다해도 만력제와 남은 자들은?" 

"서둘러 반란을 진화하려하지만 힘들 겁니다. 아무래도 북방군의 주도로 일으킨 것이니까요. 

또한 저들 눈에 띄지않게 반군에게 구식 비금도 소총을 지원중입니다." 

리처드가 말한 구식 비금도 소총은 이전에 균이 사쓰마에 수출한 것과 거의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북한산 소총이 세상에 모습을 나타냈기에 그것을 요구하는 반군과 정부군의 요청을 구식 비금도 소총으로 대신한 것이었다. 정부군과 반군도 이것을 보고 그 성능에 만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때문에 생산의 거의 중지된 비금도 소총이 다시 대량 생산이 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한 거금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만력제는 자기가 유능하다고 믿고 그렇게 했겠지만 지금은 무척 후회중이겠지. 대신들의 반응은?" 

"100년전쟁에서 패배중인 프랑스인들이 했던 말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들은 영국인에게 입술은 내주겠으나 심장만은 결코 내주지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 명은 비록 조선에게 패배했으나 정신만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만... 제후국 취급을 받는 조선에게 대패한 것을 인정하지않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물질적 패배를 정신적 우월감으로 치유하려는 것이겠지만 결국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지않는 것이죠." 

"중화제일을 외치는 그들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 사쓰마는?" 

"그들도 전쟁이 상당히 빨리 우리 조선의 승리로 끝난 것에 놀란 것같습니다. 하지만 북원과 여진도 마찬가지였을겁니다." 

"여진이 통일되려는 분위기라고?" 

"예, 하지만 아직 그렇게 눈에 띄는 분위기는 아닙니다만 여진 지부의 의견은 누르하치란 자를 주시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본국은?" 여기에서 크리스가 말하는 본국은 잉글랜드였고 말뜻을 아는 리처드는 말하기 시작했다. 

"프란시스 드레이크의 활약이 대단한 모양입니다. 잉글랜드 지부는 조금 후 추밀원이 정식으로 엘리자베스 폐하에게 건의할 것이라 말하고 있지요." 

"그러고보니 추밀원 원장이..." 

"프란시스 윌싱햄 경입니다. 우리가 떠나기 전에 폐하의 정책을 일부 비판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폐하의 사람이 된 모양입니다." 

"...그럼 이제 본국은 스페인과의 전쟁을 피할수 없다고 보는군." 

"그렇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왜 혼슈에 대한 문제군... 그들도 이 소식을 들었을터. 그들이 언제 해협을 건너올까겠지. 아니면 건너올 수 없던가..." 

비천은 이제 바다 건너 왜를 주시하고 있었다. 

비록 큐슈의 사쓰마가 동맹이고 유구가 어느 정도 조선의 영향권으로 들어왔어도 히데요시가 있는 왜는 이제 주목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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