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 - 다시 태어나다
혈교 내 최강의 심법! 혈룡심법!
그리고 그 외에도 장로급이나 서열 삼십 위안에 들어야만 익힐 수 있는 무공 역시 장삼은 열람이 불가능했다. 그가 아는 무공은 삼십 위 권 정도가 볼 수 있는 무공이 다였다.
'이걸로 얼마나 발전 할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흑룡심법을 익히면 그 발전이 분명 클 것이다.
하지만 분명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사파 계열의 심법은 그 한계가 뚜렷했다. 또한 수련을 하는 도중에 위험이 너무 많았고, 벽을 만나면 뛰어넘기 힘들었다. 물론 그 벽을 허물면 상상이상으로 강해질 수 있었다. 그 때문에 마교에서는 강력한 무공을 개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 벽을 뛰어넘지 못해, 정파에 비해 초절정고수가 부족한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혈교의 심법을 익힐 필요가 있을까?'
장삼은 많은 생각을 했다. 그의 경지가 바로 초절정이었다. 그 덕분에 무공에 대한 시야가 넓었다. 그래서 어떤 무공을 고를지 더욱 신중해 졌던 것이다.
장삼은 오랜 시간 동안 어떤 심법을 익힐 것인지 신중에 신중을 더했다. 그러다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전진파의 심법을 익힐까?'
그는 밑바닥부터 올라갔기 때문에 수많은 심법에 관심이 많았다. 축복받은 피를 가진 녀석들은 부모의 후광으로 상승무공을 얻었지만 자신은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 무공을 배울 때부터 서열 삼십 위가 될 때까지 수많은 무공을 보며, 따라하고, 노력했다. 그때 그의 관심을 끈 것은 전진파의 심법이었다.
전진파의 무공은 놀랍게도 강기를 이용한 무공이 많았다. 강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많은 내공이 필요했다. 많은 내공을 위해서 심법도 발달했을 것이다. 때문에 장삼도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성취가 너무 느린 것이 단점이었다. 빨리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장삼은 그때 전진파의 무공대신 다른 무공을 배웠다.
그렇게 전진파의 무공을 잊어가는 도중 흡성대법을 익히고 나서 날뛰는 공력을 다루기 위해 생각난 것이 전진파의 무공이었고, 그들의 내공심법을 관심 있게 연구했다. 그 공부가 깊어 심법 구결을 아직까지 외우고 있었다.
전진파의 심법은 안정성이 최고로 훌륭했다. 그리고 심법을 익히면서 다른 심법을 범용해 익힐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전진파의 심법은 보통의 심법들은 증가시킬 수 없는 선천지기를 증가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심법 선택으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선명하게 새겨진, 유운과의 만남이었다.
생면부지인 사람에게 가르침을 내리고, 또 그런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는 모습.
그 때문인지 그가 다시 유운을 만났을 때 마공이 아닌 정파의 기운을 가진 채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비록 이전 생에서는 사파의 길을 걸었지만 이번 생에서는 그 당시 동경하던 정파의 길을 걷고자 하는 마음도 강했다.
전진파의 무공은 사장된 지 오래였다.
마교와의 결전으로 기왓장 하나까지 철저히 부서졌고, 그 진전을 혈교가 남은 잔재를 처리하며 나올 때 가지고 나온 것이다.
원래 마교에 바쳐야 되는 진상품이었지만, 마교의 고수들은 쉽게 성취를 얻을 수 있는 무공만을 원했지 오랜 시간동안 수련을 해야 하는 전진파의 무공을 원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전진파의 무공은 혈교에 남았고, 장삼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혈교에서도 장삼만이 전진파의 무공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당금 천하에 전진파의 무공을 아는 자는 장삼 외에는 없을 것이다.
'그래. 전진파의 심법을 익혀보자.'
결심을 굳히자 그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심법이 떠올랐다.
전진심법과 선천기공이었다.
전진심법은 가장 기본적인 심법이었다. 전신의 혈도를 모두 거치기 때문에 성취가 매우 느렸다. 하지만 아직 어린 장삼으로서는 발달이 안 된 혈도를 자극시키지 않고 배우기 위해서는 가장 적절한 심법이었다.
그리고 선천기공은 몸속의 선천지기를 증가시키는 것이었다.
장삼은 천천히 전진심법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몸속으로 기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뭐야?'
장삼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된 거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방대한 기운이 엄청난 속도로 몸속 구석구석을 훑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온몸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전신으로 기운이 들어온 것이다.
후우우우우우.
'대…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그것도 힘들었다. 몸속으로 들어오는 기운을 제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장삼은 몰랐지만 그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의 몸은 순수한 상태였고, 때문에 주변 기운과의 동화가 쉬웠던 것이다.
진기란 의지로 불러들이는 것이지만 몸의 상태가 얼마나 순수한가도 중요한 것이었다.
지금 장삼의 몸은 마치 백지와 다름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몸속으로 쉽게 기운이 들어왔던 것이다.
다행이 장삼이 운기 하는 심법은 천하에서 가장 안전한 현문의 심법이었다.
'큰일 날 뻔 했구나.'
다른 심법이었다면 목숨을 잃어버릴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만약 혈교의 심법을 운기 했다면 주화입마에 걸릴 수도 있었다. 그만큼 들어온 기의 양이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한 가닥 고비를 넘기자 기운은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전신으로 진기가 들어오고 있었지만 쌓이는 양은 미비했다. 전신의 혈도를 거치면서 많은 기운이 소모되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혈도를 거친다는 말은 그만큼 소주천이나 대주천이 느리다는 말이었다. 만약 일정 이상의 성취에 올랐을 경우 발전이 빠르겠지만 그런 경지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전진심법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운기를 마칠 수 있었다.
'휴…. 운공시간이 이렇게나 길다니.'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가장 빠른 속성 무학인 혈교의 심법을 익히다가 전진심법을 익히니 운공시간이 엄청날 정도로 길게 느껴졌다.
더구나 심법이 처음으로 혈도를 지나는 것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걸리는 시간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더구나 심법을 운기하는 것은 많은 체력소모를 야기했다. 얌전히 앉아서 기운을 돌리는 것이었지만 그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그 때문에 장삼은 운기행공을 마쳤지만 예전과 다르게 피곤한 상태가 되었다.
'이렇게 쉴 수 없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해. 장삼아. 정신 차려라. 너는 은혜와 원수를 갚아야 하지 않느냐?'
장삼은 몰려드는 피곤함을 간신히 털어냈다.
'이제 선천지공을 수련해 볼까?'
선천지기를 쌓는다는 것은 장삼에게 엄청날 정도의 호기심을 안겨주었다.
책에 있는 내용이 사실인지가 너무 궁금했다.
책에는 선천지공을 익히면 잠재능력이 향상된다고 했다. 그리고 수명이 상승하고, 깨달음이 경지에 오를 때 생기는 벽을 쉽게 넘어설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런 점이 장삼이 시선을 끌었던 것이다. 그는 원래부터 무공광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장법으로 교내 30위권 까지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의 자신은 선천지공을 익힐 요건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태어난 지금이라면 익힐 수 있었다.
장삼은 호기심을 가진 채 선천지공을 운기 할 준비를 했다.
'분명 책에서는 전진심법 이외의 심법을 익히지 않은 상태라고 했지?'
선천지기를 수련하는 것은 의외로 까다로웠다. 고기와 술을 오랜 시간 먹지 아니하고, 몸을 정갈히 하여야 하며, 동정인 상태여야 했다. 그뿐 아니라 오랜 시간을 성과 없이 수련에만 전념해야 했다.
이전의 상태라면 선천지공을 수련할 수 없었다. 교내에는 자신이 적수가 많았다. 적수가 아니더라도 혈교는 강자존의 법칙이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곳. 언제든지 서열의 변화가 가능한 곳이었다. 그가 잠시라도 방심한다면 그의 등에 칼을 꽂을 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정체란 죽음과도 같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어차피 십년 이상은 얌전히 있어야 하는 상태고, 더구나 선천지공을 익힐 조건도 맞았다. 그랬기 때문에 도전할 생각을 한 것이다.
장삼은 머리를 맑게 한 뒤 천천히 선천지공의 구결대로 기운을 인도했다.
그러자 몸속에 있던 선천지기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선천지기는 태어나면서 얻는 기운으로 무공을 익힌다고 해서 늘어나지 않는다. 그저 세월이 흘러가면서 자연스레 소모될 뿐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늘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 후 장삼의 이마 부근의 상단전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선천지공을 운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참이 지나고 장삼은 눈을 떴다. 그의 얼굴에는 희열이 떠올랐다.
'이럴 수가!'
놀라울 정도였다. 미약하지만 선천지기가 분명히 늘어난 것이다. 그 양이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만큼 적은 양이지만 분명 늘어났다.
'이렇게 전진심법과 선천지공만 십년동안 수련하면 그 성취가 엄청나겠구나.'
생각지도 않았는데 좀 더 쉽고, 빠르게 고수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