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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110화 (110/398)

110편 - 군대와 합류하다

날이 밝자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행군을 할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단 사람들이 느끼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군대와 함께 움직이게 된 것이다. 그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

군대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부담감을 주었다.

사실 산적들의 공격이 언제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군대가 옆에 있는 것이 든든했겠지만 그들의 모습은 패잔병이나 다름없었다.

보급품도 없었고 보급부대가 사라진 상태였기에 제대로 된 장비를 착용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더구나 마을주민들에게 강제로 물품을 징발한 뒤였기 때문에 인식 자체가 나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군대의 배치도 이상했다. 마치 상단이 부대의 보급부대처럼 위치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상단 사람들은 혹시라도 상단 자체가 군대에 강제로 징발된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 자도 있었다.

더구나 지금까지 상단을 지켜주던 상화표국이 떠난 것도 부담이었다.

원래 계약을 한번 맡은 표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계약이 끝날 때까지는 쉽게 떠나지 않는다. 그랬기에 상화표국의 표사들이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난 것도 상단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었다.

이길영 장군은 이른 아침부터 불안한지 잠시도 쉬지 않고 병사들에게 외치고 있었다.

이미 배치는 진즉에 끝이 난 뒤였다.

하지만 언제 습격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잠시도 방심할 수 없었다.

더구나 장수의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지 못했기에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단주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군대와 함께 손발을 맞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더구나 마치 군대에 배속된 것처럼 군대의 뒤를 따르는 것은 그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랬기에 긴장을 하고 상단 사람들과 군대가 부딪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나자 모든 준비가 끝났다.

그러자 급하게 이길영 장군이 달려왔다.

“대협,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이제 출발해도 될 거 같습니다.”

사실 군대가 할일은 거의 없었다. 병사들이 도열하고 어제 강제로 모은 군수품을 수레에 실은 게 전부였다. 그에 반해 상단이 해야 할 일은 많았다. 더구나 표사들이 떠난 자리만큼 더 일이 생겼다.

“그런데 아직 상단은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제 부하들을 보내 도와드리라고 하겠습니다.”

행군을 하기 위해서는 손발이 맞아야 한다. 그리고 서로 도와야 한다.

장수는 처음에는 거절하려고 했다.

“괜찮습니다.”

“아닙니다. 상단이 준비가 빨리 끝나야 이동을 빨리 할 수 있으니 돕도록 하겠습니다.”

이길영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장수의 허락이 떨어지자 이길영은 급하게 병사들에게 달려가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장수는 이길영이 잠시 자신에게 떨어지자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이 상태라면 상단이라 생각하지 못할 거야.”

혈교는 상단과 군대를 우습게 생각한다. 너무 약하고 규모만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혈교도 마교의 영향을 받아서 힘을 중시하는 면이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무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자들을 우습게 생각했다.

그랬기 때문에 상단을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래서 군대 뒤에 석가장의 상단이 있지만 따로 상단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보급부대로 생각하거나 무시할 가능성이 컸다. 그렇게 된다면 석가장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없다.

그리고 석가장의 상단이 군대에 합류한다고 해서 그 안에 초절정고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 생각 자체를 안 할 것이다.

상단에 초절정고수가 있을 확률은 매우 희박했다. 초절정고수는 적은 숫자였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돈에 몸을 팔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단이 같이 다녀도 초절정고수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상단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군대의 위용을 빌리려는 것인 줄 알 것이다.

“어차피 산적들을 피해 다닐 수는 없어. 그러니 같이 다녀야 해.”

장수는 생각을 하면서 군대를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그러자 문제가 될게 없어 보였다.

이대로는 군대만 보이니 상단을 따로 신경 쓰지는 못할 것이다.

상단에 대한 것이 대충 해결된 듯하자 장수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장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다.

절정고수를 상대한 것은 그에게는 큰 깨달음과 경험을 남겨 주었다.

그리고 정통무공인 무당파의 무공을 사용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체득할 수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조용한 곳에 들어가 수양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더 이상의 수련은 현재로서는 필요가 없었다.

계속해서 사색을 하고 깨달음을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그것이 정통무공을 배운 자로서 무위를 늘리는 법이다.

하지만 그럴 시간도 없었고 장소도 없었다.

지금 장수를 막고 있는 것은 깨달음의 벽이 아니었다. 수많은 일이 더 강하게 장수의 경지를 붙잡고 있었다.

잠시의 시간이나 여유가 있다면 더 높은 경지를 밟을 수 있는데 아깝게 된 것이다.

‘초절정고수가 되면 어떤 위력을 보일까?’

절정의 경지에서도 엄청날 정도의 무위를 발휘했다. 그런데 초절정의 경지라면 더욱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더구나 장을 쓸 때의 고통이 없었다. 원래 혈교의 무공들은 대부분 경지에 오를수록 피를 토하고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느끼기 마련이어서 경지에 오르면 고통스러운 것이라 생각하는데 정통무공은 그러한 것이 없었고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느낌만 받을 뿐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장수는 더한 흥미를 가졌다.

그렇기에 전생에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수련에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지금은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 순간 자신의 욕심을 위해 수련을 한다면 모든 것을 망칠 위험이 있었고 되돌릴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자신이 없다면 군대는 즉시 궤멸될 것이고 산적들은 득세할 것이다.

그리고 무당파는 전멸하고 유운 역시 몰락하는 무당과 함께 생을 마감할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자신의 수련 욕심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장수가 생각을 하는 동안 이길영이 왔다. 그는 장수를 보고 말을 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장수는 천천히 마차를 향해 갔다.

마차는 매우 컸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단주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주판을 튕기고 있었다. 군대가 합류한 것으로 인한 손해와 적자 그리고 상화표국이 떠난 것으로 발생한 것들을 계산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장수가 올라타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소장주님.”

“예. 단주님 저는 여기에 타도록 하겠습니다.”

“수련은 안 하십니까?”

단주의 말에 장수는 미소를 지었다.

“상처가 모두 낫지 않아서 당분간은 무리인 거 같습니다. 그러니 마차에서 쉬려고 합니다.”

“그렇군요. 예. 상처가 있는데 무리하지 마십시오.”

“예. 단주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피곤해서 그러는데 눈을 감고 있을 테니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저를 부르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소장주님의 몸이 완쾌된 게 아니구나.’

몸의 상처는 얼추 나은 듯 보였지만 옷이 젖을 정도로 피를 흘렸으니 단시일 안에 나을 정도는 아닐 거라 단주는 생각했다.

군대가 출발하자 상행에 참여한 사람들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산적들 때문에 불안함을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상단은 공동운명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어두운 얼굴로 출발을 할 뿐이었다.

더구나 장수가 마차에 있자 사람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장수가 많이 다쳤다고 생각한 것이다.

장수는 마차 안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가다듬고 있었다.

바로 어제 하루 동안 십여 명의 절정고수와 무공을 겨루었다. 매우 급박한 순간이었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은 장수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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