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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61화 (61/398)

61편 - 선천지공을 전하다

장수가 합숙소에 들어가자 사방이 조용해 졌다. 원래라면 매우 바쁠 시간이었지만 장수가 들어오자 침묵상태가 된 것이다.

장수는 사람들이 반응에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어차피 오늘 이후에는 보기 힘든 사람들이다.'

사실 전부터 이런 시선 때문에 부담감을 느꼈다.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표정은 장수로서는 곤혹스러울 뿐이었다.

그래서 조용히 짐만 챙기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냉하상이 장수에게 말을 걸었다.

"도우님. 지금 들어오십니까?"

냉하상은 장수가 전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다. 그리고 장수와도 가끔씩 대화를 나누었기에 외면할 수가 없었다.

"예."

"어떤 수련을 했는지 알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냉하상은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냉하상의 말에 장수는 잠시 생각이 멈추었다.

"예?"

"유운스승님에게 따로 수련을 받으신 거 같은데 저에게도 알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 순간 주변에 정적이 흘렀다. 다른 사람들도 냉하상과 장수의 대화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장수는 냉하상을 보며 말을 했다.

"저는 따로 스승님과 수련을 하지 않았습니다."

수련이 끝나면 대화를 할뿐이었다. 물론 장수는 유운과 대화를 하면서 얻는 것이 많았지만 일반인에 불과한 속가제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장수의 말에 냉하상의 얼굴이 굳어졌다.

"도우님. 서로 돕고 사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분들도 서로 동료이자 나중에 같은 업종에서 일을 할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니 서로 조금씩이라도 도움을 주면 안 되겠습니까?"

냉하상의 말에 장수는 답답함을 느꼈다.

'정말 다행이구나. 좀 더 여기에 있었더라면 가슴이 답답했겠어.'

장수로서는 미리 집을 달라고 한 것이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

지 않았다면 장수로서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차라리 마공을 알려줄까?'

순간적으로 든 생각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자기에게 해가 되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전부터 생각은 했지만 마공서라고 해도 그렇게 쉽게 익힐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죄송하지만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습니다. 저처럼 열심히 수련을 하면 금세 경지에 오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장수의 말에 냉하상은 무릎을 꿇더니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제발 부탁입니다. 도우님! 같이 지낸 정이 있지 않습니까?"

냉하상의 말과 함께 다른 속가제자들도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말로 장수로서는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었다.

'정말 곤란하구나.'

차라리 개인실을 얻을 것을 그랬다. 그랬다면 차라리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자신이 혈교에서 하급 무사일 때도 이런 일은 없었다. 남에게 사정을 해서 무공을 구걸한다는 것은 혈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였기 때문이었다. 혈교에서는 자신의 급에 맞는 무공을 언제든지 익힐 수 있었다. 그리고 죽어라 수련을 해서 경지를 올렸던 것이다.

그런데 정파의 속가제자들이 이런 행동을 하니 장수로서는 갑갑할 따름이었다.

"죄송합니다."

장수는 급하게 자신의 짐을 챙겨서 합숙소에서 나갔다. 중간에 자신을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무시했다. 상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집으로 가는 도중에도 장수는 찜찜함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실력이 늘고 싶으면 열심히 배우면 되지 왜 저럴까?'

장수는 속가제자들의 저러한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당파에서 속가제자들에게 알려주는 무공은 매우 훌륭했다. 그 정도 무공이라면 정말 열심히만 하면 어느 정도 경지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저런 식으로 나오니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신경 쓰지 말자.'

자신과 유운의 일로도 복잡한 상황이었다. 그랬기에 장수는 급하게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 장수는 급하게 짐을 내려놓고 수련을 하기 위해 달려갔다. 잘못하면 시간이 늦기 때문이었다.

수련장에 도착하자 많은 속가제자들이 열망에 가득 찬 표정으로 유운에게 태극권을 배우고 있었다.

장수 때문이었다. 유운이 장수라는 성과를 냈기 때문에 사람들이 유운을 믿고 수련에 열중하게 된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자 장수로서는 씁쓸함을 느꼈다.

'그 전까지는 매몰차게 대하더니 정말 쉽게 사람이 변하는구나.'

장수는 혀를 내찬 뒤 태극권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수련해야 할 것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후가 돼 장법 수련이 시작되자 전보다 많은 속가제자들이 합류했다. 그들은 어설픈 동작으로 장법을 따라했는데 장수가 보기에는 너무도 부족해보였다.

그렇게 수련이 끝나고 장수는 자신의 집으로 걸어갔다. 그래도 집을 한 번 정도 봐줘야 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집에 가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청솔이었다.

"도우님. 수련이 모두 끝나셨습니까?"

청솔의 말에 장수는 반갑게 맞이했다.

"그렇습니다. 도사님."

장수의 말에 청솔은 미소를 지었다.

"어제 주무셨을 텐데 집이 어떻습니까?"

장수는 여기서 잠을 자지 못했다. 유운의 운기를 도와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장수는 그 말을 할 필요가 없어서 그저 미소만 지었다.

"예. 아주 편하게 잠을 청했습니다."

장수의 말에 청솔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예. 집을 짓는 도우님들이 정말 정성껏 지어주셨습니다. 그러니 그 분들에게 감사해 하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도사님. 그런데 어쩐 일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집이 새로 생기셨으니 인사차 왔습니다."

"그렇습니까?"

장수는 청솔이 말에 기뻤다. 적어도 청솔은 자신에게 바라는 게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말 집이 아담하고 좋습니다. 이제 집도 생기셨으니

무공에 더욱 심취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예. 정말 열심히 수련을 할 생각입니다."

장수의 목표는 화경의 경지였다. 그 경지는 쉬지 않고 계속해서 정진을 해도 될까 말까한 경지였다. 그랬기 때문에 장수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대답을 한 것이다.

"하하하! 아까 수련을 하는 것을 잠시 보았는데 실력이 상승하신 거 같습니다."

청솔은 보지는 못했지만 장수의 실력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수련하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검법을 위주로 수련을 한 청솔이었지만 그가 봐도 장수의 장법이 수준급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모자랍니다."

아직까지는 모자랐다. 예전 경지인 초절정경지까지 갈려면 아직도 먼 길이였던 것이다.

"겸손의 말씀이십니다. 아마 속가제자들 중에서는 도우님이 실력이 상위권이 실겁니다."

청솔의 말에 장수는 어색하게 웃었다.

"더 수련을 해야겠지요."

'예. 열심히 하십시오."

그때 장수는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선천지공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도사님 물어볼게 있습니다."

"물어보십시오."

"제가 전에 드린 전진심법은 무당파 무공으로 포함된 것입니까?"

장수의 말에 청솔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미리 말씀을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미리 설명을 드렸어야 했는데요."

"괜찮습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원래 무공이라는 것이 정식으로 등재되는 조건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실제로 해마다 새로 생겨나는 무공도 많고 외부에서 구하는 것도 많거든요. 그 중에서 참고무공으로 쓰거나 개량해서 정식 무공으로 등재를 하는데 전진심법 같은 경우에는 매우 단시간에 만장일치로 결정이 난 사안입니다. "

"만장일치요?"

"그렇습니다. 그 덕분에 도우님께 더욱 감사를 드리는 겁니다. 전진심법은 단순한 심법이 아니라 도문으로서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중요한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무당파가 현문의 진정한 후계자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지요."

장수는 청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런데 정식 무공이라 했는데 정식 무공이 안 될 수도 있습니까?"

"그렇죠. 만약 검사기관에서 미비한 점을 발견하면 등재가 되지 않지요. 그저 참고무공이 될 뿐입니다."

"그렇군요."

'설마 선천지공이 정식으로 등재되지는 않겠지?'

장수로서는 선천지공이 등재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제가 전진심법 이외에 다른 무공을 알고 있는데 그 무공도 전처럼 할 수 있겠습니까?"

장수의 말에 청솔은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무공이 있습니까?"

청솔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전진심법만 해도 전설이었다. 전설을 찾아왔기 때문에 중간에 중재자 역할을 한 자신의 문파 내에서의 영향력도 커진 상태였다.

"그렇습니다."

청솔은 기대감이 들었다. 만약 장수가 알려준 무공이 전진심법과 비교될만한 무공이라면 크나큰 수확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심법이라 할지라도 대단한 성과였다.

"무공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선천지공이라 합니다."

"선천지공이요?"

청솔로서는 처음 듣는 무공명이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더니 말을 했다.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검사는 해봐야 알 수 있으니 알려주십시오. 그럼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예."

이미 한번 한 일이었다. 때문에 선천지공의 구결을 알려주고 장문인에게 알려지는 것은 금방이었다.

"뭐라고?"

장문인은 입을 크게 벌렸다. 이미 전진심법 때문에 큰 이득을 본 뒤였다. 그리고 후에 정식으로 다른 도문에 전진심법을 알린다면 도문으로서의 영향력을 더욱 퍼뜨릴 수 있는 호재를 얻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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