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편 - 산적 토벌
오천으로 이루어진 군대는 큰 환호를 받으며 도시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 오는 전리품과 잡힌 산적들 덕분에 병사들 역시 의기양양해진 상태였다.
부대는 그동안 이십여 곳이나 되는 산채를 토벌했다.
그리고 수천이 넘는 산적들을 죽였고 그동안 음모의 배후가 누군지도 밝혔다. 정말 군대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그랬기에 이길영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가고 있었다. 그리고 도시의 백성들은 주변의 산적들을 처리해준 군대를 환영해주었다.
장수 역시 상단에 끼어 도시로 들어서고 있었다. 전리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같이 행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장수는 들어서면서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엄청나구나.’
정말 놀랄 일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환영해주고 있었다.
그동안 산적들 때문에 많은 피해를 받아서인지 환영인파는 계속해서 늘었다.
하지만 장수는 이런 일을 경험하는 것이 처음이었다.
사람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듯 기쁨에 떨면서 군대를 축복해주었고 장수 역시 그런 분위기에 감상이 젖어드는 것을 느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구나.’
장수는 전생에 혈교에 있을 때나 이번 생에서 상단에 있을 때나 이 정도의 대규모 환영은 처음 받아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상단 사람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 젖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가자 거대한 문이 나왔다. 도시 안에도 문이 있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까지 가자 몇 명 호위만 이길영의 주변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길영이 장수를 보며 말했다.
“대협, 저를 따라오십시오.”
“알겠습니다.”
장수는 고개를 끄덕인 후 뒤를 따랐다.
그때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자들이 나타나서 이길영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장군님!”
그들은 이길영에게 축하의 인사를 한마디씩 건네주었다.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저희 집에 초대를 해도 되겠습니까? 긴밀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과 함께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자들은 품에서 고급스러운 주머니를 꺼내 이길영에게 건네려고 했다. 하지만 이길영은 거절했다.
“이런 것은 주지 마십시오.”
“허허. 좋은 게 좋은 겁니다. 그리고 사심 없이 영웅에게 바치는 선물이니 부담을 느끼지 마십시오.”
사람들의 말에도 이길영은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더니 잠시 뒤에는 병사들이 그자들을 이길영에게서 떼어놓을 정도로 많아졌다.
이길영은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사람들에게 손을 흔든 후에 장수를 쳐다보았다.
“대협, 잠시 이곳에서 기다려 주십시오.”
“예?”
“저는 잠시 안으로 들어가 지금까지의 일을 보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고 대협을 부를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이길영은 말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길영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한참이 지나자 부관이 급하게 나왔다.
그리고 장수를 보며 말했다.
“대협, 안으로 들어오시라 합니다.”
장수가 이길영과 같이 와서인지 사람들이 계속해서 장수를 쳐다보았다.
그래서인지 장수는 불편한 상황이었는데 적절한 때 부관이 도와준 것처럼 되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이길영과 처음 보는 사람 셋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이길영은 장수가 들어오자 의자를 권했다.
“대협, 앉으십시오.”
장수는 이길영의 말에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세 명의 남자는 매우 놀란 표정으로 장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장군, 이분이 장군께서 말씀하신 초절정고수십니까?”
“그렇습니다.”
“오…….”
그들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장수가 생각보다 매우 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척이나 잘생겼기 때문에 감탄을 한 것이다.
더구나 이길영에게 장수가 환골탈태를 했다는 말을 들었고 고강한 무공을 지녔다는 것을 미리 들었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장수를 살펴보았다.
이길영 역시 장수의 변한 모습을 보고 놀랐기 때문에 그들의 반응을 이해했다.
하지만 놀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여기 대협께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황제 폐하의 명을 이행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그렇군요.”
장수는 그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셋 다 신기하게도 모두 다른 옷을 입었는데 매우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붉은색, 하얀색,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모두 소속이 달라 보였다.
이길영은 잠시 그들을 보다 장수에게 말을 했다.
“대협, 이분들을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왼쪽에 계신 분은 금위의에서 오신 분입니다. 그리고 우측에 계신 분이 동창에서 오셨고 가운데 분이 황실에서 파견된 관리입니다.”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들은 일어서서 포권을 취했다.
그들로서는 무림의 무부인 장수를 우습게 볼 수도 있지만 초절정고수랑 안면을 트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크게 예의를 차렸다.
하지만 장수로서는 의아했다. 그 셋은 소속 이외에는 아무런 것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길영 역시 장수의 그런 모습을 이해한 듯이 설명을 해주었다.
“죄송하지만 이분들이 소속 이외의 신분은 밝힐 수가 없음을 이해해주십시오.”
장수로서는 의아했지만 자세한 것을 모르니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괜찮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원래 대협을 이 자리에 모신 이유는 황실에서 공을 받게 해 드리려고 한 것이지만 이분들이 따로 궁금한 게 있다고 질문을 하신다고 하시니 이해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길영은 말을 하면서 난처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은인인 장수에게 해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무리 무공을 익혔다고 해도 장수 역시 중원의 백성일 뿐이었다. 일반 백성에겐 다소 고압적인 관리나 동창, 금위의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장수는 그들을 보고 두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과거의 무위를 모두 회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을 보자 과거에 혈교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맞아. 내가 붉은색 옷과 검은색 옷을 입은 녀석들을 많이 죽였는데, 저들을 보니 그들이 생각나는구나.’
혈교에서 살수 일을 할 때 황실의 사람들을 많이 죽였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 저런 옷을 입은 자들이 많았던 것을 기억해냈다.
그랬기에 장수로서는 약간의 미안한 마음이 있을 뿐이었지 두려움이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일반 백성이라면 동창이나 금위의를 무서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웬만한 가문은 쉽게 역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길영은 금위의와 동창에서 장수에게 질문을 하겠다는 요구에 난처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허락을 했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질문을 한 것은 금위의였다. 그는 장수를 보며 물었다.
“이름과 소속을 말씀해 주십시오.”
금위의에서 온 적의인은 정중하게 말을 했다. 그것은 장수가 초절정고수라는 것을 고려해서 말을 한 것이다.
금위의의 말에 장수는 차분히 답했다.
“저는 석가장에서 태어났고 무당파에서 무공을 배운 석장수 라고 합니다.”
“어떻게 초절정의 무공을 쌓았습니까?”
매우 난처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장수는 태연하게 말을 했다
“저는 가전무공을 어렸을 때부터 익혔습니다. 그리고 초절정고수였던 유운 사부님께 무공을 배워 그러한 경지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황실에서 조사를 한다면 장수의 신분쯤은 금세 탄로가 날 것이다. 그랬기에 쉽게 말을 했다.
하지만 말을 하면서 장수는 자신이 이곳까지 온 것이 잘못이었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