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고수-129화 (129/398)

129편 - 산적 토벌

하지만 장수는 의아해할 뿐이었다.

‘장군께서 왜 그러지?’

이길영은 장수의 어린 외모를 보자 의아해했다. 방금 전까지는 대화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장수에게서 이상함을 느꼈던 것이다.

‘어떻게 저렇게 살이 많이 빠졌을까?’

더구나 급격하게 빠진 게 확실한 게 예전의 옷이 헐렁하게 장수의 몸에 걸쳐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길영은 마차에서 나오는 고약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되자 이길영은 한 가지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다.

‘혹시 환골탈태를 한 걸까?’

환골탈태라는 것은 초절정의 경지에 오르면 겪게 되는 변화였다.

이길영 역시 말로만 들었을 뿐이지만 장수처럼 확연하게 몸이 변화가 오려면 환골탈태밖에는 없었다. 더구나 마차에서 나는 악취는 환골탈태를 하면서 몸의 불순물이 나온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럼 환골탈태를 한 건가?’

그렇지 않으면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봐도 어려진 외모에 급격하게 빠진 살은 환골탈태를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전부터 초절정고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 환골탈태를 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장수가 굳이 설명을 하지 않는데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녀석들의 배후가 어딘지 알아냈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습격할지 몰라서인지 녀석들의 중요한 물건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물건이요?”

“그렇습니다. 녀석들의 성물과 교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말과 함께 마교의 교전을 품속에서 꺼냈다.

사실 이런 내용은 극비와도 같아서 함부로 보여주면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길영 장군은 장수를 믿었기 때문에 보여주었다.

장수는 책을 받으면서 웃음이 나왔다.

‘얘들은 발전이 없구나.’

마교의 물건이 나왔으니 어떻게 하든지 간에 마교와 황실이 묶이게 되었다.

그리고 정파 무림 역시 황실과 뜻을 같이하니 앞으로 마교에 대한 핍박이 거세질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이런 증거품은 사실 증거가 되지 않았다. 적대하는 세력의 물건을 가져다준다 해도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교에서는 그들의 성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그들이 산채에 그것을 두고 갈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명분이 필요했다. 사실 말이 되지 않는 증거라 해도 실제로 체득했으니까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마교와 중원의 싸움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리고 그사이에 이번에 많은 피해를 본 혈교는 시간을 벌 것이 분명했다.

‘휴…….’

장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장수는 혈교가 범인인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더구나 마교의 성물은 확정적인 증거였다. 그러니 마교라고 생각하게 두는 것이 나았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이미 전령을 미리 보낸 뒤입니다. 아마 도시에 도착할 때쯤이면 황실에서도 어느 정도 대응책을 생각해둘 것입니다.”

이길영은 황실에 판단을 미루었지만 이 정도 증거를 모은 이상 황실이 그냥 있을 턱이 없었다.

“그렇습니까?”

“예. 그리고 대협의 공적도 말을 했으니 이번에 큰 상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군대를 구원한 큰 공을 세웠다. 그리고 음모를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 장수에게도 황실에서 큰 상을 내릴 것이었다.

하지만 장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지나가는 길이었고 누구나 그 상황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너무 겸손하실 거 없습니다. 큰 공을 세우셨으니 당연히 대가를 받으셔야지요. 그리고 이번에 얻은 전리품을 대협의 상단에 처분을 맡기려고 합니다.”

“처분이요?”

군대가 얻은 전리품을 처분하는 것은 큰 이득이 남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몇 개의 상단이 뒤따르면서 전리품을 처분해주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하지만 뒤를 따르던 상단도 보급부대와 함께 행방이 묘연해졌기 때문에 장수의 상단에 기회가 넘어온 것이다.

장수는 잠시 생각했다.

‘이건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상단이 하면 되겠구나.’

장수는 멀리 있는 전리품을 대충 훑어보았다. 그런데 그 양이 상당하니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감사합니다, 장군님.”

“아닙니다. 대협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서 제가 더 기쁩니다. 그리고 대협께서 쉬시는 동안 부대를 나누어 인근의 산채를 토벌하도록 하였습니다.”

“인근의 산채요?”

“그렇습니다. 천 명도 필요 없고 대충 삼백여 명으로 나누어서 주변 산채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으니 앞으로 하루나 이틀 뒤에 부대가 복귀할 것입니다.”

요 근래에 산적들이 상단을 습격하는 일이 빈번했다. 거기다 통행세만 받은 게 아니라 모든 재물을 빼앗았기 때문에 그 양이 엄청날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부대가 회수하는 양은 엄청날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그 전리품을 모두 장수가 처분하게 된 것이다.

“정말 엄청날 거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협의 상단은 이번에 제대로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이길영은 자신의 일처럼 좋아했다.

사실 장수 같은 초절정고수는 돈으로 움직일 수 없는 자였다. 그리고 전리품을 처리하는 것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길영으로서는 자신은 손해를 하나도 보지 않고 생색은 있는 대로 낼 수 있게 되었다.

장수는 의외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자 매우 좋아했다. 그것은 이번에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스승인 유운에게 빨리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돈을 한번 벌어볼까?’

이번 일을 계기로 황실과 연을 맺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황실이나 군부와 납품계약이라도 맺게 된다면 큰돈을 벌 수 있다.

‘상부와 얘기할 때 몇 가지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을 하자.’

장수는 모르고 있었지만 돈과 관련된 일이 발생하자 자연스럽게 상인처럼 생각했다.

장수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 같자 좋아했다.

이길영은 장수가 좋아하자 같이 기뻐했다.

그런데 장수는 기뻐하다가 표정이 굳어졌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제가 며칠 동안 잠을 잤습니까?”

“모르고 계셨습니까?”

이길영은 말을 하면서 머리를 긁었다. 그러자 장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며칠 동안 잠을 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장수의 말에 이길영은 부드럽게 말을 했다.

“대협께서는 저희가 복귀하고도 칠일 동안 휴식을 취했습니다.”

“칠일이요?”

“그렇습니다. 저희도 말을 들어보니 저희가 복귀하기 삼 일 전부터 휴식을 취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열흘 동안 휴식을 취하신 겁니다.”

이길영의 말에 장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잠깐 잠을 잔 거 같은데 열흘이나 시간이 흘렀다는 것인가?’

하긴 그토록 몸의 구조가 바뀌고 단전이 넓어졌는데 열흘이 걸렸다면 적당하게 걸린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전생에 초절정고수가 된 것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전생에서는 삼 일 동안 고통에 몸부림쳤지. 그리고 단 한시도 의식을 잃은 적이 없었어. 아니, 의식을 잃으면 죽음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더 악착같이 버텼지. 그런데 열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니 놀랍구나.’

현문의 심법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장수는 자신의 몸을 좀 더 연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방금 의식을 차려서 그런지 장수는 식욕이 동하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배가 고파서 그러는데 식사시간이 언제인지 알 수 있습니까?”

“아……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방금 식사시간이 끝났으니 남은 음식이 있을 겁니다.”

이길영이 앞으로 나아가자 장수는 뒤를 따라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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