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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25화 (25/398)

25편 - 재회

장수는 한 눈에 그자의 성취를 알 수가 있었다.

'절정고수구나.'

아무리 무당파라 할지라도 절정고수가 흔하지는 않았다. 그는 장문인을 호위하는 도인이었다.

도인을 보자 청솔일행은 포권을 취했다.

"사숙께 인사드립니다."

청솔이 포권에 도인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래. 수고가 많구나. 장문인이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안으로 들어가거라. 그런데 옆에 있는 도우님은 누구시냐?"

도인이 말에 청솔은 설명을 했다. 그러자 도인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그래. 매우 중요한 분이시구나. 하지만 이곳에는 중요한 분들이 있으니 검사를 해야 한다."

늙은 도인은 그렇게 말을 하고 장수를 바라보았다.

"도우님. 죄송하지만 검사를 해도 되겠습니까?"

그의 말은 정중했지만 태도는 완강했다. 만약 장수가 싫다고 말을 하면 강제로라도 할 태도였다.

장수로서는 검사를 한다고 해도 두려울 게 없었다. 그가 익힌 심법은 현문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늙은 도인의 검사는 매우 빠르게 끝났다. 그의 왼손에서 웅후한 기운이 장수의 몸속으로 들어가자 그는 놀라운 표정을 지었던 것이다.

"이럴 수가!"

현문의 기운은 정심하면서 성취가 눈에 띠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절정고수였기 때문에 장수가 가지고 있는 내공의 심묘함을 알게 된 것이었다.

"도우님, 도우님이 익힌 심법은 대체 무엇입니까?"

정파의 무공이 분명했지만 정파의 무공보다도 더 현묘했다. 이런 심법은 전설에나 내려오는 심법이었다.

늙은 도인이 말에 장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심법의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우연히 서적을 통해서 익힌 것이라서요."

"그렇습니까? 혹시 그 서적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늙은 도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 심법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보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장수도 심법에 대해서는 미리 생각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말을 했다.

"우연히 희귀한 서적을 구했는데 제가 볼 때도 많이 삭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보는 것만으로 낡아서 바스러져 버렸습니다."

"이럴 수가…! 원시천존……. 그럼 모든 내용을 알지 못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저도 매우 아쉽습니다."

늙은 도인은 매우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청솔이 매우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숙님. 그 심법이 대체 무엇이기에 그러십니까?"

일급고수인 청솔도 장수의 내공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사숙이 알고 있는 듯하자 물어본 것이다. 그러자 늙은 도인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현문의 한 갈래인 것 같은데 매우 아쉽구나. 이미 사라진지 오래되어서 전설로만 남았는데 그렇게 연이 닿다니. 하지만 이 젊은 도우님이 인연을 이었다니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현문이라는 말에 청솔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역시 현문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습니까? 그런데 검사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원칙적인 검사는 매우 오랜 시간동안 진행이 된다. 하지만 늙은 도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현문의 진전을 이은자가 악인일리는 없다. 그러니 더 이상의 검사도 필요가 없을 거 같구나."

현문의 심법은 정파의 무공보다 신묘해서 사악한 자는 익힐 수가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늙은 도인이 우려했던 세뇌 같은 사이한 수법은 통하지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늙은 도인은 더 이상의 검사가 필요 없다고 말한 것이다.

"여하튼 어서 들어가 보거라."

"알겠습니다."

회의실에 들어가자 장문인이 가운데에 앉아 있었고 20여명의 장로들이 앉아있었다.

장수는 들어가자마자 유운을 찾았다. 유운이라면 이 자리에 앉아 있을만한 자격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운은 보이지 않았다.

장수는 다시 한 번 장로들을 바라보았다. 혹시라도 15년의 시간동안 얼굴이 바뀔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운의 모습은 장로들 중에 없었다.

더구나 그 당시 유운의 무위는 초절정이었다. 장수는 다른 사람이 가진 내공은 거의 정확하다 싶을 정도로 파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은 절정고수였고, 장문인만이 초절정고수였다. 하지만 초절정고수라고 해도 기의 밀도가 얇았다. 깨달음이 아닌 영약으로 이룩한 경지로 보였던 것이다.

장수가 낙심하고 있는 사이에 장문인이 입을 열었다.

"청솔은 보고 하라."

장문인은 위엄 있게 말을 했다. 지금 사안이 사안인지라 평소 아끼던 제자의 안부를 물을 경황이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된 건지 무당파 주변에서 계속적인 습격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 때문에 무당파는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청솔의 귀환은 무당파의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장문인의 말에 장로들 역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청솔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곧 장수를 향했다. 그가 왜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석가장의 소장주를 소개하겠습니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큰 정보를 얻게 해준 분이십니다."

청솔의 소개에 장수는 고개를 숙였다.

"석가장의 소장주로 있는 장수라고 합니다."

석가장은 호북에서 유명한 장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야 방현에 자리를 잡고 무당파와 거래를 텄기 때문에 상세한 정보는 알 수 없었다.

장수의 인사가 끝나자 청솔은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저희들은 운이 좋게 석가장의 상단에 합류할 수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상단을 공격하는 적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청솔의 말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적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지금 상황은 누가 적인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른 구파일방의 견제일수도 있고 혈교나 마교가 주도하는 상황일수도 있고 어쩌면 우연일수도 있었다. 그것이 밝혀지는 것이다.

"그래. 그게 누구냐?"

그때 청솔이 장문인에게 전음을 보냈다.

-자세한 얘기는 뒤에 하겠습니다. 우선 그 당시에 다른 임무 때문에 그 자리에 없었고 일이 끝날 때쯤에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알겠다.

전음이 끝나자 청솔은 손으로 장수를 가리켰다.

"저희들은 그자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산채를 이용한 점과 그들의 무위가 일급고수와 고수 둘인 것을 볼 때, 보통의 조직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더 정확한 것은 직접 대결을 펼친 이분 도우님께 질문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장수는 목격자였으며 증인이었다. 그리고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장문인은 장수에게 물어보았다.

"그들이 쓴 무공은 어떤 건가?"

이미 현문에 대한 이야기도 전음으로 들은 상태였다. 그렇기 때문에 장수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어디까지 얘기해야 할까?'

혈교의 무공을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좋을 게 없었다. 다행이 그 자리에서 자신의 무공을 본 자들은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 때문에 자신이 혈교의 무공을 알고 대응을 하고 있다고 보는 자들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정말 다행인 점은 청솔일행이 자신의 무공을 못 본 것이었다.

장수는 천천히 혈의인이 펼친 도법을 동작으로 펼쳤다. 하지만 완벽하게 펼친 게 아니라 군데군데 틀리게 펼쳤다. 그러자 장문인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여러 번 물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충분한 거 같군. 자네는 이만 나가보게."

장문인이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유운의 모습을 찾지 못한 그때부터 그의 마음은 심란한 상태였다. 그렇기 때문에 장문인의 말에 지체 없이 포권을 취한 후 밖으로 나갔다.

장수가 나가고 잠시 후 장문인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혈교나 마교가 분명하군."

마교에서 혈교가 떨어져 나갔다. 그렇기 때문에 쓰는 무공이 비슷했다.

장문인이 말에 다혈질인 장로들이 소리쳤다.

"이놈들을 가만히 두면 안 됩니다. 연판장을 돌려서 공적으로 몰아붙여야 합니다."

"당장 보복을 해야 합니다."

순식간에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왔다. 그리고 대부분은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문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수는 없네. 아직 혈교인지 마교인지도 분명하지 않은 상태야. 도우가 보여준 동작은 마교나 혈교 둘 중 한 곳의 도법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네. 지금 정파의 힘으로는 두 곳을 모두 상대할 수가 없다네."

장문인이 말에 장로들은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무당파가 천하제일이라 할 수 있는 성세를 지녔지만 혈교나 마교 둘 중의 하나보다도 월등히 약한 세력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혈교나 마교에는 화경의 경지를 이룩한 고수가 있었지만 무당파에는 없었다. 그게 가장 큰 약점이었다. 만약 화경의 고수가 있었다면 이런 일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장문인과 장로들은 한참을 더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세력이 마교나 혈교에 약했기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는 동안 장문인이 청솔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저 도우님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가? 듣자하니 현문의 심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것 같은데 말이야."

장문인이 말에 장로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현문의 심법은 전설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였다. 무당파도 현문의 계보를 이었지만 많은 세대를 거쳐 오면서 색이 많이 바뀌었다. 때문에 그들은 현문이라는 말에 아련한 향수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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