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57화 (57/398)

57편 - 보은(報恩)

장수는 합숙소에서 잠을 자다 일어섰다. 그리고 수련을 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상함을 느꼈다. 사람들이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눈이 자신을 마주치자 고개를 숙이며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다.

장수 역시 얼떨결에 인사를 했지만 이러한 변화는 그를 당황하게 했다.

하지만 조금 더 늦는 다면 수련시간이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장수는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아침 수련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불쌍하게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런 태도가 확연히 바뀌었다. 모두들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지었고 먼저 인사를 했던 것이다.

게다가 평상시처럼 맨 뒤에 자리를 잡았는데 자신의 주변과 뒤쪽에 자리를 잡는 사람이 생겼다.

이러한 변화에 장수는 어색함을 느꼈다. 그렇다고 먼저 물어볼 수도 없었다. 이유는 뻔했기 때문이었다.

잠시 뒤 유운이 나와 수련을 시작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수련을 하기 시작했는데 전에 비해 열심히 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오전 수업이 끝나고 장수와 유운은 식사를 하고 다시 수련장에 돌아왔다.

그런데 전이랑 확연한 변화가 일어났다.

적은 숫자였지만 십여 명의 사람들이 유운의 수업에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아직은 많은 숫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장수가 성과를 내는 것 같자 성격 급한 자들이 먼저 참여를 한 것이었다.

그 모습에 장수는 불만이 생겼다.

'스승님과의 둘만의 시간을 빼앗겼구나.'

그 동안은 오전에는 다른 사람들과 스승님을 공유했지만 오후에는 자신 혼자서 스승님에게 무공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화가 났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질투라는 감정이었다.

'아직도 모자라는구나.'

스승님을 생각하면 자신이 생각이 단순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유운을 존경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존경하기 때문에 스승님과 단둘이 수업을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이었다. 장수가 무위를 발휘할수록 유운에게 사람들이 몰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잠시 뒤 오후수업이 시작되어졌다.

새롭게 참여하는 자들은 대부분 유운에게 장법을 처음 배우는 상황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따로 가르쳐야했다. 그래서 장수는 그만큼 수업을 덜 받게 되었다.

'이게 뭐람?'

장수로서는 화나는 일이었다. 유운에게 수업을 받기 위해 무려 15년간을 기다렸다. 그렇게 해서 기를 써서 수업을 받게 되었는데 엉뚱한 녀석들이 자신을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으로는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혈마보다도 자신의 옆에서 유운에게 수업을 받는 속가제자들이 더욱 미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장수야. 왜 그러냐. 정신을 차려라.'

장수는 수련을 하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사실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속가제자들을 상대로 질투를 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였다.

초절정고수라 하면 무학의 일대종사라 할 수 있었다. 그 정도 수준이라면 새로운 무공을 창시할 정도의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가 일반인을 상대로 질투를 했으니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장수가 마음을 먹자 단전에서 한줄기 시원한 기운이 머리를 맑게 해주었다. 전진심법의 기운이었다.

정신이 맑아지자 장수는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그래. 다른 제자들에 지지 않게 열심히 수련하도록 하자.'

마음을 비우자 장수는 수련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수련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수련에 참여한 속가제자들의 안색은 시커멓게 변했다.

'이게 뭐야?'

그들로서는 이해를 할 수가 없는 일이였다. 무슨 동작을 취하는 게 아니라, 아무 쓸모없는 동작을 계속 취하라고 하고 기본적인 것을 가르치자 장법에 대해 회의가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수련을 하는 장수에게 무언가 비밀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장수가 장력을 수련하는 것을 보자 그러한 것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혹시 우리 말고 따로 가르쳐 준 게 있는 거 아닌가?'

수련을 하던 속가제자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수련을 했다. 하지만 정신이 분산된 상태에서 수련이 효과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오후 수업이 끝났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장수와 새로 수련에 합류한 속가제자들을 살폈다.

'저런 방식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만약 한 달 만에 저 정도의 장법을 방출할 수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 했다. 아니, 1년 동안 투자를 해서라도 저 정도 수준의 장력을 쓸 수 있다면 남는 장사였다.

하지만 그런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에 망설였던 것이다.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는 동안 장수 역시 편한 마음은 아니었다.

'시선이 불편하구나.'

차라리 유운과 둘만 수련을 한다면 훨씬 낫겠지만 속가제자라는 신분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때문에 이런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많이 불편했던 것이다. 더구나 나중에 가서는 상승무공을 익혀야 했는데 그때 가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는 동안 수련이 끝났다.

유운은 수련기간 동안 미소를 지었다. 장수에게 무공을 전수하기는 약간 불편했지만 다른 제자들이 장법수련에 참여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였다.

그로서는 최대한 많은 제자들에게 장법을 가르쳐 주고 성과를 얻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미소를 지은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반대로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있을 뿐이었다.

수련을 마치자 다시 많은 속가제자들이 장수에게 와 수련방식을 물어봤다.

"대체 어떻게 그런 위력적인 장력을 가지게 된 겁니까?"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절세의 무공이라면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할 수도 없지만 같은 무공을 익히는데 속성의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였다.

때문에 장수에게 와서 사정을 한 것이다. 그리고 몇 명의 제자들은 돈주머니를 가지고 와서 가르쳐 달라고 했다.

하지만 가장 압권은 자신의 패거리에 가입시키려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여러 가지 말을 하면서 장수에게 속성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장수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내공이 있어야지 방법이 있지. 내공도 없으면서 대체 뭘 바라는 거야?'

물론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혈교에는 본신의 내공을 3배에서 5배까지 늘리는 마공이 있었다. 그런 심법은 내공을 쌓기도 쉬워서 몇 달만 노력하면 장수가 겉으로 보인 위력 정도는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법도 최소 1년은 정심하게 수련을 해야 되지 한 달 만에 이룰 수는 없었다.

장수는 신경을 끄고 자신의 수련에 몰두했다.

'정말 다행이구나. 그래도 이제 따로 집을 가지니까 말이야.'

정말 다행인 것은 집이 다 지어지면 잠잘 때는 방해를 받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정도만 해도 장수로서는 바랄 것이 없었다.

다음날이 되자 유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장수는 걱정이 되었다.

미리 말이 돼 있었는지 스승들 중 한 명이 태극권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수는 유운이외의 사람에게 무공을 배우기는 싫었다. 그래서 인지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멀리서 청솔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수련장으로 가다가 장수가 홀로 있자 급하게 달려왔다.

"도우님."

"청솔도사님."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따로 수련을 하시는 겁니까?"

청솔의 말에 장수는 머리를 긁적였다.

"오늘은 왠지 혼자 수련을 하고 싶어서요."

속가제자에게 정식제자처럼 엄격함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기본 규칙만 지킨다면 무엇을 하던 상관이 없었다. 수련장에서 수업시간에 혼자 수련을 한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비싼 돈을 내면서 까지 홀로 여기 와서 수련을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장수의 모습이 매우 신기해 보였던 것이다.

청솔도 장수의 마음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유운 사숙조님이 없으셔서 그렇습니까?"

청솔의 말에 장수는 웃어보였다.

"그렇습니다. 사실 스승님에게 배우다 다른 분에게 배우려니 발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장수의 말에 청솔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이럴 경우가 가끔씩 있는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하시려고 하십니까? 원래 속가제자를 가르치는 일은 고정된 일이 아니라 일대제자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운진인도 매우 바쁜 분이라서 가끔씩 수련을 못하실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날에는 다른 분에게 수업을 받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수는 중년의 청솔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전생에서라면 자신이 아들뻘이었지만 이번 생에서는 이상하게 마음이 맞았던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청솔과 길게 대화를 나눈 것이다.

"이런! 내 정신을 보게."

"왜 무슨 바쁜 일이 있으십니까?"

"그렇습니다. 사실 도우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마침 수련시간이라 수련을 하고 있으면 나중에 수업이 끝나고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마침 따로 빠져 있어서 말을 드립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집이 모두 완공 되었습니다."

장수도 집이 다 된 것을 확인했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인계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기다렸던 것이다.

"그렇습니까?"

작은 집 하나 짓는 게 오래 걸릴 리가 없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을 최대한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조심하다 보니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이다.

"예 이제 거기에서 생활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는 알려만 드리는 건데요. 그런데 도우님의 열정에 놀랍습니다. 스승님에 대한 공경이 정말 대단하신 거 같습니다."

청솔의 말에 장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사실 그가 스승으로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전생과 이번 생을 포함해 유운 단 한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인지 스승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생각하면 부끄러움을 느낀 것이다.

"부족할 뿐입니다. 그분이 저에게 베푼 은혜를 모두 갚으려면 가까이에서 보필을 해도 부족한 일입니다."

장수의 말에 청솔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언제 봐도 모범적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도우님을 보면 저 역시 배우는 게 많습니다. 정말 나이와는 다른 거 같습니다."

장수의 나이는 겨우 15살이었다. 덩치만 보면 스무 살은 훨씬 넘어보였지만 아직도 많이 어렸다.

그런데 행동하는 것과 속 깊은 것은 정말 타의 모범이 되었던 것이다.

장수는 청솔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