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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99화 (99/398)

99편 - 충돌

경계를 서던 산적이 크게 외쳤다. 그와 함께 그들은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그와 함께 장수의 움직임이 눈에 보였다.

"넌 누구냐?"

산적은 눈이 상당히 좋은 듯했다. 그랬기에 장수의 움직임을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그가 본 세상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장수가 빠르게 달려들어 장을 펼친 것이다. 그렇게 장수는 단숨에 산적들을 죽일 수 있었다.

"들켰구나!"

이제부터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신호가 울렸으니 경계도 강화될 것이고 군대를 몰살시킬 것이기 때문이었다. 장수로서는 어서 빨리 그들과 합류해야 했다.

장수는 급하게 뛰었다.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뛰자 산적들이 모습이 보였다. 이번에는 숫자가 많았는데 장수의 눈에는 네 명만 눈에 뛰었다.

'저들이 절정고수들이구나.'

나머지도 보통 실력이 아니었다. 그리고 드문드문 고수들도 눈에 띠었다.

고수만 해도 보통이 아니었다. 대단한 전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고수는 실력으로 쳐주지 않았다. 절정고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절정고수 한 명이 고수 오십 명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위력이 있었기에 고수는 전력으로 칠 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바짝 경계를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경계를 강화해라!"

그들은 교범에 맞게 절도 있게 진형을 짰다. 습격을 막기에 가장 이상적인 진형이었다.

하지만 장수의 눈에는 절정고수만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든 저들의 숫자를 줄여야 했던 것이다.

장수는 급하게 절정고수에게 달려들었다.

"웬 놈이냐?"

절정고수는 장수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런데 모습을 드러내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 번에 없애야해.'

자신이 장기인 장법이 드러나면 안 되었다. 자신의 비장의 수법은 최대한 숨기는 게 유리했던 것이다.

장수는 달려들자마자 절정고수의 가슴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가볍게 일장을 내뻗었다.

무기도 없는 장수가 뛰어들자 절정고수는 당황한 듯 했다. 그래서인지 너무도 쉽게 일장을 가격 당했다.

그와 함께 절정고수는 실이 끊어진 것처럼 그대로 당에 쓰러졌다.

"뭐 하는 거야?"

상관인 듯한 녀석이 외침에도 절정고수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사이에 장수는 다음 표적을 향해 움직였다.

"죽어라!"

장수가 오자 절정고수는 급하게 허리에서 칼을 꺼내 장수를 향해 휘두르려고 했다. 그 사이에 장수는 왼팔을 뻗었다. 태극권의 기본 자세였다.

하지만 장수는 어느 정도 태극권의 묘리를 깨우친 상황이었기에 장난스럽게 팔을 휘둘렀고, 절정고수의 칼은 장수의 손에 빨려 들어갔다.

그와 함께 장수의 다른 손은 절정고수의 배에 정확하게 적중했다.

펑!

장력은 그대로 방출이 되었다. 파괴력만큼은 최고인 장법이었다. 더구나 장수는 만약을 위해 아낌없이 장력을 쏟아 부었다.

순식간에 두 명의 절정고수를 없앤 것이다.

평상시라면 좋아했을 것이다. 절정고수를 없앤 것은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절정고수가 두 명이나 남았다. 그랬기에 방심을 할 수는 없었다.

눈앞에서 두 명이나 당했지만 그들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장수가 그들을 죽인 것이라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넌 대체 누구냐?"

맨 앞에 있는 녀석이 외쳤다. 하지만 장수는 대답해줄 생각이 없었다. 먼저 외쳤던 녀석과 함께 주변에 있던 산적들이 고함을 치며 장수를 향해 도를 휘둘렀다.

"죽어라!"

갑자기 나타난 적이었다. 상당히 강한 적이었지만 세뇌를 당한 그들은 싸워야 했다.

하지만 장수는 가벼운 동작으로 피하면서 절정고수에게 달려들었다. 최대한 빨리 많은 수의 산적들을 죽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두 명의 절정고수는 동작을 맞춘 듯이 도를 꺼내 장수에게 휘둘렀다.

장수의 몸에서는 자연스럽게 태극권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태극권이 펼쳐지자 절정고수의 도는 장수의 손에 이끌리는 듯 보였다. 장수가 워낙 기묘하게 흔들어서 도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이게 무슨 사술이냐?"

그들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들이 힘을 주고 움직인 도인데 장수의 마음대로 움직이니 말이다.

장수는 태극권을 그 동안 열심히 수련했다. 더구나 태극권은 그 자체가 주위의 힘을 이용하는 무공이었다. 그 덕분에 무서울 정도인 절정고수의 무공을 쉽게 받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 장수의 상대는 그것을 모르겠지만 말이다.

장수는 말하지 않고 더욱 힘차게 팔을 움직였다. 흐름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그 사이에 앞에서 소란이 일자 이길영이 밖으로 나와 상황을 살폈다.

그로서는 뚱뚱한 거한이 산적들과 싸우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을 이용해야 했다. 산적들은 충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 이럴 때 자신의 지휘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모두 탈출 한다."

이길영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였다. 지금이 아니라면 탈출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장군의 말이 떠나기가 무섭게 무사들은 빠르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산적들을 제압하기 위해서였다.

병사들이 밖으로 빠져 나오자 절정고수는 인상을 썼다.

"죽으려고 환장을 했구나."

그의 입장에서는 절정고수가 아니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절정고수도 아니고 고수도 아닌 녀석들이 자신에게 달려들자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그 사이에 장수의 주먹이 절정고수의 배를 강하게 때렸다. 그와 함께 얼굴을 향해 팔꿈치가 깊숙하게 들어갔다.

퍽.

단 한 방이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의 왼팔이 어느새 상대의 심장에 장력을 발휘한 것이다. 상대는 잠시 몸을 휘청 이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그러자 절정고수는 한 명만 남게 되었다. 세 명이 순식간에 쓰러 져 버린 것이다.

"넌 대체 누구냐?"

절정고수를 이렇게 쉽게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은 초절정고수밖에 없었다.

앞에 나타난 자가 초절정고수라면 문제가 심각했다. 교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그들로서는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사이에 혈교의 무사 한 명이 호각을 불렀다. 이제 이곳으로 근처에 있던 혈교의 무사들이 몰려들 것이 뻔했다.

장수는 절정고수를 바라보았다. 혹시라도 알고 지낸 사이인지 확인을 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모르는 자였다. 혈교에 절정고수가 수없이 많았기에 자신과 교분을 맺지 않을 수도 있었다.

장수가 이렇게 쉽게 절정고수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장수의 생김새나 덩치, 기세가 고수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펼치는 무공은 태극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방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천하에 태극권으로 명성을 높인 자는 거의 없었다. 더구나 태극권은 무인이라면 한번쯤은 보거나 익혔기 때문에 초식을 어느 정도 알았다.

그게 화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태극권의 초식이 펼쳐져야 할 때 칠선장의 초식이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그럼 장수의 움직임이 태극권이라고 생각했던 상대는 엉뚱하게 막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장수의 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자연스러워 졌으며 위력적으로 변했다.

장법을 펼치는 자는 행동 자체가 요란스러웠다. 장법을 펼칠줄 아는 자들도 매우 적었고, 그들의 시전 자세나 기를 모으기 위한 동작 때문에 쉽게 장력을 방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의 장력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우면서도 위력적이었기에 상대방이 방비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제 이름은 장수입니다."

"태극권으로 그 정도의 무위를 보이다니 믿을 수 없다!"

절정고수의 말에 장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극권으로 오해를 시키는 게 나았다. 자신의 무공은 최대한 들키지 않는 게 유리했던 것이다. 상대방이 태극권으로 마무리를 지었다고 생각하면 장력에 대해서는 대비를 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그 사이에 병사들이 사력을 다해 산적들과 싸우고 있었다. 절정고수는 이곳에 있는 다섯 명이 다였다. 나머지 절정고수는 휴식을 취하거나 넓은 산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눈앞에 있는 적만 상대하면 되었다.

장수는 자세를 잡았다.

절정고수는 이번에는 방심하지 않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장수의 실력은 드러난 상태였다. 그랬기 때문에 방어 위주로 자세를 잡았다.

장수는 그 모습을 보더니 앞으로 한발자국 나아갔다. 그때 병사들이 장수를 도와주기 위해 합류하려 했다.

"저희들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병사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저 혼자 제압하겠습니다. 그러니 다른 자들을 제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병사들도 절정고수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

십여 명이었다. 겨우 그 숫자로 오천 명이었던 군대의 진형을 흩트려 놓은 것이었다. 그랬기에 눈앞에 절정고수도 눈에 익었던 것이다. 비록 절정고수라는 것은 알지 못했지만 엄청난 실력을 가진 고수라는 것만 알았다.

"위험한 녀석입니다."

병사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

장수는 말과 함께 절정고수에게 태극권을 펼쳤다. 녀석을 제압하기 위해서였다.

태극권을 펼치자 절정고수는 제대로 막지도 못했다.

손바닥과 도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위력적인 태극권을 구사했기에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던 것이다.

더구나 태극권은 깨달음이 무학이었다. 장수가 태극권을 열심히 수련하고 그 속에 담긴 오의를 깨달아 갈수록 태극권은 상상하지도 못한 위력을 내었던 것이다.

절정고수는 인상을 구기더니 도기를 주입했다. 그러자 검에서 붉은색 빛이 새어 나왔다. 그와 함께 도법이 빨라졌다.

하지만 장수의 실력은 예전에 비해 한 단계 더 증가했다. 그랬기에 도기를 쓰는 절정고수도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었다.

도기가 서린 도를 장수는 마치 손바닥에 여러 번 베이는 듯 했다. 하지만 장수의 손에도 내력을 운기하고 있었고 도를 직접적으로 잡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베이지 않았다.

장수는 그렇게 태극권을 펼쳤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칠선장을 펼쳤다.

태극권의 초식에 자연스럽게 칠선장이 펼쳐지자 절정고수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가 없었다. 어느 틈에 장력이 절정고수의 배에 닿았기 때문이었다.

“윽!”

절정고수는 입에서 실낱같은 선혈을 내뿜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장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선은 절정고수들을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잠시나마 안도한 것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안심할 수는 없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호각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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