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66화 (66/398)

66편 - 다시 방현으로

장수는 먼저 안내를 맡은 도사에게 다가갔다.

"후원금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장수의 말에 도사는 회색을 지으며 다가왔다. 최근에 기부금이 많이 모자랐던 것이다. 그래서 기부금을 내는 사람이 수가 전에 비해 월등히 줄었는데 기부금을 낸다고 하자 얼굴에 화색이 돈 것이다.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도사의 설명에 장수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것을 단주는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이정도 되면 상인이라는 게 무사보다 더 위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

후원금이나 후원자라는 것도 사실 무당파에서 있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 사는 곳에 이런 것도 없으면 유지가 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아직까지 존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후원자나 후원금을 이용하면 문파 내에서의 입지나 권위가 커지고 승급이나 인사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도인이라는 무당파에서도 상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알려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장수는 천천히 설명을 듣고서 유운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단주를 불렀다.

"단주님. 혹시 준비해둔 은자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니 소장주께서는 스승님들께 후원금을 기부하십시오."

단주는 일부러 스승님들께라고 말을 했다. 무공이라는 것이 결국은 여러 사람에게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나중을 위해서도 다른 스승들에게도 주는 것이 중요했다. 후원금을 넣으면 빠른 시간에 연락이 갔다. 그럼 대우가 바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주는 말과 함께 천천히 전표를 건넸다.

장수는 전표를 보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빳빳한 전표에는 액수가 은자 천 냥이라는 글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었다. 은자 천 냥도 놀라운 금액이었는데 그게 이십여 장은 되었으니 엄청난 금액이었다.

장수는 망설임도 없이 전표를 그대로 도사에게 건넸다. 그러자 단주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 소장주님 뭐하시는 겁니까?"

그가 아무리 통이 크다고 해도 장수의 태도는 놀라울 정도의 일이였다. 아무리 스승이라고 해도 한낱 도사 한 명인데 은자 수만 냥은 너무한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장수에게는 그 액수도 부족한 액수였다.

"유운진인의 이름으로 이 돈을 전부 기부합니다."

허름해 보이는 장수에게 엄청난 금액이 나오자 도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이것을 전부 기부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처리하겠습니다. 누구의 이름으로 하시겠습니까?"

전표였기 대문에 결재자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확인을 위해 다시 한 번 물어본 것이다.

“석가장의 석장수라 합니다.”

"알겠습니다."

도사는 급하게 장수의 이름과 유운의 이름을 적었다. 아무리 무당파라 할지라도 이 정도 금액은 크게 도움이 되는 금액이었다. 이 정도라면 장문인에게도 보고할 정도였다.

장수는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스승을 며칠 못 보지만 후원금을 내니 가슴이 든든했던 것이다.

그에 반해 단주의 얼굴은 희색을 잃었다.

'저게 어떤 돈인데…….'

장문인이나 장로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면 석가장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정도의 거금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저렇게 함부로 쓰니 장수로서는 화가 날 지경이었다. 거기다 여러 사람도 아니고 단 한명에게 기부를 한 것이다. 그러니 단주의 얼굴이 구겨져 펴질 줄을 몰랐다.

"소, 소장주님."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 아직 정상적으로 보고가 올라가지 않았으니 바꿔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홀가분한 표정을 지으며 단주에게 말했다.

"오늘의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사실 장수는 단주를 보고 놀랐다. 자신과는 사고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내가 상인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구나. 단주가 하는 방식에 비한다면 난 상인이라 할 수 없구나.'

단주는 상인이라 그런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빠르게 찾았다. 그리고 쉽게 해결을 했다.

자신은 이곳에서 한 달 동안 있으면서 몸으로 때우려고 했지 단주처럼 하려는 생각도 없었다. 만약 자신이 진작 이처럼 했더라면 스승인 유운이 편해졌을 것이다.

'편한 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을 쓰자. 나는 무인이지만 상인이기도 하다. 그러니 두 가지 장점을 모두 사용하자.'

장수로서는 단주에게 배우는 계기였다. 단주는 장수가 볼 때 장력 한 방이면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인생의 경험은 비교할 수가 없었다. 상인이었던 경험은 그가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장수가 단주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생각할 때 단주는 울상인 채로 장수에게 말을 했다.

"어서 가죠."

단주의 말에 장수는 웃었다.

"알겠습니다. 단주님."

* * *

무당산 아래로 내려가자 마차가 있었다. 그리고 석가장에서 데려온 10명의 무사가 있었다. 만약 장수가 함께 있었다면 표국에도 사람을 요청했겠지만 없었기에 그들만으로 온 것이었다.

무사들은 장수를 보자 반갑게 인사를 했다.

"소장주님!"

"오셨습니까? 소장주님."

이미 장수의 무력을 본 뒤였다. 석가장의 소장주라는 점에 더해서 무공도 고수지경에 이른 소장주는 존경을 받을 만 했다.

무사들이 환대를 하자 장수는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장수는 말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들이 말을 되새겼다.

'분명 나에게 뚱땡이라고 했었지?'

뚱땡이까지는 용서가 되었다. 하지만 돼지는 용서할 수 없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무사 중 두 명은 자기들끼리 소장주를 돼지라고 말한 것을 장수가 알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장수는 단주를 보며 말을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아까 들은 이야기로는 사업체가 번창 했다고 하는데 그럼 무사가 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이들을 모두 데려오신 겁니까?"

사업체를 지키려면 무사의 숫자가 중요했다. 사업이란 산적이나 도둑만 방어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경쟁자들도 강도로 돌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관에서도 경비가 허술하면 도적이 될 수 있었다. 재물은 스스로 지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장수의 말에 단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그 동안 무당파에서 무공만 닦으셔서 그런 것은 모를 줄 알았는데 기억하시나봅니다?"

단주의 말에 장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방금 전 단주에게 배운 것이 생각나 상행을 할 때는 상인으로서 생활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예. 마차에서 단주님께서 계속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단주는 세뇌에 가깝게 방현에 가서 해야 할일을 알려주었다. 그랬기 때문에 기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하하! 그게 사업이 잘 되서 근방에서 무사들도 고용을 했고 본가에서도 지원으로 무사를 더 보내주었습니다. 지금 방현 일대에 산적 떼로 난리거든요."

"방현에 산적 떼로 난리라고요?"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장수는 산적 떼가 혈교의 조종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의 배후에는 혈교의 무공을 쓰는 녀석들이 있었던 것이다.

'설마 마교 녀석들은 아니겠지?'

마교에서 혈교가 꾸민 것처럼 음모를 꾸밀 수도 있었다.

장수는 혈교의 고수였지만 마교의 고수와 만남을 갖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사실 뿌리가 같았기에 은근히 만날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간혹 가다 서로 협력도 하고 싸우기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얼굴을 아는 마교의 고수들도 수십 명이었고 장수의 장력에 피떡이 된 녀석들도 수백 명이었다.

하지만 단언하건데 마교의 고수들은 이런 방법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죽으면 죽었지 맨몸으로 무당파로 쳐들어오지 이런 식으로 계략을 쓰지 않는다.

정파인들은 혈교와 마교를 잘 구분하지 못하지만 전생에 혈교의 고수였던 장수였기에 그런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혈교가 근방에 나타났다면 위험했다. 비록 무당파 주위에 대도시가 있지만 혈교의 전력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더구나 음모와 계략을 무기로 쓰는 혈교에서 정공법을 쓸 리가 없었기에 무당파에서 많이 불리했다. 하지만 당장은 위험하지 않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