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53화 (53/398)

53편 - 내공출수

장수는 천천히 칠선장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면 웃기는 모습이었다.

수련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장수의 웃긴 모습을 보고 비웃었다. 하지만 더 이상 장수를 비웃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장수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장법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장법이라는 게 보통의 무공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런 무공을 아무런 번뇌 없이 동작을 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장수는 천천히 칠선장의 동작을 반복했다. 어떻게 보면 처음 모습과 다른 게 없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변한 게 있었다. 매우 작은 변화였지만 가장 기본에 충실한 동작이었다. 교범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완벽할 수가 없었다.

장수는 기운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 혈도가 움직이는 것, 그리고 무공이 만들어진 근원을 생각하며 천천히 무공수련을 했다.

장수는 강해지고 있었다. 얼마나 강해졌는지 자신도 모를 만큼 강해져 가고 있었다.

칠선장 수련이 끝나자 유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많이 좋아졌구나."

변한 게 없어 보였지만 장법의 대가인 유운의 한마디였다. 장수에게는 그 말로 충분했다. 장수는 자신이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아니다. 네가 정말 노력을 많이 했구나. 앞으로는 기를 운용하면서 수련을 하도록 하자."

지금까지는 내공이 없이 수련을 했다. 때문에 우스운 모습을 보인 것이다.

장법이라는 것은 검술이나 권법이랑은 다르게 완급 조절이 매우 중요했다.

내가중수법이기 때문에 힘 조절이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기초를 중시해서 유운이 기본자세만을 그토록 연습시킨 것이고 장수는 그를 충실히 따랐던 것이다.

"내력을 말씀이십니까?"

장수의 말에 유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내력을 실은 장력을 실험할 때가 된 것이다.

장수는 지금도 멸천장까지는 아니어도 혈교의 상승장법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유운을 믿었고 지금까지 수련을 한 자신을 믿었던 것이다.

장수는 천천히 몸 안의 진기를 움직였다. 그러자 내공이 노도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장수의 두 손에 엄청날 정도의 힘이 모이는 것을 느꼈다.

힘이 모이자 장수는 천천히 칠선장의 묘리에 따라 두 손과 두 다리, 그리고 온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엄청난 파공음이 사방으로 퍼졌다.

콰콰쾅!

천지가 놀랄 소리였다.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절정고수라 할 만한 소리가 나왔다.

장수가 장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자 수련장이 일순간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모두들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장수쪽을 바라보았다.

유운의 가르침이 이 정도의 성과를 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배운지 겨우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더구나 어렵기 그지없는 장법을 배운 것이다. 그런데 천지를 가를 정도의 소리를 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모두들 장수만을 주목했기에 수련장은 잠시 동안 정적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들이 두 눈으로 장수가 펼친 장법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

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장수였다. 그는 자신의 무공이 이렇게나 강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이, 이게 장력이라는 것인가?'

두 손에서 장력이 부드럽게 나갔다. 그 느낌은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할만한 것이다.

장력이라는 것은 원래 내기를 뿜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면서 손안에 가득 찬 기운을 밖으로 방출하는 것이다. 때문에 아무래도 뭔가가 거슬리는 느낌이 분명히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 행동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원래 기가 자연스럽게 움직여서 그런 건지 아무 느낌 없이 장력이 방출된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대,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장수는 이 놀라운 변화가 어떻게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은 그저 기본만을 충실히 따라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얻은 성취는 놀라울 정도였던 것이다.

손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다는 것은 반발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 손을 보호하기 위한 내공을 쓸 필요가 없었고 여분의 공력도 비축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저 몸속에 기운이 있으면 아무 걱정 없이 발휘 하면 되는 것이다.

더구나 혈도가 무리되지도 않았다. 과도한 공력 방출은 혈도에 무리를 주는데 전혀 그런 기미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전진심법 덕분인가?'

장수는 순간적으로 전진심법덕분인지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전까지 그가 익힌 심법은 혈교의 심법이었고, 그 이후에는 흡성대법으로 제대로 정제하지 못한 내공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몸에서 거부감을 더욱 강하게 가졌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유운의 가르침이 어떻게든 그의 실력을 높여주었을 것이 분명했다.

장수로서는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유운만 따르면 화경도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유운이 입이 열렸다. 그는 장수의 장력이 무시무시하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부드럽게 말을 했다.

"계속 하거라."

유운이 말에 장수는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진정하자 겨우 이정도의 변화로 왜 그렇게 벅차하는 것이냐? 나는 화경의 경지를 넘을 사람이다. 그러니 이 정도에 기뻐할 필요가 없다.'

생각을 정리한 후에 다시 한 번 두 손을 천천히 내밀었다. 아까처럼 유운에게 배운 그대로인 온몸을 사용한 장력이었다.

쾅쾅쾅!

아까와 같이 위력적인 장력이었다. 아니, 도저히 장력이라 볼 수도 없을 정도의 장력이었다. 이정도 위력이라면 얼마 안 있어 장풍의 경지에도 오를 수 있었다. 장풍의 경지에만 오르면 천하에 이름을 떨칠만한 고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누가 함부로 장수를 대할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장수는 장력을 발휘하고서 아쉬움을 느꼈다. 자신의 장력이 얼마만한 위력을 내는지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허락만 된다면 근처 숲에 가서 장력을 발휘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유운이 허락해 주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장수는 잠시 유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유운의 눈빛은 계속 연습을 하라는 것 같았다.

장수는 다시 한 번 장력을 펼쳤다.

쾅쾅쾅!

마치 수련장이 뒤흔들리는 거 같았다. 물론 실제로는 그만한 위력은 없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행동을 멈추고 장수의 행동만을 보았기 때문에 사방이 조용했고, 그 때문에 장력의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장수는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전에 산적을 만났을 때보다 배는 강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이제 전에 만난 산적정도라면 두 명이라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장수는 천천히 장력을 방출했다. 그러자 다시 한 번 큰 굉음이 사방으로 퍼졌다. 실로 오랜만에 장력을 방출하는 것이었다.

그동안은 유운의 허락도 없었고 할 필요도 없어서 안했는데 장력을 방출해 보니 가슴속에 맺힌 게 뻥 뚫리는 기분도 들었고, 마치 과거의 무위를 되찾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아직도 올라야 할 관문이 많았지만 지금 당장은 상쾌했던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장력이 펼쳐졌다.

그러자 구경하던 속가제자들은 심장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장수의 무위가 절정은 아니었지만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보였던 것이다. 단순히 눈에 보

이는 실력만으로도 엄청날 정도였다.

더구나 장력은 검을 사용하는 것보다 들어가는 내공의 양은 2배 이상이었다. 검기를 1각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양의 내공을 단 한 번에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많은 내공을 소모한다는 말과도 같았다.

이렇듯 연속적으로 세 번이나 장력을 펼쳤다는 것은 장수의 내공의 심후하다는 말과도 같았다.

속가제자의 내공의 심후하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였다.

다시 한 번 수련장이 뒤흔들렸다. 장수가 장력을 방출한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장수를 바라보았다. 그들도 무림이라는 곳에 반을 반 정도는 담근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장력을 배우고 사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고 내공소모가 얼마나 막심한지는 들어서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패거리를 이끄는 자들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속가제자들 중에 고수가 있다니 이게 웬 횡재냐?'

고수가 자신들의 패거리에 들어온다면 엄청난 이득이었다. 더구나 고수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고수를 영입하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의 주가가 뛸게 뻔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손해는 감수하고서라도 장수를 영입할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장수는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고려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장력을 방출할 뿐이었다.

장수는 정확하게 열 번이나 장력을 방출했다. 그것은 대단한 일이였다. 연속해서 장력을 방출하는 것은 그만큼 몸에 무리가 오고 힘든 일인데 무난하게 한 것은 그만큼 장수의 실력이 증가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장수가 자세를 멈추자 유운이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훌륭하구나. 장수야."

"모두 스승님이 덕입니다."

장수는 미소를 지으며 유운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유운이 껄껄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문의 심법을 익혀서 그런지 내공이 심후하구나.'

전설의 심법이었다. 그래서인지 유운이 예상하던 것보다 더욱 심후한 공력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 정도라면 어느 정도 깨달음만 얻으면 절정의 경지까지도 무난하게 도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장수라면 내가 원하는 경지까지 충분히 도달할 수 있겠구나.'

유운의 원래 목표라면 자신이 경지에 도달하여 쌍마인 천마와 혈마를 무성

과 함께 견제하는 것이었다. 만약이라도 천마와 혈마가 연합하여 정파를 친다면 그것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도 그 경지를 넘어섰는지 안 넘어섰는지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그 경지가 손에 닿은 줄 알았지만 마교의 고수를 구하려다 혈도가 막혀서 확인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유운이 보니 장수는 충분히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자신이 기초만 충분히 가르치면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키고 싶었다. 유운은 또 다른 천마를 내기는 싫었던 것이다. 그리고 천하에 장법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