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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58화 (58/398)

58편 - 보은(報恩)

"그런데 스승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혹시 아십니까?"

장수의 말에 청솔은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유운진인께서는 장문인에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수업을 못하게 되신 겁니다."

"그렇군요."

"예. 하지만 장문인께서는 항상 바쁘신 분이니 면담을 그리 오래 끌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오후에는 수업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청솔의 말은 장수가 바라는 말이었다. 장수로서는 오후 수업까지 유운의 수업을 못 듣는다면 많이 서운 할 것이다.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도우님. 어쨌든 수련을 열심히 하십시오. 정말 수련만큼 남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청솔은 말을 하면서 포권을 했다. 할일이 매우 많았던 것이다.

청솔이 가자 장수는 열심히 수련을 시작했다. 오후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해야 하는 수련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유운이 모습이 보였고 장수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급하게 유운에게 달려갔다.

"스승님."

"그래. 제자야. 수련은 많이 했느냐?"

"그렇습니다."

"그래. 고생이 많았구나."

장수는 유운의 얼굴을 살폈다. 하지만 항상 밝게 웃는 유운의 얼굴이었기에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또 지금 여기서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듣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유운 역시 그런 것을 알고 있는지 심법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래. 오후에는 수련을 열심히 하자꾸나."

"알겠습니다. 스승님."

장수는 호기심이 생겼다. 사실 장문인이 허락하느냐 마느냐는 그와 상관없

는 일이었다. 유운에게는 자신이 직접 심법을 가르쳐도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장수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유운의 일에 걱정이 생긴 것이다.

오후 수업에는 어제보다 많은 자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어제 장법을 수련한 자들 중 태반이 포기를 한 것이었다.

하지만 유운의 얼굴은 변하지 않았고 웃으면서 그들을 가르쳤다. 그래서 인지 장수는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웃기는 일이었다. 장수 역시 전생을 합친다면 나이가 일갑자를 훌쩍 넘고 있었다. 그런 자가 자신의 손자뻘들을 상대로 질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수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웃긴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수련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련이 끝나자 유운은 웃음을 짓더니 천천히 자신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장수는 유운의 뒷모습을 보면서 잠시 고민을 했다.

'궁금한데. 스승님을 따라가 볼까?'

하루쯤은 수련을 빼먹어도 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아니야. 그것은 스승님이 바라는 것이 아닐 거야.'

장수는 대범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결과는 바꿀 수가 없었다.

그리고 수련을 하루 빼먹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루를 빠지면 그만큼 느려지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스승님을 위해서도 하면 안 되는 일이었다.

'참고 수련을 하자.'

장수는 호기심을 강하게 억누르고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슬리는 것들이 있었다. 바로 속가제자들이 자신의 수련을 유심히 바라보는 것이었다.

'아 정말 불쾌하구나.'

혈교에서도 저런 식으로 자신을 쳐다본 적이 있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장법을 수련했을 때와 장법의 경지를 어느 정도 이루고 나자 저런 식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자신이 절정의 경지에 이르고서는 아무도 그런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지 않았다.

장수는 시선에 대해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더니 수련을 시작했다.

그렇게 혼자만의 수련도 끝이 나자 장수는 급하게 유운의 집으로 달려갔다. 호기심이 생겨서인지 평소보다도 발걸음이 더 빨랐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리던 장수는 급하게 유운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래. 왔느냐?"

유운은 조금도 변함이 없이 장수가 오자 문을 살짝 열어서 마중을 했다. 하지만 장수는 급한 마음에 되물었다.

"예. 스승님 그런데 장문인을 만난 일은 어떻게 되셨습니까?"

장수의 말에 유운은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되었을 거 같으냐?"

유운의 말에 장수는 잠시 말을 못했다.

"글쎄요? 제자는 잘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그러면 되었다."

"예?"

유운의 말에 장수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네 생각대로 되었다는 말이다."

장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환하게 웃었다.

"장문인이 허락을 하셨습니까?"

장수의 말에 유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사실 정식으로 등재된 무공은 그 등급에 따라 허가를 받을 수 있단다. 그러니 내가 정식으로 요청하면 장문인은 들어줄 수밖에 없지."

유운의 말에 장수는 신이 났다. 유운의 말만 들어도 왠지 유운의 내상이 모두 나을 것만 같았던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전진심법을 익히실 수 있으십니까?"

"그래. 내가 그것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너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단다."

"예?"

유운의 말에 장수는 의구심이 들었다.

"네가 전진심법을 익히지 않았느냐? 그러니 너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겠느냐?"

"알겠습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 물어보시면 제가 성심성의껏 모든 것을 대답하겠습니다."

"그런데 너는 이 심법이 전진심법이라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느냐?"

유운의 말에 장수는 잠시 생각을 했다.

'아…. 거짓말은 하기가 싫은데. 그래. 그냥 그때의 일을 얘기하자.'

"저는 무당파에 전할 때 현문의 심법이라고 알렸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전진심법으로 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장수는 전진심법이란것을 알고 있었지만 무당파에 전할 때 현문의 심법이라고 알렸다. 그렇기 때문에 유운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냐? 현문의 심법이라 했는데 장문인이 전진심법이라고 해서 당황을 했단다. 사실 전설의 전진심법을 내 눈으로 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거든."

도인들에게 있어서 전진심법이란 매우 큰 의미를 가졌다. 전진의 제자가 무당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도가문파들 중 전통성을 주장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유운은 잠시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문에서 엄중한 조사 끝에 전진심법이라고 판명이 났겠지. 어쨌든 내가 익힐 심법이 전진심법이라니까 감회가 새롭구나."

말을 하면서 유운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전진심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조건이 매우 까다롭더구나."

전진심법은 정순함이 무림에서 매우 드문 심법이었다. 그와 비견되는 심법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익힐 수 있는 조건도 매우 드물었다.

"그렇습니다. 스승님."

장수도 처음 혈교에서 전진심법을 보고 얼마나 황당했던가. 그래도 정파의 도인들 중에 정순한 심법을 익힌 자들은 그래도 익힐 가능성이 있었지만 마교나 사파에서는 절대 익힐 수가 없었다.

더구나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 아이여야 하며 동정을 지키고 몸에 불순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도인들이나 가능한 심법이었다.

장수는 사실 그런 점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만약 스승이 동정이 아니라면 곤란함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차마 스승님에게 동정이냐고 물을 수는 없었다.

그때 유운이 웃으며 장수를 바라보았다.

"그래. 무슨 생각을 하느냐?"

"아…. 그게…. 조건이 까다로운데 스승님께서 익히실 수 있으십니까?"

장수의 말에 유운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다행히 조건이 맞았단다. 나도 그 조건을 보고 역시 현문이라는 생각을 했단다. 정말 도인들만이 익힐 수 있는 심법이더구나."

유운의 말에 장수는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스승은 동정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장수는 왠지 동정이라는 말에 웃음이 나왔다. 유운의 나이에 동정을 유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마 무당파라고 해도 실제로 동정을 유지하는 자들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장수는 잠시 웃음이 나왔다. 비록 지금은 어린 나이였지만 전생의 그는 어느 정도 여자를 접한 경험이 있었다. 때문에 성욕을 참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스승이 천생 도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운은 장수의 속도 모르고 심법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다.

"제자야. 내가 모르는 것이 몇 가지 있구나."

"예. 스승님."

유운 역시 백 년이라는 시간동안 수많은 무공을 접한 초절정고수였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나 깨달음이 보통사람보다 월등했다.

그런 그였지만 경험자인 장수에게 확인을 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 구결이나 혈도에 대한 것이 그것이었다.

전진심법은 몸 안의 모든 혈도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세외지맥 마저 이용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서 물어봐야 했던 것이다.

"그렇구나."

장수는 자신이 아는 것을 모두 유운에게 이야기 했다. 이런 것은 경험적인 것으로 직접 운기하기 전에는 모르는 것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운은 미소를 짓더니 말을 했다.

"그럼 지금부터 운기를 해봐야겠구나."

사실 폐인이나 다름없는 유운이 지금 가장 급한 상황이었다. 그런 그였기에 잃어버린 무공을 되찾아줄지도 모르는 전진심법은 그에게 매우 중요한 무공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참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였다.

하지만 유운은 침착하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심법을 익히는 것을 보면 그 참을성이 실로 대단하다 볼 수 있었다.

"예. 스승님. 지금 해보십시오."

장수의 말에 유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세를 잡더니 천천히 운기행

공에 들어섰다.

그렇게 1각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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