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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4화 (24/398)

24편 - 재회

무당파.

입구에는 거대한 문이 있었고 그 옆에는 해검지가 있었다.

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그들은 이곳을 지나가기 위해 신분을 적고 있었다.

무당파에 오는 사람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인으로서 도문을 순례하기 위해 온 사람이 있었고, 무림의 세가인 무당파에 일이 있어서 온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문으로서의 무당파를 찾은 사람이었기에 검사가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정오 무렵, 네 필의 말이 끄는 큰 마차가 무당파의 입구까지 도착했다. 마차는 화려했기에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눈길이 잠시 모였다.

마차에서 허름한 도사 세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매우 뚱뚱한 남자가 내렸다.

도사들이 내리자 사람들이 다가갔다. 도문에 오는 자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청솔일행은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복을 기원해 주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문을 지키던 도사가 그들을 보고 달려왔다.

"사숙!"

그는 무당파의 이대제자였고, 청솔일행이 임무 때문에 사문에서 나간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근처 습격 사건에 대해서 무당파의 제자들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무당파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일이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청솔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청솔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 있었느냐?"

"그렇습니다. 사숙."

"그래. 고생이 많구나."

"아닙니다. 사숙."

이대제자는 포권을 취하더니 문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종을 울렸다. 청솔일행이 맡은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방금 다가왔던 것도 절차상 신분확인을 위해서 였다. 그리고 신분 확인이 끝났기 때문에 미리 장문인에게 알리는 종을 친 것이다. 이제 종이 울렸으니 장문인은 청솔 일행을 맞이할 준비를 할 것이다.

청솔 역시 그러한 과정을 알았기에 잠시 기다렸다. 무당파의 제자였지만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 가지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바로 해검지였다.

무당파의 제자인 청솔 역시 해검지에 무기를 맡겨야 했다. 무당파의 제자가 먼저 솔선수범해 모범을 보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무당파의 제자가 문파로 들어갈 때 무기를 소지한 채 들어가면 말이 많아질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나마 무기를 반납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천천히 문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대제자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분은 누구십니까?"

청솔일행과 같이 내렸지만 아직 신원 파악이 되지 않은 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본파에 들여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분은 내가 보증하겠다."

청솔이 보증한다는 말은 힘이 있었다. 만약 장수가 소란을 피운다면 그 책임을 자신이 진다는 것이었다. 이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잘못하면 큰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대제자는 장수의 출입을 허가했다.

"알겠습니다. 사숙. 그런데 누구라고 적을까요?"

신분을 파악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그러자 청솔이 말했다.

"상인이라고 적어라."

"알겠습니다. 사숙."

말이 끝나자마자 청솔은 장수의 손을 이끌어 문으로 들어갔다.

무당파는 매우 컸다. 그 크기는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가 느끼는 감회는 그것보다도 훨씬 컸다.

'드디어 들어왔구나.'

무려 15년 만이었다. 이번에 두 번째 방문하는 거지만 왠지 익숙한 길을 걷는 것만 같았다. 처음 이 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15년 동안 한 번도 잊지 않았다. 꿈속에서도 이 길을 생각했던 것이다. 그만큼 장수가 느끼는 감정은 특별했다.

장수는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디뎠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흙과 같은 흙이었지만 내딛는 감각이 달랐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거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장수는 천천히 무당산의 정상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내가 다시 이곳을 밟는구나.'

그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전생에서는 다시는 이곳을 방문할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방문하게 된 것이다.

청솔은 그런 장수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도우님. 무엇 때문에 그렇게 눈물을 흘리십니까?"

도문을 순례하러 온 사람들 중에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몇 번 봤지만 그들이 나이는 대부분 불혹을 넘어서는 자들이었다.

그런데 장수의 나이가 고작 15살이니, 의아한 것이다.

"그냥 모든 게 감격입니다. 제가 무당파에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평소에 도문에 관심이 많으셨습니까?"

청솔의 말에 장수는 잠시 말을 못 이었다. 그로서는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렇습니다."

청솔은 잠시 생각을 하다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대답했다. 그는 지금의 감동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장수의 말에 청솔은 화색이 돌았다.

'이거 말이 쉽겠구나. 본문의 제자가 되라고 설득하기 쉽겠어.'

청솔이 보기에 장수는 땅에 떨어진 보석과도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무당파의 제자가 되도록 설득시킬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때 청운이 청솔을 향해 말했다.

"급보인데 경공을 써서 달려야 하지 않을까요?"

청솔은 분명 좋은 사형이었지만 무공의 경지가 그보다 월등히 높았기 때문에 청운은 청솔을 어려워했다. 지금 만나러 가는 사람이 장문인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형에게 말을 건 것이다. 그들이 가진 정보는 급보였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장수도 이쯤에서 다른 곳으로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청솔은 청운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다. 뭐가 그리 급하냐? 걱정하지 말거라."

하늘같은 사형이 말이었다. 청솔이 말에 청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사형."

장문인이 있는 곳은 무당파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었다.

장수는 걸으면서 감시의 눈길을 여러 차례 느낄 수 있었다. 장문인이 있는 곳으로 가면 갈수록 감시의 눈길이 점점 심해졌다. 감히 무당파에 함부로 올 자가 없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엄청난 경지의 고수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경지와 은신술은 놀라울 정도여서 절정고수라 해도 그들의 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장수는 현문의 심법을 익히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그들이 위치까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감시의 눈길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것은 느낄 수는 있었다.

'정말 무서운 곳이구나.'

물론 혈교의 교주인 혈마한테 가는 곳까지의 경계하고는 비교할 수는 없었다. 그곳에는 초절정고수들이 호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당파는 혈교와는 다르게 중요건물에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장문인실로 올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다.

즉 혈교가 단단하고 좁다면, 여기는 넓지만 촘촘하게 퍼져 있는 그런 형태의 방어망을 가지고 있었다.

장수는 한편으로는 무당파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자신이 이런 곳에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심처까지 들어가자 매우 큰 건물이 보였다. 청솔이 장수를 보며 말했다.

"이곳이 회의실입니다."

이곳까지는 보통사람은 올 수가 없었다. 매우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청솔 역시 함부로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맡은 임무와 가지고 있는 정보가 워낙 중요했기 때문에 이곳까지 오는데 아무런 제제를 받지 않았다.

그때 도인 한 명이 심각한 표정으로 달려왔다. 그는 청솔을 보며 말을 했다.

"자네 어디 아픈가?"

"사형.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지금 인사를 받을 때가 아니네. 종을 친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안 들어오고 뭐하고 있는가? 장문인과 장로들이 기다리고 계시네."

그러자 청솔이 웃으며 말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중요한 증인이 있는데 경공을 할 줄 몰라서요."

중요한 증인이라는 말에 도인은 장수를 바라보았다.

"이분은 누구신가?"

"습격사건을 증언을 해주실 분입니다."

습격사건이라는 말에 도인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알겠네. 나를 따라 오게."

잠시 후 장수들이 회의실에 도착하자 한 명의 늙은 도인이 문 앞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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