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편 - 인력난
기껏해야 다섯 명이 전부겠지요. 그러니 데려오는 대로 모두 고용하면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며칠 써보다가 더 고용할 수 있으면 더 고용하는 방안으로 나가도록 하지요.”
“예. 알겠습니다.”
장수는 단주를 향해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장수는 돌아가면서 히죽 웃었다.
“나도 참 덜렁대는구나. 초절정의 벽을 넘어서인지 상인의 기본자세를 잊어먹다니……. 참나…….”
장수는 잠시 웃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아까보다 조금 더 쌓인 서류가 장수를 맞이했다.
“이걸 언제 할지 걱정이구나.”
두 시진이라는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그동안 장수는 업무를 계속하고 있었다. 당장 필요한 시급한 일들만 처리하는데도 매우 바빴다. 그랬기에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
그때 하인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장수에게 달려왔다.
“소장주님. 소장주님.”
“무슨 일이냐?”
“지금 소장주님을 찾는 분들이 계십니다.”
“나를 찾는다고?”
“그렇습니다.”
하인의 말에 장수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다 말을 했다.
“누군데 그러냐?”
“그게. 도사인 거 같습니다.”
“도사?”
도사라는 말에 아까의 일이 생각났다. 아마 일을 도와줄 도사들이 온 듯했다.
“어서 모시지 않고 무엇하느냐?”
“그게…….”
하인은 말을 하면서 매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랬기에 장수는 더욱 호기심을 느꼈다.
“대체 왜 그러는 것이냐?”
“숫자가 매우 많습니다.”
“숫자가 많다고?”
장수는 말을 하면서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그리고 밖의 소란 때문에 급하게 나온 단주 역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이럴 수가!”
놀랍게도 건물 밖에는 이백여 명에 이르는 도사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단주는 급하게 장수를 봤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입니까?”
장수는 급하게 도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들은 모두 무공을 익힌 자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그들 중에서 절정에 거의 근접한 자들도 있었기에 장수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
그때 아까 장수와 말을 나눈 도사가 앞으로 나오면서 말을 했다.
“우선은 급하게 모은 도사들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자들은 시간이 되는 대로 달려온 것입니다.”
“이…… 이게 다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지금 온 자들은 삼분의 일도 안 됩니다. 그리고 다른 도관에 있는 자들도 필요하다면 더 부를 테니 말만 하십시오. 그들이 비록 무당파 소속이 아닌 화산파나 다른 문파 소속이지만 도움을 줄 것입니다.”
“아…… 아닙니다. 이 정도면 충분할 거 같습니다.”
장수는 말을 하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이 정도의 인원을 이렇게 단기간에 구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이들을 화물 주위에 배치하면 도둑을 당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결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단주는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소장주님, 저들에 대한 인건비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도사들은 거의 대부분 검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도사가 아닌 자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속가제자인 듯했다.
그들 역시 허리에 검을 메고 있었기에 제법 솜씨가 있어 보였다. 이 자들에게 고용비를 준다면 그 양이 엄청날 것이 분명했다.
단주의 말에 장수는 웃음이 나왔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많은 액수를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냥 도관에 한번 시주하는 것으로 끝날 것입니다.”
장수의 말에 단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었기에 단주도 걱정을 한 것이지 실제로 은자가 아까운 것은 아니었다.
이번 교역만 끝내면 많은 재물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만 되면 호북에 석가장의 영향력은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커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준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구나 무당파에서 왔으니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시켜야겠구나.’
장수는 급하게 필요한 곳부터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경비를 볼 사람들로 배치시키자.’
지금 업무를 보기 위해 매입을 한 건물도 창고 근처에 있는 건물이었다.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바로 장수가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장수가 계속해서 이곳에 머물 수 없었기 때문에 믿을 만한 사람들로 창고 경계를 세워야 했다. 그리고 상품을 움직일 때에도 호송무사가 필요했다. 그런 일을 이들에게 시키면 좋을 것만 같았다.
도사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그들 역시 장수에 대한 소문은 어느 정도 들었다. 그랬기에 이번에 도움을 주러 온 자들 중 대부분은 장수에게 흥미가 있었다.
장수는 도사들에게 급하게 말을 했다.
“무공을 할 줄 아는 도사님들과 사무를 볼 줄 아는 도사님들로 나누어 서 주셨으면 합니다.”
장수의 말에 도사들과 속가제자들은 급하게 줄을 나누었다.
그렇게 되자 일은 금세 진행이 되었다. 현재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장수가 사람들을 나누자마자 단주가 그들을 필요한 곳에 배치시키기 시작했다.
단주는 사람을 많이 다루어봤기 때문에 사람들은 금세 어딘가로 사라졌다.
하지만 모두 다 배치된 것은 아니었다. 한 명의 도사가 남아 장수를 바라보았던 것이다.
그는 처음에 장수와 대화를 나눈 도사였다.
“도우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도사의 말에 장수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예. 말씀하십시오.”
“본파에서 도우님을 소환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상황입니다.”
“소환이요?”
장수는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처음 듣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장수의 표정에 도사 역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장수는 무당파에서 자신을 부른다는 말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은 해야 할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게 보통 속가제자에게는 문파에서 소환을 요청하지 않지만 일단은 도우님께서도 본파의 제자이니 문파의 명에 따르셔야 합니다.”
“그렇습니까?”
장수는 돈을 주고 사는 속가제자에게 무슨 일로 소환을 시키는지 의문이 들었다.
“예.”
“대체 무슨 일로 그러시는 겁니까?”
장수의 말에 도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저도 들은 명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니 잘 알지를 못합니다. 하지만 듣기로는 천하에 산재한 도문을 불러 공표할 일이 있는데 장수 도우님께서 해주셔야 할 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난감한 일이었다.
장수로서는 이곳에서 할 일이 많았기에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때 장수는 곰곰이 따져보았다.
‘어차피 여기서 버는 돈이면 무당파에 기부도 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정도의 은자를 벌 수 있다. 그러니 소환을 빌미로 돌아가는 것은 어떨까?’
장수는 이번에 초절정고수가 되면서 궁금한 게 너무나도 많았다.
더구나 유운의 성명절기라 할 수 있는 장법도 이번 기회에 배우고 싶었다.
어차피 이번 일을 핑계로 삼는다면 석가장에서도 돌아가는 것을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호북에서 무당파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석가장 역시 인연을 만들려고 하지 무당파와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습니까? 그럼 언제까지 돌아가면 되겠습니까?”
“사실 소식은 예전부터 전해졌지만 장수 도우님의 행방을 알지 못해서 그동안 전하지 못한 것입니다. 시일은 다음 달 초하루입니다. 그때까지 무당파에 가시면 될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까?”
“예.”
장수로서는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앞으로 이십여 일밖에 안 남았지만 최대한 빨리 이곳에서의 일을 마무리 짓고 무당파로 떠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장수는 말을 하면서 생각에 빠졌다.
‘대체 무슨 일일까?’
당장 생각나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천하의 도문을 모두 불러 모은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장수 역시 호기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구나.’
무당파의 도움을 얻어 사람들을 쓴 것은 좋았지만 결국에는 무당파의 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속가제자라 해서 구속력이 약한 줄 알았지만 그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장수가 느끼는 바가 무척 컸다.
‘그런데 앞으로 이십 일 만에 모든 일을 끝낼 수는 있을까?’
당장에 야장도 만들고 산재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장수는 스승인 유운을 만날 생각을 하니 흥분이 되어 가슴이 설레었다.