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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69화 (69/398)

69편 - 습격

'효과가 있었구나. '

한 달 사이였지만 큰 변화였다.

18호는 자신이 검이 빗나가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어떻게 된 거지?'

단 한 달 사이였다. 그사이에 자신의 도를 피하지도 못하던 녀석이 갑자기

도를 피하게 된 것이다.

18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연거푸 도를 휘둘렀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장수의 몸을 벨 수가 없었다.

장수의 옷은 여기저기 잘렸지만 옷만 잘라서는 소용이 없었다. 장수의 몸을

베어야 하는 것이다.

장수는 빠르게 피하면서 상대방을 살폈다.

'이제 여유가 있구나.'

깨달음은 장수가 훨씬 위였다. 그리고 상대방의 무공을 알고 있는 이상 진다

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이놈! 무슨 사술이냐?"

18호는 계속해서 도를 휘둘렀다. 하지만 계속해서 장수의 몸을 비켜갈 뿐 제

대로 맞는 것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번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최소한 공격은 통했다. 그런데 공격

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장수의 몸이 엄청나게 빨라진 것은 아니었다.

예전보다 조금 더 빨라진 것이다. 그리고 유운과의 수련 덕분에 약간의 깨달

음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든 것이다.

인상을 쓰는 18호는 미친 듯이 도를 휘둘렀고 16호는 영문을 몰라서 쳐다만

볼뿐이었다.

"뭐하는 거야? 빨리 처리해!"

16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분명히 벨 수 있는 상황으로 보였

다. 장수의 움직임이 눈에 보일정도로 느렸던 것이다. 그에 반해 18호가 휘

두르는 도는 매우 빨라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 장수의 몸을

베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16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18호는 인상을 쓰면서 도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래도 베이지 않자 절혼도법

을 극성으로 펼쳤다.

그러자 도에서 붉으스름한 빛이 새어 나왔다. 도기를 펼친 것이다. 절혼도법

을 극성으로 펼칠 때만 보이는 도기를 펼치자 아까보다 도의 속도가 더욱 빨

라졌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했다. 장수는 말 그대로 한끝차이로 피해내고 있었

다. 어떻게 보면 18호를 놀리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장수는 18호를 상대하면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었다.

'수련이 효과가 있었어.'

장수는 발전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충분히 과거의 무위를 찾을 수 있는 것

이다. 그럼 천하에 무서울 게 별로 없었다.

장수는 이번에는 장력을 시험하고 싶었다.

'장력은 어떨까?'

장수는 내심 심장이 떨렸다. 그전까지 그가 펼치던 장법은 파괴만을 일삼는

장법이었다. 무식할 정도의 내력을 때려 부어 펼쳤기에 스치기만 해도 박살

이 나는 장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운에게 장법을 배우면서 확연한 변화를 느꼈다. 그 결과를 보고 싶

었던 것이다.

장수는 천천히 동작을 취했다. 그 동작은 칠선장의 기수식이었다.

이미 칠선장의 기수식만 몇 천 번을 연습했는지 모른다. 너무나 익숙한 동작

이었고 반복해서 연습했기에 실수란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18호에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장수의 두 손에서 장력이

방출되어졌다.

퍽!

18호는 장력 한 번에 그대로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렇게 잠시 동안 허공에

있다가 땅에 쾅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장수는 18호가 공중으로 올라간 뒤에 땅으로 떨어질 때까지 멍한 표정을 지

었다.

'믿을 수가 없구나.'

장수는 마치 자신이 꿈을 꾸는 있는 듯 했다. 그동안 장력을 방출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었다. 막강한 내력을 한 번에 집결시키기 때문에

한번 펼칠 때마다 반탄력이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상대방에게 더 큰

피해가 갔지만 자신에게도 피해가 가는 것이 장법이었다.

그런데 지금 발휘한 장법은 평상시에 쓰던 장법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선 가장 큰 게 역으로 작용하는 힘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거슬리는 기

운이 없었다. 그 때문에 장법을 발휘하고도 손바닥에 느껴지는 고통이 없었

던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자연스러워 자신이 내력이 집결했는지도 의문이

들 정도였다. 분명 기가 모였는데도 불구하고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적은 처

음이었다.

'실전에서도 이렇다니.'

연습 때도 고통이 없고 반발력이 없었길래 혹시나 했다.

실전은 연습과 달랐다. 좀 더 순간적으로 기가 밀집되고 언제 기를 집중할

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고통은 감수해

야 했다.

그런데 실전에서도 이 정도라면 자신의 발전이 엄청난 것이다.

물론 파괴력은 예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예전이라면 가슴이 박살이 났을

것이다. 물론 그에 합당하는 내공이 소모와 자신의 손바닥에서도 엄청난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어떤 게 더 낫다 할 수 없지만 장수로서는 지금 하는 방법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무공이라는 것이 사용할 때마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

야.'

혈교에서 장법을 수련할 때는 장법을 펼치면 당연히 고통이 온다고 생각했

다. 그랬기 때문에 손에 강한 충격이 올수록 장법이 위력이 강해졌다고 좋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런 상리를 벗어난 방법은 문제가 있는 방법이었

다. 아무리 파괴력이 강하다 할지라도 혈교에서의 방법은 틀렸던 것이다.

그에 반해 지금의 방법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원한다면 상대방에게

장력을 선사한 후 이어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정말 만족스럽구나.'

장수는 유운에게 무공을 배운 선택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운의 가름침

은 정말 훌륭했다. 그리고 그 방법이야말로 올바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

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는 동안 날아간 18호가 고개를 흔들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윽."

장수의 장력이 18호를 강하게 강타했지만 고수는 기본적으로 내가중수법을

방어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이겨내려면 압도적인 파괴력을 익혀

야 했다.

과거의 장수라면 펼치는 장법의 위력이 워낙 강했기에 한 번에 18호의 가슴

을 함몰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반작용으로 장수역시 몇 일 동안 고생을 했을 것이

다.

하지만 이번에 펼친 칠선장은 안정성에서는 최고였지만 장력의 위력은 약했

다. 그랬기 때문에 18호는 상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상을 입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18호는 입에서는 피를 흘리고 있

었고 오른손으로 맞은 가슴 부위를 잡고 있었다.

"으으윽!"

18호는 무서운 눈으로 장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

일 수 있다면 장수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미 내상을 입은 그가 장수를 이길 가능성은 전혀 없었

다.

"이런."

16호 역시 당혹스러웠다. 장수를 베지는 못했지만 밀리는 구석은 없었다. 18

호의 강맹한 도법 때문인지 장수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순식간에 파고들어 장력을 펼치는 것을 보고 자신이 움직이려고 했지

만 늦어 버린 뒤였다.

그는 18호에게 급하게 갔다.

"괜찮은가?"

16호의 말에 18호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혈교에서는 세뇌 외에도 각종

주술로 신체기능을 향상시키고 약물 덕분에 회복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그랬기 때문에 간신히 치명상은 면했지만 보기에도 중상이 분명해 보였다.

16호는 인상을 쓰며 장수를 보며 18호에게 말을 걸었다.

"협공을 하자 그래야 제압을 할 수 있다."

16호의 말에 18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16호가 18호보다 좀 더 강하지만 18호를 가볍게 이긴 장수를 상대로 이길 수

는 없는 것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내상을 입은 18호에게 협공을 하자고 제

의 한 것이다.

장수는 둘은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둘이 한꺼번에 덤볐으면 큰일 날 뻔 했구나.'

지금 수준으로 절정에 근접한 고수 두 명을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

다. 아직 이 몸으로는 전투경험이 별로 없었고 실전을 치룰 일도 별로 없었

던 것이다.

더구나 몸도 아직 수련이 많이 부족했다. 그랬기에 만약 두 명이 동시에 절

혼도법을 발휘했다면 자신은 죽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명이 내상을 입은 이상 승산은 자신에게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장수와 18호, 16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이들의 싸움이 승패

를 결정짓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편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

이었다.

장수는 흥분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실전 덕분인지 가슴이 뛰었던 것이다. 그

리고 승기는 자신에게 있었다. 새로 익힌 무공은 그의 마음에 쏙 들었던 것

이다.

장수는 가슴을 폈다. 그리고 당당히 외쳤다.

"덤벼라."

무서울 게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혈교의 혈마라도 일대일로 상대할 수 있

을 것만 같았다. 그런 상태였기에 절정도 되지 못한 애송이 둘은 쉬운 상대

였다.

"이, 이…!"

고수인 그들이 언제 이런 대접을 받아 봤겠는가? 그들은 몸을 부르르 떨더

니 장수에게 도를 휘두르며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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