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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71화 (71/398)

71편 - 절정고수

산을 내려오는 장수의 옆에서 단주가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소장주님! 석가장의 홍복입니다."

단주로서는 자부심이 생길만 했다.

그들의 소장주였다. 또한 어지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다음 대 석가장의 장주가 될 사람이었다. 그런 소장주의 무력이 높다는 것은 석가장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일반 무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반 무사들도 장수를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닙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부담스럽습니다."

사실 장수도 자신이 자랑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동안 무시하려고 했지만 알게 모르게 무공이 약한 것과 뚱뚱한 것은 장수를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소리보다 자랑스럽다는 말을 듣고 있으니 열등감 같은 마음이 사라져 장수도 마음이 편해졌다.

장수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내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

장수는 자신의 실력이 눈에 보일 정도로 늘자 기쁜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지금의 무위는 혈교에서 얻었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혈교에서의 깨달음이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무당에서의 깨달음은 자연스러움과 순리와 이치를 바탕으로 한 깨달음이었다.

게다가 혈교에서 얻은 힘은 자신의 손이 피로 얼룩지면서 얻었던 힘이었지만 지금은 자랑스러운 스승 밑에서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가며 얻은 힘이었다.

장수에게는 절대로 같을 수가 없는 힘인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실력이 실전에서 통했다는 것도, 더불어 자신은 하등 피해를 입지 않고 상대를 제압했다는 것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고, 그것은 더욱 장수를 기쁘게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스름이 없다는 것이야.'

이것이 가장 중요했다.

전생에서는 장법을 사용하면서 반발력을 해소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공이 커지면 커질수록 반발력도 커져 강한 위력의 장력이나 장풍을 사용하면 그에 상응하는 반발력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던 것이다. 그것 때문에 전생에서 자신의 장력은 일정 위력 이상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순리에 맞게 장력을 사용하니 반발력이 생기지 않았고, 그 덕분에 본신의 내공을 의도한 만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기다 성장도 제한되지 않았다.

'이대로만 간다면 벽을 넘을 수도 있어.'

전과는 확연히 다른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 덕분인지 자신감도 계속해서 생겨났다. 더구나 한 달 전과는 확연히 다른 자신의 무위는 그런 장수의 생각이 옳다고 증명하는 것만 같았다.

장수는 긴장이 풀리자 다른 생각이 들었다.

'무력이 이 정도라면 우선은 문제가 될 게 없겠구나. 지금 상태에서 혈교의 고수들이 나를 노릴 리가 없어.'

장수의 무력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더구나 장수가 가진 비밀 역시 아는 사람이 없었다.

혈교의 조장이 아는 것도 장수가 절혼도법을 알고 있다는 것 정도였는데, 그것만으로는 지금 장수가 감당하기 힘든 상위의 고수가 자신을 찾아올 리도 없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장수는 이번 방현 행에서 할 일을 생각했다.

'이번에 방현으로 가면 스승님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사와야겠구나.'

장수는 유운의 크나큰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 싶었다. 그랬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일단 유운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봤던 것이다.

‘단음식도 사고 은자도 많이 벌어서 스승님의 후원금으로 내고……. 휴…. 이것저것 할 게 많구나.’

상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은자를 버는 일뿐이었기 때문에 장수는 은자로 스승님을 기쁘게 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단주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장수에게 말을 걸었다.

"소장주님.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시는 겁니까?"

"아…! 이번에 방현으로 가면 어떻게 해야 은자를 많이 벌수 있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렇습니다! 소장주님은 역시 석가장의 홍복이십니다!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시다니요. 장주님의 바람대로 방현에서 재물을 많이 벌어봅시다, 소장주님! 정말 장하십니다!"

단주로서는 장수가 상인으로서의 자세를 잊어버리거나 관심이 거의 없는 줄 알았다. 무당파에 가서 무공을 수련하는 모습과 보통무사의 실력을 뛰어넘는 무공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평상시에도 은자를 벌 생각을 한다고 하니 단주로서는 기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제가 소장주님을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하하하. 소장주님이 무공을 배우시기에 상인의 길을 포기하신 줄 알고 이를 어떻게 장주님께 말씀드리나 염려했는데 말입니다. 제 염려는 말도 안 되는 거였습니다, 하하하! 역시 석가장의 소장주다우십니다.”

단주의 말에 장수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게……."

장수는 단주가 이번에야말로 크게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장수는 스승을 위해 은자를 벌 생각에 한 말이었지만 단주는 그런 행위 자체에 대해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장수는 말을 하려고하다가 그냥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어찌 보면 완전한 오해도 아니었다. 장수는 많은 재물을 벌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그 재물을 벌어서 유운을 위해 쓸 것이지만 재물을 번다는 것만은 확연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단주가 그렇게 알고 있어야 자신이 재물을 모으는 것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장수는 무인이다. 대부분의 무인은 재물에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들은 재물이 아닌 무공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무공이외에 재물은 부차적인 것이었다. 강한 무공을 익히면 재물은 따라왔기 때문이다.

장수도 그런 생각이었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라면 은자를 벌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운을 위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상행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사업체는 어떻습니까?"

장수의 말에 단주는 눈을 크게 떴다. 얼굴이 뚱뚱했기에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작은 눈이 조금 더 떠진 것뿐이었지만.

단주는 매우 놀라는 표정이었다. 장수가 사업체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사업체는 확장일로입니다. 사실 사업체가 한창 번성하는 중에 제가 나오는 게 아니지만 소장주님을 모셔오기 위해 일부러 나온 것입니다. 어서 가서 사업체를 돌아봐야합니다."

단주는 말과 함께 사업체의 규모를 이야기했다.

"현재 본 장원에서 방현에 가지고 있는 사업체는 객잔이 한 개, 백미상가와 양조장 그리고 무기를 만드는 대장간이 한 개씩 있습니다. 그 외 큰 창고 세 개와……."

단주의 말은 끝이 없었는데, 장수가 언뜻 듣기에도 예전에 비해 몇 배나 확장된 듯했다.

장수가 운반한 표물은 엄청난 양이었다. 그 표물 덕분에 석가장이 방현의 상가를 어느 정도 장악할 수 있었다.

지금은 산적들에 의해서 방현의 유통이 마비된 상태였다. 때문에 물건들도 평소보다 몇 배의 이문을 받고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상가를 장악하는데 한몫했을 것이 분명했다.

자신이 운반한 표물로 많은 이문을 본 것 같자 장수는 뿌듯함을 느꼈다.

"정말 대단하군요. 단주님의 사업수단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단주의 말은 장수가 듣기만 해도 놀랄 정도였다. 자신이 예상보다 몇 배나 더 뛰어난 성과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뚱뚱한 단주가 다시 보일 정도였다.

"아닙니다. 이게 모두 소장주님 덕분입니다. 그때 소장주님께서 무위를 펼치셨기에 안전하게 표물을 운송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물자를 방현으로 들여올 수 있었습니다."

단주의 말에 장수는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그때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들이 힘이 있었기에 화물을 보호할 수 있었지요."

장수의 겸손한 말에 단주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소장주님의 인성교육이 정말 제대로 되었구나.'

예전에는 소장주에 대한 안 좋은 소문만 들었기에 단주도 색안경을 쓰고 안 좋게 생각했다. 더구나 상업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고, 행동도 느릿했기에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무력을 한번 펼쳐 석가장의 사업에 큰 도움을 주고 나니 단주는 장수의 모든 점이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

단주의 표정에 장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단주의 미소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단주는 장수가 사업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방현의 시장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짧은 기간이 아니었고, 방현은 매우 넓은 번화가였기 때문에 많은 문물의 시세가 빠르게 변동되는 데도 불구하고,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정확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장수는 사실 상업에 흥미가 없었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무공이었다. 하지만 상업은 스승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장수는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고는 단주의 말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세심하게 들었다.

장수가 자신의 말에 관심을 가지는 듯하자 단주도 성심껏 이야기를 계속 했고 둘은 진지하게 상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사실 상업이라는 것이 단시일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더구나 장수는 한 달 동안 상업 활동은 하지 않고 무공에만 전념을 했기 때문에 상업에 대한 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석가장에 있을 때는 장주인 아버지에게 상업에 대해 배웠고, 이곳 방현으로 오는 여정에서는 마차 안에서 단주에게 상업에 대해 배웠다.

하지만 무공을 배우면서부터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에 이해를 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리고 이야기로만 배울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직접 눈으로 봐야 배울 수 있는 게 있었던 것이다.

일행이 가는 속도는 매우 느렸다. 원래 단주는 마차를 타고 움직였는데 장수는 마차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단주가 일부러 마차에서 내려 장수의 곁에서 걸었던 것이다.

단주는 거대한 덩치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걷기 힘든 상태였다. 그랬기에 일행들의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느려졌던 것이다.

장수는 단주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다가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그것은 심장이 떨리는 느낌이었다.

"왜 이러지?"

장수는 이런 경험을 예전에도 겪어 봤다. 이런 느낌이 들면 꼭 자신의 앞에 적이 나타났었다.

장수의 선천지기는 예민해서 보통의 내공으로는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거리의 적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런…!"

장수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단주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십니까? 소장주님?"

단주의 말에 장수는 인상을 찡그렸다.

"적인 것 같습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잠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산적인가요?"

일개 산적 안에 절정고수가 있을 리가 없었다. 장수가 느끼는 느낌은 절정고수의 심후한 내공이었다. 그랬기에 산적이라 하지 않고 적이라 표현한 것이다.

단주에게 자세한 설명을 할 시간이 없었다. 이제 얼마 뒤면 녀석이 이 앞까지 당도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습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긴장한 표정을 풀고 웃었다.

"그깟 녀석들! 소장주님의 주먹맛을 보면 도망칠 거 아닙니까?"

단주의 여유 있는 말에 장수는 약간 어이가 없는 기분이 들었다.

절정고수는 보통의 경지가 아니었다. 오랜 시간동안 수련을 해야 이룰 수 있는 경지였던 것이다. 더구나 절정의 경지라면 일반 사람은 평생 가도 한 번 보기 힘들 정도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존재도 아니었다.

하지만 곧 그런 기분은 사라졌다. 단주가 무림인의 경지에 대해서 알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장수가 방금 전 싸움에서 적을 한 번에 쓰러뜨렸으니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단주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그게… 이번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장수는 한 달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아직 부족했다. 지금 상태로는 절정고수를 상대한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것과 별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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