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편 - 인력난
장수는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상단의 사람들 모두 공통적으로 겪는 일이었다.
상단이 가져온 물건은 실로 엄청날 정도라 할 수 있었다. 수레로만 수십 대가 넘었다. 이 정도라면 엄청난 은자를 만들 수 있는 양이었다.
이 정도만 관리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생긴 게 있었다. 바로 군대가 얻은 전리품을 현금으로 바꿔야 했던 것이다.
전리품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대부분이 다른 상단의 것이었다. 하지만 원주인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국고로 회수되었다.
비록 전리품을 현금으로 바꾸는 것이었지만 그사이에 떨어지는 은자의 양은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었다. 더구나 최근에는 물류가 막혔기 때문에 모든 물가가 올랐기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사람이었다.
이 정도의 일을 하려면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만 인력이 부족했다.
이미 도시에 있는 석가장의 지부 사람들도 총동원되었고 인력 확충을 위해 사람들을 무작위로 고용도 했지만 많은 양을 처리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것이 이번 일만 확실하게 끝내면 엄청난 돈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이 겹치는 것은 석가장에서 흡수할 수도 있었고 철광석 같은 것은 가공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석가장 지부를 크게 발전시킬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장수와 단주를 포함한 상단의 식구들은 미친 듯이 일을 했다. 그들로서도 이번 일은 큰 공을 세울 기회였다. 그랬기에 최선을 다해서 물건을 처분하거나 돈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물건을 처분하는 것도 일이었지만 더 힘든 것은 사람이었다.
하루에도 수백 명이 장수를 만나러 왔던 것이다.
“제발 단주님을 만나게 해주십시오.”
그럴싸하게 입은 상인이 소리를 질렀다. 이미 여러 번 듣는 말이었다. 아마 직거래로 장사를 하자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신뢰라는 것이 있었다. 아무나 동업을 할 수는 없었다. 이권이 달려 있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석가장 자체에서 해결을 해야 했다.
장수는 인상을 쓰면서 곁에 있던 하인에게 말을 했다.
“본가에서는 언제 인력을 보내준다고 하느냐?”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이었다.
석가장 역시 의외의 일로 당황한 상황이었다. 갑자기 군대 전속 상가가 된 것에 놀란 반응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것은 무조건 남는 장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권도 컸고 달라붙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장수가 그런 큰일을 어느 틈에 따내자 가문의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급하게 주변 도시에서 인재들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급박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도착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수는 지금 당장 사람이 필요했기에 문제가 컸다.
하인은 허리를 굽히며 말을 했다.
그 역시 소문으로 듣던 소장주인 장수를 보며 적응을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소장주님, 가장 빠른 말로 온다고 했으니 금방 올 것입니다.”
아무리 예외의 상황이 벌어졌다지만 석가장이 이런 큰 이권이 달린 일을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가문이 클 기회라 생각하고 능력 있는 자들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언제 올지는 미지수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빨리 와야 할 거 아냐?”
장수는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하인에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일거리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전리품을 쌓아둘 창고를 임대하는 것과 도둑이 들지 않게 무사를 고용하는 것 그리고 주변의 시세를 파악해서 팔 것과 그대로 둘 것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장수는 일을 맡고 나서 한숨도 자지 못했던 것이다.
더구나 장수는 새로운 무위를 이룩했기에 당장에라도 써먹고 싶었다.
하지만 무공을 사용하기는커녕 잠시도 쉬지 못하고 서류만 처리하고 있으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불만이 생기는 순간 전진심법의 효능으로 순식간에 사라지는 게 다행이었다.
장수는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서류 보는 것을 잠시도 쉬지 않았다. 급박한 것부터 어서 빨리 해결을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사들이겠지.”
무사들을 고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우선 그들이 일차적으로 화물을 관리하기 때문에 그들이 나쁜 마음을 품으면 화물을 가지고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을 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했다.
다행히 이길영 장군을 통해 병사들을 고용할 수 있었지만 잠시였다.
그리고 혹시라도 무공을 지닌 무림인이 오면 같은 무공을 지닌 자들로 막아야 했기에 무림인이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무사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장수는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믿을 수 있고 고강한 무력을 가졌으며 정직한 자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빠른 시간 안에 고용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조건에 맞는 자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뭔가 방법이 있을 텐데…….”
어떻게 보면 즐거운 비명이었다. 이 정도 일을 처리할 수 있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처리를 하기까지가 문제였다.
장수는 생각을 하다가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무당파에 연락을 해볼까?”
어차피 지금 상황을 무당파에서 어느 정도 알 것이 분명했다. 왜냐면 황실에서 마교에 대한 압박을 하면서 무림맹에 협조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 상황이니 어지간한 문파는 지금 상황을 알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장수가 상황을 설명한다면 무사를 어느 정도 지원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상행을 통해 번 돈은 어차피 유운을 위해 쓸 생각을 했다.
장수가 은자를 버는 이유는 유운에게 기쁨을 주기 위한 이유가 컸다.
그랬기에 무당파에 유운의 이름으로 많은 기부를 하면 유운의 입지가 강화가 될 것이다.
생각을 마치고 장수는 급하게 단주를 향해 달려갔다.
“단주님!”
단주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높은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는 매우 빠르게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지만 처리해야 하는 양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언제 저 많은 일을 해결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단주는 일을 하다가 장수를 보며 급하게 말을 했다.
“이 일만 다 확인하겠습니다.”
말과 함께 단주는 보던 서류를 계속해서 보았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르자 단주가 장수를 바라보았다.
“소장주님, 무슨 일이십니까? 보시는 것처럼 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서 길게 시간을 못 낼 거 같습니다.”
단주는 주변 시세를 파악하고 있었다. 다양한 물건을 얻었지만 헐값에 처분할 수는 없었다. 최대한 시세에 맞게 처리를 해야 했다.
“단주님, 무사들을 고용할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그렇습니까?”
단주는 반갑다는 표정을 지었다. 석가장의 무사들이 오고 있었지만 그들 가지고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리고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사를 고용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제가 무당파의 속가제자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그들을 고용하는 것입니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직접 가십니까? 사람을 따로 보내는 편이…….”
“아닙니다. 제가 초절정고수인 것은 아시지 않습니까? 저라면 무당파의 지부까지 반나절 만에 갔다 올 수 있습니다. 제가 서류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급한 것은 무사가 아닙니까?”
“아…… 그렇습니까?”
사실 초절정고수를 전령으로 쓴다는 거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지만, 현재 상황이 급하니 어쩔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최대한 많은 무사를 데려오셨으면 합니다.”
“예. 단주님.”
“그리고 이것을 보십시오.”
단주는 말과 함께 한 장의 서류를 구석에서 가져왔다.
“이게 무엇입니까?”
“군에서 요청하는 철의 양입니다. 이 정도 양이라면 가지고 있는 철광석이나 철판 등을 녹여서 직접 만들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야장을 이곳에 만들 생각입니다.”
야장을 만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야장을 만들어 철만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모으고 장인들도 모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있을 시설도 만들어야 하니 일이 점점 커질 것이다.
하지만 큰 거래처인 군과의 인연을 만들었으니 아깝게 날릴 이유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