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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고수-123화 (123/398)

123편 - 장풍

“알겠습니다.”

장수 덕분에 이길영은 많은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장수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자신과 군대 전체가 전멸했을 것이다. 그랬기에 이길영 장군은 장수에게 고마워했다.

이길영은 장수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녀석들이 다시 오지는 않겠지요?”

말을 하면서도 이길영은 두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장수가 웃으며 말을 했다.

“아까도 말을 했지만 방금 전 정도의 전력을 모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필시 저들 역시 몇 개월은 준비를 했기에 저 정도의 전력을 모았을 겁니다. 아무리 마교나 혈교일지라도 절정고수를 찍어낼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안전할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까?”

“예.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럼 가는 길에 있는 산채들은 토벌을 해도 되겠습니까?”

절정고수들만 없다면 군대를 동원해 얼마든지 산채를 토벌할 수 있다.

더구나 장수의 말을 듣고 이길영 장군은 용기가 솟아올랐다. 어찌 되었던 입은 피해를 덮을 만한 전과를 세워야 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소규모 산채라도 최대한 많이 토벌을 해야 한다.

이길영 장군의 말에 장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사실 그것은 상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부탁을 드려야 할 거 같습니다. 가는 길에 산적들을 토벌해주신다면 앞으로 상행을 나서는 데 유익할 거 같습니다.”

“예. 협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만약 절정고수가 나타나면 제압을 해드리겠습니다.”

장수의 말에 이길영 장군은 기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도시에 도착할 때까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마현우는 미친 듯이 도망쳤다.

그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초절정고수인 줄은 알았지만 설마 장풍을 쓸 줄 아는 초절정고수일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장풍이란 보통 경지가 아니다. 초절정의 경지에 오르고도 오랜 시간 깨달음을 얻고 다듬어야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리고 혈교에서 장풍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장법을 연마한 고수는 지금까지 단 한 명뿐이었다. 바로 흑룡혈장이라 불리는 장삼이었다.

“장풍을 쓸 줄 알다니 보통 녀석이 아니구나.”

혈교 출신인 장삼을 곁에서 여러 번 보았기에 장풍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었다.

장풍은 원거리에서 적을 제압할 수 있는 공격이다. 더구나 파괴력 역시 대단하고 숙달만 되면 연속으로 장풍을 쏠 수 있어서 무서운 공격이다.

실제로 장풍을 사용하는 장삼이 적을 장풍으로 짓이기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더욱 공포에 떨어야 했다.

장풍을 쓸 줄 안다면 적에 대한 평가가 바뀌어야 한다. 특히 장풍이라는 것은 장법 중 장력이 발전된 것으로 녀석이 권사가 아니라 장법을 사용하는 무인이라는 말이었다.

그러니 그것 역시 상부에 보고하고 대처 방안을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멀리서 혈교의 절정고수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를 보자 마현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을 포함해서 열일곱 명의 절정고수가 있었는데 겨우 둘만 살아남은 것이다.

예전의 희생까지 합하면 29명의 절정고수가 한 명에게 목숨을 잃은 것이다.

마현우는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살아남은 절정고수를 바라보았다.

“너만 살아남았느냐?”

마현우의 말에 절정고수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니다.”

“휴…….”

마현우는 한숨부터 나왔다.

임무는 실패했다. 더구나 절정고수들도 대부분 희생되었으니 그 책임을 어떻게 질지가 문제였다.

그나마 녀석이 장풍을 쓸 줄 아는 초절정고수라는 것을 확인한 것이 다행이었다.

그 정도 실력자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말하면 목숨만은 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마현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혈마의 다른 명령이 생각났던 것이다. 군대를 전멸시키든 못하든 다른 임무는 꼭 실행해야 했다.

“산적들은 후퇴하고 있느냐?”

마현우의 말에 절정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곳으로 가자!”

“예!”

절정고수가 앞장서자 마현우도 뒤를 따랐다.

천 명이 넘는 산적들이 후퇴하고 있었다. 그들은 무질서하게 달리고 있었는데 한쪽에서 무사들이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한곳을 향해 달리고 있었는데 두 명이 연기처럼 나타났다. 바로 마현우와 절정고수였다.

마현우는 나타나자마자 가장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외쳤다.

“이쪽으로 달려라!”

이미 마현우의 무위를 본 뒤였다. 산적들은 비록 장수에게 패했지만 마현우가 무시 못 할 무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의 말을 따랐다.

그런데 혈교의 무사들이 산적들을 에워싸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자 넓은 공터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무사복을 입고 있는 자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사들은 마현우를 보며 외쳤다.

“기다렸습니다.”

“그래. 수고가 많다. 준비는 끝났느냐?”

“그렇습니다.”

무사들의 말에 마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산적들에게 외쳤다.

“저곳으로 움직여라!”

“예!”

몇 명의 산적들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대부분의 산적들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한쪽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갑자기 혈교의 무사들이 산적들을 포위했다.

“왜 그러십니까?”

산적들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아군으로 생각한 자들이 무기를 겨루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방금 전까지 같이 싸우던 무사들까지 칼날을 산적들에게로 들이밀었다.

산적들의 말에도 무사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무사들 중 제법 신분이 있어 보이는 무사가 마현우에게 다가왔다.

“산적들은 이게 다입니까?”

무사의 말에 마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알겠습니다. 그럼 모자라는 인원은 어떻게 충당합니까?”

무사의 말에 마현우는 잠시 생각을 하다 말했다.

“지금까지 모은 산적들의 숫자는 몇 명이냐?”

“겨우 이천입니다. 그리고 지금 천 명이 합류했으니 이제 삼천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군. 이들을 모두 그곳으로 보내라.”

마현우의 말에 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화가 끝나자 마현우는 산적들에게 외쳤다.

“너희들은 걱정하지 말아라!”

마현우의 말에 성난 산적들이 외쳤다.

“왜 우리를 가둔 겁니까?”

“가둔 것이 아니라 본교에서 너희들에게 상승무공을 가르쳐 주려고 그런다. 그래서 새로 인원을 배치하려는 거니까 최대한 협조하도록 하거라.”

산적들은 마현우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때 마현우의 말이 이어졌다.

“교를 믿어라. 십만마도를 영도하는 본교는 너희들에게 상승무공과 영약을 지원해서 고수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니 너희들은 교에 최대한 협조를 하도록 하거라.”

마현우의 말에도 산적들은 반응이 없었다. 왠지 이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적들의 앞에는 무시무시한 무사들이 무기를 든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반항을 할 수는 없었다.

마현우는 무사들에게 외쳤다.

“저들을 데려가라!”

“알겠습니다.”

말과 함께 무사들이 산적들을 어딘가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산적들이 모두 사라지자 마현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휴…… 걱정이구나.”

마현우의 말에 어느새 다가온 참모가 말했다.

“뭐가 그렇게 걱정이십니까?”

“살아 있었느냐?”

마현우의 말에 참모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겨우 목숨만은 부지했습니다.”

“그래.”

“그런데 대장님 산적들의 피해가 너무 큽니다. 이래서는 대업을 이룰 인원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

“휴…… 그렇지.”

“더구나 절정고수들을 잃은 것은 크나큰 손실입니다.”

참모의 말에 마현우는 한참 말을 하지 않다가 말했다.

“너는 가서 본 대로 이야기나 하거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꼭 녀석이 장풍을 구사할 줄 아는 녀석이라는 것을 보고하도록 하거라.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가라.”

“예.”

말과 함께 참모는 어딘가로 달려갔다.

마현우는 인상을 심하게 구겼다.

“앞으로 출셋길이 막힌 것은 둘째 치고 살 수나 있을지 모르겠구나.”

그가 아무리 축복받은 피를 받았고 수뇌부가 배경이라 해도 이번 손실을 책임지긴 어려웠다.

“어디서 저런 초절정고수가 나타나서 나를 괴롭히는지 모르겠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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